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무슨 일 때문에 나의 구매리스트를 살펴보아야 했다. 분류를 추리 소설로 놓고 또 액션 소설로 놓고 리스트를 살피다보니, 내가 이런 책을 샀던가,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이 리스트를 봤을 때도 그랬다.




길리언 플린의 <나는 언제나 옳다> 는 읽은 기억이 난다. 다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을 했고, 길리언 플린은 저게 두 번째였는데 앞으로 안읽을래, 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로렌 뷰키스'의 <샤이닝 걸스>는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물론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폭력을 당하던 여자가 자신과 함께 산책중이라 위험에 처한 자신의 강아지를 걱정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자기도 아픈데 강아지 아플까봐 걱정해 ㅠㅠ 막 이랬던 게 기억이 나는 거다. 도로시 휴스의 <고독한 곳에>도 어두운 곳에서 여자 뒤에 들리던 남자의 걸음소리 때문에 짜증났던.. 그런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전체적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읽은걸 알겠다는 거다. 그런데, 


저 <굿 걸> 은.. 뭐지?

표지도 제목도 처음 보는 것 같고, <산책>앱에 검색해보니 갖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내가 샀으나 팔았다는 얘기가 되고 그러면.. 읽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살면서 처음 보는 책같지???


그러다 퍼뜩, 내가 써둔 글을 찾자! 하는데 생각이 미쳤다. 내가 언젠가부터 이럴 때를 대비해서 쓸 말 없으면 백자평이라도 써두자고 마음 먹었더랬다. 그러니 내가 쓴 글을 보면, 리뷰나 페이퍼라면, 내가 쓴 글을 읽다가 기억이 날것이다. 그렇게 검색했는데, 내가 찾은 건 내가 써둔 이런 백자평이었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이게 도대체 뭐여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뭐 어쩌라는 거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 읽었다고 평은 써놨지만 저 평으로 내가 알 수 있는 정보는 아무것도 없다. 나씽. 네버. 지로우. 

이게 뭐여. 왜 평을 이따위로 써놔. 2016년이네. ㅠㅠ 2016년에 백자평 이렇게 개판으로 쓰고 있었어, 나여? 

저 평으로 도대체 내가 뭘 어떻게 짐작할 수 있단 말인가.



미래의 나를 위해 백자평 똑바로 쓰자. 분명하게, 충분히 짐작 가능하게 쓰자. 이렇게 엉망진창 뜬구름 잡듯 쓰지 말자.


여러분은 지금, '백자평, 이렇게 쓰면 안된다'를 보고 계십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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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2-17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굿걸~ 다부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17 13:09   좋아요 1 | URL
어휴.. 어쩌자고 저런걸 평이라고 써놨을까요… (절레절레)

DYDADDY 2023-02-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궁금증을 자아내는 평가 같아요. ㅋㅋㅋㅋ 광고 카피로도 좋은 문구입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2-17 13:09   좋아요 2 | URL
저게 광고 카피로 쓰인다면 사실 세상 모든 소설에 다 적용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도대체 저게 뭐여..

DYDADDY 2023-02-17 13:13   좋아요 0 | URL
나중에 다시 읽어보라는 과거의 다락방님의 전언이 아닐까요. ㅋㅋㅋㅋ 저도 읽어보고 저 문구가 맞는지 보겠습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2-17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뭔 내용일까요 ㅋㅋㅋㅋㅋ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17 13:10   좋아요 0 | URL
도대체 모르겠네요. 도대체 ㅠㅠ
단발머리 님은 이렇게 쓰실 분이 아니시지만, 재차 말씀드려요. 이렇게 쓰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2-17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거에 쓴 리뷰를 다시 보면 제가 다 부끄러워지고 오그라드는 글을 볼 때가 있어요ㅜㅜ 다 삭제해버리고 싶은...;;;
그리고 저는 100자평 소감이 쓰기가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3-02-17 13:56   좋아요 0 | URL
저도 백자평 쓰기가 더 어려운 것 같긴 해요. 길게 쓰는 편이 더 편해요. 그렇지만 뭔가 딱히 할 말 없는 책들이 있더라고요? 그런 경우엔 가급적 백자평이라도 남기자, 하고 있어요. 그랬더니 저렇게 엉망진창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2-17 14: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별 세개에 저런 백자평 남기신 걸 보면 그냥 잊으셔도 되는 거 아닐까요?

다락방 2023-02-17 15:59   좋아요 1 | URL
아마도 그런거같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2-17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2016년에도 미래는 예측불허 저 문장을 애용하셨단 말입니까? 진짜 오래도 울궈먹으십니다그려... ㅎㅎ 이 정도면 신일숙 만화가님께 사용료 내셔야 될듯한데 혹시 연락 없던가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09:11   좋아요 0 | URL
저 아마 저 문장 애용은 읽고 나서부터 일까 아닌가 싶은데 그러면 이십년도 넘게 사용하고 있을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직 변방의 알라디너라 신일숙 님께서는 제가 이렇게 남용하고 계시는 걸 모를듯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olcat329 2023-02-18 18: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도 그런 적 있어요. 100프로 동감입니다.😅

다락방 2023-02-20 09:12   좋아요 1 | URL
제가 오늘 백자평 쓰면서도 아주 신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봐도 알 수 있게 쓰자! 하고요. 나중에 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