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 담장은 조금씩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돌이가 말한 ‘더 좋은 것‘은 아직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안채 담장에 다른 점이 있다면,
담장 몸통 군데군데가 비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궁금함을 못 참고 또 아기씨가 쪼르르 달려와 물었습니다.
"얘, 도대체 더 좋은 건 언제 볼 수 있는 거니?"
"조금만 참으세요. 여기 허한 빈 곳 보이시지요?
곧 여기가 꽃밭이 될 것입니다. 나비가 진짜 꽃으로 알고 날아들지도요.
아, 어쩌면 아기씨의 건강을 비는 글자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돌이가 씩 웃어 보였습니다.
기분 좋은 돌이 미소에 아기씨도 따라 웃었습니다.
오랜만에 안채에 온 김 대감이 돌이의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지금 쌓는 것이 혹 꽃담인가?"
"예, 그렇습니다.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주인마님과 아기씨가 지내는 안채니,
집 안에서라도 아름다운 꽃담을 보면 위로가 되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김대감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