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토록 잊히지 않는 영화의 어떤 장면들이 있다. <대탈주>에서 스티브 맥퀸이 오토바이를 타고 철조망을 뛰어 넘는 장면이라든지, 감옥을 탈출한 후 쏟아지는 비를 두 팔을 벌려 맞는 <쇼생크 탈출> 팀 로빈스의 클로즈 업 장면이 그러하다. 그리고 문을 박차고 뛰어 나오며 총을 쏘는 두 남자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화가 끝나는 <내일을 향해 쏴라>가 또한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그들 중 한 분이 오늘 세상을 떠났다. 어떤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누군가가 이렇게 떠나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세상은 여전히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된다. 명화극장, 토요명화의 단골이었던 그가 한 동안 잊고 있던 기억 저편의 추억을 어루만지고 떠나간다. 폴 뉴먼과 함께 <스팅>,<내일을 향해 쏴라>에서 명콤비를 이룬 그는 저 먼 곳에서 낡은 영사기 속 그들 젊은 날의 모습을 보며 웃고 있지 않을까. 로버트 레드포드.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