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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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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8 21:23
흩날리는 눈을 본다
한 방향으로 같이 가는 눈송이는 없더라
모두 제 갈 길로
그러면서 흘끗 흘끗
함께 갈 친구를 찾아 되돌아 왔다가
다시 가던 길 가기를 반복하더라
그러다 어느 한 장소에 내려 앉으면
그때서 다른 눈송이들과 한자리에 모여
따뜻하게 등을 대고 편안해지더라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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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7 05:56
새벽비
소리에 젖으며 일어난 새벽
내 손이 젖는다
내 머리가 젖는다
마음 저 구석에
눈치보며 쭈그리고 앉았던
그 기억들까지 젖어들어간다
미안하다
잊은게 아니었어
젖은 얼굴되어
다시 불러보는 이름
무언가 녹아내리는 순간
다시 빗물로 흐르려는 순간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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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6 21:37
손
그리 따뜻할 줄 몰랐어라
당신으로부터 한번도
본적 없는 표정이
그 안에 있었을 줄이야
입보다 더 많이 말해주는
눈보다 더 깊게 웃어주는
당신의 손
마음 속에서
다 떠나보낸 후 아직도
나를
못떠나고 있는
마지막 그 십초간의
추억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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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6 21:22
열매
여름은 너무 더웠어
피하지 않았던
한 낮의 그 열기
몇 번을 까무라치면서
그래도
피하지 않았어
일어나 다시 해를 향하는
하나만 아는 미련함
어느새 내 몸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네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네
단단하게
단단하게
내 몸에 생긴
사
리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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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7 16:45
손을 모은다
눈을 감는다
뭐라고 시작할까
아직도 욕심이
헛된 욕심이 남아있는가보다고
흩어져 있는 마음을 다시 모아
나의 중심을 향할수 있게 해달라고
감사하고 기뻐함
그 밖의 어떤 것도
오래 담고 있을 것 없다고
손을 모은다
그리고 눈을 감는다
-- 11월의 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