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일부인용판결에 대해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제작사 MK픽쳐스가 문제가 된 3분50초를 삭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래의 러닝타임 102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즉 '문제의 장면'을 삭제하되 그 시간만큼은 새까만 '무지화면'으로 내보내기로 한 것.
법원이 삭제판결을 내린 장면은 부마항쟁 장면, 김수환 추기경의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조사낭독 장면, 그리고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 장면 등이다.
MK픽쳐스는 3~4시간의 긴 회의동안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결국 이렇게 최종결정했다. 이는 감독과 제작사의 작품에 대한 자신감과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대한 강한 의지, 그리고 출연배우 및 스태프에 대한 최대의 신뢰를 보내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제작사는 일단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지만 추후 법정 투쟁을 통해 '오리지널 버전' 상영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 결정에 대해 한 영화사 대표는 "모든 사람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도 창작자들의 책임이지만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고 더 나아가 관객에 대한 약속과 그들의 판단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MK픽쳐스의 이 결정에 대해 그 고뇌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힘든 와중에 나름대로 차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논평했다.
(유진모 기자 ybacchus@my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