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의 여러 분들이 최근에 잭 리처를 읽고 계시길래 그럼 이 참에 나도 또 한 권을 읽어볼까, 생각하게 되었다. 자, 그렇다면 뭘 읽을까? 마침 어느 분의 댓글에 악의 사슬에 대한 칭찬이 올라왔더라. 나는 내가 사둔 전자책 중에 악의 사슬이 있나 보았다.


음.. 없군. 집에 현재 가지고 있는 종이책 잭 리처도 없으니, 그렇다면 나는 악의 사슬을 사서 종이책으로 봐야겠군. 그렇게 악의 사슬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얼라리여?




내가 악의 사슬을 샀다는 거다. 무려, 2013년에!! 헐.. 내가 악의 사슬을 샀어? 그러면 나 집에 잭 리처 있어?

그렇게 나는 며칠전에 집에 가 책장 앞에 서서는 악의 사슬을 찾기 시작했다. 여기 있나? 없군. 저기 있나? 없군. 아아, 내가 못 찾는 것인가... 도대체 내가 샀다고 되어 있는 악의 사슬이 왜 없단 말인가. 왜, 왜. 잭 리처는 내가 안읽고 팔았을 리도 없는데. 읽었던 잭 리처는 팔았지만 안읽은 잭 리처는 안판단 말여!! 근데 왜 없어, 왜!! 하고 혼자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했다. 이래서 사람은 정리를 해야 돼. 이렇게 복잡하게 아무렇게나 쌓아두니까 찾지도 못하는 거잖아. 다 내 잘못이야. 하는 수 없어, 다시 사자. 다시 사고 나중에 나오면 그 때 한 권 팔던가 누구 주든가 하지 뭐.. 하다가.


가만, 내가 읽은 잭 리처를 팔지 안 읽은 잭 리처는 안팔잖아? 그런데 집에 잭 리처가 없잖아? 그렇다면..설마.. 나 읽엇나?????????????????????????? 이렇게 되었고.. 그래서 설마 아니겠지, 떨리는 마음으로 내 서재에서 악의 사슬을 검색해보았는데, 헐...


나여..




2019년에 읽고 구매자평도 썼네.......

아 인간이여

아 나여

뭐하는 짓이냐 진짜..


내가 읽었고 그래서 팔았구먼. 그래서 없구먼.. 근데 왜, 저 평을 봐도 어떤 내용인지 생각이 안나지. 저기 2번을 보니까 대략 뭐가 나오겠구나는 알겠는데, 그런데 내용 아무것도 생각 안나.


독서란 무엇인가.

나는 도대체 왜 책을 읽는가.

왜.

왜.

왜.
















어쨌든 저거 안읽고 없어서 다시 산다고 해도 지금은 살 수 없다. 왜냐하면,

저녁을 한 끼 굶어야 책 한 권을 살 수 있는데, 그렇게 내가 나랑 딜해두고 아직까지 저녁을 굶은 적이 없...

첫날 저녁에 브라우니랑 또 뭐더라 참외였나? 여튼 뭔가 먹어서 친애하는 알라디너가 그것을 안먹었다 할 수 없으니 9천원.. 짜리 책을 사라 하였고.. 나는 온전히 굶고 깨끗하게 책 한 권을 사고 싶어서 그래 날려버리자, 하였는데 '내일은 꼭!' 하면서 항상 그 내일이 오늘 되면 저녁을 먹고... 그렇게 어제 처음! 굶으려고 했는데 집에 가서 삶은 달걀을 먹어버리는 바람에.. 또 ... 그래서 혼자 또 딜 하기 시작했다. 그때 브라우니 9천원에 삶은 달걀 6천원=15,000원 책 한 권....



그만두자, 이런 치사한 짓 따위.

이렇게 된 거, 내일부터 다시 태어나겠다!!

7월부터 다시 태어나는거야.

7월 10일에 10권의 책을 살 수 있도록 10일 저녁을 굶자!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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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30 15:32   좋아요 2 | URL
이거 캡쳐해서 서재지기한테 보낼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뿍플 말고 알라딘 모바일로 접속하면 메인 알림에 떠요)

- 2021-06-30 15:35   좋아요 2 | URL
자냥님을 힘입어 북플에 탄원서 한번 페이퍼로 써야겠네 브런치와 비교해서 말이죠? 백수인 제가 총대를 ㅋㅋㅋㅋ 아놔 ㅋㅋㅋ 그나저나 저 이거 볼려고 일하다 말고 알라딘 접속해서 봤잖아요? 백자평 대회?

잠자냥 2021-06-30 15:37   좋아요 2 | URL
쟝쟝 님 일단 좀 링크 좀 타고 갈 수 있게 하라고.... 이 북플놈들아!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30 15:39   좋아요 2 | URL
쟝님, 백자평 대회 참여해요. 1등 휩쓸어 버려. 그래서 책 사면 됩니다.

- 2021-06-30 15:41   좋아요 1 | URL
하… 지금 보고 있는데 백일장 대상 도서 한권도 읽은게 없어…… 난 북플할 자격이 없어… 나 같은거… 북플 탄원 안할래…

다락방 2021-06-30 16:00   좋아요 3 | URL
워워 진정해 쟝님. 이제부터 읽고 쓰면 돼. 이제 막 시작한 이벤트잖아요. 저기 리스트에 있는 책 다 읽고 다 뿌숴버려!!

단발머리 2021-06-30 16:28   좋아요 2 | URL
<100자평 관련 안내 말씀 드립니다> 알라딘 공식지정 최고의 리뷰어 잠자냥님은 작년 100자평 대회 2관왕으로서, 혹 100자평 대회 응모를 원하시는 분들은 잠자냥님이 응모하는 책을 피해 응모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상 100자평 대회 흥해라 위원회 회원 일동

다락방 2021-06-30 16:34   좋아요 2 | URL
오오 꿀팁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그렇다면 저는 잠자냥 님이 전혀 관심두지 않으실 것 같은 책, [곧 수영 대회가 열릴 거야]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흠흠.

단발머리 2021-06-30 16:36   좋아요 1 | URL
헉!!!!!! 2개 아니고 4개였어요?!
우앗!!!!!!!! 100자평 절대 지존 강자이신 잠자냥님! 제가 응모할 책 쳐다보지도 마소서!!!

잠자냥 2021-06-30 16:4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아니, 제가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님이 저보다 정확히 아시네요. 기억이 희미해져서 다시 찾아보고 왔어요. 4개 응모해서 2개 된 것 맞습니다. <빈 옷장>하고 <식사에 대한 생각>으로 받았네요. 단발머리 님 기억력 진짜 좋으시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맞아요 <곧 수영 대회가 열릴 거야>는 안 읽을 예정입니다.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21-06-30 16:44   좋아요 3 | URL
기억력이 좋지는 않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제가 잠자냥님께 관심이 많고요 2)
<식사에 대한 생각> 저도 응모했어서 기억하고 있지요. 영예의 1등을 제가 확인해야 했거든요 ㅋㅋㅋㅋㅋ 올해는 미리 리스트 주세요. 아, 근데 저도 <얼어붙은 여자>는 꼭 하고 싶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30 16: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ㅋㅋㅋㅋ 아유, 여러분들 제 리스트 보고 지레짐작으로 포기하지 마세요. 저도 작년에 4개 도전해서 반타작했을 뿐인데요. 뭐.

그래도 알려드리자면 일단 <피에 젖은 땅>하고 <브라이턴 록>은 읽은 거라 100자평 수정해서 올렸고요.
앞으로 읽을 예정은(다락방 님은 왠지 대충 아실 거 같은데 ㅎㅎㅎ 제가 문학을 좋아하니까), 그간 장바구니나 보관함에 담아뒀던 책 중 <얼어 붙은 여자>, <아주 편안한 죽음><해방자 신데렐라>는 확실히 읽을 것 같습니다....만 더 읽을지도 모릅니다. 요즘 제가 알라딘 실구매액 줄이기에 혈안이 되어서리...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30 17:40   좋아요 2 | URL
하아... 저도 만약 예정대로 한다면 아주 편안한 죽음과 해방자 신데렐라가 겹칠 것 같습니다. 해방자 신데렐라는, 아직 안읽었지만, 제 느낌에 어쩐지 저는 별 셋의 느낌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얼어 붙은 여자는 도저히 제 양심을 속일 수가 없어서 백자평 포기합니다. 읽었으나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아깝지만 그래도 포기합니다. 잠자냥 님, 단발머리 님, 싸우세요!!! =3=3=3=3=3

단발머리 2021-06-30 17:43   좋아요 3 | URL
반타작에 1등 두개는 아... 성공율이 50퍼센트네요. 정말 놀랍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피에 젖은 땅>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고요. 읽기 어려울 거 같아요. <브라이턴 록>은 대출해와서 지금 집에 있는데 무서버서 펴보지를 못하고 있어요. 이 책도 어려울 듯 싶습니다. 전 <얼어붙은 여자> 100자평은 이 대회 아니더라도(아니면 꼭 이 대회를 위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근사하게 쓰고 싶은데, 그럴려면 다시 읽어야 하겠네요. 나머지 두 책도 관심은 가지만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잠자냥님과 저의 이 놀라운 간극.... 잠자냥님 .... 더 읽을지도 모릅니다. 단발머리.... 위에 것도 다 못 읽겠지 싶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실구매액 줄이기 마세요. 알라딘이 잠자냥님 의지하는 것 같던데요^^

다락방 2021-06-30 17:47   좋아요 2 | URL
저는 피에 젖은 땅 참여하고 싶지만 도저히 읽을 엄두가 안나요. 어휴.
브라이턴 록이라도 반드시, 꼭 읽어야겠어요. 신데렐라..는 아직 사기 전인데 이걸 어째야 하나.
될 사람은 하나만 써도 될 것이고 안될 사람은 열 개 써도 안될터이니, 그냥 브라이턴만 하나 더 도전할까요.
내적갈등 또 찾아왔네..

PersonaSchatten 2021-06-30 16: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와봤는데 아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에요. ㅎㅎㅎ 근데 굶지는 마세요. 인슐린은 4시간 반에서 6시간 주기로 먹어줘야 사이클이 망하지 않아요. ㅋㅋㅋ 장마철에 병원을 세번이나 왔다갔다 하고 식습관 옳지 못했던 거 후회하게 되네요. ㅋㅋ 인슐린 맞고 알코올 소독을 해도 더워서 자꾸 덧나고 염증 생겨서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다른 분들 옆구리 딱 붙이고 쿡쿡 찌르면 아 너무 괴로워요.
다른 미션으로 바꾸시면 좋겠습니다. ^^

다락방 2021-06-30 17:39   좋아요 1 | URL
제가 얼마전에 읽은 책에서도 그렇고 운동하는 한 유튜버도 간헐적 단식이 몸에 정말 좋다고 주장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해봤는데 제 경우엔 저한테 잘 맞는 것 같았어요. 제가 나이들면서 소화능력이 예전만큼 좋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녁을 먹는것보다 안먹고 자는 쪽이 다음날 아침에 속이 더 편하더라고요. 화장실도 더 잘 가고요. 그렇지만 항상 순간의 충동에 못이겨서 맛있는 걸 먹고싶고..그래서 또 저녁을 먹고..의 반복입니다. 저는 간헐적 단식이 제 몸에 더 좋게 느껴졌어요, 페르소나 님.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저한테 맞는게 뭔지 찾아가야겠어요. 현재는 간헐적 단식은 맞는데 잘 안하게 되고, 고기..를 줄여야 되는데 이게 또 잘 안되고 그렇습니다. ㅜㅜ

그나저나 정말 오랜만에 들어오셨네요. 일하느라 바쁘셨나봐요. 건강 잘 챙기세요, 페르소나님. 괴로운 시간은 다 지나갔기를 바랍니다. ㅜㅜ

PersonaSchatten 2021-06-30 18:41   좋아요 1 | URL
자기 전에 안 먹기 해서 아침까지 공복시간을 12-16시간으로 만드는 건 괜찮긴 해요. 굶는다고 하시니 뭔가 위험해보였어요. ㅋㅋㅋ 고기 먹으면 더부룩하지 않나요?…라는 탄수화물 중독자의 발언입니다. 네. ㅋㅋㅋ 저는 탄수화물 섭취가 걱정되면 채소 고기 밥 순으로 먹는다는 한때 유행한 다이어트 방법대로 먹긴 합니다. 어젠 떡볶이 자체를 배추 한통을 넣고 만들어서 배추 먹다 지쳐서 떡대신 들어간 면류를 거의 먹지 못했어요. ㅋㅋㅋ 고기에도 적용해보심이 어떤가 합니다 ㅎㅎㅎ
저는 고새 퇴사하고 시험준비를 하게 됐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1-07-01 08:35   좋아요 0 | URL
아오.. 어제도 저녁을 먹어버렸네요. 저는 16시간이 목표이긴 하거든요. 몇달전에 처음 시도했을 때는 그래도 일주일에 세네번은 했었는데 지금은 아예 안하고 있어서 다시 해야 해요. 이게 하니까 저는 제 몸이 더 편하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녁때가 되면 어김없이 뭔가 먹고파져서.. 에휴..
고기가 소화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 사실이라 요즘은 가급적 고기를 피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먹더라도 적게 먹자고 생각해서 줄이고 있달까요. 소화도 소화지만 제 건강에 여러가지로 안좋을 것 같아서요. 제 몸을 위해 뭐가 좋은지 모르는게 아닌데도 실천하는 건 어렵네요. ㅠㅠ

아이고, 공부하신다니.. 힘드시겠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셔서 무슨 시험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성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공부하려면 또 무엇보다 체력이 우선이겠어요. 건강하세요, 페르소나 님!

PersonaSchatten 2021-07-01 10:57   좋아요 0 | URL
고기는 생각보다 많이 먹을 필요는 없긴 하죠. ㅎㅎㅎ 저는 거의 식단 상담 받은 대로 하루에 두부2/5모나 달걀 한두 개 정도면 단백질이 땡기지 않아서 잘 안 먹게 되더라고요. 다만 철분과 콜레스테롤 때문에라도 붉은 고기를 먹으라고 하는데 전 맨날 흰 거만 먹는 게 문제인 거 같아요. 두부 낙지 닭가슴살 이런 거요 ㅋㅋ 더 먹는 것도 더 안 먹는 것도 습관과 다르면 어려운 거 같아요. 실천하는 게요. 그래도 성공하는 날이 늘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저번 회사도 운이 좋아 취직이 된 것 같고 이제는 도저히 취직이 안 될 거 같아서 뭘 하든 시험쳐서 들어가는 일을 해야하겠구나 싶어서 공무원시험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공부가 좋지도 않고 수직적인 시스템도 답답해서 시험 안 보고 소기업 취직할 수 있는 쪽을 바랐는데 잘 안됐네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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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십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단순히 씻지 않았다는 걱정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 내가 이 사람과 키스하면 혹은 섹스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걸까. 혹시 이걸 계기로 우리가 다시는 안 보는 사이가 되는 건 아닐까, 이 사람은 단순히 나를 이러기 위해 만난 건 아닐까 에서부터 윽 이 사람 입냄새 나네 혹은 더러워보여.. 까지. 우리는 수많은 개인적인 이유로 스킨십이 다가오는 그 짧은 시간 동안에 고민할 수도 있고, 다가오기도 전부터 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상대와 키스를 할지 말지, 섹스를 할지 말지 선택하고 결정을 내리는 것은 순전히 나의 욕망에 기인한다. 와 이 사람하고 자는 건 어떤 기분일까, 이 사람하고 한 번 키스해보고 싶다, 같은 걸 아주 강하게 느끼면서 아랫배가 저릿저릿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저어하는 것 역시 나로부터 온 것이다. 그러니까 너와 내가 키스를 하고 싶으면 하고 섹스를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그러나 하고 싶지 않으면,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하지 않으면 된다. 그 이유와 나아갈 방향은 순전히 당신과 나에게 달린 것이다. 당신과 나의 욕망 그리고 당신과 나의 의지, 당신과 나의 동의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키스와 섹스 기타 등등의 스킨십이 이루어지느냐 아니냐를 결정할 수 있는 건 그 가능성이 열려 있는 당신과 나이지, 우리 둘 말고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거다. 이를테면, 그것으로 인한 평판 같은 것 말이다. 저 남자랑 키스한 여자 라는 평판, 저 남자랑 섹스해서 순결하지 못하다는 평판. 

















케이트와 안소니는 서로를 좋아하지 않는다. 안소니가 소문난 난봉꾼이면서 시즌 최고의 미녀인 에드위나와 결혼할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 때문에 케이트는 몹시 화를 낸다. 소중한 동생인 에드위나를 난봉꾼과 결혼하게 둘 수 없다! 한편 에드위나는 누구든 우리 언니 허락을 받아야만 나와 결혼할 수 있다고 하는 통에 안소니로서는 어쩔 수 없이 케이트를 마주칠 수밖에 없다. 안소니에 대한 케이트의 미움을 알기 때문에 안소니 역시도 케이트와 사이 좋을 수가 없고 만날 때마다 서로 으르렁거린다. 그런데,


브리저튼 저택에서 열린 무도회에 참석했다가 바람 쐬러 나왔던 케이트는, 안소니가 가수 마리아랑 스킨십하려고 꽁냥꽁냥 하는 걸 보고는 으이코 이런, 하고 그들의 눈을 피하려고 하다가 그만 그들과 함께 안소니의 서재에 들어가게 된다. 아이고 이를 어쩐담, 케이트는 안소니의 책상 밑에 숨었는데, 막 마리아랑 19금 연출하려던 안소니는, 어어, 이거 케이트 향기다, 이거 분명 케이트 향기인데... 하면서 킁킁대다가 자신의 책상 밑에 숨어 있는 케이트를 발견하게 되고, 그래서 속히 가수를 바깥으로 내보낸다. 그리고 그 공간에 둘만 있게 된다. 케이트와 안소니가.


당연히 처음엔 니가 왜 여기있냐 로 시작해서 투닥댄다. 그렇게 서로 으르렁 거리면서 그들의 거리는 좁혀진다. 점점 좁혀진다.


예전에도 영화 잭리처 보면서 한 번 언급했었는데, 왜 이 사람들은.. 그렇게 가까이에 서서 얘기하는 걸까? 난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얘기를 하는데 뭘 그렇게 가까이 있어야 해? 사귀는 사이도, 친밀한 사이도 아닌데, 도대체 왜?




여튼 그래서 그들의 거리는 너무나 너무나 좁혀진단 말야? 그런데 이 미운 난봉꾼 안소니는 지독하게 잘생겼다. 정말 지독하게 잘생겼어... 그래가지고 케이트의 뛰는 가슴..... 너 내 서재인거 알고 들어온 거 아니냐, 날 피하려던 게 아니라 날 만나려고 한 거 아니냐..하고 다가오는 안소니 때문에.. 케이트의 뛰는 가슴. 



Kate's lips parted, but she couldn't have uttered a word if her life had depended on it. He wore no gloves-he must have removed them during his tryst with Maria-and the touch of his skin against hers was so powerful it seemed to control her body. She breathed when he paused, stopped when he moved. She had no doubt that her heart was beating in time to his pulse.

"Maybe," he whispered, so close now that gis breath kissed her lips, "you desired somethin else altogether."

Kate tried to shake her head, but her muscles refused to obey.

"Are you sure?"

This time, her head betrayed her and gave a little shake.

He smiled, and the both knew he had won. -p.106


케이트는 입술을 벌렸지만, 이 대답에 목숨이 걸려 있다 하더라도 한마디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장갑을 끼지 않고 있었고, 마리아와 밀회를 나누며 벗은 것이 틀림없었다. 피부에 닿은 그의 살갗의 감촉은 너무나 강렬해서 마치 그녀의 온몸을 지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가 손을 멈추면 그녀는 숨을 쉬었고, 그가 움직이면 숨이 멎었다. 그녀의 심장은 분명 그의 박동에 맞춰 뛰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쩌면."

숨결이 그녀의 입술을 스칠 정도로 가까이에서 그가 속삭였다.

"당신은 뭔가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

케이트는 고개를 저으려고 노력했지만, 근육들이 명령을 거부했다.

"아니었소?"

이번에는 그녀의 머리가 그녀를 배반하고 저절로 저어졌다.

그는 미소를 지었고, 그들은 둘 다 그가 이겼다는 것을 알았다. -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중에서



저렇게 가까이 다가오고 그런데 내 마음 흔들거리고 숨이 멎고 맥박이 뛰고 머리가 나를 배반하고 근육들이 내 명령을 거부하는 상황이면, 이건 그냥 키스각이잖아. 저 상황에서 키스로 흘러가는 건 너무나 자연스럽지 않은가. 그것은 거침이 없어야 하는 거 아닌가. 당신이 나에게 욕망을 느끼고 내가 당신에게 욕망을 느끼는데, 저 순간 케이트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면 미치겠는거다. 케이트가 그전에 남자랑 단둘이 함께 있어본 적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 상황에서 더 긴장되고 떨리는 것도 있지만, 저 당시 여자귀족들은 샤프롱 없이 남자와 둘이 있는 모습만 눈에 띄어도 평판에 금이 가버리는 상황이었단 말이다. 그러니까 내가 상대 남자를 원해도, 키스하고 싶고 섹스하고 싶어도, 그런데 그런 행위를 조금이라도 했다가는, 그 사실을 누군가 알게 됐다가는 나는 시집 다 가는 거다. 제대로 된 남자 귀족들, 내 신분에 맞춘 남자들과는 결혼할 수 없고, 이미 다녀온 사람들이나 늙은이들만이 나를 데려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다른 남자들은 내 평판에도 불구하고 나를 데려가려 하지 않기 때문에. 게다가 대학 교육도 남자에게만 허락되어 있었고 재산은 남자에게 물려주는데, 내가 혼자서 잘 살면 되지~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니 굳이 안소니가 아니라도 어떤 남자를 보고 그 남자와 가까이 있게 되고 내 온 몸이 뜨겁게 그에게 반응해도 내 머릿속에서 얼마나 전쟁나겠느냐 그 말이다. 나는 저 상황에서의 케이트가 너무 안쓰러운거다. 저 상황에 놓인 사람이 지금의 나라면 질러버려, 뭘 망설여, 섹스는 기회가 있을 때!! 하겠지만, 그것은 내가 지금의 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떤 스킨십 없이도 남자와 둘만 있으면 평판 똥칠하는 환경에서 상대 남자에게 욕망을 느낀다면, 그래서 그것을 있는 힘껏 자제해야 한다면, 아아, 내가 나에게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말이다. 뭘 그렇게 참고 살아야 하나. 안소니는 난봉꾼으로 소문날 정도로 섹스하고 또 하고 섹스하고 사는거 세상이 다 아는데, 왜 여자인 나는 샤프롱이 있나 없나부터 살펴야 하는가. 저 상황에서 들키면 끝장이다 이렇게 되어버리는 거 진짜 너무 개똥같지 않은가.


브리저튼 시리즈 1편에서도 다프네가 사이먼하고 결혼하기도 전에 정원에서 키스하다가 들켜가지고 다프네 평판 엉망 될까봐 결혼했단 말이다. 평판 엉망될까봐 결혼하는 거 진짜 좆같지 않냐. 이것은 로맨스 소설이니까 다행스럽게도 사이먼과 다프네가 서로 사랑했지만, 그리고 안소니랑 케이트도 사랑하는 설정이지만, 그런데 욕망이란 게 꼭 사랑한다고 느껴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일전에 엄마와 얘기한 적이 있다. 결혼하지 않은 여자가 남자랑 여행갔다온 얘기를 어쩌다 하게 되었는데(아마 티비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면 그 여자는 그 남자랑 잤겠네? 하는 거다. 그래서 잤겠지, 했더니 야, 결혼도 안했는데 남자랑 자면 어떡하냐, 라고 하는 거다. 그 때 내가 엄마한테 말했다.


"엄마 그러면 나는 결혼 안하면 평생 남자랑 자면 안돼?"

"응 안되지. 결혼도 안했는데 어떻게 자."

"남자들은 결혼 안해도 다 자고 다니잖아. 걔네들 여자랑 자잖아. 그런데 나는 왜 안돼? 나는 섹스도 못해보고 죽어, 그럼?"

"너 왜그렇게 이상해졌냐?"

"난 걔네들 하는 거 다 할거야."


이런 대화를 우리는 하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남자가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여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자는 남자랑 섹스를 하면 평판에 똥칠을 한다. 그러면 뭐 어쩌라는거야??




욕망이란 것은 남자에게만 있는게 아닌데, 욕망이란 것은 여자에게도 있는데!! 



















진화심리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여성은 조신하게 타고난다고 되풀이 하는 것은 여성이 조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님을 우리더러 믿으라는 것이다. 나는 속지 않는다. 나를 냉소주의자라고 부른다 해도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타고나기를‘ 조신하다는 증거가 거의 없고, 따라서 이 주장은 처음부터 이념적 조작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그 주장을 입증하는 데 쓰인 과학적 ‘방법‘은 반복해서 말함으로써 사실처럼 들리게 하는 것이다. 이념을 세뇌하는 방식이 정확히 이것이다. 우리가 어떤 말을 자주 들을수록 그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처음에는 세계를 바라보는 특정한 방식처럼 보이던 것이 이론의 여지가 없는 믿음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 믿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잊고, 당연히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여성의 조신함이라는 수사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생각한다. (p.83)



여성의 욕구에 대한 장에서 버스(욕망의 진화)는 자신의 연구에서 "상호 끌림 또는 사랑"은 여성에게 2.87점, 남성에서 2.81점을 받아 남녀 모두가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자질로 밝혀졌음을 시인한다(이 연구에서 3.0은 ‘없어서는 안 되는 자질‘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남녀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 또한 버스는 조사 대상에 포함된 37개국 가운데 32개국에서 "배우자감의 열세 가지 자질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중 하나로 남성과 여성 모두 친절함을 꼽았다"고 시인한다. 하지만 버스는 같은 장의 관련 절을 마무리하면서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과 친절을 요구하는 것은, 자식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자원을 확보하는 중요한 적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단정 짓는다.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남성과 여성이 사랑과 친절을 똑같이 가치 있게 여긴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들에서 어떻게 이러한 자질들이 여성에게 특히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 (p.102)


버스는 마치 순결과 정절이 동일한 개념이라도 되는 듯 두 가지 문제를 융합한다. 사실 그는 순결-사전 성경험이 없는 것-이 결혼 이후의 정절을 예측하는 변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이 논리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신앙심이 특별한 사람이라면 모를까)아무도 결혼할 때까지 성생활을 미루지 않는 현대 서구 사회의 성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어떤 남성은 특정한 여성과 결혼하기 전에는 상당히 자유로운 성생활을 했어도, 결혼하고 나면 절대 바람을 피우지 않는다(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여성은 한 남자와 처음 만난 날 동침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녀가 문란해서가 아니라-그 여성은 이날까지 수년 동안 한 트럭분의 남성들을 거절했을지도 모른다-그녀를 진정으로 흥분시키는 남성이 마침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사례에서 그녀가 ‘순결‘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의 부정을 미리 귀띔하는 징후라고 생각한다면 상황을 완전히 오판하는 것이다. (p.120-121)




여자랑 남자랑 똑같은 욕망을 가졌는데!! 왜 남성은 난봉꾼이란 평판에도 귀족과 결혼할 수 있고, 여자는 남성과 함께 있는 것만 들켜도 안되는가. 그렇다면 남자로 하여금 난봉꾼이 되도록 하는 그 상대 여자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여자를 철저히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게 아닌가 말이다. 왜 여자들한테 있는 욕망 누르고 조신하라는거야. 왜! 왜! 진짜 다 똥이나 먹어라.



자, 그렇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됐느냐. 저렇게 가까이에서 서로의 호흡과 맥박을 느낀 후에, 그 다음엔 어떻게 됐느냐.

궁금하쥬?



He kissed her. -p.108


에라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해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은?



She gasped against his mouth, and he took advantage of her parted lips by sliding his tongue between them. -p.108


케이트가 그의 입술 위에서 헉 하고 숨을 삼켰다. 그녀의 입술이 벌어진 순간을 틈타 앤소니는 입술 사이로 혀를 미끄러뜨렸다.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중에서


꺅 >.<

텅이 슬라이딩을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얘네 막 키스하고 그런다. 시작은 안소니였지만 케이트는 'responded to his wicked kiss' 해버린 것이야. 키스여... 인생이여.... 아아, 절망적으로 잘생긴 남자여...




아오 심장 쫄깃쫄깃하게 야한부분 읽고 있는데 모르는 단어 수천개 나와서 넘나 답답해져버려써.. 이럴 때를 대비해 영어를 잘해야 한다. 그래야 야한 부분 후다닥 읽어가면서 히잉히잉 소리도 내고 그러는데. 이건 아주 그냥 그래서, 그래서, 아니 뭐라는거야, 어떻게된건데, 하고 단어 찾기에 바빠버려가지고 ㅠㅠ








어제 친구들하고 섹스보다는 키스가 좋다고, 완전 진행되는 관계보다는 시작되려는 관계가 더 좋다고 얘기했다. 긴장감이 폭발하는 그 순간이 좋다고.

안했으면 모를까, 일단 케이트는 키스를 알아버려가지고 이제 수시로 다리가 후달릴텐데 어쩌나 싶다. 어쩌긴 뭘 어째. 그렇게 살아가는거지. 그러다가 키스한 남자들 누가누가 제일 잘했나 순위도 매기고(응?) 그러는거지.



이렇게 설레이는 장면은 재미있고 좋다. 욕망에 휘청이는 이런 순간들도 마치 내것인듯 느껴져서 쫄깃하게 재미있게 읽고 있긴 하지만, 사실 나는 이런거 잘 모르겠다. 방금전까지 가수인 마리아랑 키스했던 안소니인 걸 알면서, 장갑을 마리아 때문에 벗었고 마리아랑 스킨십 했던 거 내가 보고 들었는데, 그런데도 그에게 내 욕망이 후달릴 수 있다는 것은, 나로서는 좀 용납이 안되는 부분이다. 안소니한테 매력을 느꼈고, 그래서 난봉꾼인데.. 하면서도 내가 끌리는 건 이해하지만, 그런데 내 눈으로 바로 내 앞에서 다른 여자랑 그러는 걸 보면서도 내가 그 공간에서 그대로 키스를 한다는 것은, 내 자존심이 허락할 일은 아니다. 소문으로 듣기만 했으면 모를까, 봤잖아. 직접 봤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여자가 있던 그자리에서 나랑 키스하게 둘 수가 있지? 난 이게 너무 이해가 안된다. 방금 저 여자랑 키스한 남자랑 내가 키스한다? 흠.. 그의 매력이 뭐가 됐든간에, 지구상 최고의 매력 소유자라해도, 나는 나에게 그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지인이 될 수도 있고 동네 사람 될 수도 있겠지만, 나랑 키스하는 놈으로 만들진 않을텐데. 


그건그렇고,


저기 마리 루티 책 보면,


마찬가지로 어떤 여성은 한 남자와 처음 만난 날 동침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녀가 문란해서가 아니라-그 여성은 이날까지 수년 동안 한 트럭분의 남성들을 거절했을지도 모른다-그녀를 진정으로 흥분시키는 남성이 마침내 나타났기 때문이다.


라고 되어 있는데, '그녀를 진정으로 흥분시키는 남성이 마침내 나타났기 때문'.. 진정으로 흥분시키는 남성..이 현실에 존재하는건가? 그거 전설로 내려오는 불을 뿜는 용... 같은... 그런 거 아닌가? 아니면, 《콩:스컬 아일랜드》에 나왔던, 킹콩만한 메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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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9 10: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 왜그렇게 이상해졌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새로운 용어 배우고 갑니다. 텅 슬라이딩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9 10:37   좋아요 2 | URL
자고로 텅이란 것은 슬라이딩을 위해 만들어진 거 아니겠습니까? 흠.

잠자냥 2021-06-29 11:18   좋아요 1 | URL
밥 먹을 때 말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9 11:23   좋아요 1 | URL
당연하죠!! 무슨 생각을 하신거에요? 음란마귀 혹시 찾아왔어요?!

잠자냥 2021-06-29 11:56   좋아요 1 | URL
아뇨, 뜨거운 수프 생각했어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9 11:58   좋아요 2 | URL
저는 잠자냥 님 음란한 거 생각하셨으면 절교하려고 했어요. 저는 그런 거 진짜 못참거든요. 아무리 잠자냥 님이라도 텅 슬라이딩에서 음란한 거 생각하면 사탄이야 사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9 12:3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우린 역시 너무나 순진하고 순수한 서재 친구입니다!

다락방 2021-06-29 12:42   좋아요 1 | URL
우리의 맑은 영혼, 뽀에벌!!

syo 2021-06-29 14:37   좋아요 1 | URL
저 대목이 서술한 방식으로 밥 먹을 때 텅슬라이딩하시면 질질 흘리십니다들
..... 영혼은 맑을지 몰라도 윗도리는 결코 맑지 못할 것.

다락방 2021-06-29 14: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탄아 물러가랏. 어디서 윗도리 맑은걸로 꼬시면서 음란 마귀 데리고 오는거에욧!! 순수하고 순진한 우리 영혼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엇!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6-29 14:49   좋아요 1 | URL
뭔 소리에요 ㅋㅋㅋㅋㅋㅋ 엄마가 혼낸다? 너는 왜 애가 다 커가지거 칠칠치 못하게 흘리면서 먹냐고......

다락방 2021-06-29 14:50   좋아요 1 | URL
선택해 엄마,
맑은 영혼이야 맑은 윗도리야..
둘 다는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점점 바보 댓글이 되어간다. 바보냄새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21-06-29 14:52   좋아요 1 | URL
아 그 냄새 나면 저는 이만 여기서 빠지겠습니다 ✋

다락방 2021-06-29 15:05   좋아요 1 | URL
배신자..
역시 사악한 영혼이었어...

syo 2021-06-29 15:11   좋아요 1 | URL
😈

- 2021-06-30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야한거 후다닥 읽고 넘어가야하는데 단어 찾으며 심각히 분석중 ㅋㅋㅋ 하지만 페이퍼로는 충분히 즐기신 것 같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 아휴 참그리구 코로나 시대에는 그러면 안돼 넘 가까이 있고 막 숨결 느껴지고 그러명 안돼 ㅋㅋㅋ 😷 언택트!!

다락방 2021-06-30 09:14   좋아요 0 | URL
그래 맞아. 코로나 시대에는 노섹스가 답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간들아, 전염병을 없애기 위해 섹스를 그만두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6-30 09:16   좋아요 0 | URL
인간 모두가 섹스를 포함한 접촉을 보름만 참는다면! 전염병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락방 2021-06-30 09:18   좋아요 0 | URL
섹스를 몰아내자, 섹스를 물리치잣!!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6-30 09:23   좋아요 0 | URL
언택트 시대에 섹스하는 자 돌로 쳐라!!! (그랬는데 막 다락방님 돌 맞아 있을까봐 걱정??)

다락방 2021-06-30 09:26   좋아요 1 | URL
나도 내가 돌맞을까봐 걱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콜드브루 파우치 에티오피아 시다모 디카페인 - 50ml*5ea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이미 충분히 카페인 섭취 했는데도 아이스커피가 또 땡길때를 대비하여 준비해두긔. 남동생에게도 줬는데 이거 뭐가 이렇게 시큼하냐.. 함 ㅋㅋㅋㅋㅋㅋㅋㅋ
미래를 대비하며 살아갑시다. 피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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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9 1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좀 신맛 강하긴 하죠? 원두는 안 그런데, 이 파우치는 좀 시큼하긴 해요. 찬물에 우려서 그런 걸까요? 흠, 암튼 제 회사 서랍에 잔뜩 있는 파우치. 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9 10:09   좋아요 1 | URL
저는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 여름에 아주 요긴합니다. 좋아요, 아주 좋아요. 비록 제가 두 개씩 먹어대는 통에 좀 헤프지만..
 
콜드브루 파우치 콜롬비아 아스무까에스 톨리마 - 50ml*5ea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5월
평점 :
품절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콜드브루도, 차게 먹는 커피도 싫어했던 내가.. 어째서 이걸 사고 또 사고 자꾸 마시는가.
이 계절 나의 패이버릿 아이템. 한 번 먹을 때 두 파우치 그리고 얼음 잔뜩과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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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06-29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데.... 콜드브루를 펄펄 끓는 물에 타 마시니까, 매우 좋지 않던데요, 저만 그런 건가요? 너무 많이 넣어서 그런가.... 쩝.

잠자냥 2021-06-29 09:59   좋아요 2 | URL
물 너무 많이 넣은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 뜨거운 물에 마실 땐 저 파우치에는 물 90~100ml(종이컵보다 적은 양) 정도만 넣어야 하던데요-

다락방 2021-06-29 10:08   좋아요 2 | URL
아 근데 저도 콜드브루 따뜻하게 마셨다가 안사마시게 됐었어요. ㅋㅋ 제 경우에도 아이스가 적절한 듯 합니다. ㅋㅋㅋ 저는 콜드브루의 맛을 싫어해요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29 10:16   좋아요 1 | URL
전 회사에서 하이드로 덧치 마시거든요. 여덟 가지 총천연색으로요.
그래서 결론을 내리기를, 웃기지 마라, 커피 맛이 다 거기서 거기다, 라는 거였습니다. ㅋㅋㅋㅋ

꼬마요정 2021-06-29 1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우유 투척해서 먹는 것도 좋아해요 ㅎㅎ
갑자기 아르미안의 네 딸들 보고 싶어요. 꺼내 읽어야겠어요 ㅎㅎㅎ

다락방 2021-06-29 10:09   좋아요 1 | URL
제 여동생은 맥주에 넣어 마시더라고요! 이건 아직 한 번도 안해봤어요. 훗.

Falstaff 2021-06-29 10:18   좋아요 1 | URL
오, 락방님.
절대 술에 커피 타 드시지 마세요. 특히 독한 술에 커피 넣으면 실제보다 훨씬 안 취한 것처럼 느껴져서, 결국은 개꽐라 됩니다. 아이고, 저도 한 번 경험한 다음에 다신 그렇게 안 마십니다.
다음 날 아침되면 네 발로 기어다녀야 해요. ㅠㅠ

꼬마요정 2021-06-29 10:33   좋아요 1 | URL
저도 예전엔 더치를 생맥주에 타 먹었는데 진짜 술술 넘어갑니다. ㅋㅋ 맛있어요. 하지만 담날 힘들죠ㅠㅠ

다락방 2021-06-29 11:43   좋아요 1 | URL
오 ㅋㅋㅋㅋㅋㅋㅋㅋ 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딱 한 잔만 타서 마셔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맛은 봐야겠고 그러나 꽐라가 되면 안되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점심을 먹으면서 이수정,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을 들었다. 그간 안들었던 회차가 많아서 뭘 들을까 고민하고 목록을 살펴보다가 강박증에 대한 언급이 있길래 그걸 듣게 되었다. 내가 원작을 읽기도 했고 영화로도 보았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 대한 얘기였다.
















극중 남자주인공의 아버지가 '아들과 함께 봐야만 응원하는 축구팀이 이긴다'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다. 자연스레 징크스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징크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거였다. 나는 내가 가진 강박증을 알고 있고 그래서 들었던건데, 징크스와 연결되어 있다니. 이건 당연하겠구나, 들으면서 생각했다. 징크스도 강박도 모두 불안으로부터 오는 것이었다. 이것이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는, 이것이 안될지도 모른다는, 그러니까 그 불안은 어떤 불안인지에 대해 다르겠지만 징크스가 강박을 불러오는 것은 필연적으로 느껴졌다. 많은 징크스는 더 큰 강박이 아닐까.


전에도 얘기한 적 있지만 내게도 징크스가 있다. 좀 여러개 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타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가족에게도 애인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친구들은 물론이다. 내 징크스를 내가 입밖으로 내는 순간 '뭐 그런 생각을 해' 하고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고 혹은 '야, 그런 생각하지마, 이겨버려' 쉽게 얘기하는 걸 듣게 될까봐 저어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의 아버지보다 내가 좀 더 낫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내 징크스에 다른 '사람'이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거였다. 사람은 내 뜻대로 안되는데, 내가 내 징크스 때문에 타인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일을 한다는 건,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다. 너가 있어야만 축구가 이겨, 하고 자꾸 너를 내 축구관람에 부르는 일은, 상대에게는 얼마나 피곤할 것인가. 상대가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응해주지 않을 뿐더러, 상대의 징크스가 아닌데 나의 징크스 때문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는 것은, 그야말로 민폐가 아닌가 말이다. 내가 징크스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누군가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지 않은가. 나는 그래서 내 징크스를 말하지 않는다. 그걸 알고 선한 마음에 내 징크스를 계속 생각하고 배려해줄까봐. 그렇게 되면 나의 징크스는 당신의 징크스가 될까봐. 누군가 나의 징크스에 끼어드는 순간 폐가 되는 것이 나는 두렵다. 그리고 이 징크스와, 강박이, 불안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니. 나는 내 불안을 알고 그러므로 이것을 어떻게는 내 식으로 알고 견뎌내고 혹은 극복하고 싶다. 그렇게 몇 번이나 책을 읽어보려고 하지만 어제 같은 경우도 졸음이 찾아왔다.





그러니까 위의 사진이 어제 내가 잠들기 전 침대 위 풍경이다. 저 책들을 다 읽겠다고, 일요일 밤이니까, 낮잠도 잤으니까, 그렇다면 나는 밤을 새며 이 책들을 읽겠다! 하고 다 꺼내온 것이다. 나여.. 밥통.. 그러나 현실은 아니 에르노의 책을 몇 장 읽지도 못하고 졸음이 찾아와서.. 열시 무렵 자버렸다는 것. 아, 저 책들은 오늘 아침에도 저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책들아, 미안.. 내가 꼭 읽어줄게. 흑흑  ㅜㅜ


내 문제를 내가 알고 내가 극복하겠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토요일에는 아가 조카를 보러 다녀왔다. 이번에 가니 아가 조카는 또 훌쩍 자라서는, 아아, 낯가림이 심해졌다 ㅠㅠ 엄마와 나를 보고는 통곡을 하는데.. 흑흑 아가야, 나 이주전에도 봤잖아, 왜... 왜.... ㅜㅜ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더이상 우리를 보고 울지 않았고, 그래서 이제 올케에게 편하게 밥을 먹으라고, 편하게 잠을 자라고, 우리가 봐주겠다고 하고 아가를 보는데, 아가는 어느 정도 잘 놀다가 갑자기 내 얼굴을 보고 나랑 눈을 맞추더니 또 울기 시작했다. 아가야... ㅠㅠ

제아빠와 제엄마가 옆에 있을 때에만 고모를 보고 웃어주는거니? 흑흑 ㅜㅜ


저녁 무렵에는 아가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아가에게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해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남동생이 사는 아파트 단지 바로 뒤에 산이 있어서 초록초록한 나무들을 집을 나서자마자 볼 수 있었는데, 그래 아가야 이렇게 바깥 바람을 쐬렴, 하면서 유모차를 밀어주었고, 얼마 안가 짜증을 내길래 남동생이 아기띠를 하고 안아주었다. 제아빠에게 안겨서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아빠 손을 꼭 잡는데, 아, 너무 예뻤다. 가만 있어봐, 멈춰봐, 나 이거 남기고 싶어, 하고 나는 사진을 찍었다.



아 너무 예쁘지 않나요, 여러분... 흑흑.

요즘 저렇게 꽉 쥐고 꼬집기도 하는데, 나도 내 팔을 내어주니 꽉 쥐면서 꼬집더라. 아팠지만 너무 좋았어서, 그래그래 더 꼬집으렴, 했다. 저렇게 무언가 꽉 쥐는 저 생명력을 너무 사랑한다.



아가가 낯가림을 해서 서운한가, 라고 집에 돌아와 곰곰 생각했는데, 아가가 잘 놀다가 갑자기 나의 얼굴을 보고 울음을 터뜨린 것이 서운하기 보다는 또 너무 예쁜거다. 팔불출 고모라서 그럴 수도 있는것이지만, 그러니까 아가가 나를 보고 울었다는 게, 놀다가 어? 이 사람은 누구야? 하고 울었다는 게 너무 예쁜거다. 자라고 있구나, 이제 아빠 엄마, 늘 제곁에 있는 사람들이 누군지 아는구나, 싶어서 그게 그렇게나 좋은 거다. 낯설다고 우는 조카 보고 와서도 또 그게 너무 예쁜 나란 사람...




조카1은 얼마전에 최근 베스트셀러인 달러구트 꿈백화점을 읽고 너무 좋았다고 했다. 지난주에 울집에 와 나랑 서점에 가서는 판타지 코너에 가보자며 판타지 코너 책들을 구경했고, 그렇게 조앤 롤링의 책 한권을 읽고 싶다며 고르길래 내가 사주었다. 조카는 계속해서 코너를 보다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을 집어들고 이건 뭐지? 했는데,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이 여성학 코너가 아니라 판타지 코너에 놓여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애트우드도 판타지를 쓰지! 나는 이미 몇 권의 책을 준비해두고 있지!

















조카가 좋아하는 해리 포터나 꿈백화점(이건 안읽어봄)은 내 취향이 아니어서 읽다 말거나 읽을 생각이 없기는 했지만, 조카가왜 판타지를 좋아할까, 왜 나랑 취향이 다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판타지 코너에 놓인 애트우드의 책을 들었다 놓는 걸 보는 순간, 아아, 우리가 언젠가는 기어코 만나겠구나, 했다. 애트우드가 우리를 만나게 해주겠구나, 애트우드는 우리의 접점이 되겠구나, 하면서 짜릿해졌다. 어쩌면 조카는 이 시기가 지나면 판타지를 멀리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어쩌면 계속계속 판타지를 좋아할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되든 언젠가는 우리는 애트우드로 만나겠어!


그러자 너무 좋았다. 우리의 접점이 애트우드일 수 있다는 거. 그게 너무 좋은 거다. 다른 작가도 아니고 애트우드라니!

사두고 안읽은 애트우드의 책들을 좀 많이 읽어줘야겠다. 언제? 몰라..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끔 과거의 어떤 일들이 불쑥 떠오를 때가 있다. 뭐가 계기가 된건지 모르겠지만 불쑥 떠오르는 과거들 때문에 즐거워서 웃기도 하지만 쪽팔려서 머리를 쥐어 뜯기도 하고 어떤 건 너무 싫은 기억이라서 내가 내 가슴을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다. 그 때 그 짓은 너무 못된 짓이었어, 왜 그런 짓을 했어, 아무리 철이 없어도 그렇지, 과거의 어느 한 때 어린 시절이어도 그 기억이 내게 있는게 싫은 거다. 그렇게 나쁜 기억에 사로 잡히면 거기에서 나오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찾아본다. 내 손으로 가만히 내 가슴을 쓸면서 괜찮다고, 나빴지만, 앞으로 더 착하게 살자고 다독이기도 하고, 불안을 잠재운다고 해서 요즘엔 마그네슘도 먹고 있다. (그런데 마그네슘 먹으면 변비 생기나요?) 마그네슘이 실제로 불안감을 잡아주고 안정시키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플라시보 효과가 큰 사람이라 불안하구나, 마그네슘 먹자, 하는 거다.


엄마와 남동생네 집에 다녀오며 지하철을 기다리다가 그래서 이런 대화를 했다.



"엄마 가끔은 아주 아이때로 돌아가고 싶어. 그래서 다시 살아보고 싶어."

"다 부질없는 말이지. 그럴 수 없으니까."

"응 그런데 어릴 때로 돌아가면 나쁜 짓 안하고 못된 짓 안하고 후회없는 삶을 다시 살아보고 싶어."

"아마 다른 식의 후회할 일이 생길거야, 다시 살아도."



그래, 그렇겠지, 어떤 잘못을, 그러니까 내가 지금 인지하는 잘못을 피할 수 있었을지언정, 다른 잘못들을 내가 살면서 저질렀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착하게 살자, 착해지자, 라고 내가 나한테 말한다. 꼭 선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어도, 다른 사람을 아프게 하지는 말면서 살아가자고 생각한다. 누구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지는 못해도 아픔을 주면서 살지는 말자.



물론 나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을 아프게 하고 싶지가않다. 살아가면서 내렸던 결정들은 궁극적으로 나를 덜 아프게 하는 쪽이었다. 그러나 가끔은 '그런데 그게 정말 덜 아픈 선택이었나?' 묻게 됐다. 다시 묻고 또 물어도 이 결정을 내렸겠지만, 그런데 이래서 내가 덜 아팠던건가? 더 아팠던 건 아닌가?




친구들과 영어책 읽는 것에 대해 오늘 아침에도 얘기했다. 왜 우리는 이렇게나 계속 읽고 싶어하는 걸까. 원서를 읽는 것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나에게 번역서를 읽는 것보다 몇 배의 시간과 에너지를 들이는 일이다. 그러니 원서를 읽지 않는다면 나는 그 시간에 몇 권의 번역서를 더 읽게 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원서 읽기에 욕심을 내는가.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욕망 때문일 것이다. 욕망이 없다면 노력도 없을 것이고, 그런 삶은 그저 물에 물탄듯 흘러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친구들과 나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왜 우리 실력은 빨리 늘지 않는걸까 계속 고민하고 이야기하면서 또 할당된 양을 읽고자 한다. 나는 이것으로도 좋다. 실력이 언제 향상될지는 모르지만, 과연 향상될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계속 공부하고자 하는 친구들이 옆에 있고, 그래서 그걸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비록 나는 그중 실력이 가장 떨어지지만, 그래도 계속 같이 한다는 게 힘이 된다. 무엇보다 내가 무언가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좋고.



영어권 나라에서 사는 남자랑 말레이시아 갔을 때, 모든 대화를 대부분 그에게 하도록 두었던 것에 대해 나는 몇년째 계속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하고 갔을 때는 문법이고 뭐고 생각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하는데 두려움이 없었는데, 영어권 나라에 사는 남자라서 위축됐었다. 문법이나 단어가 제멋대로 나오는 것이 나를 부끄럽게 할 것 같아서 입 열기를 주저했었다. 결국 영어를 잘하는 그가 모든 대화를 했지만, 그 시간이 두고두고 나에게 부끄러움과 수치로 남아 있다. 내가 잘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최소한 틀리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라도 없었다면..

내가 영어를 잘한다면 아마 그렇게 후회할 일은 또 없겠지.

다시는 그런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1.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한다.

2. 영어권 나라에 사는 남자랑 안사귄다.



역시 문제를 파악하면 해결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자랑스런 나인 것이다.
















가끔 효녀 모드가 되어 아빠랑 영화를 보는데, 아빠랑 같이 재미있게 볼만한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이 영화를 선택했다. 넷플에 있는 영화였다. 주연에 브리 라슨 있길래, 오, 킹콩이 나오는데 브리 라슨? 도대체 무슨 영화지? 하면서도 어떤 의심 같은 게 1도 없었다. 브리 라슨이, 새뮤얼 잭슨이, 무려 킹콩 영화에 막 나왔을까? 그런데 아니 무슨 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스포일러 팡팡 터져요.

여기 킹콩만 나오는 게 아니고 킹콩만한 거미, 킹콩만한 메뚜기, 킹콩만한 문어.... 가 나온다.


마이


이쯤하겠다. 하아-



아니, 그런데 톰 히들스턴.. 나는 토르에서 보고 영 별로였는데, 이 영화에서 평상복 입은 용병인데... 되게 멋있네요 잉?




운동.. 하시나봐요...




크, 원래 어제 자기 전에는 브리저튼과 여성의 욕망에 대해 페이퍼 쓰려고 했었는데 거기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고 페이퍼가 길어졌네. 그렇다면 그거슨 다음으로... 씨 유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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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8 11: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전 사실 트이타에서 조카랑 저 손 사진 보고 다부장님 손 참 부장님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했는데ㅋㅋㅋㅋㅋㅋ 남동생 손이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그네슘 일주일에 서너번은 먹고 있는데 변비하고는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마그네슘 먹는 날 잠 뿜뿜 와요(저녁에 드세요). 제가 알기론 철분제가 변비 유발하는 것 같던데요.

아참, 제 조카도 저 보고 앙앙 울어서... 어느날은 조카 앞에서 미키마우스 그려진 티셔츠 입었더니 안 울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8 11:56   좋아요 3 | URL
네. 남동생 손. 아가 조카의 아빠 손입니다. ㅋㅋㅋㅋㅋ 저 작은 손으로 꽉 쥐는 거 진짜 너무 예뻐요. 그런데 미키마우스.. 라고요? 미키마우스 티셔츠 하나 사야겠어요. 아가 조카 방문 전용 티셔츠로다가.. ㅋㅋ 아이참. 미키마우스 티셔츠 같은 걸 내가 입게 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투엑스라지 검색해서 사입어야겠어요.

저도 요즘 잠 뿜뿜 오는게 마그네슘 때문인가 싶더라고요. 불면증 치료도 된다더니, 아니 글쎄 어제는 낮잠 잤는데도 밤에 잠이 오더라고요. 아오 이 미친 마그네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철분제는 안먹는데 왜...(생략)

잠자냥 2021-06-28 12:09   좋아요 2 | URL
네, 미키마우스, 미니마우스, 도날드덕, 푸우 등등 아가들이 좋아하는 동그란 캐릭터+ 밝은색(분홍, 노랑 등등) 조합이면 아가들이 울지 않더라고요?

제가 주로 조카 보러 갔을 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거든요. 그거 입으면 영락 없이 울어요. 그래서 어느 날은 알록달록한 울 엄마옷(조카에겐 할머니) 입었더니 할머니인줄 알고 ㅋㅋㅋㅋㅋ 잠깐 안 울었는데, 곧 할머니가 아닌 거 알고 또 울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엔 분홍색에 미키마우스 그려진 거 싸가서 입었더니 그거 보느라 안 울었어요. ㅋㅋㅋㅋ 락방 님도 조카 알현 전용 옷 하나 마련하세요. ㅋㅋㅋㅋ (참고로 제 조카는 현재 7개월)

다락방 2021-06-28 12:12   좋아요 2 | URL
저 지금 미키마우스 티셔츠 검색해보고 있는데 사이즈 프리사이즈라는데 뭐 다들 이렇게 작은건지.. 빡치네요. -.-
덩치 큰 사람은 프리하지 않은건가요.. 아오..

잠자냥 2021-06-28 12:2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예전에는 유니클로나 갭 같은 SPA 브랜드에서 캐릭터 티셔츠 많이 나왔는데,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어요.

다락방 2021-06-28 12:22   좋아요 2 | URL
저 지금 하나 주문하긴 했는데 모델 사이즈 죄다 55 아니면 마른 55 라고 해서. -.-
그러고 프리사이즈라니, 입으면 쫄티가 될 것 같은데.. 작으면 올케나 여동생 주려고요. 에잇. 이놈의 나라 진짜 똥같아요. -.-

blanca 2021-06-28 1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저 손! 비명 지를 정도로 귀여워서. 아, 안아보고 막 주물러 보고 싶어요. 그리고 마거릿 애트우드를 궁금해하는 조카라굽쇼? 다락방님 조카들은 다 왜 이리 이뻐요? 음, 중딩 딸과 너무 비교되네요. --;;ㅋㅋ

나도 다시 살아서 교정하고 싶은 과거가 몇 군데 있어요. 정말 불가능할까요? 가능했으면 좋겠는데...

다락방 2021-06-28 12:08   좋아요 3 | URL
저 손 너무 예쁘죠, 블랑카님! 누군가는 저 손 예쁘다고 공감해줄 줄 알았어요. 흑흑. 저는 저 손이, 꽉 쥔 작은 손이 너무 예뻐서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너무 예쁘다 너무 예쁘다 하고 있어요. 진짜 너무 사랑스러워요. 꽉 쥔 작은 손이라니. 어휴 어쩌면 좋아요 진짜 ㅠㅠ

저의 조카1도 중학생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책 읽기를 좋아하는데 앞으로도 그럴지 잘 모르겠어요. 제 책장에서 책 이것저것 잔뜩 빼가는데 어째서 읽었다고 가져오는 책은 없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교정하고 싶은 과거가 많고 그것들 때문에 가끔 너무나 괴로워요. 그러나 그 시간들이 저를 여기로 이끌고 왔다 생각하면 또 돌아가도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까 싶고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라도 후회없는 선택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어요.

얄라알라 2021-06-28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가 손만 보아도 가슴이 뛰네요^^포동포동 쏘옥 들어간 귀여운 보조개처럼 ^^ 고녀석 힘도 꽉 준게 힘도 세나봐요^^ 고모께 많이 많이 웃어드려^^

다락방 2021-06-28 17:12   좋아요 2 | URL
포동포동한 손이 이렇게 예쁠 수 있는 건 아가이기 때문일까요. 포동포동해서 예쁘고 보조개처럼 쏙쏙 들어가서 예쁘고 꽉 쥐어서 예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예쁜 데가 없어요. 존재 자체가 사랑이에요. 흑흑 ㅠㅠ 저는 무슨 복을 받아서 이렇게 어여쁜 조카가 제게 왔는지. 흑흑 ㅠㅠ
아가 조카 되게 잘 웃거든요. 비록 낯가리고 울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엄마아빠 있을 때 잘 웃는데 웃을 때마다 고모 심장이 뽀개집니다...흑흑 ㅠㅠ

독서괭 2021-06-28 15: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휴 아기 손에 저거 손등에 옴폭옴폭 패인 부분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흐흐 제 아이들도 낯가림을 제법 하는데 고것이 참 귀엽기도 하지요. 낯가림 안 하고 고모 하며 방긋 웃어주는 순간이 오면 어마하게 기쁘시겠죠!
어머님이 현자시네요.. 우문현답. 멋있어요.

다락방 2021-06-28 17:13   좋아요 2 | URL
저 진짜 저 손등 옴폭옴폭 패인 부분 너무 예뻐서 사진을 몇천번 들여다보나 몰라요. 너무 예뻐요. 낯가린다고 서운한게 아니라 낯가리는 건 또 낯가리는게 기특하고 예쁘고 귀여워요. 실컷 놀다가 갑자기 고모 쳐다보더니 으앙- 하고 우는데 아오 너무 예뻐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 이번 생은 조카들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것 같습니다. 흑흑 ㅠㅠ

- 2021-06-28 19: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손가락은 볼때마다 햅삐-🤭

다락방 2021-06-29 08:47   좋아요 1 | URL
아, 아가란 존재는 축복입니다. 축! 복!

붕붕툐툐 2021-06-28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아가손 너무 귀엽네요~ 저리 꽉 뭘 쥐고 싶은걸까요? 낯가림은 기특한 거 맞지요~ 기특한 다부장님 아가조카😍

다락방 2021-06-29 08:47   좋아요 2 | URL
네 낯가림 하는 것도 너무 귀여워요. 존재 자체가 귀여워요. 어떻게 세상에 이런 존재가 있을까요?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요. 흑흑 ㅜㅜ

유부만두 2021-06-29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버라이닝플레이북 영화는 남주가 헤밍웨이 ‘무기여 잘있거라‘를 읽고 창밖으로 내던지고 욕하던 게 생각나요. 저도 그 심정이었거등요.

조카3호의 저 손은 어쩔겁니까. 오늘 올려주신 꿀벌 쿠션 사진도 최강 귀여움이고요.

(댓글이 다른 글에 달려있어서 ;;; 잘라 왔습니다)

다락방 2021-06-29 11:45   좋아요 1 | URL
저 무기여 잘있거라 읽어보고 싶은데 그래서 샀는지 안샀는지 모르겠네요? 삿을 것 같다...
저는 사실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게 없어요. 같이 춤 췄던 것 밖에는... 하하하핫.

진짜 아가들 손은 세계 최강 귀여움인 것 같아요. 손과발 너무 예쁘고 뒷모습도 너무 예쁘고. 아가들은 최고예요 최고 ㅠㅠ

유부만두 2021-06-29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브리저튼 시즌2에서는 남주가 바꾼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흑인 남주가 하차한다고....

다락방 2021-06-29 11:44   좋아요 1 | URL
네. 책에서도 2번째 권은 ‘앤소니‘가 주인공이거든요. 브리저튼 8남매가 차례대로 주인공인데,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앤소니 주인공으로 갈것이므로 사이먼은 하차..해도 되지요. 사실 책에는 아주 잠깐 조연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