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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기복 심한 아이

신철희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okchild1@naver.com
입력 : 2005.02.15 17:35 10'


여섯 살 민섭이는 어린이집에 가기를 싫어한다. 낯선 친구,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민섭이 엄마는 친구들과 사귈 기회를 주기 위해 아침마다 민섭이를 달래어 어린이집에 보낸다. 어린이집 교사 말로는 민섭이가 오전에는 주로 혼자 놀고 수업에도 관심 없는데, 간식시간이 끝날 즈음에는 기분이 좋아져 그때부터는 신나게 논다고 한다.

초등학교 2학년 성아는 자기 뜻대로 안 되거나 자기 마음을 알아주지 않으면 금방 토라져 문을 ‘쾅’ 닫고 들어가거나 동생을 괴롭혀 울린다. 그러다가도 부모가 달래면 금방 웃는 등 하루에도 수십 번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한다.

감정의 기복이 심한 아이는 좋고 나쁜 감정의 변화가 자주 있고, 좋은 기분과 나쁜 기분의 차이가 심하다. 민섭이의 경우 감정 기복의 폭이 큰 편이어서 한번 기분이 안 좋으면 금방 헤어나지 못하고 한참 동안 우울한 상태에 빠져 있다. 민섭이처럼 감정 기복이 큰 아이든지 아니면 성아처럼 자주 기분의 변화를 보이는 아이를 키울 때는 겉으로 드러난 사건에 초점을 두어서는 안 된다. 왜 이렇게 감정에 민감한 아이가 되었는지 근본 원인부터 살펴야 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는 대체로 여리고 섬세하고 예민하다. 타고난 기질도 있는 데다 환경적 상황이 맞물리기도 한다. 민섭이는 엄마가 임신 중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데다, 태어나서도 엄마가 아빠의 일을 도와야 해서 양육자가 여러 번 바뀌었다. 또 일찍부터 놀이방에 맡겨져 민섭이가 감당하기에는 무리한 환경에 놓여 있었다.

성아는 첫딸이라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 그러나 성아 엄마 자신이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이어서 아이에게 잘해주다가도 기분이 안 좋으면 짜증을 내는 등 일관성 없는 표현을 해왔다.

이렇듯 감정 기복의 문제는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요인이 쌓여서 형성된다. 따라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부모의 정을 깊이 느낄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아이는 쉽게 좌절을 느끼고 인내심과 자발성이 부족하므로 부모가 아이와 부딪칠 때 의연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같이 맞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 아이는 부모가 내 마음을 몰라주고 나를 싫어한다고 느낀다. 그렇다고 빨리 기분을 풀어주려고 할 것도 없다. 어차피 안 좋은 기분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아이 몫이다. 아이가 토라졌다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부모는 화를 내지 않고 지켜보며 기다려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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