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사고뭉치 > 잘못 쓰고 있는 말들

행복하세요

‘행복하다’는 형용사이다. 형용사에는 ‘하세요’라는 명령형 동사어미를 붙일 수 없다. ‘아름답다’는 형용사에 ‘아름다우세요’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것처럼. ‘건강하세요.’ 역시 마찬가지다. 형용사의 특징이 뭘까!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며, 내 의지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라는 거다. 내 의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에 의지를 실현하는 ‘하세요’라는 말이 붙어 의미충돌이 일어난다.

 

좋은 하루 되세요

‘되세요’의 주체는 ‘하루’이지 ‘사람’이 아니다. 맞게 쓰려면 사람이 주체가 되게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해야 된다.

 

말씀이 계시겠습니다

‘계시다’는 사람에게 쓰는 말이다. ‘말씀이 있겠습니다. 말씀하시겠습니다’가 무난한 말이다.

 

생각되다, 생각되어지다

~하다 - 능동형
~되다 - 피동형
 
생각은 남한테 ‘당하는’ 게 아닌 내가 ‘하는’ 거니까 ‘생각한다’로 써야 한다. 방송에서 겸손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지 ‘생각되어진다’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는 한국말이 소극적이고, 피동적으로 쓰이는 건 지양하는 언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잘못된 표현이다. 주체성을 나타내는 ‘생각한다’로 써야한다.

 

안녕히 가세요/ 가세요

‘안녕’은 한자다. ‘잘’은 한자가 아닌 순수한국말이다. 한국말이 있는데도 영어를 쓰는 건 용납 안 된다면서 한국말을 한자로 쓰는 건 용납한다. 나와 비슷한 또래에겐 ‘ 가!’라는 인사가 성립하지만, 만약 어른에게, 예를 들어, 학생이 선생에게 ‘선생님, 가세요.’했다간 한소리 듣기 딱이다. 난 대화방에서 사람들이 ‘하이’ 라고 인사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한국말로 인사하라고 하자니 의외의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安寧하세요’는 한국말이었던가? 영어는 안 되고, 한자는 된다? 영어 남발을 지적할 때마다 난 이 사실 앞에서 과연 설득력이 있는 말인 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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