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지나간 세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부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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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정년퇴직 송별회에서 받은 꽃다발이었다. 그리고 그 마지막 날에 다케와키 씨는 결국 힘이 다해서 쓰러졌다. 오기쿠보 역까지 이제 네 역, 종점까지 네 정거장 남은 곳에서.
자신과 다케와키 씨의 관계를 고지마는 말하지 않았다. 주간근무의 아침 출근길에 반드시 보는 사람이라는 것은 말할 가치도 없다고 판단했다.
꽃다발 이외에 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했다 코트와 머플러는다케와키 씨를 쏙 빼닮은 따님이 계속 들고 있었다. 이동 침대를 밀면서 고지마는 소리를 죽이고 울었다. 소리를 내지 않고 눈물만 흘리는 것에는 익숙하다. 말을 하지 않고 어금니를 꽉 깨문채 일에 집중하면 된다.
다케와키 씨는 항상 가방을 들고 있었다. 지하철을 타면 가방을 그물 선반에 올리고 문 옆의 정해진 위치에서 신문을 보기 시작했다.
송별회를 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가방 대신 꽃다발을 들고 문옆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을 고지마는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플랫폼에서 그 사람을 볼 때마다 고지마도 등줄기를 쭉 폈다.
아마 그 사람은 의식이 잃는 순간까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늠름하게 서 있었을 것이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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