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내 자리는 창가이다. 2층 창가인지라 옆으로 눈만 돌리면 은행나무가 보인다. 건너편의 회색빛 건물도 보이지만 오히려 무채색 건물을 배경으로 봄날의 은행은 더욱 푸르다. 봄날의 화려한 꽃들도 많지만 유독 은행이 눈에 들어온 것은 2층까기 뻗어올라온 높이와 푸르름 때문이리라.

몇년을 같은 자리에서 서성거렸지만 바보같이 오늘에야 알았다. 멍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다 오늘 비로소 알았다. 은행잎이 새끼 손톱만하다는 사실을... 책갈피에 꽂아둔 퇴색한 은행잎으로만 남아있던 그 이미지가 오늘은 새롭다. 어허~ 저놈은 연두색이었던가! 저리도 작았던가!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듯 감탄사를 내뱉어 버리고 말았다.

미루나무 잎새만한 엽서에 연서를 띄워보내듯 새끼 손톱만한 잎새에 어떤 그리움을 띄워 보낼까나. 그리움도 퇴색하여 빛바래졌다. 오래된 책속에 잠든 바스러질듯한 노란 은행잎속에 담긴 새끼 손톱만한 그리움 한조각 건져올린 오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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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4-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갸들도 한 때는 새끼손톱만치 어린 것들이었답니다^^ 곱지요? 색깔이...
아참...그리고 둥글레꽃 보셨는감요? 꽃 좋아하는 님들 생각하며 올렸더랬는데요 ^^;

icaru 2005-04-27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가 자리... 참으로 축복받은 자리라 생각되는데요...(자리 주인한테 물어보면...흥! 하데요... 춥고덥고 한 자리라고...)

책갈피에 꽂아둔 퇴색한 은행잎으로만 남아있던 ....
"못견디게 보고싶은 영 으흐음~~ "

이써니 언니의 노래 "영"이 생각나누만요....

조선인 2005-04-27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창가자리에요. 그런데 창 바로 앞에 시커먼 건물이 올라가있어요. 흑흑

갈대 2005-04-27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처럼 잎이 막 돋아날 때가 녹색이 가장 예뻐 보이더군요. 오늘 오후에 홀로 걸으면서 은행의 녹색빛에 취했더랬습니다.

미네르바 2005-04-27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 때가 이 때인 것 같아요. 저의 교실에서도 은행나무가 보여요. 창문 가득 은행나무에요. 저도 오늘 은행나무의 연두빛 잎사귀를 보면서 지난 가을의 노란 은행잎을 떠올렸어요. 그리고 몇 달 후면 손톱만한 저 잎사귀도 노랗게 변하겠지, 그렇게 시간이 흐르겠지...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1년이 그렇게 후딱 가네요.

2005-04-28 0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잉크냄새 2005-04-28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 / 둥글레꽃은 못보았습니다. 이미지가 뜨지 않더군요.^^ 글만 찬찬히 읽다가 왔습니다.

복순이언니님/ "땅거미 등에 지고 창가에 앉아 풀꽃 반지 끼워주며 속삭이던 너" 이 노래 좋죠?^^ 뭐 창가자리는 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괜찮은 자리입니다.

조선인님 / 반갑습니다. 창앞에 시커먼 건물이라니...그래도 햇살은 따스하게 들어오지 않나요?

갈대님 / 은행의 녹색빛이 아직도 어색합니다. 노오란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크게 각인되어 있는지라... 그래도 올 봄은 녹색의 은행을 보게 되었네요.

미네르바님 / 이제 완쾌하신 모양이네요. 전 나무가 가장 아름다울때는 여름인것 같아요. 신록... 그 푸르름이란....

속삭이신님 / 그 목련의 흐드러짐, 잘 알지요. 매년 봄에 목련을 만나면 그런 기분이 더한답니다. 바늘 꺼내다 인생 한구석을 꿰매어야 할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는 말씀, 깊이 공감이 가네요.

2005-04-28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29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5-04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올라온 금연관련 공지사항중 일부이다.

이것저것 생략하고....

4. 향후 운영관리
 - 단독 연기감지기에 의한 신호음으로 적발시
 - 1차 : 개별공고
 - 2차 : 각서 징구 및 CLEAN 정화 운동 참여 ( 금연 홍보 및 화장실 청소 )

적발시 화장실 청소란다. 고등학생 게시판도 아니고 회사 공지사항에 오른 내용치고는 뭔가 부자연스러운 문구이다. 그 옛날 추억의 책가방을 위한 회사의 배려인지는 몰라도 한참을 웃었다.

부디 높디 높으신 양반들이 걸려서 타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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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4-2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높디 높으신 양반들이 걸려서 타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음하하하!!!!

sweetmagic 2005-04-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디 높디 높으신 양반들이 걸려서 타의 모범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히히히히 저도 동감 ~ ~!!


로드무비 2005-04-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서 징구가 뭐죠?

진주 2005-04-22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바라는 바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잉크냄새 2005-04-2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각서 징구... 반성문이라기에는 너무 약하고 시말서정도 되지 않을까요.^^
아, 그리고 팀장급 이상 화장실 청소 돌입하면 필히 사진찍어 올릴께요.

내가없는 이 안 2005-04-2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발꾼 하나 키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 저도 각서 징구 지금 배웠네요. ^^

Laika 2005-04-22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장.실.청.소..... 잉크님, 누군가 양복 입고 화장실 청소하시거든 바로 알려주세요...ㅎㅎ

잉크냄새 2005-04-2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안님,고발꾼은 연기 감지기랍니다.^^
라이카님, 저는 분명 아닐겁니다.^^

파란여우 2005-04-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로운 여인네들이 많은 댓글을 달아서 저는 읽고만 갈께요^^

미네르바 2005-04-27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높으신 양반님들 걸리지 않았나 봐요. 모두 긴장하고 있나요? 혹시라도 걸린 케이스 있다면 꼭 페이퍼 올려 주세요. 그러나 잉크냄새님이 걸렸다는 소식은 듣고 싶지 않네요^^ (화장실 청소하는 모습.. 상상하지 않게 해 주세요^^)

잉크냄새 2005-04-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모로운 여인네들만 답글을 달아주시는군요. 아~ 그리고 전 걱정없습니다. 전 화장실 금연은 실천중이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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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4-2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훌륭하네요.^^

icaru 2005-04-2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외우면 절대 안 까먹겠슴!! ^^

sweetmagic 2005-04-2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하스피럴~ 시리홀~~~ ㅎㅎㅎㅎ

paviana 2005-04-21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정확한 제목이 무엇인요? 매우 훌륭하네요.

잉크냄새 2005-04-2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훌륭해서 눈물이 날뻔 했어요. 책제목은 한번 알아보죠.^^

Laika 2005-04-21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이 올라오면 주문이 쇄도하지 않을까요? ㅎㅎ
그런데, 전 왜 발음은 안외우고, 공포영화가 상상되죠? "병원 하수구에 피들이 고였다."

잉크냄새 2005-04-25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아마 섬찟하게 외우는 것이 효과가 가장 커서 그런가 봅니다.

진주 2005-04-26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저는 중1때 <버드나무에 새가 운다>로 외운 기억이 가물가물 ㅋㅋㅋㅋ

파란여우 2005-04-26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왤캐 어렵대요?^^

미네르바 2005-04-27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영어 공부하면 되는 것을... 참 어렵게 공부한 것 같네요. 아니, 그런데 파란 여우님은 이것도 어렵다고 하시면??? (순간 여우님이 의심스러워졌어요^^)

잉크냄새 2005-04-28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들 따라 하세요.
하스피럴은 " 병원 하수구에 피덜이 고였다." 크게 두번씩 읽으세요.
 



한동안 잠잠하던 촌지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촌지를 정당화한 어느 교사의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007 작전을 방불케한 촌지 수사가 이루어졌다. 촌지 교사 김봉두의 행동이 그냥 웃음으로 넘기기에는 이미 선을 넘어서고 만 느낌이다.

국민학교 4학년때 담임은 체육선생님이었는데 그 당시로 보아도 유독 부유한 집안의 학부모들과 교류가 잦았다. 그의 시선이 나에게로 넘어온 것을 직감한 것은 어느날부터 시작된 체벌때문이었다. 반장이라는 이유로 매를 들었고 체벌의 끝에는 항상 부모님의 방문을 단서로 달았다. 촌지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지만 그 불손한 기운은 감지하였던지 난 끝끝내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지 않은 체벌로 교실에서 집으로 내몰린 어느날, 언덕에 핀 강아지풀을 애끚게 쥐어뜯으며 걷던 길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먹먹함은 어린 내가 감당하기에 다소 힘들었나보다. 그 길이 왜 그리도 서럽던지. 한낮의 그 길이 왜 그리도 어둡던지. 언덕길에서 바라본 덕장에서 일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흐릿해졌다. 그냥 돌아섰다.

침묵과 맷집, 내가 선택한 반항이었다. 4학년의 반항치고는 꽤 표독스러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반년정도가 지난후 반장을 그만두면서 그나마 그의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의 해방감과 안도감이란 이루 헤아릴수 없었다. 

누군가 어린시절의 상처가 현재의 자신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이야기하는걸 우연히 들을 기회가 있었다. 놀라운 일이었다. 똑같은 기억도 누군가에게는 한낱 추억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처로 남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와 비슷한 경험인데 나에게는 추억이었고 그에게는 상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기억따위 낄낄거리며 떠들어대는 어리숙함과 뒤돌아서면 까먹는 무심함과 쉽게 상처받지 않는 단세포적인 사고에 깊이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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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5-04-20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전 국민학교 5학년 때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이전의 푸근하고 넉넉했던 선생님들과는 달리 도시에서 온 멋쟁이 여선생이었는데,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가 않더군요. 반장노릇과 가난의 공존이 힘들다는 걸 그때 어렴풋 느끼고 참 씁쓸했지요. 뭐, 작은 시골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건 그 선생님이었으니 상처는 아니네요. ^^

Laika 2005-04-20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등학교때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성적이 잘 나온 즈음에 담임이 엄마에게 괜히 감투를 씌우고 싶으신지..엄마를 보고 싶다고 담임 수업시간에 면담에 오실수 있는지 전화해 보라며 시간을 내주더군요...그래서 일층에 가서 학교 한바퀴 돌고는 전화 안받으신다고 말했죠.. 그 다음부터는 조용하더군요..

2005-04-20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주 2005-04-2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저는...저기...그러니까,..부반장도 한 번 못하고 조장만 한 번 해봐서 그런가 촌지랑은 거리가 영 멀었어요^^;;

2005-04-20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없는 이 안 2005-04-21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상처들 하나씩 가지고 살지 않나요? 저도 공포스런 담임을 한번 만난 적이 있는데... 님, 전 여기서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를 조금 바꾸고 있어요. 알라딘에서 만나는 선생님들은 다들 참 훌륭하신데... 제게 영향을 준 선생님들은, 왜 그렇게 하나같이 실망스러웠을까요? 딱 한 사람 담임도 아니었던 고등학교 시절 국어선생님은 나중에 사회에 나와 딱 마주쳤어요. 해직 교사가 되어 농성중이시더군요...
그런데 다행이군요. 님께는 상처라기보다는 추억이라 하시니... ^^

잉크냄새 2005-04-21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촌지가 떠들썩하게 이슈가 될때마다 단순히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서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아픔이 될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죠.

파란여우 2005-04-26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촌지얘기가 아무리 이 페이퍼의 주제라고해도 추천은 저 혼자만 했습니다. 으히히^^

미네르바 2005-04-27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촌지를 갖다 준 적도 한 번도 없고, 받아 본 적도 없으니 촌지에 대한 기억이나 추억이나 상처도 없는 사람이 되었네요^^

잉크냄새 2005-04-2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의 추천에 감사드리고 미네르바님의 말씀에 역시 훌륭한 선생님이시구나 합니다.^^
 

책을 읽다 감동에 휩싸이면 눈물을 흘리나요?

이틀전 리뷰를 하나 올리고 먼저 올리신 분들의 리뷰를 몇개 찾아보니 그 책을 읽고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어떤 분은 펑펑 울고, 어떤 분은 슬며시 눈시울을 적시고, 어떤 분은 베개를 적시고... 난 보통 가슴이 답답하리만치 무엇인가가 치밀어오르면 눈물샘으로 올라가기 전에 자리를 뜨거나 담배 한개비로 놀란 가슴을 달랜다. 무엇인가 목구멍을 틀어막으며 올라오는 불덩이가 느껴져도, 잘난 이성탓인지, 메마른 정서탓인지 무의식중에 스스로를 통제하는 모양이다.

아마 그때가 대학 4학년때인것 같다. 학교 주변의 어느 만화방, 서른 몇편에 달하는 이두호의 < 임꺽정>의 거의 마지막을 읽을때였을것이다. 잡초같은 민초들이 하나둘 스러지고, 임꺽정의 동지들마저 하나둘 서글픈 운명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다. 조금씩 가슴속에 꿈틀대던 불덩어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오기 시작했다. 욱욱거린다는 표현이 맞을라나. 가슴은 우나 눈물은 흘리지 않고, 가슴은 통곡하나 목울대를 울리지 않는다.

라면발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한 젓가락 떠올린 면발이 채 끊기기도 전에 치밀어오른 불덩이에 놀라 그릇속으로 풍덩 빠졌다. 칙칙한 만화방 한구석에서 욱욱거리며 라면발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이 참 꼴물견이었으리라. 지방에서 올라온 고학생에게 라면 한그릇이 일용할 양식이었을 시절, 라면발이 팅팅 불어 라면찜이라고 명명할 요리가 탄생할때까지 그렇게 한구석에서 볼쌍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었을 무렵, 나를 감싼 것은 우습게도 임꺽정의 감동도 아니고 라면발에 대한 분노였다. 우동도 아닌것이 팅팅 불어가지고.

책을 읽다 눈물을 흘리는 분들의 감정, 그것이 사뭇 궁금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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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5-04-2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 전 '나의 라임 오랜지 나무'였던가? 그게 좀 울컥했어요. 책 보고 잘 안 울게되더라구요. 요즘엔 TV가 나를 가끔 울리죠. 괜찮게 만든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보면 그래요. 근데 라면 먹구 싶당...ㅜ.ㅜ

chika 2005-04-2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느낌 저도 알 것 같아요. 목이 막히는 것 같아 도저히 뭔가를 목 안으로 집어넣는다는 것이 고문같은 그 먹먹함. 이건 '감동'과는 또 다른 감정인거 같아요.
저는 감동을 받으면 눈물을 흘려요. 말하자면, 날으는 교실에서 유스투스 선생님과 마르틴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같은데서요. 그냥 눈물이 나오던디요? ^^;;;;

물만두 2005-04-20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로맨스 소설 읽고 울고 슬픈 만화보고 울고 닥터스보고 울고... 그래서 배드엔딩은 절대 안봅니다... 최근에는 800만가지 죽는 방법을 보고 마지막에 매트 스커더가 자신이 알코올중독자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paviana 2005-04-20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라임오렌지 나무보고 많이 울었답니다.아니 울고 싶은일 있으면 그책 부러 펴서 그냥 실컷 울고는 했죠..

2005-04-20 1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04-20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물에 젖은 라면을 먹어보지 못한 자...인생을 논하지 말랑께롱...(앗...너무 상투적인가요?) 민초들의 애환을 이야기한 작품들에...저도 곧잘 울컥합니다...
저도 민초니까요..

잉크냄새 2005-04-20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고등학교때 친구가 그걸 읽고 우는걸 보고 사내놈이 운다고 면박을 준 기억이 나네요.

치카님 / 그 먹먹함...울분, 감동, 벅참, 분노... 그런 감정들의 복합적 요소인것 같아요.

물만두님 / 전 지금까지 연애소설은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네요. 800만가지 죽는 방법...귀가 솔깃해지는 제목입니다.

파비아나님 / 아! 역시 라임오렌지 나무...제제 였던가요. 그 꼬마말이죠.

속삭이신님 / 자기연민은 아닌것 같아요. 그냥 님의 가슴시린 추억이죠. 저도 가끔 서글픈 페이퍼를 보면 푹 가라앉아요. 마흔이 넘은 큰누나는 지금도 드라마를 보면 눈물을 주륵주륵 흘려요. 제가 그렇게 놀려도 말이죠.

복순이언니님 / 앗! 님도 눈물젖은 라면을 먹어보셨나요. 울분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저도 그런 대목에서 울컥해요. 그리고 두주먹을 불끈 쥡니다.^^

플레져 2005-04-2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얼마전에 김인숙의 브라스 밴드를 기다리며 (단편) 를 눈물로 읽었답니다.
전엔 아주 지루하다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죽음, 이란 명제가 나날이 슬프게만 느껴져요. 예전엔 막연히 두렵다는 생각을 했거든요...ㅎ

2005-04-20 14: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weetmagic 2005-04-2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는 어제 사전펴보다가 핑핑 울었어요.
점심 이라는 글자 옆에 포스트 잇에
" 우리 이쁜 매직아 ~ 내 꿈 그만 꾸고 밥먹으러 가장 " 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그때가 너무너무너무 그리워서 울었어요
-- 책 하곤 상관 없지만 ㅠ.,ㅠ;;

잉크냄새 2005-04-2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 님을 키운 팔할이 눈물이라고 하셨잖아요. 제 생각에는 가장 눈물이 많은 서재 주인장중 한분이 아니실까 해요.

속삭이신님 / 전 클래식이랑은 좀 멀어요.ㅎ.. 라면에 눈물은 빠뜨리지 않았답니다. 그냥 혼자서 팅팅 불어버렸죠.

매직님 / 아! 찡하네요. 흔적들, 지워지지 않은 흔적들, 어느 순간 묘한 곳에서 운명처럼 마주치는 흔적앞에서 울컥한 경험이 있다죠.

겨울 2005-04-21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스로 주체를 못할만큼 줄줄, 비처럼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라, 주변에 누군가 있으면 민망할 정도죠. 생애 최초로 책을 읽으며 운 기억은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장면에서였어요. ^^

잉크냄새 2005-04-21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과 몽상님 / 님의 리뷰나 페이퍼를 읽으면서 그런 감상적인 면을 소유하신 분일거라는 생각이 들곤했죠. 전 인어공주가 칼을 들고 물로 뛰어든 걸로 생각이 들까요. 다른 인어공주인가요?^^

파란여우 2005-04-2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눈물을 흘려본 기억이 언제였던가.....
아주 오래전 일이군요.
지금은 왠만해서는 눈물도 흘리지 않는, 아니 눈물이 나지 않는.....
아, 제발 제 눈에 물좀 흐르게 해주세요!!!^^

미네르바 2005-04-27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을 읽으면서 가장 눈물을 흘렸던 것이, 인어공주였고(어른이 되어서도 인어 공주를 읽으면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팠어요), 눈물 뿐만 아니라 엉엉 소리까지 내면서 읽은 책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였고, 최근에도 어떤 동화를 읽다가 눈물 흘렸고,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 주다가 그만 목이 메어서 잠시 멈춧 멈춧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눈물이 많아서 탈이죠. 그런데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이유 중에는 눈물이 많은 것도 한 몫 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어요(읽었나?)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표출해 내서 가슴에 쌓인 것이 적다나? 그럼, 여자들의 수다도 한몫하겠지요?

잉크냄새 2005-04-28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여우님 / 님의 감수성을 익히 알고 있거늘 어찌 눈물이 없다 하십니까? 퇴근길의 나무와 텅빈 논밭에서 님의 눈물을 수도 없이 보아왔답니다.

미네르바님 / 님도 눈물이 많으시다는 것을 글을 통해 자주 접해왔지요. 전 장수는 못하겠는걸요. 가슴속은 시커멓게 타도 눈물을 흘릴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