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김혜자의 《생에 감사해》를 읽기 시작했다. 지금은 잠깐 중단했는데(엄마 읽어보시라 드렸다), 연예인이 쓴 책이라 관심도 안갖고 있다가 <유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인터뷰 하는 걸 보니, 이 사람의 인생이 궁금해지더라. 게다가 모든 대답들에서 배우로 얼마나 충실히 살아왔는지, 배우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느껴져서 '이 책은 좀 다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인데, 몇 장 넘기지도 않아 벌써 좋아졌다. 무엇보다 김혜자가 자신이 가진 여러가지 입장에서 자신이 가장 먼저 취하는 정체성이 '배우'라는게 인상 깊었다. 엄마도 아닌, 아내도 아닌, 배우.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배우로 몰입할 수 있도록 가족들은 도와주었고 그래서 자신은 이 배우라는 일을 아주 잘해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한 이미 공연을 한 바 있는 연극에 있어서도 모든게 끝날때까지 대본을 읽고 읽고 또 읽는다는 것이 놀라웠다. 읽을 때마다 다른 감정들이 찾아들고 또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해서, '아 지난번 회차 때 내가 이걸 깨닫지 못한채 연기했네' 하는 생각에 관객들에게 미안해진다고 했다. 김혜자는 맡은 배역을 최선을 다해 살려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었다.



나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대사를 백 번도 더 읽습니다. 아까 했던 것과 지금 하는 것이 다르니까. 아흔아홉 번째 했을 때는 몰랐던 것을 백 번째 했을 때 느껴지는 것이 있으니까. 읽을수록 느껴지니까 대본을 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잘 쓴 대본은 읽을수록 깊어집니다. 우리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을 때처럼, 건성으로 읽으면 알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p.34



사람들은 내가 현모양처인 줄로만 압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살림도 못하고, 대본만 받으면 그날부터 대본 속 인물이 되어 버려서 식구들은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남편과 아이들은 내가 배우이니까 당연하다고 인정을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배우로서 잘해야만 했습니다. 내가 가족에게 남긴 자잘한 상처들이 흐지부지 묻히지 않도록. 가족에게 상처를 주면서 배우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떳떳하지 못하면 정말 면목이 없는 일입니다. 나를 배우로 인정해 주는 가족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가족에게 미안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연기에 집중하면서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p.224



유퀴즈에 출연해 인터뷰에서도 했던 말이기도 하고 이 책에도 나오는데, 김헤자는 하나의 극이 끝나고 나면 온 몸에 에너지가 다 빠져버려 녹초가 되어 집에서 쉰다고 했다. 지금 책이 없어서 정확한 워딩을 가져오지 못하겠는데, 작가 박완서는 '저이는 저렇게 연기 하나 마치고 나면 얼마나 진이 빠질까' 했다는 거다. 작가 박완서의 이 말을 듣고 김혜자는 '어머 선생님, 제가 그렇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물으니, 박완서는 '제가 그런 사람이거든요' 했다는 거다. 책에서 이 일화를 읽으면서 그렇구나, 온 몸으로 연기하는구나, 그래서 마치고 나면 힘든가 보구나, 나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다. 



얼마전부터 투비에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소설 쓰기는 나의 아주 오랜 꿈이고 그러나 써보려고 시도할 때마다 '역시 나는 쓰기는 안돼, 읽는 독자로 만족하자'하며 뒤로 미뤄왔다. 덕분에 써둔 소설은 한 편도 없는 채로 세월을 보내고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게 될 확률이 높았을텐데, 투비에 쓰는 건 무슨 문학상 공모하는 것도 아니니 그냥 써보자, 해서 써보게 되었다. 나는 연애소설은 가급적 안쓸거라고 생각했지만, 쓸 수 있는 게 연애 소설 밖에 없더라. 머릿속에 사랑이 가득해서 그런것인가.. 하아. 아무튼 그렇게 소설 연재를 시작했다.



https://tobe.aladin.co.kr/n/41355





말이 좋아 소설이지, 망상에 다름 아니다. 그간 알라딘에 가끔 써오던 망상의 확장판이라고 하면 될텐데, 이걸 쓰면서 내가 나에 대해 알게 되는 것들이 또 너무 많고 크다. 그래서 이 페이퍼의 제목은 '몸이 쓰는 글'이 되었다.


우선 내가 쓰고 싶은 소설은 연애 소설이 아니었다, 라는 건 이미 밝혔고, 내가 추구하는 바는 사실 '줌파 라히리'의 소설 같은 것이었다. 그러니까 연애가 나오지 않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게 아니라, 연애 플러스 알파가 되길 원했던 거다. 단순히 연애로 그치는게 아니라 읽으면서 혹은 읽고 나서 그것보다 더한 무엇을 주기를 바랐던 거다. 특별히 예로 들자면, 줌파 라히리의 단편 중 <지옥-천국> 그리고 <섹시> 같은 것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연애가 신나고 즐겁지만 그 끝이 씁쓸하다는 것을 알고 그것이 이야기 속에 드러나길 바랐고,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혹여라도 로맨스 소설을 쓰게 된다면 남주를 발레리노로 하고 싶었다. 오래전에도 페이퍼에 쓴 적 있는데, 발레리노가 늘상 발레리나 번쩍번쩍 들어올리는 발레를 하다가 어느날 발레 바깥의 여자를 만나게 되고, 별 생각 없이 늘 하던 대로 들어올리려다가 허리가 나갈 뻔한 위기를 겪고 자기 인생을 돌이켜 보는.. 그러면서 '들어올려지지 않는 여자는 니가 처음이야' 라고 말하고 여자는 '모든 여자들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렸!' 하고 티격태격 하다가 결국 19금으로 이어지는... 뭐 그런 걸 쓰고 싶었다. 그런데 이거 쓰려면 내가 발레리노의 일과 삶에 대해 좀 알아야 되고 그러려면 인터뷰나 공부가 필요하고.. 그래서 포기해버린 부분... 아무튼,


그래서 내가 쓸 수 있는 간단한 걸 쓰기 시작한건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해버렸다. 몰랐는데, 나는 내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는데, 이 이야기를 쓰면서 내가 그 이야기속에 살아버리게 되는 거다. 내 몸을 내가 만드는 이야기 속에 던져버리는 것. 쉽게 말해, 내가 이 연애 이야기를 쓰면서 연애를 해버리는 거다.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니 넘나 괴로운 것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게 이야기가 괴로워서 괴로운 게 아니라, 나는 분명히, 그러니까 나의 육체가 여기 있어서 이 삶을 사는데,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하고 집에 가서 잠자고 틈틈이 책 읽고 글 쓰고 술 마시는 삶을 사는데, 나의 육체는 고작 이거 하나 뿐인데, 이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걸 진행하는 동안 그 삶을 또 살아버리는 거다. 나는 여기에서 원래 살던 삶을 살면서, 갑자기 저기에서 연애를 하고 있어. 심지어 베트남도 갔다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에 휩쓸린다. 사랑을 해버려서.. 흑흑 ㅠㅠ 그걸 쓰는 동안 내가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었다고 해야 한다. 그래서 현실의 삶에 지장을 주는 거다. 나는 여기 버티고 있어야 되는데 그걸 쓰는 동안 맛탱이가 가버려서 최근에 업무를 하면서 '아, 그거 했던가, 맞게 했던가' 이렇게 재차 확인해야 하는 일이 생겨버리는 거다. 완전 나의 몸이 거기에 던져져버린 것이다. 와, 이 이야기 쓰는 동안 이 삶을 내가 살았어. 이야기 속의 삶을 내가 살았다. 이야기 속의 연애를 내가 해버린거다. 연애도 하고 이별도 했다. 어휴, 진빠져. 그러고 다시 현실을 겸해 살아가려니 이게 보통 에너지가 드는 게 아니야. 주말에 족발을 먹고 제육볶음을 먹고 밀푀유나베를 먹은 건 다 그런 까닭이다. 


비로소 김혜자와 박완서가 작품 하나를 끝내고 녹초가 된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됐다. 와, 이 가벼운 연애 이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나는 그 연애를 해버려서 몹시 진이 빠져 버렸는데 김혜자가 하는 연기와 박완서가 쓰는 글은 더 깊잖아. 그들이 그 삶을 살았다고 하면, 끝마쳤을 때 녹초가 된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완전히, 너무, 이해가 되는 거다.



나는 내가 '읽기'에 몸을 던진다는 건 알고 있었다. 이걸 안할라고 하는데 이미 이런 독서를 하는 사람이라 어쩔 수가 없더라. 그래서 소설을 읽으면 멀리서 그걸 읽고 평가하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소설 속 삶을 내가 살아버리는거다. 그래서 소설이 슬프면 내가 잠을 못자고 소설에서 사랑에 빠지면 며칠간 그 사람 사랑하느라 뒤척이게 되는거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다. 몸을 던지는 읽기를 한다는 것. 소설이 아니라면 거리두기가 가능해지고 거리두기가 가능해지면 평가도 가능해지지만, 거리두기가 안되면 평가 자체가 안된다. 내가 리뷰를 잘 쓴다고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거리두기를 하면서 소설을 읽는 사람이 쓰는 글이더라. 그게 너무 부러운거다. 나는 사람하고는 거리두기가 잘되는데, 사실 사람하고는 그렇게 친밀해지진 않는데, 왜 소설만 읽으면 소설 속에 나를 던져버려 둠칫 두둠칫. 그리고 이번에 알았다. 이야기를 쓸 때에도 내가 나를 던져버린다는 것. 누가 쓴 이야기를 읽을 때에도 그 속에 살고 내가 이야기를 쓸 때에도 그 속에 산다. 이런 삶은 몹시 지치고 힘든다. 내가 늘 많이 먹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소설에 내가 나를 던지는 건 아니다. 내가 나를 던지게끔 하지 못하는 소설은 거리두기 한 채로 평가가 가능해지고 그런 소설은 내가 딱히 사랑할만한 소설은 아니다. 나는 <지옥 천국>의 엄마가 되고 <섹시>의 불륜을 저지르는 여성이 된다. 



내가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던 이야기중에는 범죄 소설이 있다. 아동대상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처참하게 죽이는 여자가 나오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세상 모든 아동성범죄자를 가혹하게 응징하는 소설을 쓰고 싶었고, 머릿속에서 언제나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가해자를 응징하는 여자는 성인일 때도 있지만 어린 당사자일 때도 있었다. 머릿속에서 반복되어 써지는 이 이야기를 언젠가 제대로 형식과 문장을 갖추어 써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가벼운 연애물 쓰면서 온 몸 내던져 힘들어하는 나를 겪으면서 나는 이 범죄소설 쓰기를 포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쓰는 나를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게 된다면, 회사 관두고 써야될 것 같다. 여기에서 이 삶을 살면서 그 이야기 속에서 그 모든 분노를 끌어안고 또 하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내가 버티어내지 못할 것 같다. 어휴.. 


아무튼, 이 연애물 쓰기도 힘들어서 내가 쓰기는 안되는 사람이구나, 쓰기까지 하면 되게 벅찬 사람이구나, 이제 그만 쓰자, 이런 망상, 정말 말 그대로의 망상은 망상으로만 끝내고 활자화 시키지 말자, 결심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만! 할까 하다가 해둔 이야기는 완결을 지어놓아야 몇 안되는 독자에게 예의인 것 같아, 이미 완결 내두었으니 그것만 올리자 하고 있었는데!! 


오늘 출근길에 갑자기 외전 떠올라 버려 미치고 팔짝 뛰겠다. 단역으로 출연했던 S 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진..... 아 어떡하지. 머릿속에서 이미 결말까지 다 써버린 부분... 더 많이 먹고 힘을 내서 써볼까?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벌써 기운이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월요일이니까 빠짐없이 책탑 사진을 올려야지.




탑이라기엔 민망한 네 권이다.. ㅋㅋㅋㅋ 소박하쥬? 저도 이럴 수 있는 사람이랍니다. 매주 20권씩 사면 거지꼴을 면하지 못할거예요.

















《웨스트포인트 2005》는 잭 리처를 읽고 싶어 샀다. 잭 리처 그동안 읽는 족족 팔았었는데 이제 다시 한 권씩 사서 모아야겠다. 왜냐하면 잭 리처는 사랑이니까. 근육뿜뿜에 정의감 넘치는 남자이면서 섹스도 잘하는 것 같다.


《센 강변의 작은 책방》은 내가 센강을 가본 적이 있어서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가본 센강에서 어느 이야기가 펼쳐질런지 한 번 읽어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센강 갔다온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그러니까 작년에 파리 잠깐 들렀다 오면서 그 찌린내에 당황해 으 이제 다시 파리 안와도 되겠다, 이걸로 족해,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왜 다시 한 번 가도 괜찮을 것 같은 이런 마음..같은게 생기는거죠? 왜죠? 아무튼 여름에 기회가 된다며 한 번 가보는 걸로..... 추석에는 헝가리 가는 표 끊어두었는데 그거 파리로 바꿀까?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 《유령의 벽》도 샀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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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2-2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 몸으로 읽고 쓰기 기빨리는 일이죠^^; 저는 소설은 감정 이입되서 읽는 편이지만 대체적으로는 거리두면서 글을 읽는 편인 것 같습니다. 가면 갈수록 그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감정이 이입되면 너무 힘들더라구요ㅎㅎ 주말동안 노느라고 다락방님 연재소설 아직 미처 다 못 읽었는데 얼른 가서 읽을게요.
화이팅하는 한주 보내시길!*^^*

다락방 2023-02-20 10:17   좋아요 1 | URL
저는 거리두기 하면서 읽으려고 하는데 정신차려보면 또 그 안에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아주 진이 빠집니다. 거리두기 하면서 읽는 분들이 리뷰를 잘 쓰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산 삶에 대해서 어떻게 리뷰를 쓸 수 있겠습니까 ㅠㅠ 그래서 거리두기 하고 리뷰 쓰시는 분들의 글이 세상 부럽습니다. 흑흑 ㅠㅠ

그런데 이야기 만들면서 사람들이 주인공 욕하는 것도 너무 재미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2-2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는 몰입하는 것을 어느정도 거리두기가 가능하지만 쓰기는 다른 것 같아요. 온몸으로 부딪혀 써도 그걸 받아들일지 거부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니까요. 가능성을 최대한 열고 온몸으로 부딪혀야만 하는 것이 작가이기에 개중에는 작품을 쓸 때마다 몸이 상하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쓰지 않을 수 없는 그리고 쓸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작가이겠죠. 마치 신병처럼요.

다락방 2023-02-20 10:24   좋아요 2 | URL
저는 비소설인 것은 거리두기가 가능한 채로 읽을 수 있는데 소설은 거리두기가 잘 안되더라고요. 어쩌면 처음부터 저는 거리두지 않으려고 책을 읽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아는 소설 읽는 방법이 그것뿐이라 이젠 돌이킬 수 없게 되었어요. 그런데 쓰는 것도 그럴 줄은 몰랐어서 제가 지금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에휴..
그런데 왜 자꾸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요 ㅠㅠ

DYDADDY 2023-02-20 10:28   좋아요 0 | URL
그래서 비유작으로 신병이라는 표현을 했어요.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플롯과 글들..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몸이 상하지 않게 글을 쓰시가를 바랄 뿐입니다. ^^

잠자냥 2023-02-20 1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줌파 라히리에서 빵 터진 건 나뿐인가.... ㅋㅋㅋㅋㅋ
잘 알았습니다. 지향하는 소설의 세곜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쓰는 걸로 놀리면 안 되는데 다부장님은 왠지 놀리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앞으로 소설 쓰는 동안 얼마나 먹을라고 벌써 불판을 깔아요? ㅋㅋㅋㅋㅋㅋㅋ
더 많이 먹고 힘내서 쓰십시오. ㅎㅎㅎㅎㅎㅎ

《선창은 언제나 나의 몫이었다》잘 읽으시고요!

DYDADDY 2023-02-20 10:16   좋아요 2 | URL
잠자냥님도 투비에 글을 쓰시는 양이나 내용을 보면 수시로 좌파종교지를 깔고 자주 불판을 쓰서야 할 것 같아요.
전에 글에 쓰셨던 비브르 사 비를 보려고 합니다. 누군가를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이라 생각하기에 잠자냥님을 작가로 마음 속에 모시고 있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2-20 10:26   좋아요 4 | URL
왜요 왜 왜 왜 줌파 라히리에서 빵 터져요! 왜, 뭐, 왜!! ㅋㅋㅋㅋㅋ

저는 잠자냥 님이 소설 쓰면서 저처럼 힘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간 잠자냥 님의 리뷰를 보면 잠자냥 님은 소설읽기에 어느 정도 거리가 가능한 분으로 보였거든요. 조금 떨어져서 읽기 때문에 인물에 대한 이해를 하면서 전체적인 흐름도 파악하고 그걸 리뷰로 써낼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잠자냥 님은 소설도 그렇게 쓰시더라고요. 한 발 떨어져서. 저는 그 지점이 몹시 부럽습니다. 제가 그걸 너무 못해서 말이지요. 이게 훈련으로 되는 일일지 거기에 대해서도 회의적이고요. 에휴..

아무튼 연재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충전한 포인트 오늘 몰빵 잠자냥 님 다 드렸습니다. 이만 총총.

잠자냥 2023-02-20 10:55   좋아요 2 | URL
다부장님은 소설읽기/쓰기에서 인물과 심정적 거리두기를 하게 되면 줌파 라히리가 될 것입니다.
(천원 몰빵해줘서 하는 소리는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10:59   좋아요 3 | URL
이천원 몰빵하고 싶네요. 그 다음엔 어떤 댓글이 달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2-20 11:14   좋아요 3 | URL
현재 부장님은 ‘줌파 라히리‘는 아니고 ‘아니 에르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2-20 11:21   좋아요 3 | URL
아니 에르노 라기엔 너무 미적지근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2-20 14:42   좋아요 2 | URL
다니에르노... 댓글 안달 수가 없닼ㅋㅋㅋㅋ (ㅠ..ㅠ)

잠자냥 2023-02-20 15:16   좋아요 2 | URL
아니, 너 일 안하고 댓글 다니?

단발머리 2023-02-20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김혜자님 글 몇 문장에도 맘이 막 뭉클해지네요. 모든 달인들은 이렇게 감동을 마구마구 선사하는지...
다락방님, 투비 글 너무 좋은데 감질맛 나요. 다음 연재까지 언제 기다려요 ㅠㅠ
어디 호텔 같은 곳에 다락방님 가둬놓고 3박 4일 동안 글 20편 내놓아라!! 하고 싶네요.

다락방 2023-02-20 10:29   좋아요 3 | URL
김혜자 님 책 읽으면서 진짜 너무 놀랐어요. 내가 이렇게나 편견이 가득했구나 싶기도 했고요. 연예인이 쓴 책이라니 멀찌감치 밀어두었는데 세상에, 김혜자 님 어릴 때부터 책도 많이 읽는 분이시더라고요. 대본도 엄청 읽으신대요. 외우고 외워어도 또 읽으신대요. 김혜자 님 책 읽다가 <개선문> 책도 읽고 싶어져서 장바구니에 넣었습니다. ㅎㅎ

저 너무 제가 그 연애를 해서 힘들긴한데요, 또 재미있기도 해요. 막상 시작하고서는 큰일났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일단 시작했으니 끝을 내야 하는게 도리다, 하고 어쩌나 했는데, 세상에 머릿속에서 이야기들이 춤을 추더라고요? 음, 하려고 하면 어떻게든 되긴 하겠구나 싶어졌어요. 으하하하하. 그래도 앞으로 계속 할지는 모르겠네요. 너무 힘든 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소설가들에게 진짜 파워풀 존경을 드립니다. 진심을 담아서요. 대단한 분들이에요. 저는 고작 이정도의 이야기로도 너무 힘든데 세상에 책 한 권 분량의 소설을 다들 어떻게 써내시고 살아가시는지... 존경합니다. ㅠㅠ

책읽는나무 2023-02-20 12: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 제목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책을 읽고, 좀 울었던가? 암튼 감동 받았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연예인 김혜자님으로 보고 별 기대없이 읽었었는데, 아...ㅜㅜ
겸손하시고, 정말 배울 점이 많으면서 의외로 유머도 많으신 것 같더군요. 이 책도 다락방님께 뭉클하셨다니, 읽고 싶어지네요^^
읽기와 쓰기의 거리 두기!
저도 살짝 그게 잘 안되어서요.
뭐든 읽으면 훅 빠져 읽고, 혼자 안드로메다에 빠져 더 나만의 방식으로 상상하곤 해서 그 내용과 인물들에게서 못 빠져 나오거든요. 드라마나 영화를 봐도 좀 그런 편이라, 너무 재밌게 본 소설, 드라마, 영화같은 경우는 다음 책이나, 드라마를 찾아 보지 못할 지경이 되더군요.ㅜㅜ
저는 비소설도 살짝 그런 편이구요.
지금 <여성, 인종, 계급>도 읽는 게 너무 힘든 거에요. 흑인 여성들의 삶이...ㅜㅜ 이러고 읽다가 덮고, 또 읽다가 덮고... 이러고 있는데 다른 분들은 쭉쭉 읽고, 리뷰도 척척 잘 쓰셔서 난 뭐지? 왜 책을 못 읽지? 그렇다고 쓰기도 안되는데? 뭐지? 뭐지? 하고 있는데, 거리두기 그거였던가요?? ㅋㅋㅋ
말일에 신경 빡 써서 여성주의 책 읽고 나면 한 일주일 탈진상태 비슷한 상태가 되어, 월초에 그 달 책 읽기도 좀 힘들구요?
전 투비에 소설도 아닌데 뭔가를 하나 쓰고 나면 며칠 탈진 상태구요ㅋㅋㅋ
그래서 하루에 글 여러 편 잘 쓰시는 분들 부럽고, 작가님들은 더더 위대한 직업이란 걸 깨닫고 있습니다.
소설을 연재하시는 다락방님은 아마 더더 기운이 딸리시리란 생각이 듭니다ㅋㅋ
저는 1,2 월 두어 달 동안 제가 요리사에 빙의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 엄청 힘들었는데...ㅋㅋㅋ 다락방님은 더욱 주인공들과 함께 살고 있으리란 생각이 들어요.ㅋㅋㅋ
정서경 작가는 ‘작은 아씨들‘의 배우들 모니터링을 하다, 김고은 배우가 주인공 역할을 너무 잘 살려 연기를 해 줘 나중엔 김고은 배우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만큼 몰입하고 있다는 거겠죠?
몰입하는 작가의 글엔 몰입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걸 잊지 마시고, 계속 쓰십시오!
다락방님은 계속 쓰셔야 합니다^^

다락방 2023-02-20 12:40   좋아요 5 | URL
맞아요, 책나무 님. 비소설 중에서도 거리두기 안돼서 힘들게 읽는 책들이 더러 있어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는 <포르노랜드> 같은 책 읽을 때 진짜 힘들었어요. 젊은 여성들이 디지털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이는 글들에서는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좀 더 잘 비평하기 위해서라도 거리두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하는데 제가 그게 잘 안되네요. 어떤 이야기들 속에서 제가 자꾸 그걸 살아보려요.
음 그런데 저는 알라딘에 페이퍼 쓸 때는 힘들지 않거든요? 전혀 힘들이지 않고 그냥 다다다닥 써요. 이건 아마도 장르로 치면 에세이라서 가능한게 아닐까 싶어요. 무언가를 만들어내지도 않고 또 다시 살지도 않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에 대한 걸 쓰다보니 어렵지 않은가봐요. 그래서인지 다 쓰고 나중에 읽어보면 알라딘 글들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일 다다다닥 써버려서 말이지요. 하핫.

기운 딸리지만 소설을 계속 써야 할까, 지금 연재중인 소설의 외전까지만 쓰고 그만둘까, 생각중입니다. 너무 힘들어서요. 아놔. 진짜 소설가들 소설을 어떻게 쓰는거죠? 저 지금 퍼뜩 떠오르는게 소설가 한강이요! 한강은.. 괜찮을까요?
아무튼 힘든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쓰는 책나무 님과 다른 모든 글쓰는 이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드립니다!!!

계속 써야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나무 님!! 책나무 님도 열심히 써주세요!!

2023-02-21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1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2-21 1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02-20 21: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다락방님이 진짜 정말 너무 부러운데요!!!! ㅠㅠㅠㅠㅠ 저도 소설 읽을 때 그렇게 다른 삶 살아보는 것처럼 푹 빠져서 읽어보고 싶어요. 그건 정말 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계속 읽는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다락방님처럼 타고나야 하는 것 같습니다 엉엉. 그리고 김혜자님 저 책 관심이 생기네요. 저도 연예인이 쓴 책이라고 걸렀는데 인용해주신 부분 너무 멋지다....🥹

다락방 2023-02-21 09:45   좋아요 0 | URL
저처럼 읽는게 진짜 좋은게 아닌것 같아요. 소설 읽고 나서도 진이 빠져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읽으면 리뷰를 쓰기가 힘들어요. 제가 리뷰를 잘 못쓰는 이유가 저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오 님이나 잠자냥 님처럼 거리두기가 가능한 분들이 리뷰를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근데 제 몸이 너무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가는데 적응이 되어 있어가지고 이제와서 고칠래야 고칠 수가 없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소설을 몸으로 읽기 위해 태어난 육체인 것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