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 하버드대학교. 인간성장보고서, 그들은 어떻게 오래도록 행복했을까?
조지 E.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이시형 감수 / 프런티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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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사람은 정말로 행복할까? 행복하기 위해 돈을 버는데도 정작 돈과 행복은 아주 역설적이다. 남들보다 더 좋은 자동차나 집을 가지려는 경제적 부(富)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계속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는 경제적부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다. 이로 인해 아무런 만족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을 뿐이다. 이를 사회 심리학지인 도널드캠벨(Donald Cambell)은 ‘쾌락주의의 방아 찧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슈테판 클라인은『행복의 공식』에서 ‘삶에 대한 심리적 만족을 이루는 마법의 삼각형’을 흥미롭게 제시했다. 즉 시민의식, 사회적 균형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다. 이 세 가지의 만족감이 마법의 삼각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덧붙여 말하길 ‘행복한 삶은 운명이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위해 무언가를 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삶의 운명에 있어 젊음은 무언가를 하기 좋은 시기다. 반면에 노년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다반사다. 또한 젊음은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노년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의 많고 적음으로 육체적으로 질병에 걸리지 않는 상태를 구분하는 것은 이분법적인 사고다. 세계보건기구(WHO) 창립자들은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행복한 상태’라고 말했다. 젊은 사람이 우울증에 걸린다거나 노년인데도 활력이 넘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하면 ‘행복하면건강하고 불행하면 병약하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행복은 젊음 혹은 노년이라는 숫자상의 나이에 있지 않다. 그 보다는 ‘아름답게 나이 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가치다. 조지 베일런트가『행복의 조건』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Ageing Well’이었다. 하버트대학교성인발달 연구소에서 ‘성공적인 노화’와 ‘인간의 행복’에 관한 통찰력에 선보인 조지 베일런트는『행복의 조건』에서 삶을 관통하는 또 다른 행복의 공식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향적 연구를 통해 ‘행복의 조건’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 전향적 연구란 사람들의 생애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그들의 삶을 청소년기부터 꾸준히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과는 다르다. 이 책의감수를 맡은 이시형은 저자의 연구에 깊이 공감하면서 ‘하루, 한 달, 일 년이 모여 이루는 인생이란 단순히 그 시간들의 합 이상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고 했다. 

저자는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세 개의 관문’이라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첫 번째 관문은 ‘긍정적 노화의정의’다. 긍정적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성인의 여섯 가지 발달과업’을 수행해야만 한다. 즉,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며‘친밀감’을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적 안정’과  다음 세대를 배려하는‘생산성(generativity)’ 과업을 이뤄야 한다. 또한 과거의 전통을 물려주는 ‘의미의 수호자’가 되어야 하며 죽음 앞에서 ‘통합’ 해야 한다. 

다음 두 번째 관문은 ‘건강하게 나이 들기’다. 이는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건강이 보다 중요하다.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7가지 요소는 비흡연 또는 젊은 시절에 담배를 끊음, 성숙한 방어기제, 알코올 중독 경험 없음, 알맞은 체중, 안정적인 결혼생활, 운동, 교육년수 등이다. 그러나 7가지요소뿐만 아니라, 삶을 즐기는 놀이와 창조성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지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마음의 평온함을 얻기 위해 종교가 아닌 ‘영성’에 대한 믿음을 제시하고 있다. 종교가 모방적이며 외부적이라고 한다면 영성은 나의 능력, 희망,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관문은 ‘품위 있게 나이 드는 것’이다. 첫째, 다른 사람을 소중하게 보살피는 것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몸이 아플 때면 의사를 찾았고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았다. 셋째, 언제나 희망을 잃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자율적으로 해결한다. 넷째, 유머감각을 지녔으며 삶을 즐길 줄 알았다. 다섯째, 과거를 되돌아볼 줄 알았고 다음 세대로부터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여섯 째, 오랜 친구와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찍이 키케로는『노년에 관하여』에서 노년에 관한 최선의 무기는 학문을 닦고 미덕을 실천하는 것이네. 미덕이란 인생의모든 시기를 통해 그것을 잘 가꾸게 되면 오랜 세월을 산 뒤에 놀라운 결실을 가져다준다네. 왜냐하면 미덕은 생의 마지막순간에도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을 뿐 아니라, 훌륭하게 살았다는 의식과 훌륭한 일을 많이 행했다는 기억은 가장 즐거운 것이 되기 때문이네, 라고 했다. 그러면서 키케로는 노년의 한계는 정해져 있지 않다고 했다. 즉 누군가 맡은 바 임무를 능히 수행할 수 있고 죽음을 무시할 수 있다면 그는 노년에도 계속 해서 살 권리가 있다고 했다. 

정말로 노년에도 계속 살 권리가 있을까? 조지 베일런트는『행복의 조건』에서 긍정적으로 치유하고 있다. 인생 후반에 다다를수록 우리가 삶의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진짜 이유였다. 이유인즉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살아있게 만들고 그 힘으로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도 행복을 회복하는 좋은 지혜다.

과거와 달리 우리는 100세 이상 살 수 있게 되었다. 오랜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러나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50세 이전의 삶’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거듭 주장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50세 이전의 삶을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알고 있다면 세네카가 말한 것처럼 ‘노년은 온통 즐거움으로 가득한 새로운 세계’가 되지 않을까? 노년의 삶은 나약하고 벌거벗은 삶이 아니었다. 

이 책의 미덕은 부나 명예가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과학적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라고 명쾌하게 깨닫게 해주고 있다. 삶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기에 알맞은 생활 지침을 담고 있다. 행복이라는 크나큰 갈망을 더욱 사랑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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