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이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가 예쁘장한 표지의, 아직 손때가 많이 묻지 않은 동시집 하나를 보게되었다. 글쓴이를 보니 푸른책들 출판사의 대표이자 동시 작가인 신형건 님이었다. 

 

 



 

 

 

 

 

 

 

 

 

 

 

 

 

 

 

 

 

 

 

 

   

 

 

호호 부는 입김이 구름이 되고, 무지개가 되고.

  

지금 이 순간  


하늘만 눈시리게 푸른건 아니지
뭉게구름만 한껏 가슴 부푼 건 아니지
새들만 솜털 날개를 파닥이는 건 아니지
바람만 요리조리 쏘다니는 건 아니지
깃발만 온 몸을 펄럭이는 건 아니지 

네가 내 곁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엔 


(24쪽)

 

아이들아, 너희들은 이런 느낌을 뭐라고 이름 붙일래? 

 

흰 나비가 민들레에게 


길가에 핀 수많은
꽃들 중에서 내가 왜
맨 먼저
너에게 날아가 앉았을까? 

그건 너도 알고 있지! 

어느 꽃보다도 먼저
네가 나를 보고
웃었기 때문이야 

네 마음의 향기가
사풋, 내 가슴에 와
닿았기 때문이야 


(36쪽) 

그렇다, 이 시집에 실린 대부분의 시들이 '너' 라는 한 대상을 향한 속삭임 같은 시들이었다.

 

  



 

 

 

 

 

 

 

 

 

 

 

 

 

 

 

 

 

 

 

 

 

  

 

 

 

이정표


왜 이런 이정표는 없나?  

네 마음이 쉴 곳
앞으로 3km 


(48쪽) 

이런 재미있는 시도 있고. 

56쪽의 <간이역에서>라는 시를 읽으면서는, 아이들이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뒷표지의 시인의 말이 그야말로 '시인의 말' 답다.
...마음이 아릿해짐,
...시를 읽으며 글썽임,
...마음결,
...마음 환해짐...

 

다시 보니 뒷표지 그림이 앞표지 그림과 이어지는구나!

 

 

 

 

 

 

 

 

 

 

 

 

 

 

 

 

 

 

 

 

 

 

 

 

 

이런 책을 만난 날,
행복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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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4 01: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4 0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4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0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0-07-14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시도 그림도 참 예쁜 책이네요

hnine 2010-07-14 06:44   좋아요 0 | URL
예, 그래서 그런지 조그만 책이 한눈에 금방 들어오더라고요.

2010-07-14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15 02: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0-07-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귀여워요!^^

hnine 2010-07-15 03:00   좋아요 0 | URL
stella님도 동시나 동화, 좋아하실 것 같아요 ^^

stella.K 2010-07-17 11:15   좋아요 0 | URL
ㅎㅎ 그걸 잘 모르겠어요.
쌓아 논 책에 치여서 도무지 그쪽으론 손을 못대고 있으니...ㅜ

꿈꾸는섬 2010-07-17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형건 시 정말 좋아요.^^ <거인들이 사는 나라>(맞나?) 봤었거든요.^^

hnine 2010-07-17 06:01   좋아요 0 | URL
꿈꾸는 섬님도 시를 좋아하시지만 정말 시를 쓰는 사람들의 감성은 특별한 것 같아요. 동시를 쓰는 어른이란 더 그렇지요.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없는 어른들 틈에서 이런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이란 참, 귀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