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혼자 동학사에 갔다. 

108배를 하고 왔다.

 ......
 

 



 

 

 

 

 

 

 

 

 

 

 

 



 

 

 

 

 

 

 

 

 

 

 

절에 가서 등을 다는 것은 오늘 처음 해보았다.
등 접수하는 곳에서 스님께 얼마냐고 여쭸더니 웃으시면서 마음대로 내라신다.
 

 



 

 

 

 

 

 

 

 

 

 

 



 

 

 

 

 

 

 

 

 

 

 

 

 

 

삼성각으로 가는 계단.
계단이란 단어 말고 더 예쁜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던 돌계단. 올라와보라고 이끌었지만 못 올라갔다. 절하고 나니 다리가 아파서.



 

 

 

 

 

 

 

 

 

 

 관음전 담벼락의 담쟁이. 도 종환의 시 <담쟁이>가 떠올라서 담아왔다.

 (그의 시는 여기에



 

 

 

 

 

 

 

 

 

 

보이는 저 산이 '계룡산' 되겠습니다.

 



 

 

 

 

 

 

 

 

 

 

 

 

 

 

 
어라~ 이 부처님 좀 봐...

"부처님, 안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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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5-21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선명한 색상. 자연이 그대로 안겨와요. 마음의 덕을 쌓고 오셨군요.^^

hnine 2010-05-22 08:41   좋아요 0 | URL
오늘 날씨, 정말 햇빛 짱이었지요. 푸른 신록을 맘껏 눈에 담아왔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초파일이라고 동학사 들어가는데 입장료도 안 받고 (국립공원이라 원래 입장료 받거든요), 저는 안 먹었지만 절에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점심 식사 대접도 하더군요.

웽스북스 2010-05-2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8배라니. 정말 대단해요. 무엇에 그리 간절하셨는지 궁금해집니다.

hnine 2010-05-22 00:48   좋아요 0 | URL
별로 간절할 것도 없었어요. 그래도 절을 하는 동안엔 뭔가를 마음 속으로 빌어볼까 했는데 이상하게 절을 하는 동안엔 절을 하는 행위에만 신경이 갈 뿐 머리 속에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108배 정도는 누구든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3,000배 하시는 분들도 계신걸요 ^^

프레이야 2010-05-2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등에 어떤 소망을 담아 띄우고 오셨어요?
혼자 가셔서 백팔배를 하시구요.^^
담쟁이 사진 특히 마음에 들어요.

hnine 2010-05-22 00:50   좋아요 0 | URL
연등에는 그냥 가족 이름과 사는 곳만 적어 넣었어요.
오늘은 그게 한번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담쟁이 사진, 초록과 회색이 은근히 잘 어울리는 것 같지요?

비로그인 2010-05-22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학사..
제 고향이랑 가까운 곳이지욥. 차로 30분 거리인데 어릴적엔 가끔 버스타고도 가곤 했는데 혼자 나와살면서부터는 잘 가지 않게 되네요..

가끔 올리시는 사진보면, 가끔 가던 생각이며 가서 보던 그 장면들이 떠오릅니다. ^^

hnine 2010-05-22 00:52   좋아요 0 | URL
동학사에서 가까운 곳이 고향이시군요.
지금 제가 사는 곳에서 차로 운전해서 가면 30분도 채 안 걸리는 거리인데 오늘은 버스 갈아타면서 갔더니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도로가 어찌나 막히던지.
동학사는 아마 횟수로 제가 가장 많이 간 절일 것 같네요.

순오기 2010-05-22 0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사진도 멋지고, 홀로 이런 저런 생각하셨을 님의 시간은 더 좋았을 듯...
마지막 사진과 멘트~~~~~~~~~ 짱!^^

hnine 2010-05-22 06:3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벅~ ^^

세실 2010-05-22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홍색 연등이 참 예뻐요.
성당에 다니기는 하지만 부처님 오신날은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하는데 그저 생각에 그치더라구요.
저는 친정나들이 다녀왔습니다.

hnine 2010-05-23 04:54   좋아요 0 | URL
부처님 오신 날엔 절에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점심 무료 공양 때문인가? ^^ 늦게 온 사람들에게도 모두 점심을 대접하더라고요 '다음엔 좀 일찍 오세요~' 하면서요.

bookJourney 2010-05-23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께선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것들도 참 곱게 담아내시네요. hnine님의 고운 마음이 담겨서일까요? ^^

hnine 2010-05-23 04:56   좋아요 0 | URL
책세상님께서 그렇게 봐주시기 때문이지요 ^^
마음에 아무 걱정 근심 없을 때보다 오히려 기분이 좀 가라앉아 있을때 평소에 무심히 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경우가 많더라고요.

꿈꾸는섬 2010-05-23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대단하세요. 108배...
연등도 달고 내려오셨군요.^^

hnine 2010-05-23 04:54   좋아요 0 | URL
108배 별로 어렵지 않아요. 그나 저나 현수가 아파서 어째요...

같은하늘 2010-05-25 0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8배를 하시면서 어떤 간절한 소원을 비셨을까요?
혼자서 그렇게 다녀오실 수 있다니 부럽네요.^^

hnine 2010-05-25 07:23   좋아요 0 | URL
몸이 건강하기만 하다면 사실 혼자 못 갈데가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동학사는 저희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아이는 마침 다른 곳에 갔었고요 ^^

미즈행복 2010-05-25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참 잘 찍으시는 것 같아요. 무심히 넘기기 쉬운 것을 잘 포착하신달까요? 여튼 님의 사진을 보면 매일 보던 것도 달라보여요. 꽃 한송이, 나뭇잎 한 잎도요. 일상이 더이상 일상이 아니게 느껴져요. 동학사에 가실 수 있는 게 넘 부러운 하루입니다...

2010-05-25 0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담쟁이 2010-05-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의 칠팔년 전 대전에 갔다가 잠깐 들렸었는데..
그때 대전이 한창 지하철 공사중이라 굉장히 번잡했던 기억이 나요.
버스 타고 가는 길이 재밌었던 기억도 ㅎㅎ

그땐 동학사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네요.
hnine님 사진이 동학사의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하시는 듯~
오래된 돌 담벼락의 담쟁이가 젤 맘에 들어요^^

hnine 2010-05-25 13:32   좋아요 0 | URL
칠팔년전이라면 저도 지금처럼 대전에 살때는 아니지만 친척 결혼식 참석하느라 왔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지하철 공사판 목격한 기억이 나요.
저, 가슴뭉클님의 사진 팬인데, 님께서 보잘 것 없는 제 사진에 대해 말씀해주시니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지네요 ^^ 아무튼 감사합니다, 꾸벅~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싱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서영은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부터 우리 귀에 익은 산티아고.
산티아고를 제목에 담고 있는 책이 이미 수 십권 나와있고, 그 중 내가 읽은 책만 해도 이 책이 세권 째이다. 이 책은 저자의 지명도와 한번 보면 오랫 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은 표지때문에 단연 돋보였다.  걷는 사람의 그림자 사진과 벽에 그려진 노란 화살표 사진이 합성되어, 제목이 표지 속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고 책 속 페이지에도 군데 군데 노란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어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서영은이라는 작가. 한국 문학계의 거봉이라 할 수 있는 김 동리 작가의 세 번째 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래 전 김 동리 작가가 투병중이던 때, 김 동리 작가의 자제들과 서 영은 작가 사이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서였다. 김 동리 작가가 타계한 후에도 재산권 문제를 둘러싼 가족 간의 불화설 기사가 몇 번 신문 지상에 올랐었다. 이 책에도 고달팠던 그 시기에 대한 얘기가 군데 군데 언급되지만 아마도 언급된 횟수와 정도 이상으로 그 시기를 거쳐 오는 동안, 또 그 이후로 저자가 받은 영향은 엄청났으리라 짐작된다.
글은 말할 수 없이 유려하다. 요즘의 젊은 작가들의 글에서 느껴지지 않는 연륜과 깊이, 성찰이 들어가 있지 않은 페이지가 없을 정도로.
그렇게 날이 서 있는 그녀의 특별한 감성때문일까. 산티아고로의 출발부터 여행 내내 계속된 동행한 파트너와의 갈등, 불편함, 그것을 또 혼자 속으로 삭이고 극복해가는 그녀의 심정의 기록들이 단순히 여행 기간동안의 그녀의 경험이 아니라 그것 너머로까지 확장, 해석 되어 읽는 내 마음에까지 그 고단함이 전해지기도 했다.

 
왜 사람들은 느닷없이 모든 일상적인 것을 뒤로 하고 산티아고를 향하여 길을 나서는 것일까. 그 곳이 꼭 산티아고가 아니어도 되리라. 걷는 동안 우리의 뇌와 마음은 멈춰 있을 때와 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 같다. 한 자리에 머물면서 하나의 풍경만 보며 한가지 생각에 머무는 것과, 몸을 움직이면서 계속 바뀌는 시야를 경험하며 하는 생각은 다른 방향으로 이끌어지나보다. 낯선 풍경, 처음 마주치는 상황, 처음 걷는 길, 이런 것들이 곧 생각의 전환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마인드 오프너 (mind opener) 역할을 해주는 것이겠지. 산티아고가 따로 있나, 하루 하루 이어가는 나의 이 삶의 행보가 곧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라던 예전의 생각에 변화가 왔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그 자리를 제대로 보기란 힘든 법. 길을 떠나 걷고 싶다. 걷기란 온몸으로 하는 기도이고 두발로 추구하는 선이라고, 제주 걷기 여행의 저자 서명숙 님도 쓰지 않았던가.
얼마나 극복하기 힘든 삶이었을까. 죽고만 싶은 생각에 사로잡혀 여기 저기 고개를 돌릴 때마다 죽음만 생각났 다는 저자의 고백이 처절하다. 마음 속에서 커져만 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성때문에 너무나 괴로왔다는 그녀는 산티아고로의 여행 도중 눈이 뜨이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고 마음의 개기일식을 맞는다. 이미 독실한 종교인이었던 그녀가 경험한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짐작으로 헤아릴 수 밖에 없으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여행하는 동안 아주 작은 부피의 짐 조차도 하나씩 내려 놓아야 했던 여정처럼, 글 조차도 아주 솔직하게, 다 내려놓는 기분으로 쓰여졌다는 느낌이 오는 이 책.
마지막 문장이 '기쁘고 행복하다'. 책의 시작과 얼마나 다른가. 그렇게 기쁘고 행복하게 마쳐져서 다행이다. 하지만 그 기쁘고 행복함을 얻기 까지 그녀의 피흘림과 고통을 생각하면 그냥 부러워할수만은 없다.
모든 고통 뒤에 그런 결말이 올 수 있다면 누구든지 기꺼이 그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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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란  

한쪽 뺨을 세게 얻어 맞고도 다시 맞기 위해 고개를 돌리는 사람. 

 

 

  

 

'마이 시스터즈 키퍼'에 나오는 문구에서 인용했다.
이 세상의 엄마들이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길을 오늘도 걸으며
혼자서 눈물 훔치는 모든 엄마들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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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5-2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도 돌래대라는 예수님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이 말의 깊이를 엄마가 되보지 않고서야 어찌 알겠습니까?ㅜ

hnine 2010-05-20 13:53   좋아요 0 | URL
예수님이나 가능할 일을, 엄마가 되고 보니 해야할 때가 참 많더군요. 쉬울리가 없지요...ㅠㅠ

세실 2010-05-20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참고 참고 또 참아야 하지요.
5남매 무탈하게 키우신 저희 엄마가 존경스럽습니다.

hnine 2010-05-21 00:30   좋아요 0 | URL
다섯 남매이시군요. 세실님의 부모님, 정말 존경받으실만 합니다. 다섯 남매분들 키우시면서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으셨을까요. 그래도 지금은 든든하시겠지요?

bookJourney 2010-05-21 0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hnine 2010-05-21 18:29   좋아요 0 | URL
저는...한쪽 뺨 맞고는 다시 맞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기 보다는 화가 나서 두배로 갚아주려고 하지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랍니다 ㅠㅠ
 

 

여름같은 날씨.
아이 데리고 일주일에 하루 가는 피아노 레슨 가려고 집을 나서다가 오늘이 마침 스승의 날이라는 게 퍼뜩 생각나서 아이 손으로 감사 카드를 쓰게 했다. 꽃이라도 한 송이 사드리고 싶었는데 시간도 없고 가는 동안 꽃 파는 곳도 눈에 안 띄길래 그냥 카드만 드렸다. 마음은 그게 아닌데.
내년엔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겠다 

레슨 마치고, 피아노 선생님께서 벌써부터 가보라고 추천해주셨던 음악회에 갔다. 청소년 음악회라고 이름이 붙어 있지만 8세 이상이면 입장 가능하여 객석에 아이들이 꽤 많았다. 지휘자가 따로 없고 대신 리더 연주자만 있는 화음챔버오케스트라. 분위기를 보니 바이올린 하는 서울대 이 경선 교수가 그 리더 연주자인 것으로 보였다. 귀에 익숙한 곡들을 그림책 영상과 함께 연주하는, 나름 신경은 쓴 기획 공연인데 나레이터가 읽어주는 동화의 내용이 너무 뻔한 내용인데다가 뒤에 영상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의 그림도 그다지 보는 사람의 주목을 끌 정도가 아니었고 촛점도 잘 안 맞아 큰 효과는 없어 보었다. 솔직히 약간 지루한 감마저 있었는데 아이도 그랬는지 가지고 온 책을 꺼내어 그 컴컴한 데서 읽으려고 하길래 주의를 주어야했다.

  

 

 공연장 내에는 'The sound of music' 이라는 이름의 크지 않은 음반 매장이 있다. 거길 들어가보자고 한다. 주로 클래식 음반을 파는 곳인데 둘러보며 이것 저것 꺼내어 살펴 보는 아이의 모습이 웃기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아일랜드 음악 CD를 빼서 들고 오더니 그걸 사고 싶단다. 응???
일단 후보로 하고 한번 더 둘러보며 사고 싶은 것이 있는지 보라고 했다.
조금 있으니 큼지막한 케이스의 아래 상품을 들고 오길래 이거 혹시 DVD인가? 아니면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지레 겁을 먹고 보았더니 CD두개가 세트로 들어있는 뮤지컬 노래 모음집 CD인데 가격이 20,000 원이 채 안되었다. 아이가 한참 즐겨 듣던 Mammamia 노래의 영향으로 아마 표지의 Mammamia 포스터를 보고 이 CD도 고르게 되지 않았을까 짐작된다. 

"엄마는 여기 표지에 있는 이것들 다 봤다~" (우리가 산 것과 아래 사진의 표지가 약간 다르다. 우리가 산 CD 표지에는 AIDA대신에 미스 사이공 포스터가 그려져 있는데.)
"정말요?"
그러더니 하나 하나 이건 무슨 내용이냐 묻기 시작.

집에 와서 제일 먼저 틀어준 음악은 뮤지컬이 아니라 영화로 보았던 Annie 에 나오는 노래 Tomorrow.  엄마가 아주 좋아하는 노래라고 하니 더 쫑긋해서 듣는다. 다 커서 대학생 때였음에도 수첩에 가사까지 적어가지고 다니면서 부르곤 했었다.

이 외에도 평소 귀에 익은 노래들이 잔뜩.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잘 골랐다고 했다.

 


 

 

 

 

 

 

 

 

저녁을 먹은 후엔 오늘도 어김없이 요즘 일과중 매일 거르지 않고 해야만 하는 축구를 하러 집 앞 공원에 나갔다. 남자 아이라도 어릴 때 내 남동생은 운동과는 담 쌓고 커서 몰랐는데 내 아이는 정말 아침부터 잠 잘때까지 축구 얘기만 한다. 운동에 대해서라면 종류를 막론하고 무지할 뿐 아니라 별로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던 나인데, 자식이 뭔지. 아이와 대화가 안 통하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구입한 책, 

 

 

 

 

 

 

 

어, 그런데 이 책 재미있다. 별로 집중하지 않고 페이지를 쓱 쓱 넘기면서도 배우는게 많다.
그래도 이 책 역시 주문한 나보다는 아이가 더 열심히, 자주 읽고 있긴 하다.
"여기 제목 안 보이니? '여자'들이 읽는 책이란 말야. 엄마 책이니 이리 내놔."
이보다 더 유치한 대화도 한다.
"너 박 지성 선수 좋아하지? 원래 박 씨들이 축구를 잘 하거든 (hnine의 본명은 박 xx). 게다가 엄마는 박 지성 선수랑 이름도 비슷하잖아?  (가운데 자만 다르다) "
그러면 아이 (김 씨)가 얼마나 약 올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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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5-16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아이를 약올리는 hnine님이군요!
운동에 대해서라면 종류를 막론하고 무지할 뿐 아니라 별로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건, 저도 그래요. 휴..

hnine 2010-05-16 15:1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도 운동에 관심이 없으시군요. 그런데 저를 보셨듯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상미 2010-05-16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린이 약 오를만 하다.ㅋㅋ
나 초등학교 때 울 엄마 박씨는 대통령도 하는데, <김>씨 대통령 하나 있니?
그러셨단다.ㅋㅋㅋ

hnine 2010-05-16 15:15   좋아요 0 | URL
다린이보고 급기야는 '김 다린 하지 말고 박 다린 하면 어떨까?' 그랬더니 그건 싫단다...ㅋㅋ

비로그인 2010-05-16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소개그림을 hnine님께서 그리신거군요.

ㅎ.. 오늘도 좋은 날씨입니다. 저는 더 더워지기전에 시간을 즐겨야겠습니다. 잠시 음악들으면서 태평하게 말이죠 ^^

hnine 2010-05-16 15:17   좋아요 0 | URL
무슨 사막 기후도 아니고, 낮에는 후끈하고 밤에는 쌀쌀하고, 그런 날씨네요.
전 정말 더위에는 맥을 못추는데 말이지요.
바람결님 음악 올리실때마다 냉킁 달려가 듣는답니다.

세실 2010-05-16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순진한 다린이. 김주성이 있단다.
책으로 연구까지 하시니 참으로 훌륭한 엄마십니다.

hnine 2010-05-16 15:17   좋아요 0 | URL
아, 맞아 김 주성! 있다가 알려줘야겠습니다. 정말 김 씨 중에는 유명한 축구 선수 없는 줄 알면 안되니까요 ^^

마노아 2010-05-16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소소하고 예쁜 일상 이야기에요. 다린이는 안목도 좋아라. 엄마는 유머 감각이 있구요~

hnine 2010-05-16 15:19   좋아요 0 | URL
저는 유머 감각이 있는 사람은 아닌데 그냥 재미로 약올리기 라고나 할까요. 이제 아이가 좀 크면 그것도 안 통하겠지요.

순오기 2010-05-16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나도 지금 이 책 보고 있어요. 오늘까지 리뷰 써야 해서...
절반쯤 읽었는데 정말 재밌어요.
이 책 보고 나면 축구 좀 안다고 거들먹거려도 될 거 같죠?ㅋㅋ
다린이랑 엄마랑 알콩달콩 재밌어요.^^

hnine 2010-05-16 17:0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도 이 책 읽으시는군요.
우리 이 책 다 읽으면 '나, 축구 좀 아는 여자야~' 이러고 다녀볼까요? 책 제목이 재미있잖아요? ㅋㅋ

순오기 2010-05-16 23:24   좋아요 0 | URL
아아악~ '나, 축구 좀 아는 여자야~'
내가 리뷰 제목으로 쓰려고 했는데...여기 있네요.ㅋㅋ
5.18 30주년 오페라 보고 왔더니 울 아들이 컴퓨터 연결 잭을 제 방에 가져다 잠들어서 아직 못 올리고 있어요. 이따 깨어나면 가져와야 될 듯...

hnine 2010-05-16 23:5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리뷰 제목으로 쓰세요. 뭐 어때요 ^^

꿈꾸는섬 2010-05-1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스포츠를 책으로 보면서 즐기는 것도 참 재밌겠어요.^^

hnine 2010-05-16 23:54   좋아요 0 | URL
책 제목도 잘 지은 것 같아요. '축구 기본 상식' 뭐 이렇게 제목을 붙였다면 아무래도 덜 호감이 가지 않았을까요?
꿈꾸는 섬님은 축구 좋아하시는지 ^^

하늘바람 2010-05-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축구하는 여자를 구입하셨다고요? 어머나 제가 드릴걸

hnine 2010-05-17 20:52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도 그 책 갖고 계시군요.
곧 있을 월드컵을 대비해서 소장하고 있으세요.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

2010-05-18 0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8 16: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9 07: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0 0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19 2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20 0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zydevil 2010-05-1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요, 가운데 글자 맞추기 놀이하고 있는 저는요...^^;;

hnine 2010-05-20 07:47   좋아요 0 | URL
뭔가요, 가운데 어떤 글자가 들어가면 제일 멋진 이름이 될까 궁금해하는 저는요... ^^

같은하늘 2010-05-20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린이와 hnine님의 사이가 너무 좋아요.
운동엔 영 관심이 없는 저도 월드컵을 대비해 저 책을 봐둬야 옆지기와 대화가 될 듯 싶어요.ㅎㅎㅎ

hnine 2010-05-20 07:48   좋아요 0 | URL
에이, 다 아시면서... 이런 날도 있는가 하면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날도 있고, 다 그런 것 아니겠어요? ^^
저 책은 한권 가지고 계서도 좋을 듯 해요.
 
<물>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 김숨 장편소설
김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다 읽은 후 리뷰를 쓰기에 앞서, 읽기 시작 전의 느낌을 다시 되돌려본다. '물'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이던가. 포용, 수용, 경계 없음, 특징 없음, 드러나지 않음, 순환, 기본이며 중심이 되는 것, 생명의 원동력. 내가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은 그 정도였다. 작가는 작품 속에서 과연 물의 어떤 속성을 인간과 관련지어 그려놓았을까, 사뭇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젊은 우리 작가 중의 한 사람인 김숨. 이름은 귀에 많이 익었지만 실제로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 것은 이 소설이 처음이다. 물, 불, 소금, 금, 공기 등으로 대표되는 등장 인물들이 상징으로 얽히고 설켜, 읽기에 만만치 않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게 읽혔다. 이것은 좋은 현상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이야기 중의 다섯 식구 구성원이기도 한 물, 불, 소금, 공기, 금 등은 고대 철학자들이 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기본이 되는 다섯 가지 물질이라고 믿었던 성분들이다. 작가는 왜 이런 것들을 등장 인물의 성격으로 끌어내었을까. 발상부터 독특하고 글의 수사법 또한 독특했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바슐라르의 사유가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작가는 말하는데 실제 외국 소설에도 이 소설과  비슷한 방법으로 쓰여진 예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즉, 이 소설의 어느 정도까지가 순전히 작가의 독창성에서 비롯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궁금했다는 뜻도 되겠다.
뭔가 큰 기대를 가지고 읽던 나는 생각보다 술술 읽히긴 했으나 마음에 착착 감기는 특별한 재미나 맛은 없다는 생각으로 마쳐야했다. 건조체의 문장들이라는 점이 그런 생각이 들게하는데 한 몫 하기도 했고, 발상이 좋아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끝까지 붙들고 가는 효과가 있었고, 끝까지 산만하지 않게 무리 없이 이야기를 끌고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소설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없었다고 생각되며 시작에서 눈길을 끌었던 만큼 그것을 점차 발전시켜 나가고 이야기 속으로 녹여내는 면이 부족했다고 말하고 싶다. 스토리로서의 성격이 약하다면 좀 더 완벽한 상징이라도 담겨 있었기를 바랬는데, 그것도 그리 뛰어난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아래의 이 정도는 읽는 사람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의 이미 다 알고 있는 소금, 금, 물, 불, 공기의 이미지가 아니던가.

소금인 나는 질량과 맛과 성분으로, 은 빛과 질량과 순도로, 인 어머니는 부피와 움직임과 상태로, 인 아버지는 온도와 빛과 열로 끊임없이 스스로를 증명해 보인다. 무색무취할뿐 아니라 아무런 맛도 지니지 못한 공기는, 움직임으로 스스로를 증명해 보인다. (61쪽)

여기서 뭔가 더 진행되길 바라는 마음, 보통 사람들은 발견 못하고 지나칠 것들을 작가만의 예리하고 개성있는 비유와 상징으로 묘사된다면 하고 바랬던 기대는 결국 아쉬움으로 끝나고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무엇을 어디까지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의문이 남을 뿐이다.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물이다.' 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그래도 이야기의 중심을 확실히 하고 마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그저 미미하게 부각되었을 뿐.
읽으며 혹시 내가 놓친 점들이 있었는지 다른 분들의 리뷰를 한번 구경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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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zydevil 2010-05-1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읽다가 처음엔 물,불,소금이 인물의 이름인줄 알았어요.^^
바슐라르의 사유를 소설로 옮긴다는 것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발상은 소설보다는 시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데...^^;;ㅎㅎ

hnine 2010-05-14 22:3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바슐라르의 작품이 궁금했었는데 lazydevil님은 읽으셨군요.
미리 가진 기대때문에 실제 읽고나서의 느낌은 그에 좀 미쳤는지 몰라도 김숨 작가, 분명히 그녀만의 개성이 있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

하늘바람 2010-05-1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 이름이 참 매력적이네요

hnine 2010-05-19 18:15   좋아요 0 | URL
본명은 아니고요, 필명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