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읽은 어린이책들인데, 누구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줘도 될 만한 것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중 한 사람인 Andrew Clements의 <The Jacket>
친구가 아이책으로 사주고서 자신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추천하길래 구입하여 읽어 보았다.
등교길, 저기 앞에 내 동생 옷과 똑같은 옷을 입고 가고 있는 모르는 흑인 아이가 있다. Phil은 그 아이가 자기 동생 옷을 훔쳐 입은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어 시비를 걸어 다툼이 일어나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 아이는 Phil의 집에 도우미로 오는 할머니의 손자였고, Phil의 엄마가 그 도우미 할머니에게 손자 갖다 주라고 해서 입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Phil은 인종 문제, 그리고 편견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어른들이 자신이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 조차 의식 못하고 있는지를 새로이 알아가게 된다. 

아이가 인종과 편견 문제를 생각하게 되는 계기를 도입하는 방식이 역시 노련한 작가 다왔다. 

 

 

  
김 시민 작가의 동시집 <아빠 얼굴이 더 빨갛다>
이 책은 최근에 알라딘에 소개된 것을 보고 읽어보려 보관함에 담아 놓았던 책이다. 시인이 직접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며 몸으로 부딪히며 쓰게 된 시(詩)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동시들은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며 썼나보다 짐작되는 것들이 있는가하면 이 책의 시들처럼 요즘의 어린이들 마음 속 생각들을 그대로 꺼내어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시도 있다. 학원, 성적, 시험 등의 짐을 안고 사는 요즘 어린이들의 심리와 현대의 가족 관계를 반영하는 재미있는 시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었다. 

 

               <여기에 실린 시 중 두 편이 이 속에>

   
또 한권의 동시집으로 곽 해룡 작가의 <입술 우표>를 읽었다.
이 책 역시 알라딘의 소개를 보고 메모해 두었던 책.  2010년 푸른책들에서 나왔다.
곽 해룡 시인은 1965년 생으로 2007년에 눈높이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초등학교 졸업식때 교장 선생님께서 중학교에 진학 못하는 사람들을 염두에 두시고 위로의 말을 담아 마지막 훈화를 해주신 것을 기억하면서, 자신의 시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한다는 시인의 말이 따뜻했다. 이 책의 맨 마지막에 실린 시가 제목이 된 '입술 우표'. 짐차 운전수로 일하는 아빠는 자신이 하는 일을 한통의 편지를 전달하러 전국 여기 저기 다니는 것이라고 하며 새벽에 집을 나설 때면 이마를 아이 앞에 내밀며 입술로 쪽 소리 나게 우표를 붙여달라고 한다.  역시 사랑은 마음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몸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 특히 아이들에게는 말이다.
위의 김 시민 작가의 시를 읽으면서도 그랬지만, 이런 시들이 과연 작가의 머리와 마음으로만 쓰여질 수 있는 시일까? 동시를 쓰는 데에는, 직접 아이들과 부대껴보는 작가의 체험과, 그리고 최소한 대상층이 되는 어린이들의 생활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참을성있게 관찰하는 애정과 관심이 꼭 필요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도 하며 읽었다. 

 

어린이책을 읽는 날만이라도 어린이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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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0-07-24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책, 인종 편견 문제를 다루었다니 궁금하네요. 근데 원서인가요?

hnine 2010-07-24 17:10   좋아요 0 | URL
쉬운 영어로 되어 있는 원서랍니다. 제가 산 책의 표지는 저것과 좀 달라요.

순오기 2010-07-24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소개하는 님의 글에도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어요!^^

hnine 2010-07-24 19:24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

프레이야 2010-07-24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술우표, 참 다정한 표현이네요.^^
다린이랑 이렇게 동시집도 같이 읽으시군요.^^

hnine 2010-07-24 19:56   좋아요 0 | URL
ㅋㅋ...그 책은 저 혼자 오늘 도서관 가서 읽었어요. 다린이는 지금 아빠와 둘이서 빗속의 캠핑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