친정 엄마
고혜정 지음 / 나남출판 / 2005년 4월
절판


엄마가 해주는 음식 먹고 싶어서 어쩌나
엄마 냄새 맡고 싶으면 어쩌나?
비오는 날 엄마 생각나서 미칠 거 같으면 어쩌나?
엄마랑 얘기하고 싶고,엄마 목소리 듣고 싶으면 어쩌나?
'엄마" 라고 소리내어 부르고 싶으면 어쩌나?
엄마가 나에게 잘해주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면 어쩌나?
엄마가 없으면 마흔이 다 된 나를 누가 "아가"라고
불러주고 엄마가 없으면 내 엉덩이는 누가 토닥여주지?
과체중임 나에게 만날 야위었다는 엄마,
내 나이를 들으면 네가 언제 그렇게 나이를 먹었냐는 엄마.
모기 때문에 친정에 못 오겠다는 내 옆에서 부채로 모기를
?으며 "모기야 내 새끼 물지 말고 나를 물어라"라고
모기에게 애원하는엄마

엄마. 엄마가 없으면 나 어떡해?
엄마가 내 옆에 없을 수도 있다는생각 한번도 안 해봤는데 지난번에
갔을때 엄마가 마당에서 넘어지는 걸 보고 가슴이 덜컹했어.
우리 엄마는 만날 젊고 우리엄마는 늘 건강한 줄 알았는데
나 엄마한테 딸 노릇 할 시간을 점점 뺏기고 있는 거 맞지?
엄마. 제발 오래 오래 내곁에 있어 줘요.-30쪽

엄마 미안해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힘들 때 왜 날낳냐고 원망해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이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나 힘든 것만 말해서 미안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인물 자주 못 보여줘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친정에 가서도 엄마랑 안자고 남편이랑 자서 미안해
엄마의 허리디스크를 보고만 있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 믿어서 미안해
엄마한테 곱게 말하지 못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늘 미안한 것 투성이지만 제일제일 미안한건
엄마. 엄마.는 나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건 엄마가 아니어서 미안
정말 미안해
-10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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