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미리보는 새책] 김동성의 '나이팅게일'


작년 <엄마마중>이라는 코끝 찡한 그림책을 그렸던 김동성 씨의 새 작품이 5월 30일에 웅진주니어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안데르센 걸작그림책'의 네번째 권으로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나이팅게일>이라고 하는 짧은 동화를 그림책으로 옮겼습니다. 세상의 모든 보물을 다 가진 중국 황제가 나이팅게일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로, 제목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왠만한 안데르센 동화집에는 꼭 수록되어 있었던 만큼 줄거리는 아마 알고 계실 겁니다.

안데르센은 <인어공주>의 첫문단만 읽어봐도 알 수 있듯, 묘사의 대가입니다.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묘사이지요. 마루야마 겐지가 <납장미>라는 작품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소설을 쓰겠다고 한 것처럼, 안데르센은 그림보다 더 그림같은 묘사를 이야기 속에 펼쳐보입니다. 안데르센의 묘사는 여백이 넉넉합니다. 읽는 사람의 상상력에 따라 십인십색의 그림이 그려지지요. 같은 이야기라도 화가에 따라서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이 펼쳐집니다.

이 <나이팅게일>에서는 문자화된 묘사는 적은 편입니다만  중국 황제의 궁전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대변하는 나이팅게일과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기계 나이팅게일, 죽음의 신과 나이팅게일의 대결, 죽음 이후의 황제의 모습 등 주목할만한 대목은 많습니다.

김동성의 <나이팅게일>의 특징은 동양적인 매력입니다. 기존의 <나이팅게일>을 그린 화가들이 근경적이고 화려하며 이국적인 중국의 풍경을 담았다면 이 그림책은 원경에서 관조하는 듯한 아름다움을 담아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림을 한 번 볼까요.



두 쪽을 가득 펼쳐지는 아름다운 전원의 풍경입니다. 영화의 롱테이크 화면처럼 그림책은 시골에서 황제의 궁궐까지 느린 화면으로 보여준답니다.



다음 페이지. 저 멀리 황제가 살고 있는 성이 보입니다.



 앞의 옆으로 길게 뻗어있는 쪽을 넘기면 이렇게 세로가 강조된 페이지가 등장합니다. 앞쪽의 한적한 페이지와는 여러보로 대조적인 그림입니다. 저 멀리 앉아 있는 사람이 중국의 황제입니다. 황제의 모습을 바로 보여주지 않고 앞에만 서 있어도 기가 죽을 것 같은 거대한 문을 앞쪽에 배치해 황제의 권위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느끼게 합니다. 한국의 단청이 연상되는 화려한 문양들이 아름답습니다.

 세상의 모든 보물을 다 가진 황제는 어느 날 책에서 '나이팅게일'이라는 새에 대해 알게 됩니다. 온나라를 발칵 뒤집어서 황제의 앞에 온 나이팅게일은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지요. 황제의 마음에 든 나이팅게일은 온갖 명예와 화려한 보석에 둘러싸여 궁궐에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나이팅게일이 과연 행복했을까요?







짧은 이야기 속에 생과 사, 예술의 효용, 자유의 소중함,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 등을 녹여낸 안데르센의 글도 글이지만 이것을 그림으로 살려낸 그림 작가의 솜씨도 참으로 놀랍습니다. 알라딘 독자들에게 보여줄 그림을 고르면서 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그림을 먼저 보여줄까 하는 행복한 고민이었지요.

-알라딘류화선(yukineco@aladin.co.kr)

*페이지 제작에 사용한 이미지를 제공해주신 웅진주니어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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