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水巖 > 한글교육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까

 

2세부터 ‘소리’로 한글 걸음마 시작하자

사물의 단어 듣고 따라하기 연습
'가나다~' 교육은 4~5세때부터…
윤혜경·가톨릭대 강사
입력 : 2005.02.21 17:39 53'

이제 조기교육은 상식화되었다. 그 시작연령도 점차로 하향화되고 있다. 아기의 뇌는 급속하게 자라서 2세경이 되면 성인의 75%에 도달하며 6세 이전에 두뇌발달의 80% 정도가 형성된다. 그래서 이 시기를 두뇌발달의 결정적 시기라고 부른다. 이런 사실들이 조기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근거가 된다. 부모님들의 아이에 대한 조기교육에서 큰 관심 중의 하나가 아마도 한글을 빨리 깨치게 하는 데 있다. 한글을 깨치면 책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한글교육은 언제부터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한글 학습에는 문자 읽기와 의미 이해의 두 가지 내용이 포함된다. 문자 읽기는 시각적인 문자와 청각적인 말소리를 대응시키는 것이다. 의미 이해는 단어나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아직 문자를 읽을 줄 모르는 유아들이 배워야 할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익숙한 말소리에 문자를 대응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아가 늘 들어왔던 자기 이름을 자기 이름표에 대응시키고, 종이에 ‘우유’라고 쓰인 단어가 늘 먹던 우유를 칭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유아 한글학습은 문자라는 시각적인 형태의 암호를 푸는 일종의 문자해독 과정인 것이다. 한글은 소리글로서 말소리를 문자형태로 나타내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한글학습 이전에 말소리에 귀기울이고 따라하는 등 말소리에 민감해져서 말소리 간의 차이도 알고, 또 말소리를 합할 수도 있는 말소리 인식능력을 우선 발달시켜야 한다. 한글학습 방법도 유아의 말소리 인식능력 수준에 따라서 달라야 한다. 1, 2세 유아의 한글학습은 문자를 가르치기 전에 말소리에 민감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말소리를 듣고 따라하기, 말소리 흉내내기, 동물의 울음소리 알아맞히기, 소리만큼 박수치기 등의 놀이를 통하여 말소리에 주의하고 민감해지도록 한다.

3, 4세 유아에게는 말소리 인식뿐 아니라 말소리와 문자와의 대응관계에 대해서도 민감해지도록 한다.

말소리가 문자로 나타내진다는 것을 아는 유아라면 익숙한 사물의 단어를 눈에 익히는 통문자식으로 단어를 읽게 한다. 그러나 유아들이 ‘글자-음절의 일대일 대응관계’나 ‘글자의 발음항상성’에 대한 인식이 있는 유아라면 이미 읽을 수 있는 ‘비누, 나비, 나팔’ 등의 익숙한 단어를 통해서 비누, 나비의 ‘비’, 나비, 나팔의 ‘나’ 등의 각 글자를 익히도록 한다.

소리 ‘가’와 ‘강’의 받침부분의 말소리 차이를 인식하는 4, 5세 경에는 읽을 수 있는 글자 ‘가’ ‘나’ 등에 받침을 붙여서 점차로 읽기 능력을 확대 발달시켜 나간다. 또한 ‘카’, ‘타’, 혹은 ‘까’, ‘따’와 같은 소위 경음이나 격음을 나타내는 복잡한 글자도 한글이 말소리의 자그마한 변화도 문자형태에 나타내도록 되어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서 읽도록 해야 한다는 글자 읽기가 용이해진다. 즉 유아들로 하여금 말소리 ‘가’와 ‘카’, ‘까’ 혹은 ‘다’와 ‘타’, ‘따’와 같은 음들을 비교토록 하여 말소리가 더 세지면 시각적으로도 좀더 복잡해진다는 것을 알게 하여 글자를 읽게 하는 것이다.

글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언어발달이 완성되고 지식이 풍부해지는 것은 아니다. 글 읽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 파악에 있다. 글을 읽고 이해가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다. 한글을 잘 읽는 것만으로 한글학습이나 읽기 능력이 다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유아들의 한글교육에서도 문자 읽기를 통하여 의미가 풍부해지고 이해능력이 넓어져야 한다. 따라서 유아에게 의미 있는 사물이나 상황을 나타내는 단어로부터 문자학습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유아들로 하여금 문자를 통해서 지식을 얻는 것과 더불어 귀를 통하여 또한 다른 감각이나 체험을 통하여 많은 것을 깨치고 세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을 게을리 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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