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바다 - 제12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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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달의 바다』를 읽었다. 문학동네 작가상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솔깃했다. 더구나 아픔을 부드럽게 감싸는 긍정, 가볍게 뒤통수를 치는 반전의 통쾌함이라는 어느 평론가의 찬사를 확인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달의 바다라는 제목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파피용』를 연상하게 했다. 그런데 정작 내용은 밋밋하였다.

그러면서도 이 소설에서 작은 대답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생은 그런 게 아니라’는 식이다. 우리에게 현재와 미래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만약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은미의 고모는 누가 봐도 우주 비행사라고 말할 수 있다. 고모의 편지에는 우주 비행사의 이야기들이 매우 그럴 듯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고모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모는 나사 소속 우주 비행사가 아니라 우주 테마 파트의 샌드위치 매점 직원일 뿐이었다.

이것이 앞서 말했던 아픔이다. 그리고 거짓말을 통해서 삶을 더욱 긍정하게 하는 반전이 돋보인다. 이 책에서는 두 개의 거짓말이 삶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 하나는 은미가 어렸을 때 했던 매너 없는 거짓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즐거움을 주는 가르침’이다. 결국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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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한길그레이트북스 57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한길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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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아주 대단한 책을 읽었다. 20년에 걸쳐 명상을 했고 3년에 걸쳐 작업을 했다. 정확하기로 소문난 칸트마저 시간을 잊은 체 독서에 빠지게 했으며 괴테의 호주머니에는『호메로스』가 있었다면 그의 머리에는 이 책에 대한 기억이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바로 루소의『에밀』이었다. 어느 착한 어머니의 요청과 권유에서 시작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교육에 있다. 그는 에밀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통해 인간적인 교육을 실천하고 했다. 유소년에서부터 스무 살에서 결혼까지 과정을 5단계로 구분하여 요구가 아닌 필요에 의한 교육을 통찰력있게 고백하고 있다.

가령, 사람은 세 종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말하는 목소리, 노래하는 목소리 그리고 감동적인 목소리이다. 아이도 어른과 마찬가지로 세 종류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는 어른처럼 세 목소리를 조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에게 감정적인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은 잘못된 교육 방법이다. 그보다는 부르기 쉽고 단순한 멜로디를 부르라고 했다.

이밖에도 루소는 어린이가 어른이 되기 전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체 어른이 된 후의 문제만을 생각한다는 사람들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만약 열 살 먹은 아이에게 판단력을 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루소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은 아이에게 150cm 키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을 때 단지 교육의 문제만을 염두에 두고 읽을 까닭은 없다. 이 책에는 인생을 어떻게 해야 잘 사는가?라는 질문에 매우 몽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도움들이 가득 있다.

오늘날 과도한 입시 경쟁에 몰린 학생들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어쩌면 이 모두가 교육의 문제에 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교육의 현실은 언제나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실망스러움을 당연하게 보아왔던 우리에게 시공을 초월하여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교육의 방향은 앞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가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의 독창적인 교육 사상이 지금에 와서 얼마나 주목을 받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한 천재의 이기적인 생각이 담겨있는 이 책은 분명 살아있는 교육 교과서이자 인생 교과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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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9
앙드레 지드 지음, 오현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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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누구나 사랑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쩌면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슬픈 사랑이 더욱 애틋한지 모른다.『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그렇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버릴 줄 안다.

그러나『좁은 문』에 나오는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은 다르다.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가볍지 않다. 청교도적인 규율에 따라 마음의 충동을 억누르며 사는데 어느 날 제롬은 알리사를 만나면서 사랑이 무엇보다도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제롬에게 알리사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반면에 알리사에게 최고의 선물은 제롬이 아니었다. 바로 절대자(神)인 하나님이었다.

이들의 사랑에는 황홀한 로맨스는 없다. 대신에 그들은 사랑을 찾되 사랑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아야 하는 첫 번째 문제이다. 그리고 남녀의 사랑 없이도 일상에서 행복해지는 법이 있다는 것이 두 번째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제롬은 ‘천국이라도 알리사를 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천국 같은 건 그만 둘테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알리사는 ‘찬양이 도무지 순수하지 않구나.’ 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이렇듯 이 책이 들려주는 특별한 사랑은 이 책의 제목에 나와 있듯 좁은 문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좁은 문은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으로 좁고 협착하여 찾는 이가 드물다. 이와는 달리 넓은 문은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으로 들어가는 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 좁은 문 앞에서 알리사는 제롬을 사랑하면서도 자기와 하나님의 사이를 가로막는다고 여긴다. 그리고는 결국 하나님에게로 가기 위해 사랑을 포기하고 만다. 이럴 때 제롬의 마음은 어떨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알리사의 사랑에 반대하고 싶다. 즉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나쁠 것이 없다. 하지만 방법에 있어 사랑을 희생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비익조(比翼鳥)가 아른거렸다. 눈도 하나 날개도 하나이기 때문에 두 마리가 서로 기대어 하나가 되어야 날 수 있다는 새다. 우리의 사랑이 비익조처럼 날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서로 기대어 하나가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자하는 것이다.

이럴 때 먼저 받아들이는 사람의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가『좁은 문』을 두드릴 필요가 충분하다. 다만 몇 번을 두드려야 하는지는 그 사람의 운명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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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
잭 캔필드.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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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거실을 서재로 꾸몄다. 집 안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TV가 사라진 자리에 갖가지 사연을 담은 책들이 놓여 있다. 그중에서도『책만 보는 바보』가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스스로를 간서치(看書痴)라고 부르는 이덕무라는 지식인이 나온다. 그의 치열한 삶을 들여다보면 경이로움이 앞선다. 결과적으로 그는 책만 읽은 탓에 내가 나의 벗이 되는 즉 오우아(吾友我)라고 말했다. 오우아! 비로소 나는 이덕무를 통해 좀처럼 찾기 힘들었던 필명(筆名)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책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을 풍긴다. 이번에 나온『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은 여러모로 유용하다. 우리 사회에 지식인내지 명사로 불리는 사람들이 어떤 책을 읽고 인생을 어떻게 선택했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동시에 우리 삶의 변화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가령,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걱정하고 있다면 에크하르트 톨레의『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를 추천하고 있다. 이 책에서 “과거나 미래는 우리 마음속에 있을 뿐이다. 현실에선 늘 지금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또, 죽음이나 비극 때문에 절망하고 있다면 윌리엄 사로얀의『인간 희극』에 나오는 문장을 담아 두라고 한다. 이 책에서 “인생은 비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그 자체가 비극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면서 “사랑은 영원불멸이며 모든 것을 불멸하게 만든다. 하지만 증오는 매 순간 죽어 없어진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찍이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월든』에서 “지성은 식칼과 같다.”라고 했다. 그것은 사물의 비밀을 식별하고 헤쳐 들어간다. 그리고는 나는 최상의 기능이 머릿속에 모여 있음을 느낀다, 라고 했다. 

우리가 이 책에 나오는 48권을 한 번쯤 읽어야 하는 까닭은 인생의 지침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독서 지침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인생의 이정표를 찾는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이 48권은 곧 인생을 사는 48가지 방법을 요약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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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 1
김별아 지음 / 문이당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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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일어난 가장 큰 전쟁인 임진왜란의 참상을 실감할 수 있는 소설을 읽었다. 바로『논개』이다. 읽는 내내 속이 물컹거렸다. 뭔가 치밀어 오르는 울렁거림이 자꾸만 토악질을 해댔다. 슬픈 역사를 만든 일본 사무라이들의 칼질에 조선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역겨웠던 것은 다른 데 있었다. 슬픈 역사 앞에서 대의명분이라는 허망한 고정 관념을 버리지 못한 권력자들은 정작 슬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논개는 성(性)이 없다. 이유인즉 그녀는 기생이기 때문이었다. 조선 시대 성리학의 이면에는 남존여비라는 신분적 차별이 엄격했다. 더구나 여비 중에서도 기생은 하찮은 부류에 속했다. 작가 말대로 하품(下品) 중에서도 최악의 하품이었다.

이런 그녀가 임진왜란의 영웅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논개』는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즉 기성세대의 권위 속에 역사 속의 논개가 아닌 살아있는 논개를 작가는 찾아 나섰다. 이것만이 우리가 논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 억압된 충(忠)이라는 가치는 쓸쓸하다.

그녀는 자기 앞에 놓인 삶을 만들어갔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녀는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 갔다. 때로는 길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가려고 했다. 남들이 진주성을 포기하고 지켜보고 있을 때 그녀는 길 밖에서도 길을 만들어 갔다. 하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당혹스럽게도 충이 아니라는 작가는 거듭 말하고 있다.

나는 작가의 말을 오해하지 않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이 소설에서 작가는 방대한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그리면서도 탄탄한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빈틈없이 그리고 있다. 그 탄탄한 상상력이라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랑이었다.

요즘같이 나비처럼 날아가는 듯한 가벼운 사랑에 비한 다면 논개의 사랑은 고전적이다. 치맛바람을 휘날리며 적장을 껴안은 체 남강으로 뛰어들게 하였다. 죽음보다 더 두려운 것이 상실의 고통이라고 한다면 논개의 사랑은 솔직하다. 사랑 없이 못산다고 한다. 사랑 없이 ……. 그만큼 이번 소설이 보여주고자 하는 진주성 남강의 물결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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