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2급정보]○…북한이 지난 10일 핵보유 및 6자회담 불참 선언을 계기로 미국과의 대결을 고슴도치와 호랑이의 대결로 비유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슴도치가 비록 덩치는 작지만 담력과 배짱이 호랑이를 능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비유는 미국이 대북 제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대결구도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라 김 위원장의 담력과 배포를 강조해 북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움직으로 해석된다.
평양방송은 15일 김 위원장이 한 간부에게 “미국이 못살게 군다고 대응하지 말고 두고 보다가 정 괴롭히면 한번 싸움을 붙을 필요가 있다”면서 “고슴도치가 덩치가 커서 호랑이를 이긴다더냐.이런 것이 바로 장군님의 뱃심”이라고 전한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1월에도 평양방송은 “호랑이 행세를 하는 미국이 무엇때문에 고슴도치 앞에서 꼼짝 못하듯 공화국(북한) 앞에서는 살살 기겠는가. 그것은 천하무적의 천출명장인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을 모셨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내세운 고슴도치론은 북한의 동화에서 나온 것으로 짐승중 가장 힘이 세다고 자랑하던 호랑이에게 다른 동물이 위세에 눌려 아무 말도 못할때 몸집이 작은 고슴도치가 호랑이의 약점인 콧잔등을 가시로 찔러 물리쳤다는 내용이다.
즉 영토가 작은 나라라도 모두 단결해 싸운다면 커다란 침략자도 이길 수 있다는 내용으로 현재의 북한이 처한 현실과 궤를 같이 한다. 핵보유와 6자회담 불참선언으로 국제적 고립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불안해 하는 주민에 고슴도치와 같이 담력있게 미국을 상대하자는 것이다.
이와관련 북한 언론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결단성과 배짱을 강조하는 보도를 연이어 내보내고 있다. 노동신문은 16일 김 위원장의 63회 생일을 맞아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진전하는 우리 조국은 끝없이 부강번영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념사설을 통해 “김 위원장은 조선(북한)이 없는 지구는 있을 수 없다는 담대한 배짱을 지니고 미제와 온갖 원수들의 악랄한 침략책동을 선군의 위력으로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15일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이 1996년 판문점을 시찰한 것은 장군님만이 내릴 수 있는 백두산 같은 용단이고 장군님만이 지닐 수 있는 백두담력”이라며 김 위원장의 배짱을 백두산 호랑이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가시때문에 건드리지 못하는 고슴도치는 현재의 북한이랑 비슷한 상황”이라며 “예전에도 희귀한 자연현상이나 동물을 사용,김 위원장의 위대성을 나타내는 우상화에 이용하곤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평양대극장에서는 재일본 조선인예술단의 ‘2월의 봄을 노래합니다’,윤이상음악당에서 재미동포 예술단과 평양음악무용대학의 합동공연이 펼쳐졌다.이제훈기자parti98@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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