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두통이 생길까.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반면 어른들은 스트레스와 복잡한 일 때문에 어른만의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외국의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기 이전 연령에서 55~80%가 두통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실제로 두통으로 소아과를 방문하는 어린이도 적지 않다. 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소아과 김덕수 교수는 “대부분의 경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때로는 뇌 질환에 의한 두통일 경우도 있으므로 부모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크게 2가지.
일차성 두통은 특별한 기질적인 원인없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로 본태성 두통이라고 한다. 편두통, 군발 두통, 긴장성 두통, 두부 신경통, 심인성 두통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차성 두통은 기질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증후성 두통이라 부르기도 한다. 고혈압에 의한 혈관성 두통, 급성 감염증에 의한 두통, 뇌종양, 두개내 감염증, 치아질환이나 이비인후과적 질환 등에 의한 두통 등이다.
어린이 두통은 성인과 달리 군발 두통이 거의 없으며 이차성 두통의 경우에도 그 원인 질환이 다르기 때문에 두통의 원인을 찾고자 할 때 다소 차이가 있다. 편두통의 경우 성인의 경우보다 두통의 지속시간이 짧고 위장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성인 편두통의 경우 대부분 한쪽 측두부 두통이 주로 나타나지만 어린이는 양쪽 또는 머리 앞 또는 뒷부분의 두통을 호소한다. 연령대로는 10대 전후에 주로 발생한다.
원인은 본태성인 경우 기질적인 원인이 없지만 두통을 호소하는 일부 어린이는 학교나 가정에서의 갈등이나 학업에 의한 스트레스, 지나친 텔레비전 시청이나 컴퓨터 게임으로 인한 수면 부족 등이 원인 인자일 수도 있다. 기질적인 원인에 의한 두통은 뇌종양 등의 뇌질환과 감염, 안과나 치과적 문제 등에 의해 발생한다.
두통의 진단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의 청취와 신경학적인 이상 여부에 대한 진찰로 대부분의 두통의 원인과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병력청취시 진단에 도움이 되는 항목은 두통의 성질, 부위, 두통의 발현이 급성 혹은 만성적인지, 두통의 지속 시간, 횟수, 빈도, 동반증상 등이 두통을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두통의 원인 중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두통은 뇌종양과 같은 뇌질환에 의한 두통이다. 물론 뇌종양에 의한 발생 빈도는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중 1~2% 정도로 드물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심한 두통 ▲점차 두통의 강도나 빈도가 증가되는 두통 ▲두통이 항상 일정한 부위에서 발생할 경우 ▲진통제에 반응이 없는 두통 ▲두통과 경련이 함께 발생하는 경우 ▲두통과 함께 발열, 구토, 목 부위가 굳어지는 경우 ▲두통에 의해 자다가 깨거나 깨자마자 발생되는 두통 등은 MRI나 CT 등의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 성인 모두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두통 중 흔한 것 중 하나가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긴장, 피로, 음식, 탈진, 가벼운 외상, 질병 등과 같은 정서적 혹은 육체적 요인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다. 소아에서의 편두통은 대개 치료가 잘 되고 저절로 소실되는 경우가 많지만 약 반수 정도는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전조가 있는 전형적인 편두통은 초기에는 시각적인 이상, 사지나 입 주변의 감각 이상이 발생하다가 나중에 두통과 오심, 구토증상이 나타난다. 두통도 처음에는 둔탁한 느낌이지만 점차 욱신욱신 쑤시는 증상으로 변하고 그 정도가 심해지면 머리 전체가 아파지기도 한다.
전조가 없는 경우에는 초기에 기운이 없어지거나 오심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구토와 두통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잠을 자고 나면 대개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된다.
치료는 학습이나 가족관계와 같은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두통의 경우 원인요인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심리적인 안정을 심어주어야 한다. 또한 게임이나 텔레비전의 과도한 시청은 피하도록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해주며 두통을 악화시키는 음식이 있을 경우(토마토, 치즈, 초콜릿 등)에는 되도록 그 음식을 피하게 한다. 이같은 방법과 함께 두통이 심하게 있을 경우에는 진통제를 투약하기도 하며, 두통이 빈번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학습에도 지장을 줄 정도의 두통일 경우에는 3~6개월 정도 두통의 발생을 막는 예방적 차원의 약물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준규기자 jk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