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농장 세계문학 마음바다 2
조지 오웰 지음, 안경환 옮김 / 홍익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홍익출판사에서 나온 조지 오웰(George Orwell)《동물농장》 의 번역은 서울대학교 법학과 교수를 지낸 안경환 씨가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었으나 각종 논란이 알려지게 되면서 장관 후보 자격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동물농장》 번역본은 안 씨가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에 나왔다.

 

이 번역본의 특징은 소설의 장(章, 《동물농장》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이 끝난 다음에 해설이 나온다는 점이다. 기존에 나온 번역본들의 ‘작품 해설’은 책의 뒷부분에 있다. 소설 텍스트와 텍스트 해설을 교차 배치한 방식이 신선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각 장에 전개된 이야기들 속에 숨은 의미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장과 장 사이에 끼인 역자의 해설은 독자의 독해를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 번역본에 실린 부록은 오웰이 직접 쓴 서문, 특별히 우크라이나 판 《동물농장》 출간을 위해 오웰이 특별히 쓴 서문, 그리고 오웰이 생각하는 정치적 글쓰기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에세이 두 편(『나는 왜 쓰는가』 『작가와 리바이어던』 )으로 채워져 있다. 문학평론가 정여울 씨와 역자와의 인터뷰 대담도 있는데,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다. 이 인터뷰 대담은 안 씨가 오웰의 글을 어떤 이유로 좋아하게 되었고, 왜 《동물농장》을 번역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인터뷰에 안 씨의 개인사도 나오는데, 안 씨는 출간 당시 논란이 되었던 《조영래 평전》(강, 2006)을 번역한 일까지 언급했다.

 

 

 《조영래 평전》은 ‘특징 없는 모범생’이었던 저 자신의 엘리트로서의 죄책감과 책임감이 투영된 책이지요.  (228~229쪽)

 

 

이런 것까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나? 나는 안 씨가 《동물농장》이 아닌 다른 책을 쓰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궁금하지도 않으며 알고 싶지 않다. 안 씨가 말하는 사족만 빼면 내용이 전체적으로 괜찮은 인터뷰다.

 

 

책을 읽다가 오자 두 개를 발견했다.

 

 

 ‘영국의 짐승들’ 노래가 예견하는 ‘황금빛 미래’에는 동물들은 인간의 잔인한 지배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노동의 대가로 행복한 공동체의 삶을 누린게 된다는 것이다. (32쪽)

 

 

‘누린게’를 ‘누리게’로 고쳐야 한다.

 

 

부록 「작가와 리바이어던」 216쪽에 제임 조이스(James Joyce)라는 오자가 있다. 《율리시스》를 쓴 아일랜드 출신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오자다.

 

 

《동물농장》 5장 해설에 오류가 있다. 잘못된 내용이 있는 문장을 인용해 본다.

 

 

 역사에서도 레닌이 죽자 스탈린은 트로츠키를 추방하고 권력을 장악한다. 오웰 자신이 스페인내전(1936~1939)에서 트로츠키파에 가담한 경험이 있기에 스노볼을 비교적 우호적으로 그렸다는 해석도 있다. 레닌은 멕시코에까지 암살단을 보내어 트로츠키를 살해한다. 트로츠키 사후에도 레닌은 계속하여 그를 ‘위험한’ 유령으로 규정하고 그를 핑계 삼아 1930년대 피의 대숙청작업을 단행했다. (84쪽)

 

 

레닌이 죽은 뒤에 스탈린이 트로츠키를 추방하고 권력을 장악했다고 언급된 문장이 있다. 그런데 ‘죽은’ 레닌이 트로츠키를 암살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문장이 이어서 나온다.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이다. 생전에 레닌은 스탈린과 그를 따르는 세력이 커지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레닌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트로츠키와의 권력 투쟁에서 승리하면서 당내 유일한 지도자로 자리 잡은 스탈린은 ‘피의 대숙청’을 단행했다. 이 시기에 레닌은 죽고 없다. 레닌은 1924년에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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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9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9-07-10 12:18   좋아요 0 | URL
오웰이 <동물농장>을 쓰기 시작한 시기에 이미 소련은 ‘스탈린 제국’이었어요. 그런데 영국의 일부 좌파들은 소련 내 분위기와 심각한 상황들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사실 오웰이 ‘독재로 변질된 사회주의’만큼이나 걱정했던 것은 ‘냉전’ 체제 분위기가 올 수 있는 암울한 미래였어요. 오웰이 예상한대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후에 냉전이 시작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