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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예로부터 정월열나흗날 저녁에 장수를 빌어 오곡밥이나 약식을 지어먹고 아침에는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며, 새벽에 부럼을 까서 이를 튼튼하게 하고 종기를 예방한다는 풍습이 전한다. 이들 절식을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오곡밥[五穀飯] : 쌀 · 차조 · 차수수 · 팥 · 콩 등 5가지 곡식으로 밥을 짓는다. 오곡밥은 이 웃과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하며, 또한 이 날에는 하루 9끼를 먹어야 좋다고 한다. ② 복쌈 : 취나물을 볶고 김을 구워 취나물과 김으로 오곡밥을 싸서 먹는다. 쌈을 먹으면 부 (富)를 쌈 싸듯이 모을 수 있다는 풍습에서 나온 것이다. ③ 귀밝이술 : 대보름날 아침에 가족이 모여 웃어른이 찬 술을 한 잔씩 따라주며 마시게 하는 데, 이렇게 하면 귀가 밝아진다고 한다. ④ 진채식(陳菜食) : 진채란 묵은 나물을 뜻하는 것으로, 호박고지 · 박고지 · 말린가지 · 말린 버섯 · 고사리 · 고비 · 도라지 · 시래기 · 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나물을 볶아서 먹는다. 진채식을 먹으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⑤ 부럼 : 대보름날 아침에 눈 뜨는 즉시 호두·잣·밤·땅콩 등의 견과를 껍질째 깨물면서 "1년 12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맙시사" 하고 축원을 한다. 부럼은 부스럼에서 온 말이며, 부럼 깨무는 풍습을 고치지방(固齒之方:이를 단단히 하는 방법)이라고도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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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의 찹쌀 ·차조 ·붉은팥 ·찰수수 ·검은콩 등을 섞어 5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 음력 정월 대보름날의 전통적인 절식(節食)으로 지방에 따라 약간 다른 점도 있다. 오곡밥의 혼합비율에 대하여 《정조지(鼎俎志)》에는 좁쌀 · 기장 · 멥쌀 각각 2되, 수수쌀 5홉, 붉은팥 7홉, 검은콩 2홉을 섞는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규합총서(閨閤叢書)》에는 찹쌀 · 찰수수 · 흰팥 각 2되, 차조 1되, 좋은 물콩 5홉, 대추 1되의 비율로 섞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모두 잡곡을 주재료로 한 밥이며, 위의 기록으로 보아 오곡밥에는 찹쌀과 멥쌀 어느 것이나 형편대로 썼고, 대추를 섞어 짓는 것도 의례적인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근래에는 반드시 앞에서와 같은 비율로 오곡밥을 짓지 않고 그 중 2∼3가지는 다른 재료로 하여 별식으로 지어 먹는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음력 정월 대보름의 절식은 약반(藥飯:약밥)이라고만 하여 오곡밥이 대보름날의 절식이라는 말은 없다. 이러한 기록으로 미루어, 본래는 약밥만을 대보름의 절식으로 하였으나 시대가 지나고 생활양식이 달라지면서 약밥보다는 풍습적인 오곡밥으로 바뀐 것이다. 만드는 법은, 먼저 콩을 물에 담가 불리고 팥은 삶아 건지며, 찰수수와 차조 ·찹쌀을 씻어 일어 놓는다. 찹쌀 · 팥 · 콩 · 찰수수를 고루 섞고 받아 놓은 팥물에 맹물을 보태어 보통 밥을 지을 때보다 물을 적게 잡아 소금을 물에 섞어 밥을 짓는다. 밥이 끓어 오르면 좁쌀을 얹고 불을 줄여서 뜸을 천천히 들인다. 뜸이 다 들었을 때 주걱으로 골고루 섞어서 그릇에 푼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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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보름(상원날)에 김이나 마른 취에 밥을 싸서 먹는 풍속. 취 · 호박고지 · 고비 · 고사리 · 도라지 · 가지 · 시래기 등을 가을에 말려두었다가 볶아서 먹고, 밥을 싸서 먹거나, 김을 구워서 쌌는데, 개성 등지에서는 들깻잎으로 싸서 먹기도 한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이 쌓아서 성주님께 올린 다음에 먹으면 복이 있다고 하는데, 때로는 복쌈 쌓듯이 돌을 노적처럼 마당에 쌓아놓고 풍작을 기원하기도 한다. 상원날에는 이 밖에 명이 길다 해서 국수를 먹기도 하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말려놓은 나물을 삶아먹는 등의 풍속이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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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력 정월 보름날 아침에 마시는 술. 이명주(耳明酒) · 명이주(明耳酒) · 치롱주(治聾酒) · 총이주(聰耳酒)라고도 한다. 옛날부터 전해 오는 풍속으로, 정월 보름날 아침에 데우지 않은 술(청주)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1년 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하여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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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정월 보름날 밤에 까먹는 잣 · 날밤 · 호두 · 은행 · 땅콩 따위의 총칭. 대개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문다. 여러 번 깨물지 말고 한 번에 깨무는 것이 좋다고 하여 한번 깨문 것은 껍질을 벗겨 먹거나 첫번째 것은 마당에 버리기도 한다. 깨물면서 1년 동안 무사태평하고 만사가 뜻대로 되며 부스럼이 나지 말라고 기원한다. 이렇게 하면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으며, 이가 단단해진다고 한다. 보름날의 부럼을 위해서 14일 밤에는 미리 과실을 준비해 두고, 땅속에 묻은 밤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 놓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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