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지음, 노정태 옮김,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로 맘먹은 것은 ‘아웃라이어’라는 제목만큼이나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의 비결은 모두 틀렸다!’라는 것이 마음을 움직였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꿈(dream)과 도전을 빼놓을 수 없다. 가령, 자기 몸집에 턱없이 부족한 날개를 가진 꿀벌이 날아다닐 수 있는 비결은 날고 싶다는 꿈 때문이었다. 그래서 꿀벌은 1초에 250번을 움직인다. 그런가하면 백열구를 만든 에디슨은 “나는 백열구를 만들기 위한 2천 번의 실험을 거쳤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티핑 포인트』, 『블링크』를 통해 성공의 뒷모습을 명료하게 파헤졌던 말콤 글래드웰이 이번『아웃라이어』에서는 ‘1만 시간의 법칙’을 들려주고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 그대로 성공하기 위한 매직넘버다. 순수한 능력 위주의 사회에서 꿀벌의 1초에 250번, 에디슨의 2천 번의 실험 그리고 아웃라이어들의 1만 시간의 법칙은 최고의 아이디어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말대로 최고 중의 최고는 그냥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훨씬, 훨씬 더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말콤 글래드웰은 ‘이 모두가 틀렸다!’라고 거침없이 반박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 이렇게 성공을 사람으로 판단하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적 관점이다. 반면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 않는다는 것은 갈릴레오적 관점이다. 이는 성공을 상황(situation)으로 보는 것이다. 즉 성공의 주된 원인을 사람 그 자체보다는 관계의 측면에서 성공의 뒤집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관계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저자는 캐나다 하키팀을 지배하는 철의 법칙을 제시하고 있다. 캐나다 하키팀 선수들의 생일을 보면 1월, 2월, 3월에 월등히 많다. 이유인즉 캐나다에서는 1월1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며 연령대를 기준으로 사람을 선발하고 분류하고 집중적으로 교육시킨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즉 같은 연령대에서도 생일이 늦은 사람들보다 더 몇 달간 더 숙달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런 만큼 로버트 머튼의 ‘자기실현적 예언’대로 재능이 돋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관계가 보다 사회적 맥락으로 확대된 것이 문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벼농사와 수학 실력의 놀라운 상관관계를 분석하면서 문화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벼농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두 나라의 속담이 있는데 바로 러시아와 중국이다. 러시아 속담은 “하느님이 키우지 않으시면 땅에서도 자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 속담은 “1년 내내 해 뜨기 전에 일어날 수 있다면 어찌 부자가 못 되리”였다. 두 나라의 속담의 차이는 땀 흘려 일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있다. 결론적으로 아시아인들이 수학을 더 잘하는 이유는 실력이 아니라 노력과 끈기라는 태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하나 문화적 비밀은 비행기 추락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사고는 대개 일곱 가지의 실수가 결합한 작용이며 결과다. 우리에게 단순히 지연된 비행기 사고에서 생사를 결정하는 것은 피로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의사소통에 있었다. 비상상태에서 완곡어법(mitigated speech)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일상적인 어투에 불과할 뿐이다. 완곡어법이란 전달 내용을 부드럽게하거나 상대편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화법이다. 이러한 완곡어법은 홉스테드가 말한 ‘권력 간격 지수(Power Distance Index, PDI)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권력 간격 지수란 특정한 문화가 위계질서와 권위를 얼마나 존중하는지를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완곡어법 때문에 비행기 추락이라는 부작용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21세기형 성공의 비결을 예감할 수 있게 된다. 그 비결이란 간단하다. 열심히 일만 한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하기 위해서 일만 한다면 오히려 성공의 부담감만 백배가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의 작은 차이는 성공을 즐기는 마음에 있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아웃라이어의 비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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