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그림으로 만나는 비·권상우…김중만·고낙범,스타 7명 작품 이색 전시회
[사진은 좌측상단에서 시계방향으로 ‘비, digital print on canvas’‘젊음 숭배 youth cult(중), oil on canvas’‘전쟁지도, 2004 battle map, 2004, oil’‘젊음 숭배 youth cult(우)’]

[문화부 2급 정보] ○… 김중만은 찍고 고낙범은 그렸다. 비 권상우 김민희 원빈 조인성 박정아 고소영 등 7명의 스타들이 작품의 대상이다. 오는 16일부터 3월10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서 전시되는 ‘비온 뒤,두개의 모나드(After the rain,two monads)’.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김중만의 사진과 인물의 다양한 이미지 변주를 꾀하는 고낙범의 그림이 어우러진 이색 전시회다.

김중만의 패션사진집 ‘After the rain’에는 대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저마다의 개성을 카메라에 잡아낸 그의 작품들은 사진이 만들어내는 환상과 실재의 묘미를 적절하게 드러낸다. 연예인 사진작가보다는 그냥 사진작가로 불리길 원하는 김중만은 스타라는 이름때문이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방편의 일환으로 그들의 사진을 찍는다.

고낙범은 1996년부터 시작한 ‘초상화 미술관’ 시리즈에서 인물의 대상을 연예인 사진으로 확장시켰다. 노랑 빨강 파랑 등 빛의 3원색 가운데 한가지 색으로 인물을 덮어버리는 그의 초상화는 겉모습 대신 그 인물이 지닌 정보를 이미지로 보여준다. 김중만의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고낙범이 모노크롬 색채를 입힌 연예인들은 더 이상 대중들이 바라보는 스타가 아니다.

10대들의 우상인 가수 비를 촬영한 김중만의 흑백사진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러나 노랑 빨강 파랑으로 분할된 고낙범의 ‘젊음 숭배’는 이런 이미지를 무너뜨린다. 권상우의 근육질 몸매를 강조한 김중만의 사진은 고낙범에 의해 2004년의 ‘전쟁지도’가 된다. 오렌지색 얼굴은 참수된 인질을 떠올리게 하고 자주색 몸통과 붉은 팔뚝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관계를 상징한다.

또 영화포스터를 위해 김중만이 촬영한 고소영은 보는이를 흡입하는 매력을 지녔다. 하지만 고낙범은 고소영의 얼굴을 보랏빛으로 색칠하고 ‘미궁’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미지 너머에 실재하는 진실같은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다. 이밖에 ‘김민희-베이비블루,핑크’ ‘원빈-미확인’ ‘조인성-0.2초’ ‘박정아-세가지 白’ 등 두 작가의 작품들도 이미지와 실재의 간극을 전한다.

빛을 공통 분모로 하는 두 작가는 연예인 얼굴 외에도 꽃과 과일을 작품 소재로 삼았다. 대중적인 욕구 대상인 연예인은 섹슈얼리티를 상징하는 꽃과 같고,꽃이 핀 다음에는 과일이 별(스타)처럼 열리는 과정이 같은 이치라는 것이다. 벙그러진 꽃의 형체를 평면적으로 잡아낸 김중만의 사진은 회화적인 반면 영롱한 색채로 물들인 고낙범의 그림은 한편의 포토 에세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로 삼은 ‘모나드(Monads)’는 만물을 탄생시키는 궁극적인 구성 요소를 일컫는 철학용어. 두 작가는 “연예인이나 꽃,과일들은 우리가 공유할 수 있고 접하기 쉬운 소재들이면서 이런 것들 모두가 우주를 이루는 모나드”라고 설명한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시대의 다양한 코드와 상징들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02-720-1020). 국민일보 이광형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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