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기 전에 잠깐 북플에 들어왔다가 여러분들이 3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 완독하고 감상을 올리신 걸 보게 됐다. 어렵지만 좋았다는 평들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든 3월 내에 올리려고 했던 여러분들 생각나 너무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평들에는 이 책을 함께 읽어온 다른 분들의 댓글도 달렸다. 이 책 때문에 그동안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떤 관점을 또 추가하게 됐는지까지. 함께 읽으면서 감상을 공유하는 걸 보는데 왜이렇게 가슴이 웅장해지는지.. 묵직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어휴 이 웅장한 분들. 감사해요!! 아직 완독하지 못하신 분들도, 힘내요! 빠샤!!


자, 그러면 산 책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네?)


책 안산다고 한 지 일주일 되었나, 후훗. 며칠간 책 구매 욕망이 생기질 않아서 후훗, 이대로 올해 성!공! 하다가 어느 하루 미쳐가지고 막 주문을 넣었다. 집에 가니 박스 두개 봉투 두개가 와잇었는데, 내가 뭘 샀는지도 기억 못하면서 대략 7-8권 샀나보다 하고 있었고, 그러다 다음날 박스 하나 더 도착한 거 보고 '넌 도대체 뭐지?' 하면서 뜯었더니 책 두 권이 더 나와서.. 총 열 권을 샀다는 걸 알게 됐을때의 그 미친 기분.... 여러분 알아욤??



















《레티시아》책 받고 깜짝 놀랐다. 오른쪾 하단에 저 검정색 세모 부분은 실제 책에서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책이 사각형이 아니라 오각형인 셈. 딱히 좋진 않았는데 아마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디자인 한 이유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부제가 검열의 나라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고 되어있길래, 중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어떤걸까, 싶어서 주문했다. 일전에 중국에 여행갔을 때 SNS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고 게다가 나는 입국 심사시 별도로 불려가기도 해서 ㅠㅠ 다시 중국방문의 의사가 없어졌더랬다. 중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사람, 게다가 부제에 '검열'이 들어가는데, 그렇다면 이 책을 내기까지도 힘들지 않았을까, 응원하자, 하는 마음에 샀는데, 받아보고 후회했다. 책 뒷표지에 보니, 이렇게 써있는 거다.



BDSM, 폴리아모리, 세대 간 연애.. 모든 사랑의 형태를 긍정.. 이라고 하는데 그냥 이 책에 대한 호감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내가 읽고 좋아할 책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럼 그냥 바로 중고등록 해버릴까 망설이다가 일단 그냥 뒀다. 어쩌면 내 생각을 바꿔주는 책읽기가 될 수도 있겠지. 언제 읽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갖고 있자. 확실히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겠지. 아 그렇지만 만약 저 구절을 책을 사기전에 보았다면 나는 이 책을 결코 사지 않았을 것임은 확실하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가 너무 기대된다. 브리저튼 시리즈 생각나는 제목인데, 이건 읽으면서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다. 언제 읽을지는 모르지만. 그런데 내가 박스를 뜯고 놀란게, 《아마도 올해의 가장 명랑한 페미니즘 이야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왜 샀지? 내가 안읽을 것 같은 제목인데, 그래서 처음 나왔을 때도 무시하고 안사고 있었는데, 왜 뒤늦게야 이걸 샀지? 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산거야.. 하다가, 괜히 샀을 리가 없다, 읽고 싶게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라고 나를 합리화하는 중이다. 쩝... 삶은 합리화의 연속이여....



















《2년 8개월 28일 밤》은 리뷰가 다 재미있다고 해서 샀고, 대선 후에 얼마간 의기소침했다가 정치를 더 공부해보자 싶어서 《여성, 정치를 하다》도 샀다.



문제는, 이렇게 잔뜩 사서 쌓아놓고 미쳤어, 안산다고 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흑흑 ㅠㅠ 이러고 또 그대로 책상 위에 갖다두고, 그러면서 장바구니에 또 책을 담고 있다는 거다. 시사인 보다가 담고, 알라딘에서 다른 분들의 리뷰나 구매내역 보다가 담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장바구니에 책을 담지 않을 수 있는걸까. 일단 지금 담긴 책들은 4월 급여날까지는 견뎌보자고 마음 먹고 있다. 나란 여자, 의지가 코딱지만해.. ㅠㅠ


그럼 여러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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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01 10:3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지 코딱지 다락방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으시는 편이 빠르겠습니다 ㅋㅋ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 저 가지고 있는데 조금 읽다 말았어요. 너무 조각난 단편적 역사들을 열거하는 느낌?이라 재미가 없더라구요.. 더 읽었으면 괜찮았으려나.. 다락방님이 읽어보고 알려주세요!
<이제부터 아주~> 이건 정말 의외네요;; 책은 꼭 뒷표지까지 보고 사야함을 깨닫고 갑니다😂

- 2022-04-01 13:00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어? 나 좋아하는 독서괭 여기서 만나네? ㅋㅋㅋ

독서괭 2022-04-01 13:25   좋아요 4 | URL
아나 괜히 고백했네 저 의기양양한 거 보소 ㅋㅋㅋ 쟝쟝님 다부장님 대신 대댓글 달아주고 계시네요 ㅋㅋㅋㅋ

- 2022-04-01 13:54   좋아요 3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다부장님 페이퍼에 서식을 즐겨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2 10:38   좋아요 2 | URL
사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으면 의지 코딱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네요? ㅋㅋㅋㅋㅋ
<처음 읽는 여성 세계사>를 제가 언제 읽게 될지 모르겠지만 ㅋㅋ 읽게 된다면 감상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대체 언제 읽을지도 모를 책들을 왜 이렇게 사대는건지, 원....

아무튼 그러니까 독서괭 님이 쟝님을 고백했다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뒤에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지요? ㅋㅋ

잠자냥 2022-04-01 10:5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레티시아>는 어떤 계기로 사게 되셨어요?

저는 오늘 우울하니까 책 사야겠어요. 자가격리 기념의 의미로 ㅠㅠㅠㅠ

- 2022-04-01 13:01   좋아요 2 | URL
자가격리 기념 그거 자냥님에게는 기념할만한 거 아니요? ㅋㅋㅋㅋㅋㅋㅋ 별로 안 우울한거 나만 알겠나? ㅋㅋ

독서괭 2022-04-01 13:28   좋아요 3 | URL
자가격리 ㅜㅜ 책 살만 합니다!
아무리 집콕 좋아해도 격리당하면 힘들다 하더라구요ㅠ
근데 책 사고 나면 쟝쟝님 말처럼 안 우울하실 것도 같네요 ㅋㅋ

단발머리 2022-04-01 13:52   좋아요 3 | URL
자가격리는 기념할 만한데 아프기는 쪼매 아프던데...... 잠자냥님 아프지는 말고 기념만 하기로 해요!!!

잠자냥 2022-04-01 13:51   좋아요 3 | URL
자가격리는 좋은데 오늘 날씨는 좀 나가고 싶은 날씨고 ~~~ 코로나 확진은 우울해요. ㅠㅠ

- 2022-04-01 13:55   좋아요 3 | URL
이거 다 걸려야 끝나요 ㅋㅋㅋ 차피 걸릴꺼 ㅋㅋㅋ 걍 맘 편히 먹어요 ㅋㅋㅋㅋ 그런데 나는 안걸림 ㅋㅋㅋ (나는야 명랑한 은둔자 ㅋㅋㅋ)

단발머리 2022-04-01 13:55   좋아요 2 | URL
날씨는 좋은데 바람이 차요. 큰 재미 없다고 봅니다. (그렇게 믿어야 합니다)
코로나 확진이시군요. 에구ㅠㅠ 일주일이 생각보다 길던데 아무쪼록 잘 이겨내시고 버텨내시고 책 많이 사시고 아프지 마세요, 잠자냥님! 시간이 어서어서 흘러가기를!

단발머리 2022-04-01 13:56   좋아요 3 | URL
나는 안 걸림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람 어쩌죠? 이리 데려다가 확!!! 😘😘😘

잠자냥 2022-04-01 14:02   좋아요 3 | URL
쟝쟝아 내가 그러다가 걸렸다~~~ ㅋㅋㅋㅋㅋㅋ

- 2022-04-01 20:24   좋아요 1 | URL
아.. 나는 정말 안 걸리고 싶다~!!!!! 나는~~ 나 만큼은!!! (ㅋㅋㅋ) 자냥 몸조리 잘해유! 잼난거 많이 읽구요!

책읽는나무 2022-04-02 07:41   좋아요 1 | URL
에궁~잠냥님!!!
지금은 괜찮으신 거죠?
첨엔 목이 아프다던데??
그리고 기침이 안떨어지던데??
후유증 앓는 사람이 봄꽃 본다고 낮에 바깥바람 쐬면 잠 잘때 미친듯이 기침 한대요..가슴도 두근거린다고..ㅜㅜ
그러니 바깥 쳐다도 보지 마세요.
이게 혹시 위로가 되실까봐...^^;;;

아니면 저 그날 덕분에 리플리 다 봤어요. 말 잘 듣는 나무!!
이게 위로가 되시려나요??ㅋㅋㅋ
암튼 기침 후유증 안남게 정말 단디 단속하세요^^

잠자냥 2022-04-02 07:47   좋아요 1 | URL
책나무 님/ 저는 목이 아픈 것보다는 두통과 근육통이 심하네요. 약 안 먹으면 참기 어려운 정도. 기침은 이제 시작된 거 같습니다. 에휴~ 암튼 후유증 안 남게 단디 단속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4-02 10:40   좋아요 4 | URL
에, 잠자냥 님의 질문에 제가 레티시아를 왜 샀는지 알고 싶어서 레티시아 책을 검색해 책 소개를 읽어 보았는데.. 음. 저는 여성을 납치한 실제 사건에 한 국가가 한 일을 알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검색하기 전에 무슨 책인지 몰랐어요. 기억이 안났어요. ㅜㅜ 아마도 그런 생각으로 산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ㅠㅠ 저 책의 존재를 어떻게 알게됐냐 물으신다면, 그건 아마도 여성학 분류의 책들을 훑어보다가..... 잘 모르겟어요 자냥님 ㅠㅠㅠㅠㅠ 아무튼 제가 산 박스에 들어 있었어요 ㅠㅠㅠㅠㅠㅠㅠ

잠자냥 님 자가격리 기념 책구매 리스트 궁금합니다!!

단발머리 2022-04-02 11:08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 저는 근육통이랑 인후통이었는데 가장 오래 괴롭히는 증세는 역시 기침입니다. 따뜻한 물, 콩나물국, 도라지청, 배즙을 권합니다. from <레티시아> 궁금한 사람

독서괭 2022-04-02 14:36   좋아요 3 | URL
자냥님 다시는 다락방님께 이런 질문 하지 마세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04 14:47   좋아요 2 | URL
맞아요, 저한테 다시는 무슨 책 어떤 계기로 샀냐고 물어보지 않긔!!!

새파랑 2022-04-01 10:5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책 안산다고 하셨던거 같은데 😆 오늘부로 이작가님 다시태어나시는 건가요? ㅋ 그럼 생일이시겠습니다 😅

- 2022-04-01 13:01   좋아요 5 | URL
이작가님 생일은 거의 365일에서 300일 ㅋㅋㅋㅋ 탄생의 여왕이심 ㅋㅋ

단발머리 2022-04-01 13:28   좋아요 4 | URL
매일이 새롭도다!! 이작가님 부활의 여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4-01 15:01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예리하십니다 ㅋㅋ
탄생인가 부활인가 환생인가 …

다락방 2022-04-02 10:40   좋아요 1 | URL
어휴 환생이냐 부활이냐 ㅋㅋㅋㅋㅋ ㅋㅋ 저도 잘 모르겟지만 어쨌든 오늘의 저는 어제의 제가 아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4-01 11: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제부터 아주..>살짝 봐서는 저도 다락방님처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네요? 와 그래도 다락방님 구입하신 책들 저도 솔깃합니다~♡<예일은 여자가 필요해>는 목차보니 가슴이 두근거려요!! 웅장함 메이커 다락방님의 빛나는 4월을 응원합니다.^^*

- 2022-04-01 13:03   좋아요 4 | URL
웅장 메이커! 이거 좋다! 다락방은 웅장메이커 ㅋㅋㅋ 미미님는 토론메이커!! 저는 드립메이커…(어쩐지 요즘 이동네에서 나대는 역할를 맡은 것 같다능..)

다락방 2022-04-02 10:41   좋아요 2 | URL
<이제부터 아주..> 는 책 뒷날개의 소개를 먼저 봤다면 제가 절대 사지 않았을 책입니다. 아놔 ㅋㅋㅋ 모든 사랑을 긍정하는 것에 저는 반대하는 사람이므로 ㅋㅋㅋ 세상엔 사랑이란 이름을 덮어쓴 사랑이 아닌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땜시롱... 여하튼 미미님, 우리는 계속 책을 사고!! 읽고!! 쓰고!! 우리의 삶을 웅장하게 만들어 갑시다! 웅 to the 장!!

mini74 2022-04-01 12: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처음 읽은 여성 세계사 표지가 클림트가 그린 9살 소녀 초상화라니. 뭔가 좀 ㅎㅎ 그러네요. 다락방님 의지가 코딱지만하다는데에 많은 위안을 받고 갑니다. ㅎㅎ고맙습니다 다락방님 *^^*

- 2022-04-01 13:04   좋아요 5 | URL
의지의 코딱지들이 서로 의지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02 07:45   좋아요 3 | URL
갑자기 코딱지 의지? 의지의 코딱지??...연대하고 싶다!!!!ㅋㅋㅋ
장바구니에 책 담다가 금액보고 놀란 가슴 달래려고 여기 들어왔다가 금방 위안 받은 1인 추가입니다.
이상하게 다락방님 구매 페이퍼는 심신의 안정과 근육들을 이완시켜 주네요. 갑자기 발 뻗고 편안해져 버린....ㅋㅋㅋ

다락방 2022-04-02 10:42   좋아요 5 | URL
다른 사람의 구매 내역을 보고 위안을 받고 편안해져버리는 여기는 바로 알라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4-04 14:4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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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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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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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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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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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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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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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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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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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4: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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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5: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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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4 15: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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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6 13: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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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07 07: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따로 오프라인 모임을 하거나 하진 않고요, 매달 여성주의 책을 한 권 정해서 그걸 같이 읽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속도로요. 그 달 안에 완독을 목표로 하고요, 그래서 좀 쉽지 않은 책들로, 혼자 읽기는 어려운 책들로 선정하고 있어요. 2018년 부터 지금까지 쭈욱 해오고 있고요, 정해진 책을 그 달 안에 읽고 수시로 글을 쓰는 게 미션입니다. 밑줄긋기, 구매자평, 페이퍼, 리뷰 뭐든 좋고요. 물론 이건 우리끼리 정한 룰이니 지키지 않아도 누가 뭐라지는 않고요. 대신 지켰다고 상품이 주어지지도 않죠. 다만, 이 책을 읽었다는 자신의 뿌듯함이 남을 뿐... ㅋㅋ

2022년 책들은 이렇게 정해졌어요.

https://blog.aladin.co.kr/fallen77/13462574

4월에는 4월 도서인 <레이디 크레딧>에 관련된 글이 자주 올라올 거예요. 함께 읽으시는 분들이 글을 써주실테니까요.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 어떻게 했나 보시려면 3월 도서인 <여성괴물> 검색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여성 괴물-억압과 위반사이>에 대해 3월 한달간 사람들이 글 올려두었으니까요.

:)
 
가장 두려운 것은
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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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개스켈'의 책은 《남과북》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읽진 않았고, 그러나 드라마로 몇해전에 보았기에 그것이 사회의 불공평과 로맨스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일전에 그 드라마를 보고(영화였나) 엄청 다다다닥 페이퍼를 썼던 기억이 있는데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그러니 책으로 엘리자베스 개스켈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흄세 시리즈로는 이디스 워튼에 이어 두번째인데, 이디스 워튼에 대해서라면 와 진짜 글 잘 쓴다 감탄하며 읽었지만, 엘리자베스 개스켈에 대해서라면 글이 좀 늘어진다는 생각을 해 다소 아쉬웠지만 그러나 소설을 읽은 후에 오는 감상에 있어서라면 결코 그 크기가 작지 않다. 그렇다. 내가 대단히 빡쳐있다는 거다. 휴.. 특히 두번째 단편 <마녀 로이스> 읽으면서는 중간중간 한숨을 얼마나 쉬어야 했는지 모른다.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그랬다.



<회색 여인>은  이 남자랑 딱히 결혼하고 싶진 않은데, 아닌것 같은데, 하면서도 가족들과 주변인들의 성화에 못이겨 결혼하는 다소 우유부단한 여주인공이 '아나 셰러'가 등장한다.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이 여자가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하는데 있다고 해도, 지금의 내가 읽는데에야 아나의 성격은 어쩔 수 없이 답답하다. 어쨌든 돈도 많고 잘생기고 누가 봐도 훌륭한 신랑감인 남자였건만, 그 남자가 살인을 저지르는 산적이라는 것을 아나는 알게 되고 아나는 하녀와 함께 남편을 피해 도망을 가게 된다. 남편은 아내를 추적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내를 닮은 여자를 죽이기도 하고 아내가 아닌 여자를 죽이게도 된다.


여자가 잘 모르고 결혼했어도 혹은 잘 안다고 생각해 결혼했어도 그 남편이 연쇄살인범이나 강간범인 경우는 일어난다. 스티븐 킹도 자신의 단편 소설에서 남편이 연쇄살인범인 것을 이십년 이상 살게 된 후에 알게 된 여자가 나오고, '레이철 케인'의 소설 《스틸하우스 레이크》에도 알고 보니 남편이 연쇄살인범인 걸 알게 되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사랑하거나 혹은 사랑하지 않았어도 나랑 한동안 함께 살았던 남자가 사람을 죽이는 범죄자라면 그걸 알고 나서도 그 남자랑 계속 사는 게 가능할까? 아마 정체를 알게 된 여자를 죽이게 될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사실 이런 상황의 해결책은 무조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연쇄살인범이 다시는 나를 쫓지 못하도록 하는 것일테다. 그런데 어떻게?


《스틸하우스 레이크》에서도 연쇄살인범은 남편이었는데 사람들은 이 아내에게 정말 몰랐을 리가 없다며 계속해 아내를 괴롭힌다. 오히려 연쇄 강간과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가있는 남편은 영웅화 되고. 세상의 범죄자들이 남자만 있는 게 아니고 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게 여자들에게만 일어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러나 분명히 '여자라서' 죽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왜 살인을 저지른 건 남자인데 그 남자의 아내가 도망쳐야 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여자들이 이유 없이 죽어야 될까. '내가 나쁜놈인걸 그 여자가 알고 있으니 그 여자를 죽일 거야' 라는 마음에서 출발해 그 여자랑 닮은 여자를 죽이고 그 여자를 돕는 여자를 죽이고. 여자들은 왜 나쁜 짓을 한 게 아니어도 이렇게 죽어야 될까. 그 과정에서 이 남편과 맞서 싸우는 것은 남편을 두려워하는 여자가 아니라, 그 나쁜놈에게 아내를 잃은 다른 남자이다. 죽는 건 여자인데 싸우는 건 남자인 아이러니. 언제까지 놀림 당하거나 맞거나 죽는 건 여자인데 남자들끼리 싸우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할까? 



<마녀 로이스>는 내가 이 단편집을 통해 가장 답답해했던 단편이고 한숨을 많이 쉬어야 했던 단편이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던 것처럼 실제 있었던 마녀 재판, 마녀 사냥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로이스가 마녀로 몰리는 이야기. 이야기의 시작, 어린 로이스는 동네에서 마녀로 몰리고 살해 당하는 여성을 보게 되는데, 그 여성은 로이스에게 '네 아빠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 18세의 로이스를 마녀로 몬 것도 로이스가 함께 지내던 외삼촌네 가족이었고, 그러니 누군가 마녀로 언급되고 사형을 당하기까지 그 마녀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없다. 그건 실제로 그녀가 마녀이거나 아니거나와는 별 관계가 없다. 일단 저 사람이 마녀다, 라고 했으면 그 사람은 무조건 죽어 마땅한 것이다. 마녀가 아니라는 본인의 부르짖음은 닿지 않고, 고문을 당하면서 억지 자백만이 남아있으며, 그 자백 후에는 공개 처형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누군가의 한마디 말로 마녀가 되어가는 세상을 다들 어떻게 살아냈을까. 그런 상황에서라면 내가 마녀가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마녀라고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걸까. 

1692년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하는데, 무고한 사람들을 처형한 후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뉘우치고 반성을 했다고 한다. 그 반성은 그런데 무슨 효과가 있을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는데. 죽여 놓고 하는 반성엔 얼마만큼의 의미가 있을까.


로이스는 아직 성인이 되기 전 부모를 잃고 외삼촌 댁에 가게 된다. 자신을 따뜻이 맞아줄거란 기대와 달리 외삼촌은 병들어 누워있고 가족들은 로이스를 싸늘하게 대한다. 외삼촌의 아들 머내시는 로이스와 결혼하고 싶다고 한다. 로이스는 머내시를 전혀 좋아하지 않고 결혼하고 싶지도 않아 거절하는데, 아니 이 미친 머내시는 그게 하나님의 뜻이라는거다.


"분명 하나님의 목소리가 내게 말했어. '로이스와 결혼해' 라고. 그래서 내가 답했지. '네, 주님.'"

"하지만 네가 말하는 그 목소리가 내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로이스가 대답했다.

"로이스 곧 듣게 될 거야. 그러면 복종할 거지?"

"아니, 절대 그럴 수 없어!" 로이스가 재빨리 대답했다. "그걸 오래오래 생각하면 꿈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지. 하지만 우격다짐으로 결혼할 수는 없어." -p.145



아 진짜 이 정신나간 놈이. 자기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결혼을 하자고 한다. 그런데 이 상대인 로이스는 그런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을 뿐더러(당연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결혼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아니 저렇게 세상 미친놈을 만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자기가 믿는 종교, 자기가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신이 자신에게 그렇게 일렀다는데, 그렇다면 어떻게든 그 뜻을 이루려 하지 않겠는가. 아니나다를까 볼 때마다 목소리 아직 안들렸냐고, 나는 점점 더 확실하게 들린다고 숫제 환영도 본다고 얘기하는거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왜 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바로 자기 앞에 서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질 않는거야 세상 꼴통이네 진짜.. 휴.. 

아아, 과거의 여자들이여, 그런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고 견뎌낸 겁니까. 여자들이여 ㅠㅠ


뭐, 그렇다고 현재에 저런 꼴통들이 없다는 건 아니지만... ㅠㅠ



<늙은 보모 이야기>는 유령이 나오는데, 유령이 왜 나오냐? 유령에게는 다 유령 나름의 사정이 있고 자신의 풀지 못한 한을 담고 한맺힌 공간에 오는 것.. 이 이야기 속에서도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자매가 나오는데, 그 남자는 딱히 정착하는 남자는 아니었고 자매들의 마음을 가지고 놀면서 한 쪽 여자에게 임신 시키고 그러나 양육의 책임은 지지 않고 자매들로부터 떠나버린다. 만약 그가 자신의 아이와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낳은 여자에게 책임을 다했다면 죽음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억울함도 끼어들지 않았을 것이며, 엄하게 자매들끼리 싸우거나 가족들의 불화가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왜 잘못은 무책임하게 아이의 아버지가 되지 않으려 한 남자가 저질렀는데 그 후의 고생과 고통과 불화, 죽음은 여자들의 몫일까. 대환장하는 지점인 것이다. 하아. 왜 여자들은 자기 잘못이 아닌데 자꾸 죽냐, 왜... ㅠㅠ


죽지마, 여자들아.. 살자, 어떻게든 살아남자. 

여자들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그러니까 곁에 남자들이 있으면 존재 만으로도 죽음의 대상이 되어버려서, 오래 살기 위해서라면 남자 없는 곳에서 살아야 하는 건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혼을 하면 한대로, 결혼을 거부하면 거부한대로, 사랑을 하면 사랑한대로, 다 죽어나가네.. 도대체 어떻게 살라는건지 모르겠다. 


똥같은 세상, 페미사이드로 넘쳐나는 세상. 

아무튼 살자, 살아남자, 여자들이여..


너무 마음이 무겁다. 

너무 무겁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은 여자로서 살아남기 힘든 세상을 들려준다. 그것이 그녀가 보았던, 그리고 살아냈던 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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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3-31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개스켈과 이디스 워튼의 글에 관한 느낌 저랑 정말 똑같아요! ㅎㅎㅎㅎ전 다락방님과 반대 순서로 읽었기에 (개스켈 먼저 읽음) 이디스 워튼 글에서 더 진짜 잘 쓴다! 뭐 이런 느낌 받았어요.

<마녀 로이스>의 그놈과 그놈 가족들 전부 제가 총살하고 싶었던 심정........ 어휴.. 그놈 엄마도 정말...진짜.. 하......

다락방 2022-04-01 07:44   좋아요 2 | URL
마녀 로이스의 그 엄마로 말하자면 저는 어떤 부분에서는 또 이해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병든 남편을 간호하면서 동시에 먹여 살리는 것도 다 본인의 일이고 그 와중에 그 병든 남편의 친척까지 얹혀살게 되니.. 이 여자도 나름대로 빡치겠구나 싶었어요. 물론 아들에 대한 그 맹목적인 믿음과 사랑은.... 하아
마녀 재판, 마녀 사냥에 대해 숱하게 들어오고 책에서 보기도 했지만 이렇게 소설에서 만나니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고 막 미치겠더라고요. 자신의 말 한마디로 다른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에 대한 그 무게를 왜 모를까 싶고요. 어휴 전 진짜 이 단편 읽으면서 미치는줄 알았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22-03-31 16: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디스 워튼만 읽어야지... 라고 살포시 마음 먹습니다 ㅎㅎㅎㅎㅎ

다락방 2022-04-01 07:45   좋아요 2 | URL
이디스 워튼이글을 더 잘쓰는데요 유령에 대한건 엘리자베스 개스켈이 좀 더 선명했던 것 같아요. 음, 무섭기도 개스켈이 더 무서웠나... 이디스 워튼은 어쨌든 추천입니다, 단발머리 님!!
 
익명의 엄마들
그웬돌린 레송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권지현 옮김 / 북콘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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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있으나 없으나 어차피 혼자서 육아를 감당하는 엄마들의 어떻게든 살아내고자 하는 노력.
인생은 도대체 뭘까.
임신,출산,육아로 우울과 절망에 빠지지만 그래도 아이가 있어서 다시 희망을 가져보려 이를 악무는 것.
여자의 인생은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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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라 크리드의 여성괴물 을 다 읽었다. 책 속에 언급된 영화를 딱히 보고싶진 않다. 어떤 영화는 줄거리를 아는 것만으로도 너무 끔찍하고 상상하기도 싫어서. 특히 <브루드>라는 영화는 막상 보고나면 그렇게 끔찍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무슨 배에 달린 주머니에서 생명이 탄생하는.. 아 너무 싫어 ㅠㅠ <캐리>도 도무지 피 뒤집어쓰는 장면을 볼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에일리언>은 일전에 다시 보기 시도했다가 이내 포기했더랬다. <사이코>는 사실 좀 보고 싶긴한데... 샤워씬을 훔쳐보는 살인자 남성..이 나오는 장면이 견디기 너무 힘들것 같다 ㅠㅠ


그렇지만, <더럽혀진 violated, 1985> 라는 영화는 보고싶었다. 이 영화 만큼은 보고 싶어서 검색해보았는데 결과물이 나오질 않는다. 굿 다운로드 받아서 볼건데 아무데도 없어. 



<더럽혀진>(1985)은 강간-복수 영화의 가장 독특한 예를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였던 한 무리의 여성들이 서로 결속을 다진 뒤, 감옥에서 출옥하여 다시 강간을 저지르는 강간범들을 응징하기로 결정한다. 경찰관과 외과 의사를 포함하는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이 그룹의 멤버로 참여한다. 경찰관은 지속적으로 강간을 저지르는 남자들의 이름과 거처를 알아낸다. 여성들은 술집에서 목표물에 접근하고 술에 수면제를 넣은 뒤 그들을 외과의사의 집으로 납치해 오는데, 외과의사는 자신의 집 지하에 수술실을 마련해 놓았다. (외과의사의 어린 딸은 성범죄 후에 출옥한 남자에 의해서 강간당한 뒤 살해당했다.) 외과의사는 수술을 통해 남자를 거세하고, 그들은 다음 날 술집이나 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어쓴지 기억하지 못하는 채 깨어난다. 경찰은 도움을 청하는 남자들에 대해서 거의 동정을 느끼지 못하며, 심지어 그들은 이와 관련해서 신고 된 사건들을 '폭행'이라고 기록해야 할지 '강도'로 기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농담을 한다. 이 하위 장르의 다른 모든 영화들처럼 여성들은 처벌받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행위에 있어 정당한 것으로 그려진다. -p.233-234



강간범을 응징하는 영화는 내가 아는것만 해도가장 최근에는 (아직 나도 보진 못했지만) <프라미싱 영우먼> , <리벤지>가 있다. 

















<프라미싱 영 우먼>은 강간당한 친구를 위해 복수하고 <리벤지>는 자신이 강간한 것에 대해 복수한다. 책 속에서 <네 무덤의 침을 뱉어라>의 강간장면이 너무 여성혐오적이라고 지적하는데(이건 이 영화의 리뷰를 찾아봐도 많이 지적된다), <리벤지>는 그 영화에서 여성혐오적 장면을 빼고 만들어낸 영화인 것 같다.


강간당한 것에 대한 복수를 떠올리면, 나는 <쇼걸>이 생각난다. 한참 전에 본 영화라 아마 그 당시에 더 인상 깊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쇼걸로 춤을 추며 살아가던 주인공이 큰 쇼의 주연을 맡으면서 인기를 끌게 되고 그래서 큰 파티에도 초대 받는다. 주인공 덕에 그 파티에 참가하게 된 주인공의 친구는 그 파티에서 자신이 언제나 동경해왔던 남자 가수를 보게 되고 이에 우리의 주인공은 흥분하고 즐거워하는 친구에게 그 가수를 소개시켜준다. 가수는 자신의 팬이라며 자신을 따르는 팬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폭행하고 강간한다. 주인공은 친구가 동경하던 가수로부터 강간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가수를 찾아가 폭력으로 응징하는 거다. 















이 영화에 대한 정희진 쌤의 평도 생각난다.




이 영화의 주제는 벗은 몸을 보여 주어 남성 관객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데 있지 않았다. 오히려 쇼걸들의 연대와 자매애를 강조했기 때문에 돈벌이에 성공할 수 없었다(남성 사회의 관객들은 여성의 단결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中











찾아보았는데, 저 영화는 실패가 아닌데 실패라고 했다고 정희진을 돌대가리라고 하는 글도 보았다. 네.... 정희진을 돌대가리라고 하다니.......



무엇보다 책을 읽고 싶다. 바바라 크리드가 '슬래셔 영화에 대한 뛰어난 연구' 라고 칭한 '캐롤 J. 클로버'의《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라는 책.



그러나 심지어 많은 수의 남자와 여자들이 살해당해서 죽음을 맞이하는 영화에서도, 질질 끄는 이미지는 필수불가결하게도 여자들이다. 남자의 죽음은 언제나 신속하다. (…) [그리고] 여자의 죽음보다 더 거리를 두고 보여지거나, (예를 들어 어둠이나 안개 때문에) 희미하게 보여지며, 그도 아니면 전혀 보이지 않도록 스크린 밖에서 벌어진다. 반면에 여자의 살인은 더 가까이에서, 더 시각적으로 자세하게, 그리고 더 길게 그려진다. (클로버, 1989, 105)-p.236



검색해보니 캐롤 클로버의 책은 저 제목으로는 없고 이런 걸로 있다.

















언급된 《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는 독립된 책이 아니라 논문인것 같고, 뒤의 참고문헌을 보니 James Donald 의 이 책에 실려있는 것 같다.
















아, 너무 읽고 싶다. 출판사 여러분들. 이 책들 좀 번역해주세요. 특히 캐롤 클로버의 책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할게요. 이거 선정하면 열 명 정도는 살겁니다!! 열 개 믿고 번역해 출판하긴 좀.. 거시기한가요? (그렁그렁)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미 사둔 크리스테바의 공포의 권력이나 읽어라, 나여... 



아무튼, 출판사들, 잘 좀 부탁드립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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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3-29 12: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출판사는 이 열정에 가득한 다부장님을 위해 번역출간 검토해주세요!ㅎㅎ

다락방 2022-03-31 08:24   좋아요 3 | URL
출판사들이여, 더 열심히 일하라, 더, 더!! 얼른 이 책 번역해서 출판하라, 출판하라!! ㅋㅋㅋㅋㅋ

mini74 2022-03-29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더럽혀진! 궁금해요. 특히 처벌받지 않는다가 맘에 들어요 ㅎㅎ

다락방 2022-03-31 08:25   좋아요 2 | URL
더럽혀진 궁금한데 검색 자체가 안되네요 ㅠㅠ 저는 충분히 돈 내고 볼 의향이 있는데 말입니다.

- 2022-03-31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크리스테바 앓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 나 미쳤나봐 ㅠㅠㅠㅠ

다락방 2022-04-01 05:45   좋아요 1 | URL
공포의 권력 고고?? ㅋㅋㅋㅋㅋ

- 2022-04-01 08:09   좋아요 0 | URL
어쩌지 ㅋㅋ 전 사랑의ㅜ역사여 ㅋㅋㅋㅋㅋ 더비싸다 ㅋㅋㅋ

다락방 2022-04-01 08:10   좋아요 1 | URL
난 공포의 권력 샀다요 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의 역사 비싸네요? ㅋㅋㅋㅋㅋ

- 2022-04-01 08:19   좋아요 0 | URL
무려 사랑이니까…. 읽고 쓰는게 사랑이래요 ㅋㅋ 크리스테바에겐…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 - 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개정판 여이연문화 3
바바라 크리드 지음, 손희정 옮김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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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이데올로기는 여성이 스스로의 몸에 대해 지닌 자율권을 부인하는 일련의 억압적인 음모들을 통해 여성의 욕망을 통제함으로써 어머니의 힘을 억제하는 기능을 했고, 연장선상에서 모든 여성을 억압했다. 이런 방법들 중에서 가장 폭력적인 것은 가정 폭력, 강간, 그리고 여성 성기의 절단 등이다. 페니 데드만의 다큐멘터리 <의례>에서 그녀는 여성 성기의 절단은 증가 추세에 있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750만에서 850만의 여성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추정한다. 성교 시에 위험한 '가시' 혹은 이빨로서의 클리토리스에 대한 두려움이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실행되고 있는 여성 성기 절단이라는 야만적인 관행 뒤에 놓여 있는 이유라고 생각된다(레데러, 1968, 46). 이는 프로이트가 「처녀성의 타부」에서 '여성 할례'로 부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할례는 피부의 제거를 의미하지 전체 기관의 제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클리토리스와 음순이 제거당하는 이 관행은 여성 성기에 대한 공포라는 뿌리 깊은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멀리 퍼져 있는 태도이며, 따라서 '변태성'의 영역에 속해 있다는 식으로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관행은 또한 여성의 성기 절단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여성의 성기를 이미 거세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 역시 분명히 보여준다. 실제로 그들의 목적이란 거세를 수행하는 것이다. -p.301



생식력과 직결되는 자궁과 월경, 그것의 '없음'에 대한 열등감과 자신이 이미 가진것(페니스)을 잃을까봐 두려워하는 마음이 여성혐오의 근원. 신체가 다르다는 것, 그러나 가진 것은 잃고 싶지 않고 가지지 못한 것은 갖고 싶은 마음은 나와 다른 상대를 억압하고 비하하고 혐오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상대를 낮춘다고 해서 내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어렵지만 재미있게 읽었고 세상 어딘가에서 공포 영화로 여성혐오를 분석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진짜 자지러지게 좋다. 세상은 한 번 살아볼만한 것이고 똑똑한 사람은 내 생각보다 훨씬 많다. 만세! 무엇보다, 완독했다, 만세!!


라캉의 이론에서 페니스를 인간의 완전함의 기호로 구성하고 남근을 상징적 존재로 구성하는 것은 바로 여성의 ‘결핍‘이다. ‘페니스와 남근이 (비록 착각에 불과하지만) 동일하기 때문에 여성은 거세된 것으로 이해된다‘(그로츠, 1990, 116). 남성이 상징게적 질서를 대표할 권리를 상속 받은 반면에 여성이 상징계적 질서 안에서 ‘결핍‘을 상징하게 된 것은 여성이 ‘거세되었기‘ 때문이다. - P210

메두사의 전체 얼굴은 가격할 준비가 된 채로 기다리고 있는 이빨 달린 질의 이미지로 활기차다. - P213

C.D. 댈리는 인간의 발전에 있어 월경의 중요한 역할에 대한 분석에서 모든 터부 중에서 월경에 대한 터부가 가장 악독한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현상의 핵심 이유는 여성의 피가 여성 성기에 의해 남성이 먹히거나 거세당할 것이라는 남성의 공포를 강화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P214

<더럽혀진>(1985)은 강간-복수 영화의 가장 독특한 예를 보여준다. 강간 피해자였던 한 무리의 여성들이 서로 결속을 다진 뒤, 감옥에서 출옥하여 다시 강간을 저지르는 강간범들을 응징하기로 결정한다. 경찰관과 외과 의사를 포함하는 다양한 직업의 여성들이 이 그룹의 멤버로 참여한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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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03-29 08: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2부가 1부보다 확실히 어려웠어요ㅠㅠ 생각해보면 혐오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공포영화만한 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질투 또는 열등감 반대로 가진 것을 상실할까봐 겁내는 심리를 왜 혐오감으로 표출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표현하는 영화의 묘사가 읽는 것만으로도 적나라해서 역시 영화에 도전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ㅜㅜ 하지만 이렇게 접근할 수도 있구나 해서 신선했습니다!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다락방 2022-03-29 08:49   좋아요 3 | URL
저는 언급된 영화중에 <더럽혀진 violated>을 보고 싶은데 검색이 안되더라고요. 또 읽고 싶은 책도 있는데 번역이 안되어 있고요. 내가 원하는걸 읽기 위해서는 더 공부해야겠구나 싶기도 했어요.
저도 언급된 영화들을 볼 수 있을 것 같진 않아요. 생각만 해도 너무 무서워요. 그래도 <캐리>는 읽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아마도 거슬리는 점이 많을 것 같긴한데 그건 책을 읽어봐야 알겠지요.
저도 2부가 너무 어려웠어요. 1부는 어려워도 그렇지!! 이러면서 재미있게 읽었는데 2부는 어휴 이게 무슨 말이야.. 하는 지점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사이코> 영화 줄거리 몰랐는데 읽으면서 줄거리만으로 소름 돋았어요. 으.. 사이코 영화는 사실 좀 궁금하긴한데 도무지 혼자 볼 엄두가 안나네요.

다 읽어서 너무 좋아요. 거리의화가 님,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022-03-29 09: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단 나 완독하고 다시 읽을게요. 오늘 도서관 간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3-29 10:26   좋아요 4 | URL
쟝님은 이 책의 2부를 어렵지 않게 읽어낼 것 같은데 말입니다. 쟝님, 완독을 향하여 화이팅!!

- 2022-03-31 22:16   좋아요 0 | URL
맞아요 ㅋ 저 어렵지 않았어요 ㅋㅋㅋㅋ (쉬운 책은 아니었는 데…) 저 천재 다됐나봐요 ㅠㅠㅠㅠㅠㅠㅠ 미쳤다 나 ㅋㅋㅋ

청아 2022-03-29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이 앞으로도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저도 번역 안된 여성주의 책들을 종종 발견하는데 영어가 익숙하다면 그런 책들도 원서로 마음껏 읽어볼텐데 하는 아쉬움이 늘 있어요. ㅠㅠ

만세!! 다락방님 완독 수고하셨어요🌹🌹🌹

다락방 2022-03-29 10:28   좋아요 3 | URL
이 책에서 바바라 크리드가 ‘슬래셔 영화에 대한 뛰어난 연구‘ 라고 하는 <그녀의 육체, 그 자신:슬래셔 영화에서의 젠더> 를 꼭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번역.. 안될것 같죠? 페이퍼라도 써야겠네요. 어느 출판사에서든 이걸 번역 좀 해달라고.. 이 책도 번역된다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로 선정하면 좋을텐데 말예요.

미미 님,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

청아 2022-03-29 10:38   좋아요 2 | URL
그런 시도 자체가 다락방님 너무 멋집니다~♡ 저도 응원할께요!!^^

얄라알라 2022-03-29 10: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기분 좋은 단어 ‘완독 완독‘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22-03-29 10:2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무서워서 밤에는 읽기를 포기했더니 읽는데 너무 오래 걸렸네요. 후훗.

얄라알라 2022-03-29 10:37   좋아요 3 | URL
저도 책 읽다, <오멘>이나 <캐리>같이 유명한 영화는 알아도 생소한 영화가 하도 많아서 얼마나 중간에 샛길로 샜던지....책 읽다 스마트폰 검색 이렇게나 많이 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ㅎ

다락방 2022-03-31 08:22   좋아요 1 | URL
저 오멘은 영화로 보기 전에 책으로 읽었거든요. 그 때 세로줄로 된 걸로 읽은 기억이 나는데 고등학생때였고 누군가에게 빌려 읽은 거였어요. 그거 읽고나서 밤에 화장실가기도 얼마나 무섭던지 ㅠㅠ

책읽는나무 2022-03-29 12:2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완독의 그 기쁨!!
저도 어서 누려 보고 싶은데 왜 이리 이곳에서 딴짓만 하고 있는지???ㅋㅋㅋ
암튼 수고 많으셨어요.
기쁘게 읽으셨군요^^

다락방 2022-03-31 08:23   좋아요 2 | URL
책나무 님도 이제 완독의 기쁨을 누리고 계실테니 좋습니다. 책나무 님,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히히.

mini74 2022-03-29 17: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녀의 증거 중 하나가 돌출형 클리토리스 였다고 하던게 생각나에요. 다락방님 완독 축하드리옵니다 ~~

다락방 2022-03-31 08:21   좋아요 1 | URL
어휴 저 지금 읽는 소설책이 마녀재판, 마녀사냥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가슴이 너무 답답하네요. 마녀로 몰렸던 사람들 진짜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떡해요.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면 마녀가 되고 말았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