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멍한 정신 깨우려 TV를 켜고 나서 순간 당황했다.
아침 뉴스를 해야 할 시간에 엉뚱한 프로가 진행되고 있었고... 어제까지 파업에 대한
아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해서 순간 내가 늦잠을 잔건지 아님 휴일인데 잘못 알고 출근
하려고 한건지 헷갈린 것이다.

채널을 다른데로 돌리고서야 MBC가 파업 중인것을 알았다.
진실을 위해 싸우는 엠본부의 성원들의 역량은 천안호 침수와 관련된 일련의 뉴스들만
비교해 보아도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이 바라는 공영방송 사수는 힘겨운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YTN에 이어 KBS, 마지막으로 MBC까지 정보통제와 언론장악
의 야욕은 시들어들지 않고...어쩌면 우린 두 눈 멀쩡하게 뜨고 거짓을 진실로 오인하는
시대에 살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미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다음은 MBC노조 성명서 전문이다.

용서할 수 없는 희대의 사기꾼 김재철을 몰아내자!

치가 떨린다. 어떻게 이런 사기꾼이 신뢰를 목숨처럼 여기는 공영방송 MBC의 수장을 자처할 수 있단 말인가. 사기꾼 김재철은 오늘(2일) 오후 MBC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황희만 특임이사 발령 안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청와대와 김우룡의 낙하산 황희만에게 부사장이란 감투를 씌워줬다. 지난달 4일 출근 저지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MBC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이다. 

이로써 김재철은 '사나이의 말은 문서보다 강하다'며 허풍을 떤 지 한 달도 안 돼 사기꾼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청와대에 불려가 또 조인트를 까이고 매를 맞아 정신 줄을 놓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의 약속을 믿은 MBC 구성원들의 얼굴에 보란 듯이 침을 뱉을 수 있단 말인가. 

황희만을 부사장에 앉힌 시점은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한다. 천안함 침몰로 모든 국민들이 TV 앞에 모여 한 마음으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바로 이때, 그는 이명박 정권에게 MBC를 갖다 바치기 위해 전격적으로 도발을 감행했다. 

사기꾼 김재철에게는 차디찬 바닷물 속에 갇혀 있을 실종자들마저 자신의 사기 행각과 정권의 MBC 장악을 은폐하기 위한 제물에 불과한 것이란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야비한 인간이 공영방송 MBC의 수장일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이렇게 화급을 다투는 시점에 도발을 감행해 MBC를 망치려 작정할 수 있단 말인가. 

파렴치범 김재철의 사기 행각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김우룡이 자살 폭탄을 터트리자 구차한 목숨을 이어가기 위해 김우룡을 형사 고소하겠다고 대국민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나도록 김재철은 담당 변호사조차 선임하지 않고 고소를 회피할 꼼수만 궁리했다. 목숨 걸고 결백을 입증해도 모자랄 판에 두꺼운 낯짝을 카메라 앞에 들이대고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모든 것을 떠나 사기꾼 김재철은 이 두 가지 죄목만으로도 공영방송 MBC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 

거듭된 약속 파기와 인사 폭거로 '김재철은 MBC내 좌빨을 척결하기 위해 임명된 이명박 정권의 말 잘 듣는 청소부'라는 김우룡의 내부 고발이 단 한 자도 틀리지 않았음이 그대로 입증됐다. 이제 가면을 벗고 정권의 청소부임을 만천하에 드러낸 이상 지금부터 김재철은 사기꾼의 잔기술조차 부릴 필요 없이 MBC를 정권에 갖다 바치기 위해 닥치는 대로 공영방송 MBC를 짓밟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선언한다. 전국 언론노조 MBC 본부는 4월 5일 06시를 기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전면적인 총파업 투쟁에 돌입한다. 사기꾼 김재철이 더 이상 MBC의 역사를 더럽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가 MBC에서 영원히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다. 천안함 침몰 실종 장병들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는 이때, 우리가 카메라를 놓는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용서할 수 없는 희대의 사기꾼 김재철이 공영방송 MBC의 사장실에 버티고 있는 한 우리는 시청자들 앞에 고개를 들고 마이크를 잡는 것조차 부끄럽다. 

2010년 4 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출처 : 총파업 예고 MBC 노조 "낙하산 황희만에게 부사장이라니"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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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 A Little Pon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보고 나서 뒤집어 질 것 같았다. 속도 안 좋고....
꿈의 산업이라는 영화가 사람들에게 환영 받는 이유 중에 하나가 현실에서 꿈을 꾸게 해주는
것이라면, 이 영화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줌으로서 꿈조자도 자유롭게 꾸지 못하게 만든다.
꿈은 커녕 과거의 사실이 미래의 묵시록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평안해
보이지만, 그러한 평안함이 깨어지는 건 한순간일 뿐이라는.... 

전쟁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전쟁을 통한 최고의 수혜자는 누구일까?
전쟁을 하면 누구나 피해자라는 입에 발린 소리는 하지 말자. 전쟁을 통해서 누구나
피해자라고 한다면 전쟁을 주장하는 저 호전적인 사람들은 모두 미치광이나 정신병자
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가만보면 전쟁을 주장하는 저 호전적인 사람들이야 말로 이 땅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에게 전쟁이란 혼란을 통한 또 다른
이윤추구의 기회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수혜자의 영광 뒤에는 피해자의 피눈물이 녹아있다. 그러나 집권자들은 그 피해자의
피눈물을 회피하고 외면했다. 아니 아예 역사에서 지워버리려 했다. 전쟁후 대한민국의
정부는 계속해서 혈맹과 우방인 미군이 전쟁 수행시 민간인을 학살 했다는 사실에 대해
조사도 인정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에게 빨간 색을 입히고 탄압
했을 뿐이다. 여기에 현대사의 비극이 녹아있다. 지금도 무슨 일만 벌어지면 전쟁을 준비
하라는 나팔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 휘둘린다면 전쟁의 피해자는 아무 힘없는
민간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시작부터 산업일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윤을 떠나 영화를 제작한다는
사실은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영화는 이러한 토대 속에서 어렵게 출발한다.
총제작기간 8년, 촬영은 3개월, 참여 배우 전원 노개런티로 촬영한 이 영화의 목표는 단순
하다. 역사적인 비극을 그대로 묻어둘 수 없다는 사명. 그리고 어떠한 전쟁에도 명분이
있을 수 없다는 적나라한 사실의 직시....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영화에 어떠한 자본도
참여하지 않았다. 내용이 빨개서? 아니다. 이윤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남북은 대치 중이고 조그만 사건 하나만 잘못 건드려도 이 땅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살 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은 전시 군대의 야만적 양민학살 뿐만 아니라 평화의 불안정성에 대한 것이다.
지금껏 누리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시만큼의 노력과 힘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역사적 사실을 보면서 느껴야 하는 것... 그것은 미래에 대한 대비일 수 밖에 없다.
영화 내내 평화의 문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던건, 결국 전쟁의 문제는 시민들 스스로의
각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영화가 이윤의 논리에 의해 사장된다면, 그건
우리 스스로의 목을 죄는 현상일 것이다.  

영화 내내 편하지 않다. 보고 나서도 불편하고 두렵다.
그럼에도 이 영화를 봐야한다. 그건 지나간 역사를 직시하며 평화를 지켜내야 하는 시민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음악은 아주 단순하다. 한 세곡 정도가 반복되는데, 김민기의 '작은 연못'과
'천리길'은 익숙해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노래의 가사를 보면, 우리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맴돌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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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근리 미군 학살 사건, 역사의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
    from 엄마는 독서중 2010-04-05 15:16 
    어린이들에게 이런 작품을 읽히기엔 참혹하지만, 그래도 감춰지고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알아야 하기에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1950년 7월, 충북 영동의 작은 마을 노근리에서 벌어졌던 미군의 양민 학살에 대한 진실을 얘기한다. 열두 살 은실이가 겪은 그 참담한 사건을 담담하게 풀어내지만, 너무나 참혹하고 끔찍해서 책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임계리에 사는 초등 5학년 은실이는 이웃집 현수 오빠를 좋아하는
 
 
순오기 2010-04-0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리뷰랑 제가 쓴 노근리 책리뷰랑 먼댓글 연결해도 될까요?

머큐리 2010-04-05 10:24   좋아요 0 | URL
저야 영광이죠...^^
 

낼 (4월1일) 저녁 8시 

인천 롯데 시네마에서 작은 연못 시사회를 한다는군요  

시간은 저녁 8시 구요...

아는 분 덕분에 몇장 표를 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인천에서 가깝게 사시는 분들...머 멀리 사셔도 관계는 없구요 

관심있으시다면 댓글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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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0-03-31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주에 보고 왔는데 아,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오랜 기간 스텝과 배우, 감독이 돈을 받지 않고 만든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머큐리 2010-03-31 23:51   좋아요 0 | URL
꼭 보고...오겠습니다..ㅎㅎ

순오기 2010-03-3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광주에서 시사회했는데, 막판에 변수가 있어 못 갔어요.ㅜㅜ
그래서 그날 밤 <노근리, 그해 여름> 동화를 읽고 리뷰로 대신했지요.
인천에 있는 큰딸, 시간 되면 보라고 싶지만...

머큐리 2010-03-31 23:51   좋아요 0 | URL
따님 시간 되면 오시라고 하세요..ㅎㅎ 제가 맛있는거 대접해서 보내드릴께요 ^^

순오기 2010-04-04 12:40   좋아요 0 | URL
우리 큰딸은 요 며칠 고시원 짐을 외삼촌 집으로 옮기느라 분주했어요.
다 마무리하고 거주지를 옮겼는지 확인해야겠네요.

2010-04-01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1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에 'Britains got Talent' 에서 폴 포츠가 노래하는 모습과 관중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평범하다 못해 무언가 부족해 보이는 사람이 아름다운 오페라를 부를 때
그 놀라움이란.... 

수잔 보일이란 이름을 난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제2의 폴 포츠라고 불리는 여인 
12살 때부터 노래를 부르고 가수가 되는 꿈을 꾸었던 여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고 47살이 되도록 키스 한 번 못해본 여인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는
아름다움 그 자체다.  

평범하지 못한 외모와 어눌해 보이는 이 두사람... 초라한 껍질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목소리..
어쩌면 그들의 외모만 보고 큰 기대 없이 방심하고 있다가 더 놀라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하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가수는 외모와는 상관 없다는 것이다.
내 귓속을 통해 온 몸에 전류가 흐르게 만들어 주는 가수가 나에게는 진짜 가수다.
그리고 그 사람은 외모와 상관없이 그 노래로 가장 아름답게 변한다.  
폴 포츠와 수잔 보일은 내 믿음의 살아있는 증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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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3-30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거 보면 정말 타고난 사람이 있는가 봅니다^^
 

빨리 인사를 드렸어야 하는데...  

보내주신 책들은 잘 받았습니다.  

제가.... 아동도서는 잘 읽지 않아요. 어렸을 때 애들한테 책읽어 주는 부모가 좋은(?)부모고

특히 아빠가 책을 읽어줘야 좋다는 옆지기의 강권으로 동화책 몇 번 읽어 준 것이 아동도서와

접한 몇 안되는 인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누님 덕분에 아동도서와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될 것 같아요... ^^ 

저희 집은 부모 모두가 애들한테 책 좀 읽으라는 잔소리를 해대는지라, 책이라고 하면 

애들이 짜증부터 내는 분위깁니다.   --;  (개선해야 하는데 잘 안되는 이유가...)

그래서 이 책들은 제가 먼저 읽고 애들하고 책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들어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들이 많아집니다.   

자라나는 애들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끔은 언제 자랐는지 모르게 자라서 뒷머리 잡게 만드는 폭탄(?)선언을 하고 훌쩍 떠나버릴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런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  

선물 감사드려요... 음... 열심히 읽고 꼭 리뷰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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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들어갔군요.
아드님들이랑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눈다면 그 이상 뭘 바라겠어요.^^

머큐리 2010-03-30 16:55   좋아요 0 | URL
요즘 애들하고의 소통은 점점 힘들어져 갑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