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좋은 책들을 만나 감탄하는 기쁨, 부러움, 뿌듯함, 그런 행복을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감사함.  

 

아직도 이 책의 저자 이름을 못외운다. 책 표지 어디에도 나오지 않고 속에 잘 찾아봐야 조그맣게 나오는 이 책의 저자는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율리시스 무어>는 책에 나오는 어떤 인물의 이름인데 주인공 아이들이 새로 이사간 집의 예전 주인으로서 이미 죽은 사람이라서 한번도 직접 이야기 속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1권을 읽는 내내 '이 사람 정말 죽은 것 맞아?' 의심하며 읽었는데 나보다 먼저 읽어 6권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미리 엄마에게 어떤 정보도 미리 말하면 안된다고 못을 박아 놓았다. 이것이 바로 연작물을 읽는 재미 아닐까? 

  

 

  

 

<할매, 나도 이제 어른이 된거 같다>
경북 밀양 단산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
의 글모음집이다. 아이들의 담임선생님이신 이 승희 선생님이 엮어 2000년에 처음 책으로 내었으니 글을 쓴 아이들은 지금쯤 스무살이 훌쩍 넘어있겠다.
선생님과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며 쓴 글이라 할지라도 읽어보면 이들의 생활이 그대로 묻어나는 내용과 문체에 빠져들게 된다. 뒤에 이 오덕 선생님께서 '어른들을 위한 도움글'이란 제목으로 자세하고 꼼꼼한 평을 써주신대로 사투리는 굳이 표준말로 바꿔 쓸 것 없이 말할때 쓰는 그대로 쓰는 것을 더 권장한다고 한다.
박 미정 학생의 '트럭 탈 때'라는 글을 그대로 옮겨와본다. 
'막 논에서 오는 길이다. 딸기 싣는 트럭을 타고 왔는데 어떻게 타면 재미있는지 이야기해 줄게.
트럭을 탈 때는 뒤에 탈 때가 제일 재미있거든. 뒤에 타도 그냥 앉아 있으면 재미가 없다. 일어서서 딸기 묶는 줄을 잡고 서 있는다. 머리를 풀면 더 재미있다. 차가 속력을 좀 내면 머리카락이 막 휘날리기 때문에 내가 나는 느낌이 난다.
굴다리 안에 들어갈 때는 앉지 말고 서 봐! 내가 굴다리만 하게 커지는 것 같다니까! 굴다리가 낮으면 앉고.
가까운 거리로 트럭 탈 땐 꼭 뒤에 타 봐! 진짜 재미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타래이. (120쪽)'
짧은 글이지만 재미있게 잘 썼다. 자신의 느낌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구나 하는 느낌이 단박에 든다.
백아르미라는 예쁜 이름의 어린이가 쓴 글 '잠 못자는 깻잎'도 올려보자.
'강 건너
비닐하우스에 켜진 불
멀리서 보면
참 예쁘다
하지만
저 불은
들깻잎을 못 자게 깨우는 것.
나는 이제 잘라 하는데
저거들은 얼마나 힘들겠노
.
인간도 저렇게 당해 봐야
식물의 아픔을 알 거다
(139쪽)'
환경보호에 대한 전문가의 어떤 글보다도 마음에 와닿는다.
이 밖에도 농사짓는 집에서 어릴 때부터 일을 도와야 하는 것에 대한 힘듦, 부모와 떨어져 할머니하고 사는 아이의 생각, 어른들에 대한 아이들의 꾸밈없는 생각 등이 잘 드러나있었다.
표지의 저 만화같은 재미있는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 

 

취학 전 아이들부터 보여주면 좋을 그림책 <천 년의 도시 경주>
한 미경 글, 이 광익 그림
, 웅진주니어에서 올해 펴냈다. 
경주를 소개한 책이 어디 한두권이랴. 아이 책만해도 수십권이 될텐데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이 책이 적격이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엄마가 들려주는 것 같은 문체, 그리고 단어들로, 아이들이 이해하기 적절한 수준으로 재화되었기 때문이다. '경주에는 절이 아주 많은데 그 중에는 축구장보다도 더 큰 절이 있었어' 이렇게 말하면 아이들 눈이 벌써 동그래지지 않겠는가? 아주 큰 절이 있었대, 그냥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말이다. 그 절의 이름은 '황룡사'. '집집마다 머리에 기와를 얹었어요' 라는 표현, 어디서 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연못이라는 '안압지'. 작가가 얼마나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경을 썼는지 마지막 페이지의 다음 문장에서도 드러난다.
'그동안 찾아낸 보물은 박물관에 오글오글 모여 있어요.
여러분이 말을 걸면, 보물들은 긴 잠에서 깨어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거예요. 사붓사붓 여러분을 따라다니면서요.'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른이 글을 쓰기란, 정말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곁으로 들었다. 아, 이 책이 맘에 드는 점 또 한가지는 그림이다. 토우가 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면서 길을 안내해주는 형식의 그림인데 토우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그림의 색채 또한 튀지 않으면서도 칙칙하지 않아 동양화의 느낌을 주고 둥글둥글한 선, 경주 시가지 그림조차 어린이들이 봐도 복잡하지 않게 특징을 잘 잡아 그려져 있다.  
도서관에서 찾아낸 책이지만 소장하고 싶은 책이다.

  

 

-- Schubert의 9번 교향곡을 들으며 쓰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08-01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건 어떨까요?

율리시스가 그리스로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맨날 보는 그곳. 지겹다. 어딘가 재밌는 곳이 업을까? 어젯밤에 몰래 외워둔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라는 주문을 외자 순간이동을 하여 어디론가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은 "경북 밀양 단산 초등학교" 어떻게 그 학교 이름을 알았냐구? 그런건 묻지말자. 김빠지게.. 율리시스는 몰래 숨어 아이들과 선생님의 수업을 훔쳐본다. 그런데 세상에 백아르미 (100Army) 라는 고대 전쟁의 여신의 이름을 가진 듯한 한 학생이 고대 신화를 얘기하고 있다. 들깻잎이 실은 밤이 되면 무서운 괴물로 변한다는 것 을 어떻게 알았을까..

몰래 나와 맨 돌과 산밖에 없는 길을 따라 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밤. 무서운 느낌이 든다. 꽤나 넓은 곳에 절터가 있다. 깜깜한 길을 걷다가 갑자기 발에 뭔가가 채인다. 무슨 보따리인데 왠지 묵직한 것이 보물이라도 있을 듯 하다. 주위를 좀 살핀 후 보따리를 풀어본다. 갑자기 바람이 쉭 하면서 불어와 수많은 이야기들이 마구 조잘댄다. 도무지 알아들을수 없는 말들이 재잘거려서 참기 힘들다. 이리저리 도망도 다녀보지만 이야기들은 끝까지 따라온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 다시 돌아가는 주문을 왼다. 계속 따라온다...아 !!
몽롱한 상태에서 누군가 흔들어 나를 깨운다. 일어나보니 엄마가 에그베이컨을 만들어 놓고 밥을 먹으라신다. 꿈.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 이건 뭐야..


ㅎㅎ


그나저나 슈베르트 9번 교향곡의 느낌은 어떠하신지요 ? hnine님 ^^

hnine 2010-08-02 05:59   좋아요 0 | URL
하하...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금방 환타지 동화가 한편 만들어졌네요? ^^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정말 주문같은 이름이지요? 실명일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답니다.
슈베르트의 9번 교향곡은 (지금도 또 듣고 있는 중이지만) Great이라는 제목으로 기대한 만큼 웅장한 스케일은 아닌 것 같고요, 여전히 너무나 Schubert적이라는, 뭐 저 혼자 생각입니다.
 

 

에이미 크라우즈 로젠탈의 <쿠키, 한 입의 행복 수업>
원제는 Christmas Cookies: Bite-size lessons 인데, 쿠키라는 소재로 저자의 모든 인생 철학을 간단, 명료하게 풀이해놓은, 그림보다 글이 더 예쁜 그림책이다. 

'가족이란, 크리스마스 쿠키를 함께 나누어 먹는 사람들이야 '

'평화롭다는 건, 아무도 남이 가진 쿠키에 신경쓰지 않고 지금 자기가 가진 쿠키에 조용히 만족하는거야.  '(이 문장이 이 책에서 내가 뽑은 베스트) 

맨 뒤에는 정말 크리스카스 쿠키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또 베껴오고 말았다. 

   


니콜라스 하이델바흐의 <브루노를 위한 책>
독일 작가인데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등장 인물은 책읽기를 좋아하는 여자 아이 '울라'와 책읽기엔 전혀 취미가 없는 남자 아이 '브루노'
울라가 어떻게 브루노를 책의 세계로 이끌어가는지, 입에서 '아하!'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리고 책의 구성에 있어서 작가의 기발함에도 감탄하고.
나혼자 보기에 아까운 그림책이었다.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압둘 가사지의 정원>
압둘 가사지는 이야기 중에 등장하는 은퇴한 마법사의 이름이다.
이야기에 마법사를 등장시킬 때에는 이렇게 이름 부터 특이하고 신비스럽게 지어야 하나보다. 아줌마로부터, 동생네 집에 여행다녀 오는 동안 키우는 개를 봐달라는 부탁을 받은 꼬마 앨런.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그만 개를 잃어버리게 되고 그 개를 찾아다니다가 마법사 압둘 가사지의 정원에 들어가게 된다. 결국 개를 못찾고 아줌마 집으로 돌아온 앨런이 발견한 것은? 환타지 세계를 다녀온 것을 대개는 주인공 외의 누구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증시물'.
이야기의 마무리를 증시물로 맺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어떤 여운을 남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것은 위의 <브루노를 위한 책>에서도 마찬가지. 

 

오늘 읽은 이 세 권의 그림책은 어른, 아이를 막론하고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 이라고 해도 좋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7-31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이라니 호감이 가는데요.
부르노를 위한 책은 학교 도서실에서 있던데...빌려와야겠어요.^^

hnine 2010-07-31 14:18   좋아요 0 | URL
브루노를 위한 책은 사실 그림은 별로 예쁘진 않아요. 작가가 직접 그렸거든요. 그런데 구성이 특이하고 내용도 독특해요.

ftd montreal 2010-08-03 0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린이에게 선물하기 딱 좋은책이군여

hnine 2010-08-03 06:52   좋아요 0 | URL
그런데 아직 한번도 선물할 기회는 없었네요.
잘 기억해두려고요.
 

요 며칠 읽은 어린이책들인데, 누구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줘도 될 만한 것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 한 사람인 Andrew Clements의 <The Jacket>
친구가 아이책으로 사주고서 자신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추천하길래 구입하여 읽어 보았다.
등교길, 저기 앞에 내 동생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가고 있는 모르는 흑인 아이가 있다. Phil은 그 아이가 자기 동생 옷을 훔쳐 입은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어 시비를 걸어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아이는 Phil의 집에 도우미로 오는 할머니의 손자였고, Phil의 엄마가 그 도우미 할머니에게 손자 갖다 주라고 해서 입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Phil은 인종 문제, 그리고 편견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조차 의식 못하고 있는지를 새로이 알아가게 된다. 

아이가 인종과 편견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도입하는 방식이 역시 노련한 작가 다왔다. 

 

 

  
김 시민 작가의 동시집 <아빠 얼굴이 더 빨갛다>
이 책은 최근에 알라딘에 소개된 것을 보고 읽어보려 보관함에 담아 놓았던 책이다. 시인이 직접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며 몸으로 부딪히며 쓰게 된 시(詩)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동시들은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며 썼나보다 짐작되는 것들이 있는가하면 이 책의 시들처럼 요즘의 어린이들 마음 속 생각들을 그대로 꺼내어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시도 있다. 학원, 성적, 시험 등의 짐을 안고 사는 요즘 어린이들의 심리와 현대의 가족 관계를 반영하는 재미있는 시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에 실린 시 중 두 편이 이 속에>

   
또 한권의 동시집으로 곽 해룡 작가의 <입술 우표>를 읽었다.
이 책 역시 알라딘의 소개를 보고 메모해 두었던 책.  2010년 푸른책들에서 나왔다.
곽 해룡 시인은 1965년 생으로 2007년에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초등학교 졸업식때 교장 선생님께서 중학교에 진학 못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시고 위로의 말을 담아 마지막 훈화를 해주신 것을 기억하면서, 자신의 시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한다는 시인의 말이 따뜻했다.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시가 제목이 된 '입술 우표'. 짐차 운전수로 일하는 아빠는 자신이 하는 일을 한통의 편지를 전달하러 전국 여기 저기 다니는 것이라고 하며 새벽에 집을 나설 때면 이마를 아이 앞에 내밀며 입술로 쪽 소리 나게 우표를 붙여달라고 한다.  역시 사랑은 마음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몸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이다.
위의 김 시민 작가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이런 시들이 과연 작가의 머리와 마음으로만 쓰여질 수 있는 시일까? 동시를 쓰는 데에는, 직접 아이들과 부대껴보는 작가의 체험과, 그리고 최소한 대상층이 되는 어린이들의 생활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참을성있게 관찰하는 애정과 관심이 꼭 필요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도 하며 읽었다. 

 

어린이책을 읽는 날만이라도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섬 2010-07-2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책, 인종 편견 문제를 다루었다니 궁금하네요. 근데 원서인가요?

hnine 2010-07-24 17:10   좋아요 0 | URL
쉬운 영어로 되어 있는 원서랍니다. 제가 산 책의 표지는 저것과 좀 달라요.

순오기 2010-07-2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소개하는 님의 글에도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어요!^^

hnine 2010-07-24 19:2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10-07-2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술우표, 참 다정한 표현이네요.^^
다린이랑 이렇게 동시집도 같이 읽으시군요.^^

hnine 2010-07-24 19:56   좋아요 0 | URL
ㅋㅋ...그 책은 저 혼자 오늘 도서관 가서 읽었어요. 다린이는 지금 아빠와 둘이서 빗속의 캠핑중이랍니다.
 

 오늘 아이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가 예쁘장한 표지의, 아직 손때가 많이 묻지 않은 동시집 하나를 보게되었다. 글쓴이를 보니 푸른책들 출판사의 대표이자 동시 작가인 신형건 님이었다. 

 

 



 

 

 

 

 

 

 

 

 

 

 

 

 

 

 

 

 

 

 

 

   

 

 

호호 부는 입김이 구름이 되고, 무지개가 되고.

  

지금 이 순간  


하늘만 눈시리게 푸른건 아니지
뭉게구름만 한껏 가슴 부푼 건 아니지
새들만 솜털 날개를 파닥이는 건 아니지
바람만 요리조리 쏘다니는 건 아니지
깃발만 온 몸을 펄럭이는 건 아니지 

네가 내 곁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엔 


(24쪽)

 

아이들아, 너희들은 이런 느낌을 뭐라고 이름 붙일래? 

 

흰 나비가 민들레에게 


길가에 핀 수많은
꽃들 중에서 내가 왜
맨 먼저
너에게 날아가 앉았을까? 

그건 너도 알고 있지! 

어느 꽃보다도 먼저
네가 나를 보고
웃었기 때문이야 

네 마음의 향기가
사풋, 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야 


(36쪽) 

그렇다, 이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들이 '너' 라는 한 대상을 향한 속삭임 같은 시들이었다.

 

  



 

 

 

 

 

 

 

 

 

 

 

 

 

 

 

 

 

 

 

 

 

  

 

 

 

이정표


왜 이런 이정표는 없나?  

네 마음이 쉴 곳
앞으로 3km 


(48쪽) 

이런 재미있는 시도 있고. 

56쪽의 <간이역에서>라는 시를 읽으면서는, 아이들이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뒷표지의 시인의 말이 그야말로 '시인의 말' 답다.
...마음이 아릿해짐,
...시를 읽으며 글썽임,
...마음결,
...마음 환해짐...

 

다시 보니 뒷표지 그림이 앞표지 그림과 이어지는구나!

 

 

 

 

 

 

 

 

 

 

 

 

 

 

 

 

 

 

 

 

 

 

 

 

 

이런 책을 만난 날,
행복한 날.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07-14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4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4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0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7-14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시도 그림도 참 예쁜 책이네요

hnine 2010-07-14 06:44   좋아요 0 | URL
예, 그래서 그런지 조그만 책이 한눈에 금방 들어오더라고요.

2010-07-14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0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7-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귀여워요!^^

hnine 2010-07-15 03:00   좋아요 0 | URL
stella님도 동시나 동화, 좋아하실 것 같아요 ^^

stella.K 2010-07-17 11:15   좋아요 0 | URL
ㅎㅎ 그걸 잘 모르겠어요.
쌓아 논 책에 치여서 도무지 그쪽으론 손을 못대고 있으니...ㅜ

꿈꾸는섬 2010-07-1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형건 시 정말 좋아요.^^ <거인들이 사는 나라>(맞나?) 봤었거든요.^^

hnine 2010-07-17 06:01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도 시를 좋아하시지만 정말 시를 쓰는 사람들의 감성은 특별한 것 같아요. 동시를 쓰는 어른이란 더 그렇지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는 어른들 틈에서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이란 참, 귀해보여요.
 

어린이책을 좋아하는 사람 몇명이 함께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각자 자기가 제일로 꼽는 어린이 책 한권씩을 소개하기로 했어요. 

이 분들이 들고나온 책들을 소개해봅니다. 

  
황 선미 작가의 <과수원을 점령하라>

과수원에는 과일 나무만 있다고 생각하는 선입견을 벗어나 과수원을 둘러싼 여러 동, 식물의 세계를 보여주어 자연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해주는 책이라고 합니다.  

표지 그림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나무를 그린 방식을 보세요. 

 

 

 

 

 

필리파 피어스의 <학교에 간 사자> 입니다.
필리파 피어스는 <한 밤중 톰의 정원에서>로도 유명한 영국의 대표적인 아동문학가이지요.

 

 

 

 

 

 

 

바바라 쿠니의 <엠마>라는 그림책입니다.
엠마 스턴이라는 실제 화가의 이야기랍니다. 자식들을 다 떠나보내고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엠마 할머니가 나중에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표지 그림에 힌트가 있어요.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벨의 섬> 이랍니다.
<슈렉>,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뿐 아니라 많은 어린이책을 남긴 작가이자 화가 입니다. 이 책의 그림도 저자가 직접 그렸습니다. 무인도에서 홀로 버텨나가는 생쥐 아벨의 이야기라지만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네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사내대장부> 입니다.
프란츠 이야기 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랍니다. 아이들의 심리 묘사를 어떻게 이렇게 실감나게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이들도 얼마나 자신의 정체성 문제로 심각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인상깊었다고 소개된 책입니다.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큰 숲 속의 작은 집>
이 책은 <초원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요.
이 책 시리즈를 모두 가지고 있다는 분이 제일로 꼽은 책이랍니다. 어린이를 비롯해서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 냄새가 책 전체에 그대로 풍겨나는 책이기 때문에 여전히 좋아한다면서요.

 

 

 

 

 

 

 

그럼 hnine이 제일로 꼽은 어린이 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앤드류 클레먼츠의 <프린들 주세요> 입니다. 원제는 Frindle

이 책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첫째, 독창성 때문입니다. 어느 책이든 읽다보면 어디선가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다, 혹은 이런 내용은 누구라도 쓰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이런 책이 꼭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책은 전무후무 하겠다 싶을 정도로 독창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둘째, 뛰어난 구성력입니다. 책이 일단 재미있어야지요. 제목부터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프린들이 뭐지?' 이러한 호기심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면 책이 끝날때까지 다음이 궁금해서 도중에 읽기를 멈추기가 힘들어지는 책이랍니다.
셋째, 어린이책 답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고 가르침이 있습니다. 물론 고리타분하거나 대놓고 드러내지 않고 전달되기에 돋보인다고 하겠습니다. 이 책의 메시지라면, 우리가 쓰는 언어는 처음부터 그렇게 정해져 있었고 영원불멸한 것이 아니라, 새로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생명력을 지닌 것이라는 것을, 이런 구절 한마디 없이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알게 해주고 있답니다. 

 

"너는 과일 중에 어떤 과일이 제일 좋아?" , "너는 색깔 중에 어떤 색이 제일 좋아?", "제일 좋아하는 영화는 뭐야?"  우리는 흔히 이런 물음을 서로 주고 받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것을 제일 좋아하는지 묻고 대답하는 것이 부질없는 행위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무엇이 제일 좋은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왜 좋아하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는 것, 그것은 곧 나 자신의 내면을 다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좋아하는 책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으며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책 중에 읽은 책이 겨우 한권 밖에 없네요. 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10-07-0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하는 어린이 책을 얘기하는 모임이라니 너무 멋져요!
과수원을 점령하라, 아벨의 섬, 프린들 주세요~ 만 봤어요.
바바라 쿠니의 엠마는 소장 욕심이 동하네요.^^

hnine 2010-07-02 00:03   좋아요 0 | URL
이런 모임 순오기님 이미 해보셨잖아요...^^
<엠마>를 소개하신 분은 저와 동갑이셨는데 이 정도 나이를 먹으니 더욱 공감이 간다고 하셨어요.

세실 2010-07-0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강아지똥이 제일 좋아요. 정승각 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더 와닿더라구요.
내용이 너무 교훈적이긴 하지만 그림이 좋아요....

hnine 2010-07-02 00:04   좋아요 0 | URL
정승각님의 강의가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어떻게 해석을 하고 의미를 찾느냐에 따라 똑같은 작품이 많이 다르게 와닿는 경우가 참 많아요.

세실 2010-07-02 00:13   좋아요 0 | URL
강아지똥 그림에 대한 설명요.
표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찾아 다니셨단 이야기.
강아지똥을 찰흙으로 빚어 사진 찍고 그리셨다는 이야기.
그림책의 한 장면은 하나 하나가 훌륭한 작품이라는 것....
그때부터 그림책을 즐겨보았어요.

hnine 2010-07-02 06:11   좋아요 0 | URL
아, 그 책의 그림이 그렇게 땀과 정성으로 그려졌군요.
전 그림 보면서 아이들 그림책 치고는 색이 좀 어둡지 않나 하는 생각만 했었네요.

꿈꾸는섬 2010-07-0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자리였겠어요. 전 과수원을 점령하라만 봤네요.

hnine 2010-07-02 00:05   좋아요 0 | URL
자연에 관심이 많다는 분이 소개하신 책이었어요. 표지도 아주 예쁘더라고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는 날은 당장 못 읽어도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요.

조선인 2010-07-0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어린이적 최고 책은 '에밀'시리즈인 거 같아요. 그야말로 배꼽을 잡고 방바닥을 굴러다녔죠.

hnine 2010-07-02 20:57   좋아요 0 | URL
예, 저도 에밀 기억나요. 제목이 에밀과 탐정 아니었나 싶은데...
저 위의 책들은 아마 모두 성인이 된 후에 접한 책들 중에 골라진 것들이 대부분일 거예요.

조선인 2010-07-03 09:07   좋아요 0 | URL
아, 제가 말한 건 아스트리드 린드버그 여사의 에밀 시리즈요. 에리히 캐스트너도 좋아하긴 했지만요.

hnine 2010-07-03 10:32   좋아요 0 | URL
아, 네~ 에밀이 아주 여기 저기 유명인사군요 ^^

. 2010-07-0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좋은 책들이네요. 저희 작은 아이가 요즘 <프린들 주세요> 읽고 있답니다.^^
제가 초등학생 시절 최고의 책은 계몽사 세계명작이였는데 그 중에서도 <엄지공주>가 어찌나 이뻐보이던지 도서관 갈 때 마다 그 책을 꼭 찾아 읽었더랬지요

hnine 2010-07-02 20:59   좋아요 0 | URL
저희가 초등학생일때에 비하면 지금은 읽을 책들이 참 많지요.
그나마 계몽사 세계명작 없었더라면 어찌했을까요 ^^
<프린들 주세요>를 아이들은 어떻게 읽을까 궁금해요. 제 아이는 꽤 재미있어하던데요.

하늘바람 2010-07-02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임에 나가셨군요 저도 안읽는 책이 많네요 반성하며 얼른 찾아 읽어야겠어요

hnine 2010-07-02 20:59   좋아요 0 | URL
저도 대부분 안 읽은 책들이더라고요. 하늘바람님은 어떤 책을 꼽으실지도 궁금하네요 ^^

같은하늘 2010-07-02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시간이셨겠네요.
그런데 어쩌지요? 전 저 중에 한권도 본게 업어요. ㅜㅜ

hnine 2010-07-02 21:01   좋아요 0 | URL
없을수도 있지요. 그리고 제일 좋은 책이라고 꼽은 것들이 꼭 제일 유명한 책은 아니잖아요. 저위의 로라 잉걸스 와일더의 <큰 숲 속의 작은 집>은 제 경우엔 어릴 때 얼마나 지루하게 읽었는지 몰라요 ㅋㅋ

무스탕 2010-07-02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나쁜 습관중 하나가 애들 책을 사주면서 잘 읽지 않는거에요.
이럴땐 참 한심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집에 '학교에 간 사자' 가 있는데 읽어봐야 겠어요.
(이렇게 적으면서도 실은 장담은 못하고 있다는..;;;)
그리고 나인님의 최고작품 '프린들 주세요'도 잊지않겠어요 ^^

hnine 2010-07-02 21:03   좋아요 0 | URL
프린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그 책 읽고서 저는 저자의 다른 책을 또 몰아 읽기도 했는데 다른 것들은 프린들만큼은 아니었어요.

비로그인 2010-07-02 1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hnine님께서 선정한 최고의 책이라.. 이거 꼭 구입하겠습니다. ^^

hnine 2010-07-02 21:03   좋아요 0 | URL
예, 자신있게 권해드립니다~ ^^

프레이야 2010-07-02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이 아주 여럿 있네요.
전 황선미 작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편이에요.
과수원을 점령하라,도 아주 재미나지요.
어린이책에 관심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니 참 좋아보입니다.^^

hnine 2010-07-02 21:05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검색하다보니 프레이야님 리뷰가 많이 올라있더라고요 ^^
황선미 작가 좋아하시는군요. 음...저는, 작가 중에서는 딱 누구라고 꼽을 수가 없네요.
<과수원을 점령하라> 는 제목도 참 재미있게 잘 붙였어요.

lazydevil 2010-07-03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 책선물할때 완전 도움될 거 같아요. 꾸벅~~^^

hnine 2010-07-03 14:18   좋아요 0 | URL
'완전' 도움~ ㅋㅋ
예, 그럴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삶은 여행 2012-01-25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아갑니다~ 괜히 기웃기웃

hnine 2012-01-25 06:31   좋아요 0 | URL
네~ 얼마든지요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1 | 12 | 1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