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엄 촘스키 "스승이 필요할 때, 그는 언제나 맨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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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진보적 지식인 하워드 진 보스턴대 명예교수가 27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하워드 진의 딸 마일라 카밧 진은 이날 부친이 캘리포티아주 산타모니카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다.

1922년 뉴욕에서 유대인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좌파적 입장에서 미국의 주류 학계를 비판하는 역사학자이자 정치학자, 사회비평가, 희곡 작가로 흑인 민권운동과 반전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노엄 촘스키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양심적 지식인이 됐다.

1943∼45년 미 공군 폭격수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하워드 진은 항복 직전의 독일군과 민간인들에게 폭격을 하는 현실에서 전쟁에 환멸을 느껴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등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쳤다.

그를 대표하는 저서 <미국민중사>는 1980년 출간해 2003년까지 100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로 기존 역사 서술과는 달리 노동자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끌어올려 미국 사회에 지적 충격을 주었다.

<미국민중사>에서 하워드 진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정복'을 찬양하는 기존의 역사학적 관점을 뒤집어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투쟁에 주목했고, '프론티어 정책'에 대한 칭송 대신 그 밑에 희생된 가난한 사람들과 노예제도의 희생자들을 살폈다.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명예교수는 "하워드 진의 저술은 한 세대의 의식을 바꿨고 우리 삶의 중요한 의미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우리의 활동이 신뢰할만한 사표(師表)를 요구할 때 그는 언제나 맨 앞줄에 서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워드 진은 그의 자서전격인 <달리는 기차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나는 다른 관점에 공정하고자 했지만 '객관성' 이상의 것을 원했다. 내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보다 많은 지식을 얻어가기 보다 침묵함으로써 안락해지는 삶을 포기하고, 정의롭지 못한 것에는 언제나 맞서 싸울 자세를 가지길 원했다"고 말했다.

하워드 진은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 '비너스의 딸들', 아나키스트 지도자의 이야기를 다룬 '에마' 등 3편의 희곡을 발표하기도 했고, '비너스의 딸들'과 '에마'를 연극으로 만드는데 직접 제작자로 참여했다.

1997년 나온 영화 <굿 윌 헌팅>에 그는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맷 데이먼은 하워드 진과 이웃에 살면서 우정을 쌓았다.

그 외에도 하워드 진은 <베트남, 철군의 논리>, <불복종과 민주주의>, <전쟁에 반대한다>, <오만한 제국, 미국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독립>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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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로 실천적 지식인으로 일관된 삶을 살다 가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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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28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일이..

라주미힌 2010-01-28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로장생 하실 것 같았는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선인 2010-01-28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해이] 2010-01-2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 윌 헌팅에 하워드 진 님이 나오셨는진 몰랐네요.. 아무튼 안타까워요ㅠ

비연 2010-01-28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후애(厚愛) 2010-01-29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