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김혜자의 《생에 감사해》를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잠깐 중단했는데(엄마 읽어보시라 드렸다), 연예인이 쓴 책이라 관심도 안갖고 있다가 <유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인터뷰 하는 걸 보니, 이 사람의 인생이 궁금해지더라. 게다가 모든 대답들에서 배우로 얼마나 충실히 살아왔는지, 배우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느껴져서 '이 책은 좀 다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벌써 좋아졌다. 무엇보다 김혜자가 자신이 가진 여러가지 입장에서 자신이 가장 먼저 취하는 정체성이 '배우'라는게 인상 깊었다. 엄마도 아닌, 아내도 아닌, 배우.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배우로 몰입할 수 있도록 가족들은 도와주었고 그래서 자신은 이 배우라는 일을 아주 잘해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이미 공연을 한 바 있는 연극에 있어서도 모든게 끝날때까지 대본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들이 찾아들고 또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해서, '아 지난번 회차 때 내가 이걸 깨닫지 못한채 연기했네' 하는 생각에 관객들에게 미안해진다고 했다. 김혜자는 맡은 배역을 최선을 다해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나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대사를 백 번도 더 읽습니다. 아까 했던 것과 지금 하는 것이 다르니까. 아흔아홉 번째 했을 때는 몰랐던 것을 백 번째 했을 때 느껴지는 것이 있으니까. 읽을수록 느껴지니까 대본을 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잘 쓴 대본은 읽을수록 깊어집니다. 우리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을 때처럼, 건성으로 읽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p.34



사람들은 내가 현모양처인 줄로만 압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살림도 못하고, 대본만 받으면 그날부터 대본 속 인물이 되어 버려서 식구들은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남편과 아이들은 내가 배우이니까 당연하다고 인정을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배우로서 잘해야만 했습니다. 내가 가족에게 남긴 자잘한 상처들이 흐지부지 묻히지 않도록. 가족에게 상처를 주면서 배우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떳떳하지 못하면 정말 면목이 없는 일입니다. 나를 배우로 인정해 주는 가족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연기에 집중하면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p.224



유퀴즈에 출연해 인터뷰에서도 했던 말이기도 하고 이 책에도 나오는데, 김헤자는 하나의 극이 끝나고 나면 온 몸에 에너지가 다 빠져버려 녹초가 되어 집에서 쉰다고 했다. 지금 책이 없어서 정확한 워딩을 가져오지 못하겠는데, 작가 박완서는 '저이는 저렇게 연기 하나 마치고 나면 얼마나 진이 빠질까' 했다는 거다. 작가 박완서의 이 말을 듣고 김혜자는 '어머 선생님, 제가 그렇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물으니, 박완서는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했다는 거다. 책에서 이 일화를 읽으면서 그렇구나, 온 몸으로 연기하는구나, 그래서 마치고 나면 힘든가 보구나, 나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얼마전부터 투비에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소설 쓰기는 나의 아주 오랜 꿈이고 그러나 써보려고 시도할 때마다 '역시 나는 쓰기는 안돼, 읽는 독자로 만족하자'하며 뒤로 미뤄왔다. 덕분에 써둔 소설은 한 편도 없는 채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았을텐데, 투비에 쓰는 건 무슨 문학상 공모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써보자, 해서 써보게 되었다. 나는 연애소설은 가급적 안쓸거라고 생각했지만, 쓸 수 있는 게 연애 소설 밖에 없더라. 머릿속에 사랑이 가득해서 그런것인가.. 하아. 아무튼 그렇게 소설 연재를 시작했다.



https://tobe.aladin.co.kr/n/41355





말이 좋아 소설이지, 망상에 다름 아니다. 그간 알라딘에 가끔 써오던 망상의 확장판이라고 하면 될텐데, 이걸 쓰면서 내가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것들이 또 너무 많고 크다. 그래서 이 페이퍼의 제목은 '몸이 쓰는 글'이 되었다.


우선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은 연애 소설이 아니었다, 라는 건 이미 밝혔고, 내가 추구하는 바는 사실 '줌파 라히리'의 소설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까 연애가 나오지 않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게 아니라, 연애 플러스 알파가 되길 원했던 거다. 단순히 연애로 그치는게 아니라 읽으면서 혹은 읽고 나서 그것보다 더한 무엇을 주기를 바랐던 거다. 특별히 예로 들자면, 줌파 라히리의 단편 중 <지옥-천국> 그리고 <섹시> 같은 것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연애가 신나고 즐겁지만 그 끝이 씁쓸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이 이야기 속에 드러나길 바랐고,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혹여라도 로맨스 소설을 쓰게 된다면 남주를 발레리노로 하고 싶었다. 오래전에도 페이퍼에 쓴 적 있는데, 발레리노가 늘상 발레리나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발레를 하다가 어느날 발레 바깥의 여자를 만나게 되고, 별 생각 없이 늘 하던 대로 들어올리려다가 허리가 나갈 뻔한 위기를 겪고 자기 인생을 돌이켜 보는.. 그러면서 '들어올려지지 않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라고 말하고 여자는 '모든 여자들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렸!' 하고 티격태격 하다가 결국 19금으로 이어지는... 뭐 그런 걸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거 쓰려면 내가 발레리노의 일과 삶에 대해 좀 알아야 되고 그러려면 인터뷰나 공부가 필요하고.. 그래서 포기해버린 부분... 아무튼,


그래서 내가 쓸 수 있는 간단한 걸 쓰기 시작한건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해버렸다. 몰랐는데,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이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그 이야기속에 살아버리게 되는 거다. 내 몸을 내가 만드는 이야기 속에 던져버리는 것. 쉽게 말해, 내가 이 연애 이야기를 쓰면서 연애를 해버리는 거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니 넘나 괴로운 것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게 이야기가 괴로워서 괴로운 게 아니라, 나는 분명히, 그러니까 나의 육체가 여기 있어서 이 삶을 사는데,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자고 틈틈이 책 읽고 글 쓰고 술 마시는 삶을 사는데, 나의 육체는 고작 이거 하나 뿐인데, 이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걸 진행하는 동안 그 삶을 또 살아버리는 거다. 나는 여기에서 원래 살던 삶을 살면서, 갑자기 저기에서 연애를 하고 있어. 심지어 베트남도 갔다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에 휩쓸린다. 사랑을 해버려서.. 흑흑 ㅠㅠ 그걸 쓰는 동안 내가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해야 한다. 그래서 현실의 삶에 지장을 주는 거다. 나는 여기 버티고 있어야 되는데 그걸 쓰는 동안 맛탱이가 가버려서 최근에 업무를 하면서 '아, 그거 했던가, 맞게 했던가' 이렇게 재차 확인해야 하는 일이 생겨버리는 거다. 완전 나의 몸이 거기에 던져져버린 것이다. 와, 이 이야기 쓰는 동안 이 삶을 내가 살았어. 이야기 속의 삶을 내가 살았다. 이야기 속의 연애를 내가 해버린거다. 연애도 하고 이별도 했다. 어휴, 진빠져. 그러고 다시 현실을 겸해 살아가려니 이게 보통 에너지가 드는 게 아니야. 주말에 족발을 먹고 제육볶음을 먹고 밀푀유나베를 먹은 건 다 그런 까닭이다. 


비로소 김혜자와 박완서가 작품 하나를 끝내고 녹초가 된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됐다. 와, 이 가벼운 연애 이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 연애를 해버려서 몹시 진이 빠져 버렸는데 김혜자가 하는 연기와 박완서가 쓰는 글은 더 깊잖아. 그들이 그 삶을 살았다고 하면, 끝마쳤을 때 녹초가 된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완전히, 너무, 이해가 되는 거다.



나는 내가 '읽기'에 몸을 던진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걸 안할라고 하는데 이미 이런 독서를 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더라.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 멀리서 그걸 읽고 평가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소설 속 삶을 내가 살아버리는거다. 그래서 소설이 슬프면 내가 잠을 못자고 소설에서 사랑에 빠지면 며칠간 그 사람 사랑하느라 뒤척이게 되는거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몸을 던지는 읽기를 한다는 것. 소설이 아니라면 거리두기가 가능해지고 거리두기가 가능해지면 평가도 가능해지지만, 거리두기가 안되면 평가 자체가 안된다. 내가 리뷰를 잘 쓴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거리두기를 하면서 소설을 읽는 사람이 쓰는 글이더라. 그게 너무 부러운거다. 나는 사람하고는 거리두기가 잘되는데, 사실 사람하고는 그렇게 친밀해지진 않는데, 왜 소설만 읽으면 소설 속에 나를 던져버려 둠칫 두둠칫. 그리고 이번에 알았다. 이야기를 쓸 때에도 내가 나를 던져버린다는 것. 누가 쓴 이야기를 읽을 때에도 그 속에 살고 내가 이야기를 쓸 때에도 그 속에 산다. 이런 삶은 몹시 지치고 힘든다. 내가 늘 많이 먹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소설에 내가 나를 던지는 건 아니다. 내가 나를 던지게끔 하지 못하는 소설은 거리두기 한 채로 평가가 가능해지고 그런 소설은 내가 딱히 사랑할만한 소설은 아니다. 나는 <지옥 천국>의 엄마가 되고 <섹시>의 불륜을 저지르는 여성이 된다. 



내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중에는 범죄 소설이 있다. 아동대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처참하게 죽이는 여자가 나오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세상 모든 아동성범죄자를 가혹하게 응징하는 소설을 쓰고 싶었고, 머릿속에서 언제나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가해자를 응징하는 여자는 성인일 때도 있지만 어린 당사자일 때도 있었다. 머릿속에서 반복되어 써지는 이 이야기를 언젠가 제대로 형식과 문장을 갖추어 써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가벼운 연애물 쓰면서 온 몸 내던져 힘들어하는 나를 겪으면서 나는 이 범죄소설 쓰기를 포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쓰는 나를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게 된다면, 회사 관두고 써야될 것 같다. 여기에서 이 삶을 살면서 그 이야기 속에서 그 모든 분노를 끌어안고 또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내가 버티어내지 못할 것 같다. 어휴.. 


아무튼, 이 연애물 쓰기도 힘들어서 내가 쓰기는 안되는 사람이구나, 쓰기까지 하면 되게 벅찬 사람이구나, 이제 그만 쓰자, 이런 망상, 정말 말 그대로의 망상은 망상으로만 끝내고 활자화 시키지 말자, 결심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만! 할까 하다가 해둔 이야기는 완결을 지어놓아야 몇 안되는 독자에게 예의인 것 같아, 이미 완결 내두었으니 그것만 올리자 하고 있었는데!! 


오늘 출근길에 갑자기 외전 떠올라 버려 미치고 팔짝 뛰겠다. 단역으로 출연했던 S 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 아 어떡하지. 머릿속에서 이미 결말까지 다 써버린 부분... 더 많이 먹고 힘을 내서 써볼까?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벌써 기운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월요일이니까 빠짐없이 책탑 사진을 올려야지.




탑이라기엔 민망한 네 권이다.. ㅋㅋㅋㅋ 소박하쥬? 저도 이럴 수 있는 사람이랍니다. 매주 20권씩 사면 거지꼴을 면하지 못할거예요.

















《웨스트포인트 2005》는 잭 리처를 읽고 싶어 샀다. 잭 리처 그동안 읽는 족족 팔았었는데 이제 다시 한 권씩 사서 모아야겠다. 왜냐하면 잭 리처는 사랑이니까. 근육뿜뿜에 정의감 넘치는 남자이면서 섹스도 잘하는 것 같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내가 센강을 가본 적이 있어서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가본 센강에서 어느 이야기가 펼쳐질런지 한 번 읽어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센강 갔다온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그러니까 작년에 파리 잠깐 들렀다 오면서 그 찌린내에 당황해 으 이제 다시 파리 안와도 되겠다, 이걸로 족해,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왜 다시 한 번 가도 괜찮을 것 같은 이런 마음..같은게 생기는거죠? 왜죠? 아무튼 여름에 기회가 된다며 한 번 가보는 걸로..... 추석에는 헝가리 가는 표 끊어두었는데 그거 파리로 바꿀까?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유령의 벽》도 샀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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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2-2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몸으로 읽고 쓰기 기빨리는 일이죠^^; 저는 소설은 감정 이입되서 읽는 편이지만 대체적으로는 거리두면서 글을 읽는 편인 것 같습니다. 가면 갈수록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감정이 이입되면 너무 힘들더라구요ㅎㅎ 주말동안 노느라고 다락방님 연재소설 아직 미처 다 못 읽었는데 얼른 가서 읽을게요.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시길!*^^*

다락방 2023-02-20 10:17   좋아요 1 | URL
저는 거리두기 하면서 읽으려고 하는데 정신차려보면 또 그 안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진이 빠집니다. 거리두기 하면서 읽는 분들이 리뷰를 잘 쓰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산 삶에 대해서 어떻게 리뷰를 쓸 수 있겠습니까 ㅠㅠ 그래서 거리두기 하고 리뷰 쓰시는 분들의 글이 세상 부럽습니다. 흑흑 ㅠㅠ

그런데 이야기 만들면서 사람들이 주인공 욕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2-2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는 몰입하는 것을 어느정도 거리두기가 가능하지만 쓰기는 다른 것 같아요. 온몸으로 부딪혀 써도 그걸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니까요. 가능성을 최대한 열고 온몸으로 부딪혀야만 하는 것이 작가이기에 개중에는 작품을 쓸 때마다 몸이 상하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리고 쓸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작가이겠죠. 마치 신병처럼요.

다락방 2023-02-20 10:24   좋아요 2 | URL
저는 비소설인 것은 거리두기가 가능한 채로 읽을 수 있는데 소설은 거리두기가 잘 안되더라고요. 어쩌면 처음부터 저는 거리두지 않으려고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아는 소설 읽는 방법이 그것뿐이라 이젠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데 쓰는 것도 그럴 줄은 몰랐어서 제가 지금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에휴..
그런데 왜 자꾸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ㅠㅠ

DYDADDY 2023-02-20 10:28   좋아요 0 | URL
그래서 비유작으로 신병이라는 표현을 했어요.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플롯과 글들..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몸이 상하지 않게 글을 쓰시가를 바랄 뿐입니다. ^^

잠자냥 2023-02-20 1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줌파 라히리에서 빵 터진 건 나뿐인가.... ㅋㅋㅋㅋㅋ
잘 알았습니다. 지향하는 소설의 세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쓰는 걸로 놀리면 안 되는데 다부장님은 왠지 놀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앞으로 소설 쓰는 동안 얼마나 먹을라고 벌써 불판을 깔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더 많이 먹고 힘내서 쓰십시오. ㅎㅎㅎㅎㅎㅎ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잘 읽으시고요!

DYDADDY 2023-02-20 10:1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도 투비에 글을 쓰시는 양이나 내용을 보면 수시로 좌파종교지를 깔고 자주 불판을 쓰서야 할 것 같아요.
전에 글에 쓰셨던 비브르 사 비를 보려고 합니다. 누군가를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라 생각하기에 잠자냥님을 작가로 마음 속에 모시고 있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2-20 10:26   좋아요 4 | URL
왜요 왜 왜 왜 줌파 라히리에서 빵 터져요! 왜, 뭐, 왜!! ㅋㅋㅋㅋㅋ

저는 잠자냥 님이 소설 쓰면서 저처럼 힘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간 잠자냥 님의 리뷰를 보면 잠자냥 님은 소설읽기에 어느 정도 거리가 가능한 분으로 보였거든요. 조금 떨어져서 읽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이해를 하면서 전체적인 흐름도 파악하고 그걸 리뷰로 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잠자냥 님은 소설도 그렇게 쓰시더라고요. 한 발 떨어져서. 저는 그 지점이 몹시 부럽습니다. 제가 그걸 너무 못해서 말이지요. 이게 훈련으로 되는 일일지 거기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고요. 에휴..

아무튼 연재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충전한 포인트 오늘 몰빵 잠자냥 님 다 드렸습니다. 이만 총총.

잠자냥 2023-02-20 10:55   좋아요 2 | URL
다부장님은 소설읽기/쓰기에서 인물과 심정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 줌파 라히리가 될 것입니다.
(천원 몰빵해줘서 하는 소리는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10:59   좋아요 3 | URL
이천원 몰빵하고 싶네요. 그 다음엔 어떤 댓글이 달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2-20 11:14   좋아요 3 | URL
현재 부장님은 ‘줌파 라히리‘는 아니고 ‘아니 에르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11:21   좋아요 3 | URL
아니 에르노 라기엔 너무 미적지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2-20 14:42   좋아요 2 | URL
다니에르노... 댓글 안달 수가 없닼ㅋㅋㅋㅋ (ㅠ..ㅠ)

잠자냥 2023-02-20 15:16   좋아요 2 | URL
아니, 너 일 안하고 댓글 다니?

단발머리 2023-02-20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혜자님 글 몇 문장에도 맘이 막 뭉클해지네요. 모든 달인들은 이렇게 감동을 마구마구 선사하는지...
다락방님, 투비 글 너무 좋은데 감질맛 나요. 다음 연재까지 언제 기다려요 ㅠㅠ
어디 호텔 같은 곳에 다락방님 가둬놓고 3박 4일 동안 글 20편 내놓아라!! 하고 싶네요.

다락방 2023-02-20 10:29   좋아요 3 | URL
김혜자 님 책 읽으면서 진짜 너무 놀랐어요. 내가 이렇게나 편견이 가득했구나 싶기도 했고요. 연예인이 쓴 책이라니 멀찌감치 밀어두었는데 세상에, 김혜자 님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는 분이시더라고요. 대본도 엄청 읽으신대요. 외우고 외워어도 또 읽으신대요. 김혜자 님 책 읽다가 <개선문> 책도 읽고 싶어져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ㅎㅎ

저 너무 제가 그 연애를 해서 힘들긴한데요, 또 재미있기도 해요. 막상 시작하고서는 큰일났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내야 하는게 도리다, 하고 어쩌나 했는데, 세상에 머릿속에서 이야기들이 춤을 추더라고요? 음, 하려고 하면 어떻게든 되긴 하겠구나 싶어졌어요. 으하하하하. 그래도 앞으로 계속 할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힘든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설가들에게 진짜 파워풀 존경을 드립니다. 진심을 담아서요. 대단한 분들이에요. 저는 고작 이정도의 이야기로도 너무 힘든데 세상에 책 한 권 분량의 소설을 다들 어떻게 써내시고 살아가시는지... 존경합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3-02-20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제목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을 읽고, 좀 울었던가? 암튼 감동 받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연예인 김혜자님으로 보고 별 기대없이 읽었었는데, 아...ㅜㅜ
겸손하시고, 정말 배울 점이 많으면서 의외로 유머도 많으신 것 같더군요. 이 책도 다락방님께 뭉클하셨다니, 읽고 싶어지네요^^
읽기와 쓰기의 거리 두기!
저도 살짝 그게 잘 안되어서요.
뭐든 읽으면 훅 빠져 읽고, 혼자 안드로메다에 빠져 더 나만의 방식으로 상상하곤 해서 그 내용과 인물들에게서 못 빠져 나오거든요.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좀 그런 편이라, 너무 재밌게 본 소설, 드라마, 영화같은 경우는 다음 책이나, 드라마를 찾아 보지 못할 지경이 되더군요.ㅜㅜ
저는 비소설도 살짝 그런 편이구요.
지금 <여성, 인종, 계급>도 읽는 게 너무 힘든 거에요. 흑인 여성들의 삶이...ㅜㅜ 이러고 읽다가 덮고, 또 읽다가 덮고... 이러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쭉쭉 읽고, 리뷰도 척척 잘 쓰셔서 난 뭐지? 왜 책을 못 읽지? 그렇다고 쓰기도 안되는데? 뭐지? 뭐지? 하고 있는데, 거리두기 그거였던가요?? ㅋㅋㅋ
말일에 신경 빡 써서 여성주의 책 읽고 나면 한 일주일 탈진상태 비슷한 상태가 되어, 월초에 그 달 책 읽기도 좀 힘들구요?
전 투비에 소설도 아닌데 뭔가를 하나 쓰고 나면 며칠 탈진 상태구요ㅋㅋㅋ
그래서 하루에 글 여러 편 잘 쓰시는 분들 부럽고, 작가님들은 더더 위대한 직업이란 걸 깨닫고 있습니다.
소설을 연재하시는 다락방님은 아마 더더 기운이 딸리시리란 생각이 듭니다ㅋㅋ
저는 1,2 월 두어 달 동안 제가 요리사에 빙의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엄청 힘들었는데...ㅋㅋㅋ 다락방님은 더욱 주인공들과 함께 살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요.ㅋㅋㅋ
정서경 작가는 ‘작은 아씨들‘의 배우들 모니터링을 하다, 김고은 배우가 주인공 역할을 너무 잘 살려 연기를 해 줘 나중엔 김고은 배우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만큼 몰입하고 있다는 거겠죠?
몰입하는 작가의 글엔 몰입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걸 잊지 마시고, 계속 쓰십시오!
다락방님은 계속 쓰셔야 합니다^^

다락방 2023-02-20 12:40   좋아요 5 | URL
맞아요, 책나무 님. 비소설 중에서도 거리두기 안돼서 힘들게 읽는 책들이 더러 있어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포르노랜드> 같은 책 읽을 때 진짜 힘들었어요. 젊은 여성들이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는 글들에서는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좀 더 잘 비평하기 위해서라도 거리두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제가 그게 잘 안되네요. 어떤 이야기들 속에서 제가 자꾸 그걸 살아보려요.
음 그런데 저는 알라딘에 페이퍼 쓸 때는 힘들지 않거든요? 전혀 힘들이지 않고 그냥 다다다닥 써요. 이건 아마도 장르로 치면 에세이라서 가능한게 아닐까 싶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도 않고 또 다시 살지도 않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걸 쓰다보니 어렵지 않은가봐요. 그래서인지 다 쓰고 나중에 읽어보면 알라딘 글들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일 다다다닥 써버려서 말이지요. 하핫.

기운 딸리지만 소설을 계속 써야 할까, 지금 연재중인 소설의 외전까지만 쓰고 그만둘까, 생각중입니다. 너무 힘들어서요. 아놔. 진짜 소설가들 소설을 어떻게 쓰는거죠? 저 지금 퍼뜩 떠오르는게 소설가 한강이요! 한강은.. 괜찮을까요?
아무튼 힘든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쓰는 책나무 님과 다른 모든 글쓰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드립니다!!!

계속 써야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책나무 님도 열심히 써주세요!!

2023-02-21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1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1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02-20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다락방님이 진짜 정말 너무 부러운데요!!!! ㅠㅠㅠㅠㅠ 저도 소설 읽을 때 그렇게 다른 삶 살아보는 것처럼 푹 빠져서 읽어보고 싶어요. 그건 정말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읽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다락방님처럼 타고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엉엉. 그리고 김혜자님 저 책 관심이 생기네요. 저도 연예인이 쓴 책이라고 걸렀는데 인용해주신 부분 너무 멋지다....🥹

다락방 2023-02-21 09:45   좋아요 0 | URL
저처럼 읽는게 진짜 좋은게 아닌것 같아요. 소설 읽고 나서도 진이 빠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읽으면 리뷰를 쓰기가 힘들어요. 제가 리뷰를 잘 못쓰는 이유가 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오 님이나 잠자냥 님처럼 거리두기가 가능한 분들이 리뷰를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근데 제 몸이 너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데 적응이 되어 있어가지고 이제와서 고칠래야 고칠 수가 없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소설을 몸으로 읽기 위해 태어난 육체인 것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메이드
니타 프로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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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없고 빽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사회적 약자를 코너로 몰아넣고 착취하기란 얼마나 쉬운가. 그러나 정직하고 예의바른 행동 그리고 선한 마음은 돕고자 하는 이들을 불러들인다. 어쩌면 절망은 그리 쉽게 찾아오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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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이유는 진실은 아프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도 힘들기는 하지만 내가 힘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할머니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게 된다.
그게 고통의 문제점이다. 고통은 병처럼 전염된다. 맨 처음에 그걸 견디는 사람에게서 그 사람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로 번진다. 진실을 말하는 것만이 늘 최상의 해결책은 아니다. 때로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통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진실을 희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조차도 그걸 본능적으로 안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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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무슨 일 때문에 나의 구매리스트를 살펴보아야 했다. 분류를 추리 소설로 놓고 또 액션 소설로 놓고 리스트를 살피다보니, 내가 이런 책을 샀던가,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이 리스트를 봤을 때도 그랬다.




길리언 플린의 <나는 언제나 옳다> 는 읽은 기억이 난다.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을 했고, 길리언 플린은 저게 두 번째였는데 앞으로 안읽을래,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로렌 뷰키스'의 <샤이닝 걸스>는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물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폭력을 당하던 여자가 자신과 함께 산책중이라 위험에 처한 자신의 강아지를 걱정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자기도 아픈데 강아지 아플까봐 걱정해 ㅠㅠ 막 이랬던 게 기억이 나는 거다. 도로시 휴스의 <고독한 곳에>도 어두운 곳에서 여자 뒤에 들리던 남자의 걸음소리 때문에 짜증났던.. 그런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읽은걸 알겠다는 거다. 그런데, 


저 <굿 걸> 은.. 뭐지?

표지도 제목도 처음 보는 것 같고, <산책>앱에 검색해보니 갖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내가 샀으나 팔았다는 얘기가 되고 그러면.. 읽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살면서 처음 보는 책같지???


그러다 퍼뜩, 내가 써둔 글을 찾자!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내가 언젠가부터 이럴 때를 대비해서 쓸 말 없으면 백자평이라도 써두자고 마음 먹었더랬다. 그러니 내가 쓴 글을 보면, 리뷰나 페이퍼라면, 내가 쓴 글을 읽다가 기억이 날것이다. 그렇게 검색했는데, 내가 찾은 건 내가 써둔 이런 백자평이었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게 도대체 뭐여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뭐 어쩌라는 거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읽었다고 평은 써놨지만 저 평으로 내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나씽. 네버. 지로우. 

이게 뭐여. 왜 평을 이따위로 써놔. 2016년이네. ㅠㅠ 2016년에 백자평 이렇게 개판으로 쓰고 있었어, 나여? 

저 평으로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짐작할 수 있단 말인가.



미래의 나를 위해 백자평 똑바로 쓰자. 분명하게, 충분히 짐작 가능하게 쓰자. 이렇게 엉망진창 뜬구름 잡듯 쓰지 말자.


여러분은 지금, '백자평, 이렇게 쓰면 안된다'를 보고 계십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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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1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걸~ 다부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17 13:09   좋아요 1 | URL
어휴.. 어쩌자고 저런걸 평이라고 써놨을까요… (절레절레)

DYDADDY 2023-02-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궁금증을 자아내는 평가 같아요. ㅋㅋㅋㅋ 광고 카피로도 좋은 문구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2-17 13:09   좋아요 2 | URL
저게 광고 카피로 쓰인다면 사실 세상 모든 소설에 다 적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대체 저게 뭐여..

DYDADDY 2023-02-17 13:13   좋아요 0 | URL
나중에 다시 읽어보라는 과거의 다락방님의 전언이 아닐까요. ㅋㅋㅋㅋ 저도 읽어보고 저 문구가 맞는지 보겠습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2-1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뭔 내용일까요 ㅋㅋㅋㅋㅋ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17 13:10   좋아요 0 | URL
도대체 모르겠네요. 도대체 ㅠㅠ
단발머리 님은 이렇게 쓰실 분이 아니시지만, 재차 말씀드려요. 이렇게 쓰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2-1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에 쓴 리뷰를 다시 보면 제가 다 부끄러워지고 오그라드는 글을 볼 때가 있어요ㅜㅜ 다 삭제해버리고 싶은...;;;
그리고 저는 100자평 소감이 쓰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02-17 13:56   좋아요 0 | URL
저도 백자평 쓰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긴 해요. 길게 쓰는 편이 더 편해요. 그렇지만 뭔가 딱히 할 말 없는 책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경우엔 가급적 백자평이라도 남기자,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저렇게 엉망진창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2-17 14: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별 세개에 저런 백자평 남기신 걸 보면 그냥 잊으셔도 되는 거 아닐까요?

다락방 2023-02-17 15:59   좋아요 1 | URL
아마도 그런거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2-17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2016년에도 미래는 예측불허 저 문장을 애용하셨단 말입니까? 진짜 오래도 울궈먹으십니다그려... ㅎㅎ 이 정도면 신일숙 만화가님께 사용료 내셔야 될듯한데 혹시 연락 없던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09:11   좋아요 0 | URL
저 아마 저 문장 애용은 읽고 나서부터 일까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 이십년도 넘게 사용하고 있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직 변방의 알라디너라 신일숙 님께서는 제가 이렇게 남용하고 계시는 걸 모를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3-02-18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도 그런 적 있어요. 100프로 동감입니다.😅

다락방 2023-02-20 09:12   좋아요 1 | URL
제가 오늘 백자평 쓰면서도 아주 신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봐도 알 수 있게 쓰자! 하고요. 나중에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리엇 터브먼'이 억압당하는 환경에서 탈출해 도착한 곳은 북부였다. 그곳에 도착한 후 여전히 학대당할 가족들과 다른 사람들 생각에 다시 남부로 돌아가 그들의 탈출까지도 돕는다. 남부는 노예제가 있는 곳이었으나 북부는 노예제가 없는 곳이었으니 해리엇 터브먼이 북부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북부는 그녀에게 그리고 다른 흑인 노예들에게 천국이었을까?

















북부 자체가 인종주의에 얼마나 오염되어 있는지는 전에는 전혀 파악되지 않았다 해도 1863년 폭도들의 폭력 행위는 흑인에 대한 적개심이 깊고 넓으며 목숨을 앗아갈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남부가 노예제를 독점했어도 혼자서 인종주의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p.117



북부는 천국이 아니었다. 북부는 노예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흑인과 백인을 평등하게 생각하진 않았던 장소. 다음장인 119 쪽에는 '남부가 인간의 권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동안 북부는 자유를 돌로 쳐 죽이고 있는 자들의 의복을 들고 그 옆에 서 있었습니다' 라는 앤젤리나 그림케의 말이 인용된다.


이 부분에서는 이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뿌리깊은 여성혐오와 강간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분명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자는 남자들 전체가 아니라 일부이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자가 있기 때문에,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는 남자는 상대적으로 '교류가 가능한 좋은 남자'가 된다. 성폭력을 저지르지 않는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사항이어야 하는데, 이것에 대해 그 가치가 좀 더 높아지게 되는 것. 폭력이 발생하면 그 폭력이 진행되고 결국 비극적 결말을 불러올 때, 그건 폭력에 직접 가담하는 사람들만이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주변에 그것을 보면서도 모르는 척  침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직접적으로 주먹을 들고 때리지 않았기 때문에, 선한 사람인가? '디 그레이엄'은 자신의 책, 《여자는 인질이다》에서 이에 대해 얘기한다.





남자가 여자에게 성폭력을 가함으로써 남근이 여근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확립되면, 남자는 일상적으로 여자와 상호작용할 때조차 이런 폭력에서 이득을 얻는다. 그저 자기는 남근이 있고 여자에겐 여근이 있다는 걸 환기하기만 해도 우위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에게 성폭력을 가해서 남근이 위고 여근이 아래라는 생각을 주입하는 남자는 일부지만, 결국 일부 남자의 폭력이 늘수록 모든 남자가 더 큰 이득을 보게 된다. - 《여자는 인질이다》, 디 그레이엄, P.171









분명 성폭력이 일어나는 세상을 손놓고 바라보는 남자들은, 그로 인해 이득을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예제가 일어나는 세상을 손놓고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로 인해 이득을 보고 있다. 저기에서 흑인들은 노예로 살아, 그런데 여기서는 니네 노예로 안살잖아, 얼마나 좋으니? 노예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기본적인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갑자기 그것이 기본 셋팅이 된다. 기준이 낮아져 버리는 것. 그 낮아진 기준으로 다른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선다. 가만 있어도 격차가 벌어지며 나는 노예를 부리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거다. 



철수와 영희가 만났는데 철수가 순이에 대한 험담을 한다면, 영희는 순이를 한 번 본적도 없지만 그 험담이 머리에 박힌다. 나중에 순이를 보았을 때 순이의 어떤 실수를 목격하게 되면 '아 역시 순이는 듣던대로 구나' 라고 지난번 들었던 험담을 끄집어내 매치시킨다. 


어떤 사람을, 어떤 성별을, 어떤 인종을 특별히 더 열등하다고 누군가 발화하는 순간, 상대적으로 그 반대편의 사람들은 가치가 올라간다. 그 인식은 내가 직접 발화하지 않아도 스며든다. 그렇게 스며드는 편견과 차별로부터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런 것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발화를 직접 뱉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흑인은 노예로 살아갈 정도로 열등해, 라는 말을 듣고 마는걸로 그친다면 내 안에 그 사고는 스며든다. 그러나 니네가 노예로 살게 만들어 놓고 노예밖에 못한다고 하는 건 너무 멍청하지 않니? 라고 내뱉으면 상대의 생각이 내게서 튕겨져 나간다. 혐오의 발언이 없는 세상이 되는 게 궁극적으로 좋은 세상이겠지만, 어떤 인간도 혐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혐오의 발언들에 그렇지 않다고 맞서는 것으로써 무효화 시키는 게 아닐까. 


사실, 남부에 노예제가 있었고 북부엔 없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북부가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고 북부도 인종주의로부터 자유로운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그렇지, 그렇겠지 하게 된것이다. 나야말로 한 쪽이 나쁘니까 다른 한쪽을 자연스레 올려치고 있었어.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거다. 오, 신이시여. 이래서 인간은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공부하고 발화해야 한다. 내가 자꾸 발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그 발화들 중 일부는 분명 혐오일 것이고, 멍청함일 것이지만, 그렇게 드러내야 수정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됐다면 내가 잘못된 걸 드러내야 고칠 가능성이 생기는 거다. 



그런 한편, 나는 노예 해방에 함께했다가 분노로 들끓어 등돌렸던 백인 여성들에 대한 비난에 이 책의 앤절라 데이비스 처럼 동조하고 싶진 않다. 억압받는 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것, 그런데 그들의 해방을 돕기 위해서라도 내게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그렇게 한뜻으로 노예 해방에 앞섰는데, 해방이 되고 일어난 일이 흑인 남성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이었다.



평등권협회가-연방선거에서 투표권을 부정당한 남자 시민의 수에 맞춰 의회 대표자 수의 할당을 삭감하기로 한-수정헌법 제14조의 통과를 지지하기로 결의했을 때 이 백인 여성들은 깊은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협회가 투표를 통해-시민의 투표권을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인종이나 피부색이나 과거에 노예였다는 사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하는-수정헌법 제15조를 지지하기로 한 뒤에는 내부 마찰이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거친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분출되었다. 엘리서 플렉스너의 표현에 따르면,


(스탠턴의) 울분 그리고 앤서니 양의 그 울분은 한도를 몰랐다. -P.129



물론,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주장한 것처럼, 노예 제도가 없어졌다고 해서 흑인들이 갑자기 잘 살 수 있게 되는 건 아니었다. 그들이 진정으로 자유를 조금이라도 획득할 수 있으려면 그들에게 투표권이 있어야 했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수정헌법에서 투표권을 부정하기 위한 근거로 댈 수 없는 사항이 '인종', '피부색', '노예였다는 사실' 이라니. 여기에 성별이 없다니. 그러니까 나는 내 성별로 인해 여전히 투표권을 받을 수 없다니. 나도 화가 나는데? 나도 울분이 생기는데? 그런데 내 앞에 여전히 존재하는 이 차별에, 수정할게 라고 말해놓고 수정한게, '그래도 너는 아직 아니야' 라니. 이런 상황 앞에 어떻게 내 울분에 한도를 정할 수 있을까? 내가 얼만큼 분노를 표현해야 적당한 분노가 될까? 


앤절라 데이비스는 이 백인 여성들을 비난한다. 왜냐하면 이 여성들이 결국 울분에 가득차 자신 안의 인종주의를 드러냈기 때문에. '우리도 안줄거라면 쟤들도 주지마!' 라고 말했으니까. '어차피 남자들만 가질거라면 그러면 우수한 남자들만 줘!' 라고 말했기 때문에. 자신들안의 인종주의와 계급주의를 드러내는 이 발언으로 인해 그들이 주장한 평등은 결국 자신들을 위해서였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백인 여성들은 인종주의를 가진 분노하는 여성들이 된다. 평등에 대한 생각에 가진 그러나 울분에 대한 한도를 모르는 여성들이 된다. 그렇지만 나는 이 여성들에 대한 비난에 동조할 수가 없다. 이 여성들이 결국 '왜 우리는 아직 안된다는 거야!' 하고 울분을 터뜨리고 인종주의를 드러낸 것이 물론 칭찬받을 행동은 아니라고 해도,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더 잘못한건가? 결국 이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노예 해방도 힘을 얻었는데, 그들이 나중에 인종주의를 드러냈기 때문에 욕먹어야 하는걸까? 


물론 프레더릭 더글러스가 말한것처럼 일단 가장 힘없던 노예들, 학대받고 린치당하던 이 노예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시급한 일이었음은 틀림이 없다. 백인 여성들은 학대당하거나 린치를 당하지 않으니까. 그런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하는 말이 어떻게 틀릴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백인 여성이 자신들의 투표권 없음을 자각하고 그것을 요구한다고 밖으로 나왔을 때, 그녀들에겐 그녀들이 그 상황에 놓인 당사자들이었다. 제삼자가 멀리 떨어져서 '야 너 결국 인종주의 드러내네? 너 왜이렇게 분노가 많아, 일단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서 너네들 해준다니까' 라는 말을 하긴 쉽다. 당사자가 아니라면 정의와 올바름을 부르짖을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라면 머릿속에서 냉철하게 정리하고 두루 포용하는 게 쉬울까? 응, 맞아 너네 너무 괴롭지 그러니까 너네 먼저 투표권 줄게, 자 그 다음은 어디가 괴롭니, 우린 아직 그만큼 까지 괴롭진 않으니까 우린 그 다음으로 미룰게, 아이쿠야 너네도 너무 괴로워? 그래 그러면 이번엔 너네가 먼저.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난 잘 모르겠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고, 아마도 그런 사람이 포용력 있는 사람이며 정의로운 사람일 수도 있겟지만, 난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나는 '그 울분은 한도를 몰랐다'는 다른 사람들의 비난이 너무 싫다. 내 울분의 한도를 누가 정하는건데?




책의 처음 정희진의 해제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누구와의 평등을 지향하는가? 흑인 여성은 누구와의 평등을 지향하는가. 백인 여성, 흑인 남성, 백인 남성? 노숙자, 이주민, 미셸 오바마, 오프라 윈프리? 노숙자나 불법 이주민과 같아지기를 바라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나는 누군가와 평등해지기보다는 난민과 가난한 이들과 내 경험을 공유하기 원한다. -P.26



나는 세상에 결코 완전한 그리고 완벽한 평등은 있을 수 없을거란 생각을 한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천 년후 만년후에 가능해지거나 혹은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이 다 죽고 다시 태어나면 가능해질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평등을 위해 싸운다고 할 때, 내가 주장하는 평등 혹은 권리는 다른이가 생각하는 것과 충돌할 수 있다. 다른이의 것과 충돌했을 때 나는 별로 한 발 물러서고 싶지 않다. 물론 내가 원하는 것이 다른 이의 불편함과 취약함은 아니다. 그건 당연하다. 그러나 내가 여성이 안전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부르짖을 때 그런 나에게 야 환경 운동도 같이 해야지, 야 동물권도 보호해야지 너는 너만 중요하냐? 라며 다른 것들을 함께 해나가길 바라는 말들을 듣고 그 모든 걸 끌어안고 살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나에게는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제가 있고 내 에너지는 그 쪽을 향하도록 할것이다. 세상에 바꿔나가야 할 건 셀 수 없이 많겠지만, 모두들 자기가 가장 우선시하는 게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그걸 하면 된다. 그런 과정에서 함께 해내자고, 연대하자고 손을 뻗을 때 손을 잡는 건 상대의 몫이다. 나 역시도 내가 중요한 의제를 위해 행동하다가 음, 그렇지만 이것도 내가 무시할 순 없지 하고 옆으로 가지치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분노가 튀어나오거나 혐오나 차별의 말들이 나도 모르게 드러날 수도 있을 것이고. 



물론, 나는 내 권리를 주장함으로써 혹은 평등을 외침으로써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깎아 내리고 싶진 않다. 저 백인 여성들이 결국 인종주의를 드러냈을 때, 그들도 아마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강한 울분은 결국 그들의 무의식을 드러냇을 것이고, 그건 인종주의가 맞았다.

나는 내 울분에 가득차도 내 안의 차별과 혐오가 바깥으로 튀어나오길 바라진 않는다. 그렇게 되고 싶진 않다. 그러나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지금 여기에서 저런 일들에 대한 책을 읽었기에 가능해진 부분도 있다. 뭐가 됐든 나는 저 울분에 찬 백인 여성들을 향한 비난에는 내 비난까지 더하진 않을 것이다.



이 책의 5장까지 읽었다. 나머지도 열심히 읽어보겠다.



한국여성의전화, 사단법인 비투비, 엠네스티 전쟁피해여성 지원,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유니세프

나는 여성과 아이들을 위한 단체에 매달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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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먼지 2023-02-17 09: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이 페이퍼 너무 좋아서 두 번 정독했어요. 읽고 생각해보니 저 역시 북부를 은연 중에 올려치고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에서 확장해서 남근이 우월하다는 인식이 널리널리 퍼지면 다수의 남성들이 얼마나 이득을 보는지/그만큼 여성들이 얼마나 피해를 볼지까지 이어지는 사고에 이분 천재 아닌가 박수쳤음요.. 그리고 평등이 불가능하단 말에도 동의요.. 싸워야할 전선은 너무 많은데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결국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우위를 둘 수밖에 없다는 점에 엄청 공감했어요.. 일례로 유니세프나 세이브더칠드런 기부한다고 했을 때 그럼 한국 애들은? 노인은 안 불쌍하고? 라던가 제가 채식을 하는데(한때 완전 비건, 이제 아닙니다) 그때 식물은 안 불쌍해?? 이런 얘기 들으면서 저는 짜증과 분노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죄책감 들었거든요.. 근데 한 인간이 정말 그많은 전선에서 모든 싸움을 다 할 수는 없죠..ㅠㅠ

다락방 2023-02-17 13:58   좋아요 3 | URL
사실 이 글 쓰면서 이 글을 좋게 읽을 사람들이 많진 않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걸 각오하고 쓴 글이었는데요, 이렇게 책먼지 님 가장 먼저 두 번 정독했다 말씀해주셔서 좀 안심도 되고 마음도 놓이고 그랬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책먼지 님.
아무것도 안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비난도 돌아가지 않는데, 무언가 하는 사람에게는 더 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쉽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저는 그게 진짜 너무너무 싫어요. 저의 이런 생각과 성격이 이 책을 만나니 이런 식의 글이 나오게 된 것 같고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 하자고 생각합니다. 책먼지 님, 화이팅!!

단발머리 2023-02-17 10: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너무 좋아서 저도 두 번 읽었어요. 노예 해방 운동과 참정권 이야기도 그렇구요. 혐오의 발언이 갖는 힘을 누리는 ‘또 다른 편‘에 선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가 각각 다를 때, 그걸 어떻게 합의해 가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저도 얼른 페이퍼 써야지 하는데 ㅎㅎㅎ 책이 흥미로워서 그냥 읽고만 있네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다락방 2023-02-17 14:01   좋아요 3 | URL
단발머리 님, 제가 위의 댓글에도 답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욕 먹지 않고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무언가 하나를 하게 되면 더 하지 않았다고, 더 잘하지 못했다고 쉽게 욕을 먹고 내팽개쳐지는 것 같아요. 이만큼 해온걸 생각하기보다 왜 저만큼 더하지 못했어? 가 되는 거죠. 저는 늘 그런 비난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책 읽는게 어렵지 않아서 놀라고 있습니다. 왜 어렵지 않은지 모르겠는데 잘 읽혀요. 2월 얼마 안남았지만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님도 계속 읽고 돌아오세요. 화이팅!!

청아 2023-02-17 14: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미국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싶더라구요.
왜 아직까지 흑인들이 경찰한테 어처구니 없게 목숨을 잃는지,
그런 흑인 남성은 왜 코로나때 중국인 여성을 때렸는지. 공부가 되고 자극이 되는 내용이었어요

다락방님 역시 또 하나의 관점을
이렇게 몰입도 있게 써주시니
읽으면서 또 즐겁네요 페이퍼 많이 써주실것 같아요^^*

다락방 2023-02-17 16:02   좋아요 3 | URL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미미 님. 다른 책들보다 더 쉽게 읽히는 것 같아요. 아직 5장까지밖에 못읽었지만 앞으로 남은 내용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더불어 인종과 여성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고요. 저는 기본적으로 여성을 욕하는 무리에 동참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여성을 욕하는 일이 생겼을 때 제가 동참하지 않아도 이미 그 여성은 너무 많은 욕을 먹고 있기 때문에요. 아마 그런 저의 성향이 책을 읽을 때에도 반영이 되고 있겠지요.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바람돌이 2023-02-17 2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부의 노예해방은 값싼 노동력을 구하기 위한 조치에 불과했고요. 심지어 우리가 잘 아는 대통령 링컨 역시 인종차별주의자였고, 노예제 찬성주의자였습니다. 그는 정치가로서 개인적 신념과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지요. ㅎㅎ
저는 다락방님이 하고자 하는 말을 충분히 알아들었지만 그래도 투표권을 두고 백인 여성들이 흑인 남성과 싸우는 쪽을 선택한 것에 대해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의 비난도 한웅큼 같이 올리고 있습니다. 뭐 오래전의 일이고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일이니 사실 다락방님처럼 그 여성들이 느꼇을 절망과 분노에 더 공감해도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오늘 우리 사회에서 약자가 약자들끼리 싸우는 일은 너무 많잖아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싸움, 이대남과 이대녀의 싸움, 진짜 적은 저기 있는데 우리는 힘든 이들이 더 힘든 이들과 싸우는 형국이잖아요. 그래서 여성의 투쟁에 대한 다락방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면서도 한마디 이렇게 걸치게되네요.

다락방 2023-02-20 09:01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바람돌이 님. 애초에 투표권을 가지고 있었던 백인 남성들이 투표권을 자기들만 가지려고 생각했던 게 아니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죠. 노예제 해방 당시에도 이 책에서 공화당 자주 언급되는 것처럼, 투표권으로 싸움 붙이는 건 이미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기득권이었잖아요. 그런데 흑인과 백인 여성이 싸우게 되어버렸죠. 그리고 백인 여성의 인종주의는 욕을 먹는 것이고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이 여성들을 비난하는 걸 이해하고요, 아마 이 책을 읽을 많은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시대를 살았다면 제가 어떤 발화를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에서는 이미 충분히 욕먹었고 또 욕먹을 여성들에게 제 욕까지는 더하지 않기로 저는 선택한 거지요.

언급하신 링컨에 대한 건 제가 분명히 어디에서 봤는데.. 그게 어디더라, 시사인 이었나... 어딘가에서 봤거든요? 링컨이 세상에 알려진대로 노예 해방을 원했던 사람이었던 게 아니다, 라는 걸요. 그런데 그게 어디인줄은 모르겠네요.

[여성, 인종, 계급]은 잘 읽혀서 오늘 내일 중으로 페이퍼를 또 하나 작성할 예정입니다. 2월이 이제 얼마 안남아서 초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