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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Roses are just like your child.)


When we plant a rose seed in the earth,
we notice that it is small,
But we do not criticize it as 'rootless and stemless.'
We treat it as a seed,
giving it the water and nourishment
required of a seed.
When it first shoots up out of the earth,
we do not condemn it as immature and underdeveloped;
Nor do we criticize the buds for not being open when they appear.
We stand in wonder at the process taking place
and give the plant the care it needs at each stage of its development.
The rose is a rose from the time it is a seed to the time it dies.
Within it, at all times,
it contains its whole potential.
It seems to be constantly in the process of change;
yet at each state, at each moment,
it is perfectly all right as it is.

 

장미

(장미는 바로 당신의 아이와 같습니다.)

장미 씨를 땅에 뿌릴 때,
그것이 얼마나 작은지 우리는 알지만,
뿌리도 없고 줄기도 없다고 탓하지 않습니다.
씨앗 그대로 인정하고 씨에 필요한 물과 양분을 줍니다.
땅에서 처음 싹이 나왔을 때
어리고 덜 자랐다고 우습게보지 않습니다.
봉오리가 맺혔을때
아직 피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하지 않습니다.
일어나고 있는 과정들을 경이롭게 지켜보고,
식물이 그때 그때 필요로 하는 보살핌을 주지요.
장미는 씨앗일때부터 죽을 때까지 장미입니다.
그 안에, 항상,
모든 잠재력이 들어있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단계에서나, 매 순간,
그 자체로 완전한 존재랍니다.

- 작자: 모르겠음
- 번역: hni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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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8-22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감동이에요.

미설 2008-08-23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두요..

hnine 2008-08-23 0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용이랑슬이랑님, 씨앗 속에 숨어 있는 미래까지 볼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 당장 씨앗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이 엄마가 아니라면 이런 글들이 지금처럼 마음에 와 닿지 않았을 것을 생각하니 새삼 아이 덕분에 저도 큰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네요,

미설님, 함께 읽고 공감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우연히 보게 된 글인데 작가나 출처가 적혀 있지 않아서 아쉬워요. 읽어보고 좋아서 그냥 옮겨 봤어요.

마노아 2008-08-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hnine님이 장미가 되어주셨습니다. 이 시 너무 좋아요. ^^

hnine 2008-08-23 15:03   좋아요 0 | URL
좋지요? 마노아님.
혹시 어디서 이 시의 작자를 알게 되면 알려주세요.
장미를 제목으로 한 노래 가사나 시가 참 많은 것 같은데, 다 좋았던 기억이 나네요.
 

선녀의 선택




착하다고 믿었던 남편이 날개옷을 내놓자 기가 막혔지요, 우리가 정녕 부부였다니? 내 남편이 선녀들의 벗은 몸을 훔쳐본 치한이었다니? 끓어오르는 경멸감과 배신감에, 날개옷을 떨쳐입고 두 아이를 안고 날개 쳐 올랐지요, 털끝만치도 미안하긴커녕 억울하고 분할 뿐이었지요



오오 그리운 내 고향! 가슴도 머리도 쿵쾅거렸지요, 큰애가 아빤 왜 아니 오느냐고 하자, 비로소 정신이 났지요, 애들이 제 아빠를 그리워한다면? 천륜(天倫)을 갈라놓을 권리가 내게 있는가? 아쉬우면 취하고 소용없어지면 버려도 되는 게 남편인가? 우리 셋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옥황상제님도 잘했다고 하실까? 글썽이는 아이들의 눈을 보자, 탱천했던 분노도 맥이 빠지고......



아궁이에서 활활 타는 날개옷을 바라보니, 뜻 모를 눈물이 흘러내렸지만, 분명 나는 웃고 있었지요, 내 하늘은 이 오두막이야, 우리집이야, 마당 쪽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까르르 밀려왔지요.

유   안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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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선녀와 나뭇꾼을 고쳐 쓴 시.

시집 '다보탑을 줍다' 에 수록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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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1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궁이에 날개옷을 활활 태워야 했던 선녀의 마음을 나는 압니다~~
5년전, 5학년이던 말없는 아들의 눈물에 나도 무릎 꿇었지요~~~ㅜㅜ
내 하늘은 여기 빛고을이다. 여기다 뼈를 묻자, 선씨네 귀신되자~~~~~

hnine 2008-08-21 02:15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선녀의 얘기는 옛얘기로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막상
돌아서 가는 그 순간보다
돌아서기까지의 시간들이

끔찍했어라
머리속에 그려지는 그 광경이

고문 같았어라


그래,
좋으냐
홀가분하냐
날개가 돋는 기분이더냐


누군가의 가슴 속 피눈물이
짐작이나 가더냐


나도 한때 누군가에게
그런 뒷모습이었을까
궁금, 궁금해지는


쓸데 없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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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7-30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니 참 많은 뒷모습들이 오고가네요 머리 속에서요

hnine 2008-07-30 21:35   좋아요 0 | URL
저도 문득 생각나는 어떤 장면때문에...

하양물감 2008-07-31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의 가슴 속 피눈물이 짐작이나 가더냐..........

크하~~~~~~~~~~~~

hnine 2008-07-31 08:33   좋아요 0 | URL
아이쿠, 쑥쓰~~ ^^
 

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 기도

그동안 내가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나무가 되기를
더이상 봄이 오지 않아도 의자마다 싱싱한 뿌리가 돋아
땅속 깊이깊이 실뿌리를 내리기를
실뿌리에 매달린 눈물들은 모두 작은 미소가 되어
복사꽃처럼 환하게 땅속을 밝히기를

그동안 내가 살아오는 동안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플라타너스 잎새들처럼 고요히 바람에 흔들리기를
더이상 새들이 날아오지 않아도 높게높게 가지를 뻗어
별들이 쉬어가는 숲이 되기를
쉬어가는 별마다 새가 되기를

나는 왜 당신의 가난한 의자가 되어주지 못하고
당신의 의자에만 앉으려고 허둥지둥 달려왔는지
나는 왜 당신의 의자 한번 고쳐주지 못하고
부서진 의자를 다시 부수고 말았는지

산다는 것은 결국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


               정 호승 詩集 <포옹> 중에서

 

----------------------------------------------------------

낡은 의자,

그리고

기도,

저녁에 드리는

기도

.....


 

시와 상관없는 내용이지만 읽으면서 문득 이 음악이 떠올랐다. 아주 오래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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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8-07-27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나니 그냥 좀 슬퍼지네요. 좀 의장 앉으려고 헀던 내 모습들이 떠올려지고 의자가 되려고 하니 힘든 마음도 들고~
마음에 점하나 찍어주는 시네요. 님
잘 지내시죠

hnine 2008-07-27 05:30   좋아요 0 | URL
다른 사람의 의자가 되어주는 일.
쉬운 일은 아니지요.
오늘 어떤 노트를 펼치니 맨 뒷 페이지에 제가 이 시를 써놓았더군요.
도서관에서 이 시집을 읽다가 옮겨 적어놓았던 것을 그동안 잊고 있었어요.
 

괜찮아


-한 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 버릴까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젠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서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문학동네 2004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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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인생. 2008-07-09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인님 이시는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중에 하나예요. 그러게요. 정말 우리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먹일때 필요한건 괜찮다라는 말한마디가 아니였나 해요. 이곳에서 한강의 시를 보게되니 기분이 무척 좋아져요. 저는 방금 오븐주문했답니다. 님이 말씀해주신것을 고려해서 컨백스오븐으로 아침에 결제를 눌렀는데, 빵 만들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하고 그래요^^ 지켜봐주세요 나인님...
즐거운 하루 되시길요^^

hnine 2008-07-09 11:44   좋아요 0 | URL
아~ 춤추는 인생님 댓글 보고 이제 생각 났어요!
언젠가 어떤 분 서재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어떤 분 서재인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래서 생각나는 몇 구절로 검색해서 찾아 올렸지 뭐예요. 이제 생각 났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시 알게 해주셔서 ^^
드디어 베이킹의 세계로 오시는군요. 저도 뭐 조금 일찍 시작해본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분명히 즐거움이 있답니다.

마노아 2008-07-09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냐고 물어봐줄 때보다 괜찮다는 한 마디가 더 위로가 될 때가 분명 있지요. 말없는 포옹도 그래서 힘이 되구요. 시가 참 좋아요. ^^

hnine 2008-07-09 17:12   좋아요 0 | URL
같이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습관적으로 왜그러냐는 말이 먼저 입에서 나오지요.
괜찮다는 말, 영어에서는 너무 흔하게 쓰여서 식상했었는데, 그게 참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