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나의 이력서
피터 드러커 지음, 남상진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음, 임신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한동안 읽고 있었던 책이 바로, 피터 드러커 자서전이다.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될 턱이 없다.- 자식을 인물로 만들고 싶다면, 이런 인물로 만들어야!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 피터 드러커의 자서전보다는 많이 후달달 하는 책이지만, 그래도 건지게 된 부분이 있어서....


밑줄긋기로 리뷰타입이 가야 맞겠지만, 그게 다소 형식이 불편하다.  


 

12~13

드러커 박사의 집필 방법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아주 빠른 속도로 원고를 완성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되는데 먼저 손으로 써가며 전체상을 그린다. 그런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생각을 테이프에 녹음하고 그 다음 타자기로 초고를 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통상 초고와 2고를 버리고 제3고로 완성한다. 다시 말하면 제3고까지 수기, 구술 녹음, 타자 입력을 반복하는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이것이 저술 활동의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저술 활동과 강의 등 일 외에 나는 매년 새로운 주제를 발굴하여 3개월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있다. 2004년에는 명나라 시대의 중국 미술에 몰두했다. 일본에 관해서는 수묵화를 소장할 정도로 잘 알면서도 일본에 큰 영향을 끼친 중국을 잘 알지 못하고 잇었기 때문이다. 나는 공부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외에는 3년마다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 쪽

 

어린 시절

너무나 어렸던 나는 전쟁 같은 것을 알지 못했고, 아버지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역시 알 수 없었다. 나는 그때까지 동네 아이들과 함께 놀고, 학교에 다녔다. 우리집은 빈 교외에 있었다. 2층 창에서 아래쪽을 보면 빈 전체를, 위쪽을 바라보면 포도밭 저편에 빈의 숲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지역에는 10여 세대에 아이들을 전부 합쳐서 15명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것은 어린 시절 내게 전 세계였다.


92~93

일본과의 접점

드러커 박사가 일본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런던에서 살던 시절이었다. 먼저 박사는 프리트베르크사에 근무하던 은행원의 신분으로 일본인과 알게 되었다. 당시 런던 금융가에는 외국 금융기관의 이코노미스트로 구성된 클럽이 있었으며 소속 멤버는 매일 점심 식사 모임을 열어 정보를 교환하고 있었다. 드러커 박사는 그곳에서 많은 일본인 은행가들을 만나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런던에서 일보과 점접을 갖은 다른 하나는 일본 회화 작품이었다. 드러커 박사는 영국에서 최초로 열린 일본 회화전을 우연히 보게 되면서 일본 회화에 매료되었다. 드러커 박사는 “당시 유럽에서 일본화를 보는 일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취리히나 쾰른에 있는 훌륭한 컬렉션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전쟁 전에 컬렉션이라고 부를 만한 것은 유럽의 그 어디에도 없었다고 회고한다.

드러커 박사가 런던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외국을 싫어하느 영국에서는 장래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28 쪽

 

GM 의 회장 엘프레드 슬론

나는 자주 “경영자의 완벽한 비밀 병기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 나는 “엘프레드 슬론의 보청기입니다.”라고 대답하기로 했다. 각종 경영위원회에 참관자로서 출석하게 되어, 실제로 그의 보청기의 위력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전부터 귀가 먼 슬론은 구식 보청기를 사용하여 가슴에는 커다란 건전지를 달고 귀에는 큰 보청기를 끼고 있었다. 그 자신이 이야기를 할 때는 스위치를 끄지 않으면 안 되었고, 그 때마다 아주 큰 소리가 울려퍼져 나갔다. 그러면 방안의 모든 사람이 이야기를 멈추었고 그는 회의를 좌지우지 할 수 있었다. 단 그는 그 자신의 의견을 강제하지 않았다. 보청기를 끄는 것도 다른 모든 이가 발언을 마친 후였다. (중략)  경영자로서 주목해야 할 슬론의 자질은 개인적인 감정을 이입시키지 않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이상할 정도로 철저했다.

154쪽

내가 한 말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사업의 목적이란 고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사업의 목적은 이익을 낳는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184쪽 

 

 드러커 부부의 성공적인 결혼 생활

부부가 함께 오래 살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정력적으로 일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는 데서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결을 엿볼 수 있다.

“나나 도리스나 우리들의 결혼이 오랫동안 행복하기 위해서는 도리스가 직업인으로서 성장하고 계속 발전해 갈 수 있을 것, 그것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드러커가 결혼 전부터 도리스에 대해서 가지고 있던 생각은 도리스는 전문 직업 여성이라는 것이다. 현대의 사회 생활 속에서 여성의 역할을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전문 직업 여성을 부인으로 둔 분들은 특히 참고할 만한 내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8-04-26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28 23: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5-12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공부의 즐거움 - 우리시대 공부달인 30인이 공부의 즐거움을 말하다
김열규.김태길.윤구병.장영희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아마 이렇게까지 책 소개에서 저자 소개 란이 길어지는 책은 드물듯...


박진숙 편 빼고 다른 이들을 글은 크고작게 신금을 울렸다.

박진숙 님의 글이 왜 이상하냐면, 다른 사람들의 글들과 위상이 맞지 않아서다.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라, 혼자만 성공스토리를 읊는다.  모든 걸 수월하게 잘했던 (매사 순탄하게 풀린다. 이런 사람은 췟..)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이력서로 풀어 제출한다는 심정으로 쓴 모양. 여튼 한국 디자인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린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인 모양인데....

" 다섯 살 때부터 배워오던 피아노가 갑자기 일로 느껴지면서 새로운 미술 공부가 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부모님께 피아노를 치고 있겠다고 거짓말을 하고는 몰래 산으로 들로 그림을 그리러 돌아다녔다. 미술은 틀리면 개칠(?)이라도 하는데, 피아노는 손이라도 삐끗하는 날에는 그간의 모든 공부가 헛수고가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그리는, 그야말로 '행복한 공부'가 너무나 하고 싶었다. (쭝략) 사생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줄곧 입상 이상은 했다. 결혼하고 미국으로 갔고, 남편이 출강하는 학교에 강사로 따라 출강하는 행운을 얻었고, 남편이 한국으로 오자 해서, 왔고, 은사님이 운영하는 기업로고 전문회사에 들어갔고, 교수채용 광고를 보고 교수가됐고, 작년부터는 서울대에 신설된 디자인학 박사과정에 입학해서 같은 학교 다니느 두 딸과 함꼐 공부하고 있고... 어떤 길을 가든 공부만 열심히 하면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이 자기의 능력으로 쌓이기 마련이라면서 그것이 성공한 삶으로 이어진다면서....

나머지 인물들 중 특히, 장명관 교수의 글은 닮고 싶은 글쓰기의 한 모범이기까지 했다.

 

p.62~64

어째서 혁명의 열정은 바리케이트 위에서만 들끊는 것일까? 바리케이드가 걷히면 왜 모두들 다시금 중산층의 무기력한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것일까? 80년대를 주름잡던 ‘진보적 학자’들 상당수가 제도권에 진출했는데, 그럼에도 왜 ‘인문학의 위기’라는 유령은 끊임없이 대학 주변을 배회하는 것일까?

 

연구실의 이웃이자 큰집이기도 한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의 지관 큰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불교에 외부란 없다. 따라서 불교에서 개종이란 자비심을 잃는 것을 뜻할 뿐이다." - 고미숙

 

p.83

나는 철부지 농사꾼 흉내로 지난 10년을 살아왔다. 그 동안 나는 하루도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날마다 새롭게 익히면서 어제 배우고 익힌 것들이 오늘 쓸모없어지는 상황 속에서 살아왔다. 그렇게 자연과 함께 살면서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져라”는 공자의 말씀 뒤에 생략된 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 윤구병

 

p.97~ 100

'자기암시법'을 창안한 프랑스 약제사이자 심리학자 에밀 꾸에의 말처럼 "나는 매일 모든 면에서 점점 더 좋아진다(Everyday, in every way, I am becoming better and better)"를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꾸에는 환자들에게 자꾸 이 말을 되풀이하게 해서 병을 고쳤다고 한다.                                                 

 엘리어트의 <번튼 노튼>을 읽으며 ‘box circle'의 의미가 의아해었다. 그런데 실제로 작품의 무대가 된 고가에 방문해 보고서야 그것이 회양목(box)이 있는 반원형 연못임을 알았을 때 그 기쁨이라니!

유명한 노래 “greensleeves"는 셰익스피어의 <즐거운 아낙네들>에 두 번이나 나오는 사랑했던 남자를 배신한 여자이름인데도 ‘푸른 옷소매’라고 지금도 음악책에 오역되어 있다.

                                                                         -  이재호

p.193~198

또 한가지 조건이 있는데, 집이 충분히 커야 한다는 것이다. 큰집 싫어할 사람이야 없겠지만 내게는 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책을 정리해 둘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주변에서는 자꾸 책 좀 버리라고 하지만, 나는 내 책들을 버릴 수가 없다. 아직 내 공부가 덜 끝났기 때문이다.

일찍이 공자는 “아침에 도를 깨치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을 했다. 나 또한 이를 목표로 생애를 걸고 있다. 그러나 나는 그 깨달음을 깨달음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깨달음조차도 온전히 내 것이 아니다. (중략) 깨달음을 얻는 나는 당연히 또 다른 사람의 깨달음을 위해 말로 또는 글로 그 무엇을 남겨놓지 않으면 안 된다. 혼자 깨달아 그것을 무덤으로 가져간다면 중요한 그 무엇을 훔치는 행위와 다름 아니다. 그래서 나는 공자의 말씀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아침에 깨닫고 낮에 이를 글로 적어놓았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  장회익

p.173

 

학문은 예술과 같아서 독창성이 가장 중요한 분야이다.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기존의 것을 따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자기만의 새로운 것을 내놓아야 한다. - 임지순

p.257~258

학문의 깊이는 우선 폭이 넓어야 한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땅을 깊이 파자면 표면부터 드넓게 파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 김열규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7-11-22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우리 동네 이동도서관이 오는 날인데 이 책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서재에 내거신 인용 문구도 근사합니다.^^

icaru 2007-11-22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우리 동네는 이동 도서관 안 오나 몰라요~ 허긴 와도 이용하기 쉽지 않겠지만,, 이동 도서관하면, 영화 빌리 엘리어트 생각나요. 거기서 빌리가 처음으로 발레 동작에 관한 책들을 빌려다 보던가? 아예 훔쳤던가? ㅎㅎ
인용 문구도 한번 더 봐주시고, 이 책에서 가져왔다는 것도 알아차려주시는 센스! 역쉬 로드무비 님 ㅎㅎ
그동안 제가 말 부칠 데가 없어 외로웠는지... 넘 수다스럽네요 ^--^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임길택 지음 / 보리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책을 읽는 일이 몹시 힘들었다. 지인 h에게 구조 요청을 하였다. "딱딱하지 않은 책 동화책은 아닌데 동심이 느껴지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뭐 그런 책 없을까?" 이 책은 h가 그 다음날 막바로 공수해다 준 책이었고, 역시 나의 갈금함을 저버리지 않는 딱 그런 책이었다.


나는 이 책을 거의 한 달 동안 조금씩 조금씩 읽었다.
워낙 알토란 같이 엮어진 책이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독서를 열심히 하기엔 몸이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했기에, 어느 때는 지하철 안에서 어느 때는 이부자리에 누워서 어느 때는 병원에서 순서를 기다리면서 읽기도 했다.

1976년부터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쓴 교단 일기 속 선생님의 글은  세련되고 인상적이며 현란하기까지한 글들과는 좀 다르다. 뭐랄까 추천하는 말에서의 윤구병 선생님의 말마따나 '잘 삭은 배추김치' 같이 담백하다. 자극이 강한 글에 익은 사람(나 포함) 이 글을 얼마나 잘 읽어 낼지 자뭇 미지수로 느껴질 정도로, 진실 말고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글, 억지로 감동을 주려고 하지 않는 글이다. 글은 글 쓴 사람의 영혼을 보여 준다. 는 세르반테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서툴고 투박해서 더 정이 가는...

책 속에서...

하여튼 길을 떠나기에 앞서 교장 선생님은 자연을 배우니 어쩌니 하면서 '지루한 말씀'을 하였지만, 돌이켜보면 혼자서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길을 소풍 때문에 동무들과 어울려 걸어 볼 수 있었다. 커 갈수록 멀리, 더 멀리 나아가야 할 발길을 위해 그렇게 닦아 둔 거였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의 눈물

새로 아이들을 맡으면 나는 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몹시 궁금하다. 그래서 일기를 꼬박꼬박 써 오도록 잘 어르고, 틈을 내어 글 쓰는 시간도 갖는다. 애들이 뭘 알겠느냐고 생각해 버리기 쉽지만, 아이들의 삶처럼 다양한 것도 드물다. 그래서 어떨 땐 나는 아이들이 바람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금방 이 곳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조금 있다 보면 산등성이에서 돌아다니고 있다.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도대체 무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도 그 애들은 뭐라고 도란거리면서 저희들끼리 잘도 어울린다.
그러면 그런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먼저 떠올릴 법하다. 그러나 그것은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모두 겪는 것이라 볼 수 있으니까 빼도록 하자. 그렇다면 그 다음에는 무얼까? 가난? 우리 어른들 눈으로 볼 땐 분명히 그것일 것 같은데 아이들은 그걸 심하게 몸으로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집세를 못 내서 긍끙댄다거나 당장 끓일 게 없다면 별 문제인데 농촌 생활이란 너나없이 그만그만하고 또 먹고 자는 걱정들은 거의 안 한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가난 문제가 이곳 아이들의 글 속에서 절실히 다뤄지는 일은 드물다.  그 대신 어른들의 싸움이나 술은 아이들을 곧잘 벼랑 끝으로 내몰곤 한다.

그러나 어린 나를 무엇보다도 질리게 했던 것은 담장 너머로 이웃사람들이 쭈뼛쭈뼛 고개를 내밀고 우리 집 구경을 하는 일이었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7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3-22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실비 2006-03-22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가워요 복순이언니님. 너무 무리 하지 마셔요^^

잉크냄새 2006-03-22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좋네요. 저도 눈물 있는 것들을 사랑합니다.

kleinsusun 2006-03-22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aru님, 오랜만이예요.
저도 icaru님을 위해 동심이 느껴지고 훈훈한 책을 찾아봐야 겠네요.^^

icaru님은 분명 저를 매우 사랑하시겠군요.
저....자주 울거든요.음하하하.

히피드림~ 2006-03-23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용하신 글을 읽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할때, 어른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닌, 어른과 똑같이 느끼고, 제 나름으로 생각할 줄 아는 성인과 똑같은 존재라고 느꼈으면 좋겠어요. ^^

2006-03-23 17: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6-03-24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 무리하지 않을께요~ 고마워요^^

잉크냄새 님...님이 그러하실 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네요~

kleinsusun 님의 추천 도서를 조신하게 기둘리고 있겠습니다...

punk 님.. 인용한 글..후후... 사실.. 저 어릴 적에 부모님께선 사이가 좋질 않으셨어요... 지금도 여전히..두 분은 툭탁툭탁 하시며 해로하시죠^^* 그래서 저는 어릴 적에 그늘이 있는 아이였거든요... 인용 부분은 특히나 읽음서... 그냥 막... 옛날 생각이 나더라니까요...

속삭이신 님... 님 말씀 들으니까, 어쩐지 많이 안심 되네요... 꼭 이렇게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확인받고 싶은 건 뭔지~ 근데 정말이지 님의 꼬마는 보기 드물게 야무져요~ 인정!!!인정!!!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실비아 플라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가스 오븐에 머리를 넣고 죽음...


1963년 2월 11일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이라는 수단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한 그녀의 생애와 작품 활동은 이미 하나의 문학적 신화나 전설이 되어버렸다. 그녀의 유고 시집인 <에어리얼>(1965)이 10개월 동안 5000부 이상 팔리는 상업적 성공은 그녀의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에서 비롯된 것이라기 보다는 그녀의 짧은 생애와 비극적인 최후에 대한 독자의 호기심어린 반응의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흔히들 예술가가 죽으면 고인의 책상서랍을 뒤적거리며 그리고 그녀의 일생에 대해 너무 깊이 조명하고, 상품화시키고 과장하며, 높이 기리려 들곤 한다.

실비아가 자살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겠고, 그녀의 삶과 생각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일기"인데, 아쉽게도 자살을 하게끔 한 지대한 원인 제공자(남편 테드 휴즈는 아씨아 웨빌과 교제하다가 실비아에게 발각됨. 실비아는 남편과 이혼하고, 아이 둘을 데리고 런던에 아파를 얻어 생활하기 시작하지만, 그러나 그해 겨울은 100년 만에 찾아온 혹한이었고,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실비아 플라스는 끝내...)는 자살 직전의 일기 한권을 통채로 폐기하고 일기 중간중간을 삭제했다. 이는 생존한 이들을 위한 배려라고 하지만, 이는 생존한 이 중 자신만을 위한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왜냐 하면,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중, "어머니에 대한 적개심을 표현하고 나면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진다. 라고 시작하는 1958년 12월 12일 일기는 실비아와 그녀의 어머니의 관계를 여과 없이 보여 주는 게 무리가 있는 장으로 보여지는데 왜 삭제하지 않았을까.

글을 잘 쓰지 못하고 있다는 의식이 항상 그녀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발견을 하는 족족 조금은 괴롭기까지 하다.

 


 


*독서와 창작 프로젝트로 나 자신을 꽉 채워야 한다.

*글쓰기에 겁을 먹고, 얼어붙어 있어서야 되겠나. 태어나지도 않은 소설의 망령은 메두사의 머리다.

위험은 내가 테드에게 너무 의존적이 되어간다는 사실에도 어느 정도 기인하는듯하다.

*시를 쓴다는 건 산문 쓰기를 회피하기 위한 핑계요.


*삶은 어디 있었지? 삶은 흩어져, 성긴 공기 속으로 휘발해 사라져버리고, 내 삶은 계량되고 결핍을 선언 받은 채 남아 있다.


*예의 우월감에 치사한 경쟁을 하지는 않아도 된다. 혹시 명성을 얻으면 그이가 참을 수 없는 인간이 되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내가 일을 해야 한다.


*일을 시작하고, 나 자신을 분석하지 못해 안달하던 욕망들이 이제 희미하게 사라져가고 있다.


*마치 우리 둘 다, 특히 내 경우에 살갗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아니 우리 사이에 살갗이 한 장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라는 구절에서 남편에 대해 유사한 의존성을 드러낸다. 그녀가 예술가로써 겪어야 했던 끊임없는 사투는- 두려움과 공허함의 악마들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아를 느끼고, 자기 자신만의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투쟁 - 그러한 공생 관계를 부수고 나와 해리된 분노의 기억상실증을 거부하고 종처럼 생긴 유리단지를 산산조각으로 깨뜨리는 일을 요구했다.



*치졸한 사업 아이템 같은 걸 연구하지 않아도 되었다. 어느 날 그들은 사랑 사랑 사랑을 외치며 결혼해 돈도 넉넉하게 벌게 될 테고 그러면 만사가 꿀처럼 달콤해지리라.


*하지만 내가 어떻게 행보할 수 있겠느냐고 어머니는 생각하셨다. 내 감정에 눈이 멀어 어머니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충고를 무시하고 메리 엘렌 체이스의 못마땅함과 실용주의적인 미국 사회의 차가운 눈길을 모두 눈감아 버리고도 어떻게 행복하겠느냐고, 게다가 저 남자는 뭘 하고 사느냐고.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위험하니까. 무엇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건 엄청나게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다른 누군가가 되거나 아무도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편이 훨씬 쉽다.


*지금 열심히 노력하며 갈고 닦으면 언젠가 어중간한 작가들 이상이 되리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지? 쓸데없이 튀는 우리들한테 세상이 이런 식으로 복수를 하는 건 아닐까? 작업을 하고 글을 써보기 전에는 모르는 일이다.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그러기 싫으니까.


*그들이 뭘 원하는 것 같지? 돈, 자동차, 좋은 학교, 식시세척기와 무엇보다도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걱정, 우리도 이런 것들은 좋지만, 더 중요한 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겁ㄹ이 난다. 우리도 먹어야 하고 살 곳이 있어야 하고 아기를 키워야 하니 돈이 필요한데, 글로는 지금도 그렇거니와 앞으로도 결코 넉넉한 돈을 못 벌지도 모르니까. 사회는 "그것 봐라"는 식으로 우리를 향해 혓바닥을 날름거린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0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6-02-26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2-26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파란여우 2006-02-2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와는 다른 시각으로 읽으셨구랴...님은 왜 제가 짜게 주는 별점책마다
후한 별점을 주는 겁니까!!! 나만 미워하고..흙...

이누아 2006-02-27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그 별점이란 게 표시할 때마다 누가 이거 정말 참고하는 거 아냐 싶어 찝찝해요. 얼마나 다르게 읽을 수 있는데.

로드무비 2006-02-27 0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탐을 내어 선물 받아놓곤 아직 읽지 않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큰맘먹고 달려들어야 할 책 같아서요.^^

히피드림~ 2006-02-2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실비아 플라스의 "벨자"를 샀어요. 지금부터 읽어보려고요. 이카루님의 리뷰가 입맛을 돋꿔주는 애피타이저 역할을 하네요.^^

icaru 2006-02-28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이 몸이다보니...확실히 예전보다 기동성은 떨어지는 거 같아요~ 소중한 님들의 코멘트에 댓글을 다는 거 마저도요~
파란여우 님...께서 후하게 별점 주시는 책들은 제겐 아직 어렵고... 여우 님이 깎아 보는 책은 제가 또 후하고..ㅎㅎ
근데 얼마전 시오노 나나미의 나는 영화관에서 인생을 배웠다 였나...그 책을 다시 들춰 봤는데요~ 제가 뭐가 그렇게 홀라당 넘어갔었나...도통 기억이 안 날만큼.. 또 안 들어오더라고요... 님은 그 책 별점 세 개 주셨었나~

이누아 님.. 하하하.. 세심하세요~ 누가 이거 정말 참고하는 거 아냐 싶어 찝찝함... 모두 자신만의 별점인 것을~

로드무비 님... 저 책이 두께는 베개통 만해가지고는... 정말 호락호락하게 읽히지도 않더라고요... 저도 작은 맘 먹고 달려 들었다가 나가떨어지고 맘 고쳐먹고 읽었더니 읽을만 했어요 헤헤...

펑크 님... 벨자 오늘 부터 읽으시는 거예요? 흐흐... 어떼요?

비로그인 2006-02-2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아 플라스 말대로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을 져야하는 고통스러움이 있을 거 같아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며(살아가는 걸 강요당하며) 기만적인 만족감에 허우적거리는 것보단 그냥 혼자서 슬퍼하는 게 낫겠어요.

icaru 2006-03-0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복언니는... 복언니의 본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임을...

2006-03-06 2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피터 드러커 자서전
피터 드러커 지음, 이동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구경꾼은 자신만의 역사가 없다. 그들은 무대 위에 있지만 연극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심지어 관객의 역할도 하지 않는다. 연극과 거기에 참여한 모든 배우의 성공은 관객들의 반응에 달려 있지만, 구경꾼의 반응은 연극의 성공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단지 자기 내면에만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그들은 배우나 관객들과는 다른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본다. 구경꾼은 사건을 재현하지만 그것은 거울에 나타나듯이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빛이 프리즘을 통과했을 때처럼 여과된 뒤에 나타나는 상이다. 이런 현상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굴절시킨다.

                                                                                        21쪽에서 --------


피터 드러커는 참으로 많은 저작을 남겼지만, 자서전으로서는 이 책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주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은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것이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그가 왕성한 활동을 하던 중년기에 이르기까지 만난던 사람들 중 인상적인 몇몇을 관찰하고 통찰해 낸 것을 중심으로 해서 엮인 책이라는 것. 그들은 한결같이 다양성을 가진 개인이며, 모두 다음과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 “ 인간이 다양성과 다원성을 가지며, 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독창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피터 드러커는 이들을 언급한 이유가, 이 인물들이 혹은 그들의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갖기 때문도 아니며 위대하거나 유명해서 선택한 것도 아니며, 그런 인물은 지그문트 프로이트 하나 뿐이라고(독자가 보기엔 모두 대단한 인물인데...) 그에게 중요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선택하였다고 말한다. 그들이 그에게 중요했던 것은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내게 반사하거나 굴절시켜 보여 주었던 방식 때문이라고.


드러커는 이렇게 다양한 사람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일정한 체계를 잡게 되었고 자신의 주변 세계와 내면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드러커가 평생의 저술을 통해서 주장해 온 권한 분산, 실험정신과 공동체창조의 필요성 등이 이 책 속의 경영의 귀감으로 삼은 괴짜 부부, 헤메와 게니아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꿈꾸던 흥미로운 가족 폴라니 가를 통해, 절대적 권위로 GM을 이끈 전문경영자 앨프레드 슬론 동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 우러나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예비 엄마로서 느낀 또 한 가지는 정말 생뚱맞지만 다음과 같은 것이다.

요즘 내 고민은 아이를 낳고도, 직장 생활을 계속 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전업 주부를 하지 않으면 아이를 엄마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봐 주는 것이 될텐데,,,,  혹여라도 가책을 느낄 일들이 비일비재할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는 항상 같은 사람이 돌보아야만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었다고나 할까. 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의탁인들 혹은 멘토를 몇 명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며, 이런 의탁인이 반드시 엄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인간의 가치관과 됨됨이를 결정짓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을 수 있다. 물론 타고나는 유전과 생물학적 요소는 차치해 두고라도, ‘성장 환경’이라는 것은 한 아이의 부모나 주변 사람들이 조성해 주는 것이다. 한 아이가 위대하게 혹은 평범할지라도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라든가 의지를 북돋워 줄 수 있고, 혹은 의지할 수 있는 많은 역할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 역할이 굳이 엄마 단일의 몫일 수는 없을 것이다. 피터 드러커야 주변에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지만, 우리네야 피터처럼 안 되겠고, 사실 그리고 꼭 완전한 가정을 조성해 주려는 강박에 시달리지 싶지도 않다. 아이들에게도 더러는 결핍이랄까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란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위기는 아이를 철들게 할테고, 바른 길로 헤쳐 나가는데 힘이 되어 주기도 할테니까.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kleinsusun 2006-02-2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비 엄마 icaru님, 큰 성찰을 얻으셨네요.축하드리옵니다.^^
icaru님만이 쓸 수 있는 리뷰네요. 짝짝짝!
그럼요.... 일 계속 하셔야죠. 홧팅!

icaru 2006-02-28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수선 님..근데 제 글의 뒷부분 좀 쌩뚱맞죠? 요즘...생각이 저쪽으로 올인이라서... 응원해 주시는 님이 계셔서 힘나요!! 같이 화이팅해요~!!

2006-03-06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