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ㅙㅆ을까여 아닐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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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6-19 2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걀걀걀

날개치는오리 2023-06-19 2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직 조금밖에 안 취ㅙㅆ을것 같습니다 ㅋㅋ

다락방 2023-06-19 20:53   좋아요 1 | URL
맞숩니다!!!!!!!!!!!!깔깔깔

다락방 2023-06-19 20: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낮엔 졸라 지적이고 밤엔 술취해. 개멋딤 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ㅋ

다락방 2023-06-19 20:54   좋아요 1 | URL
앗 답을 말해버렸네 바부팅 ㅜㅜ

은하수 2023-06-19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취할때까지 마실수 있다니..
전 넘 부럽구요
월욜부터 달려요~~~~

다락방 2023-06-19 21:01   좋아요 0 | URL
조금만 마셨는데 취해버혀ㅛㅆ어오. 약한 여자.. ㅋㅋㅋㅋㅌㅌㅋㅌㅌ

잠자냥 2023-06-19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구웠네…

다락방 2023-06-19 21:10   좋아요 0 | URL
직원이 구워줍니다 ㅋㅋ

다락방 2023-06-19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릴역 두 개나 지나쳐쒀.. ㅠㅠ

단발머리 2023-06-19 21:22   좋아요 0 | URL
락방님?!? 어디까지 갔어요? 에?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저 집 잘 도착했어요! 😊

단발머리 2023-06-19 21:58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3-06-19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치찌개에 냉면에 공기밥까지 드시다니 부장님!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동료가 많이 먹어서.. 🙄

세실 2023-06-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여우신 다락방님!

다락방 2023-06-19 21:57   좋아요 0 | URL
으흐흐 이 맛에 직장생활 합니다 ㅋㅋ
 
잉글리쉬 티처
크레이그 지스크 감독, 줄리안 무어 외 출연 / 아이브엔터테인먼트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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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의 싱글 여성 '린다(줄리언 무어)' 는 가끔 외로워서 남자를 만나야 하는거 아닐까 싶어 소개팅을 하지만 하나같이 죄다 마음에 썽에 차질 않아 여전히 싱글로 지내면서 본업인 영어 교사에 충실한다. 게다가 그녀는 교사로서 학생들로부터 존경도 받는다. 퇴근하면 집에 와 혼자서 밥을 해먹고 영화를 보면서 지내는데, 어느날 그녀 앞에 오래전에 자신의 제자였던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이 나타난다. 뉴욕에서 극작가로 성공한 줄 알았더니, 잘 안돼서 로스쿨에나 다시 들어가야겠다고 고향에 돌아온 것. 아버지가 아들의 재능을 잘 알아봐주지 않아 아버지의 바람대로 로스쿨에 가기로 했다는 거다. 이에 린다는 제이슨이 쓴 작품을 읽어봤는데 오 너무좋아 짱좋아 그렇다면 내가 니 작품이 얼마나 좋은지 세상에 알려줄게! 해가지고 학교의 연극 동아리에게 소개시켜서 그 작품이 연극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제이슨은 연극 연습할 때 나와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나쁜평을 듣기 싫어하고 그러다가 연극 주연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러기 전에 이미 여차저차 요케저케 돼서 린다와 충동적으로 섹스를 하게된다. 그렇지만 그 충동적인 섹스가 곧 사랑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된 관계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제이슨은 당연히 생각하는데, 그게 린다에게는 그렇지가 않아. 제이슨이 다음에도 계속 나랑 섹스하고 나랑 특별한 관계가 될 줄 알았던 린다는, 제이슨과 여배우가 둘이 알콩달콩 질퍽질퍽한 걸 목격하고 충격에 휩싸이며 질투를 하다가 일이 꼬여서 엉망진창이 된다. 흑흑 ㅠㅠ


닥터였던 제이슨의 아버지는 그때까지 린다와 별로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야기를 거듭하다 호감을 갖게 되고 그리고 이제 만나는 사이가 되는것 같은데, 그런데 제이슨의 아버지는 알고 있다. 린다가 자신의 아들과 섹스했다는 것을. 오, 신이시여! 내 아들과 섹스한 걸 아는데 그 여자랑 나도 앞으로 섹스할 수 있는 것인가. 아무리 그게 충동적이며 실수로 한 번이라 한들, 그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옆집 젊은 총각이 아니라 내 아들인데!!


무엇보다 나는 린다의 실수가 결코 린다만의 것은 아닐 것 같아서 너무 끔찍하고 무서웠다. 그러니까, 괜히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젊은 남자랑 우연히 섹스 한 번 했다가 내가 질척거리거나 집착하거나 해서 저 젊은 남자 나랑 계속 섹스섹스 하겠지, 이렇게 생각하게 될까봐 너무 무서워. 이 영화 무서운 영화였다. 흑흑. 너무 끔찍하고 너무 무서워. 나는 그런 일 일어나지 않도록 젊은 남자들하고는 아예 아는척도 안해야겠다.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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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19 13: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태그 보소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6-19 14:10   좋아요 3 | URL
모바일에서도 태그 볼 수 있음 좋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3-06-19 14:31   좋아요 4 | URL
#궁금하지? #안가르쳐주지

독서괭 2023-06-19 17:46   좋아요 1 | URL
악 얄미워!!ㅋㅋㅋ

다락방 2023-06-19 20:35   좋아요 1 | URL
ㅋㅋㅋ 별 거 아닙니다. 그저 섹스에 있어서 제가 꼰대라는 .. ㅋㅋㅋ

잠자냥 2023-06-19 21:06   좋아요 0 | URL
섹꼰다꼰 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06-19 1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그런 공포가

다락방 2023-06-19 20:36   좋아요 1 | URL
어휴 정신 차리지 않으면 딱 저렇게 되겠어요. 정신줄 놓지말자!! ㅋㅋ

관찰자 2023-06-19 16: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생각하는 젊은 남자는,
대체 어디까지인지 지금,
너무 궁금한 1인!!

다락방 2023-06-19 20:36   좋아요 1 | URL
음.. 너무 어려운 질문이네요. 음.. 20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이렇게 말하고 도망쳐야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가리 마타이 - 아프리카에 3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노벨 평화상 수상자 문학동네 세계 인물 그림책 8
프랑크 프레보 글, 오렐리아 프롱티 그림, 정지현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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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나무를 심을 생각을 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니, 너무 근사한 사람이다.
도대체 세상에 내가 몰랐던 위대한 여성이 얼마나 많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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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의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단편집이다.


버터를 재미있게 읽긴 했어도 다음 작품도 반드시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라, 사실 이 단편집의 작가 이름을 보고도 이 작가가 그 작가인 줄도 몰랐다. 이름 외우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런데 실린 단편들 중, <아기 띠와 불륜 초밥> 이 너무 궁금해 검색해보니 이 작가가 버터의 작가였고 이 책이 신간이었던 거다. 아기 띠와 불륜 초밥이라니, 그러니까 초밥 먹으러 아기띠 메고 갔다가 불륜현장을 목격했나? 이정도의 내용을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 차례대로 읽지 않고 가장 먼저 <아기 띠와 불륜 초밥>을 펼쳐 읽었다.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이 단편집에서 가장 재미있는 단편이었고, 이야기 자체로도 아주 흥미로웠다.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비싼 오마카세 초밥집, 이곳에서는 와인과 초밥을 내는 마리아주로 유명한데, 가격이 비싼만큼 회원제로 운영되며 중년의 남성이 찾는 거다. 테이블 몇 개 없는 작은 식당인데, 대체적으로 여기에는 중년 남성들이 자기의 젊은 불륜 상대를 데리고 온다. 자 이건 이렇게 먹는 거고 이건 이거랑 페어링을 해야하지, 하고 으스대면서 그녀들에게 본 적없는 비싼 음식을 사주고, 그리고는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코스를 생각하게 되는거다.


이야기의 처음에 부장급 남자와 신입 여직원이 이 식당을 찾는게 나온다. 이 신입 여직원을 어떻게 해보고 싶어서 잔뜩 공들였던 터, 평소보다 과감한 옷차림인걸 보니 오늘 이 여자도 '그럴 생각'인가보지? 뿌듯한 마음으로 비싼 오마카세 집으로 간다. 그곳에는 이 커플 말고도 두 커플이 더 있었는데 모두 남자는 중년, 여자는 젊은 여자들이며, 모두 불륜관계로 짐작된다. 주방장까지 암묵적으로 이런 관계를 알면서 음식을 팔고 또 사고 먹고 있는데, 이곳에 아기띠를 메고 잠든 아기를 데리고 초라한 모습의 덩치 큰 여자가 갑작스레 등장하는 거다. 그 여자는 이 레스토랑 사장의 어머니와 잘 알고 지내고 있으며 언제 한 번 여기에 밥을 먹으러 오라했다는 말을 전한다. 그렇게 이곳과는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아기엄마가 이곳에서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여자는 자신이 술과 음식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아이를 임신하고 모유수유를 하면서 지금껏 그것들을 참아왔다고 모두가 듣는데 말한다. 그런데 모유수유를 오늘로 졸업하기로 했고, 그래서 축하를 하겠다, 참았던 걸 먹겠다! 하는 거다. 아이는 지금 막 잠들었으니, 아이가 깨기 전에 자신은 후딱 먹고 가겠다며, 본인이 먹고 싶었던 비싼 와인을 주문하고 그에 맞는 초밥들을 이것저것 주문해 이것 줘보세요, 이건 저렇게 해주세요, 하면서 먹는거다. 술과 음식을 그녀는 진정으로 즐기고 있으며 조금씩 얼굴에 생기가 돈다. 그런데 이 여자의 존재는, 모두에게 불편하다.


주방장은 주방장대로 손님이 주문하는 음식을 만들어야 해서 좀 불만이지만,


이곳의 중년남성들이 불편하다.


저 여자, 집에서 아이나 봐야할 것 같은 추레한 여자, 그런데 저 아기를 보니 우리 첫째딸 저만할 때 생각나네, 그 때 나는 집에 잘 들어가지 않았지, 저 여자, 누군가의 '아내' 이자' 엄마'인 여자. 여기에 젊은 여자를 데리고 온 중년 남자들의 집에 있는 바로 그 여자의 상징. 먹고 싶은 거 참아가며, 좋아하는 거 참아가며 사는 여자를 뒤로한 채, 젊은 여자들을 데리고 이곳에 온 자신들.


저 여자, 지금 여기서 나에게 돈을 쓰고있는 이 남자의 집에도 저런 여자들이 잇었을텐데, 이 남자는 언제나 아내가 대화가 안된다고 아내 흉을 봤지만, 저렇게 힘들게 아이를 키우고 있으면서 자연스레 뒤로 감춰진 존재가 된게 아닌가. 이곳의 모든 중년남자들보다 더 와인과 음식에 진심이며 또 지식이 가득한 여자, 마시고 먹으면서 생기 도는 여자, 그런데 약 2년간 그걸 모두 참아왔다고 말하는 바로 저 아기 엄마. 그녀의 출현으로 이 식당의 다른 모든 대화들은 정지되고 모두가 그녀를 본다. 그녀는 아랑곳없이 먹고 싶은 걸 주문하고 그렇게 먹고 마신다. 그녀 덕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혹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던- 전업주부가 드러난다.



사마다 마사미는 알맞게 차가워진 로제와인과 생고기카르파초, 성게알초밥, 과일소스를 곁들인 푸아그라를 앞에 두고, 아기엄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런 부류의 여자가 술을 마시고 비싼 음식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마사미는 전업주부인 어머니를 포함해서 지금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전문대를 나와 컨설팅 회사에 입사한 지 오 년이 된 마사미는 옆에 앉아 있는 처자식이 있는 상사와 줄곧 사귀고 있다. 마사미는 결혼도 아이도 관심이 없는 데다 이 관계에 불만이 없다. 남자에게 아내는 지루한 여자라고 들었다. 육아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끔 외식을 가도 제대로 꾸미지도 않고 시야가 좁아서 대화가 유난히 재미없다고 한다. 그 점에서 마사미는 영화나 독서의 화제도 풍부하고 독립했기 때문에 대등하게 교제할 수 있으며 함께 있으면 세계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칭찬을 받았다. 실제로 둘이서 몰래 다녀온 남미 여행은 무척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지루한 사람일까. 아이 외에 아무도 만나지 않으면 시야가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고, 시간에 쫓기다 보면 가장 먼저 손을 놓는 것이 문화생활이다. 어쩌면 일상의 자질구레한 일 너머에 그녀가 본래 가졌던 즐거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이 아기 엄마처럼 레드와인을 한 손에 들고 자기 자신에 관해 이야기하는 남자의 아내를 상상해 봤다. 그녀를 딱 한 번 시내 바비큐 파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세 아이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조신한 여자였다. 누가 술을 권해도 입에 댈 겨를이 없어 보였다.

마사미가 겸열해야 할 사람은 그 여성이 아니라, 어쩌면 옆에 있는 남자가 아닐까. 그들이 이렇게 다림질이 잘된 셔츠를 입고 젊은 여자와 고급 초밥을 먹는 사이에, 그 등 뒤에는 집안일과 육아에 쫓기는 여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가게의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진 것은 본래는 숨어야 할 존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p.156~157



와인과 초밥을 먹는 장면장면의 묘사가 아주 맛깔스러워 당장이라도 떫은 와인과 초밥을 먹고 싶어지는 재미도 있는데, 이 아기엄마의 존재 자체로 이야기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얼마전에 읽은 '사라 아메드'의 《행복의 약속》도 생각난다. 바로 '분위기 깨는 여자'.




결국 페미니스트들은 기꺼이 소란을 일으키겠다는 사람들이다. 페미니스트들은 심지어 고집을 부려야만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주체의 의지가 다른 사람들의 의지, 즉 그의지가 일반의지 또는 사회의지로 물화物化된 이들의 의지와 일치하지않을 때 고집스럽다고 말한다.

따라서 여성 트러블 메이커의 형상은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의 형상과 동일한 지평을 공유한다. 두 형상 모두 행복의 역사라는 렌즈를 통해 해석하면 이해가 가능하다. 페미니스트는 행복을 약속하는 대상들이그렇게 장밋빛이 아님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를 깰 수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말은 그래서 불행으로 흠뻑 젖어 있다. 페미니스트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는 바로 그 행동이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고 행복을 가져온다고 생각되는 그 어떤 것을 파괴한다고 미리부터 읽버린다. 분위기 깨는 페미니스트는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깬다." -《행복의 약속》, 사라 아메드, p.120




초밥집에 갑작스레 등장한 아기엄마는 '내가 페미니스트다' 라고 말한게 아니지만, 등장만으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깼다. 중년남자에게 곧 닥칠 미래였던 젊은 여자와의 섹스를 부순다. 불륜 커플에게 지금 당장의 긴장감과 즐거움을 깬다. 그러나 그녀가 한 '잘못'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깬게 악이라면, 그녀가 행한 악은 무엇인가.




없다.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를 키웠고, 이제 비로소 마시고 싶고 먹고 싶은 걸 먹으러 그걸 파는 식당에 들어왔을 뿐이다.

그녀는 가지 못할 곳에 간 것도 아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것도 아니다.

그동안 참았던 것을 이제야 하고 있고, 그걸 즐기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의 존재는 그곳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깼다.


재미있지 않은가?


이외에도 <둔치 호텔에서 만나요> 가 재미있다.

왕년의 인기작가였던 남자가 호텔에 갔다가 젊은 여성들 보고 좋아하고 말을 거는데, 정작 여성들은 그를 불편하다고 호텔에 말하는 게 좋았다. ㅎㅎ



책을 샀다. 월요일이니까 올려야지.



여러분, 저 맘모스 좀 봐. 당연히 한 입에 들어가질 않는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단면 아름답지요? 맛있게 먹었습니다. 책 사진 찍고 우걱우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맘모스 때문에 밑에 책이 안보이네. 다시.


















《왕가리 마타이》는 그림책이다. 읽다보니 아마도 '반다나 시바'와 '마리아 미즈'가 함께 쓴 《에코 페미니스트》에 분명 언급됐을 것 같은데 찾아보진 않았다. 세상에, 나무를 심자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게 정말 나무를 심는 실천이 가능하다니. 세상엔 멋진 여성이 너무 많다!


《폭탄》은 사실 내 흥미를 전혀 불러 일으키지 않는 책인데, 얼마전에 《방주》재미있게 읽은 남동생이 일본 소설로 좀 달라고 해서 사봤다.


《동맹 속의 섹스》는 정희진 선생님이 오디오 매거진에서 언급하셔서 샀다.


《파묻힌 여성》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11월 도서다.
















《동맹의 풍경》도 정희진 선생님이 … 아 선생님이 말할 때마다 책 사는 거, 큰일이다.


《악연》중고거래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이 천 원 있어서, 뭐 살까 알라딘 중고 둘러보다가 사봤다.


《하틀랜드》는 얼마전에 《빈곤의 풍경》읽다 언급되어 샀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는 예전부터 읽고 싶어서 구판을 도서관에서 빌렸더랬다. 그런데 몇 장 안읽었는데 반납기한이 다 되어 그냥 갖다주고 다음에 다시 …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개정판이 나왔길래 그냥 사버렸다. 인간이여…orz


《강물 아래, 동생에게》도, 저 위의 《초급 한국어》도 사실 다 존재를 몰랐던 책들이었는데, 알라딘의 blanca 님의 감상을 보고 바로 장바구니에 담게된 책들이다. 여러분 블랑카 님 글 읽어 보셨나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블랑카 님의 글은 정말이지, 매우 훌륭합니다. 읽노라면 책을 안 살 수가 없어요. 즐찾에서 빼야 할까요? 지름신 …


《한밤중의 꽃향기》는 작가 자체로는 별로 호감이진 않은데, 미술관 이라고 하니 그래? 하면서 궁금해졌다. 나는 어떤 사람들은 좋은 그림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는것을 안다. 내게도 속 시끄러울 때 해결할 방법이 몇가지 있는데, 좋은 문장을 읽는 것도 그렇고 맛있는 걸 먹는 것도 그렇지만, 그런데 내가 해결하는 방법중에 그림은 없었다. 그림을 보고 마음의 안정을 찾는 일은 그 자체로 너무 좋을 것 같아 내게도 그런 해결방법이 생기기를 바라며 그림을 보러 다니기도 하고 화집도 사서 보곤 했지만 딱히 그렇게 되지는 않는다. 그림 보는 거 내게는 되게 우아하게 느껴지는데, 그런데 우아함이란 후천적 습득은 안되는걸까?















《이상한 집》은 딱 일본 소설 느낌이다. 이 책 다 읽고 구매자평 쓰긴 했는데, 이렇게나 자극적인 소재와 이야기로 결국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이 작가가 책이란 수단으로 추구하는 것은 그저 흥미와 재미인걸까? 그런 점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


《나의 독일어 나이》는 제목도 표지도 너무 좋다. 아직 읽기 전인데, 이 책을 받자마자 미국에 사는 내 친구 J 가 생각났다. 어쩐지 J 가 좋아할 이야기가 이 안에 있지 않을까 싶다. J 는 영어, 독일어, 폴란드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고, 불어와 일본어를 약간 할 줄 안다. 오래전에 "내 친구 4개국어 하는데" 라고 말을 꺼내자 내 앞에 있던 남자가 이렇게 대꾸했던 일이 떠오른다.


"경상도어 전라도어 서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딴엔 재밌다고 한 것 같은데, 아니, 독일어 폴란드어 영어 한국어. 라고 답하자 입 싹 다물었던 일이 있었다.


비슷하게는 아주 오래전에 소개팅을 받았는데 나보다 몇 살 많은 남자가 내 앞에 앉아 있었고 무슨 이야기 끝에 비행기 얘기가 나왔다. 그가 나에게 비행기 타봤냐고 물어봐서 내가 그렇다고 하자, 그가 이러는 거다.


"어디. 제주도?"


하 쉬바. 


"뉴욕이요."


라고 답했더랬다. 

자기 생활과 자기 기준에서만 사람은 상상하고 대응이 가능하다. 비행기=제주도 되어버리고 외국어=비서울어 되어버리는 사람들 …


여하튼 책 샀고, 빌리기도 했고, 연장도 했다.

다음엔 이 책(이라고 쓰고 안알랴줌)의 페이퍼로 돌아올 것 같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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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6-19 10: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버터>의 작가 저도 또 읽을 것 같지는 않았는데, (그래서 저 역시 이름도 모름;;;) 저 단편은 정말 재미날 거 같네요? 존재만으로 불편함을 확 깨우는 여자라, 어쩐지 통쾌&흥미롭습니다.

아니 근데 비행기=제주도라고 말하는 그 뇌는 어떤 작동을 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요? (4개 국어의 그 뇌도 마찬가지)
으흠... 상대를 깔봄? 본인이 제주도만 가봄?(본인이 외국어에 열등감?) 그것참 신기하다........

다락방 2023-06-19 11:08   좋아요 1 | URL
이 단편집에서 제일 재미있었어요. 읽는 동안에도 재미있고 유쾌했어요. 뭔가 ‘좋은데?‘ 이런 느낌이 뽝 오더라고요. 불륜커플 많은 초밥집에서 그녀가 한 잘못이 없는데 그녀 때문에 불편해진다면, 그건 불편한 사람들이 잘못 아니겠어요? 껄껄.

상대가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혹은 많은 지식을 가질 수있다는 상상을 하지는 않는 초라한 한남들입니다. 왜 ‘어디냐‘고 묻지 않고, ‘어떤 외국어냐‘ 묻지 않고 지들 머릿속에 있는 걸로 한계를 정해요? 한심하기 짝이없어요. 하하.

잠자냥 2023-06-19 12:56   좋아요 0 | URL
초밥 먹고 싶다~

다락방 2023-06-19 13:09   좋아요 0 | URL
전 초밥에 와인요~ ㅎㅎ

blanca 2023-06-19 1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버터> 안 읽어봤는데 이 단편집부터 시작해 볼까요? 그리고 중간에 ㅋㅋㅋ 민망하지만 솔직히 기쁘네요. 다락방님 아니면 누가 제 칭찬을 이렇게 해주겠어요. 고마워요. ^^;;; 맘모스빵 ㅋㅋ 저거 먹다 턱 빠지는 거 아니예요? 저번에 쌈 싸서 먹다 턱에서 갑자기 툭 소리 나서 얼마나 무서웠던지...그리고 다락방님, 강낭콩 꽃 피면 열매 맺는 거 맞나요? 잎이 시들시들한데 조그만 꽃봉오리가 맺혀서 이게 죽어가는 건지, 희망의 전조인지 헷갈려서요. 더운 월요일, 건강 조심하시고 힘차게 시작해요!

다락방 2023-06-19 12:32   좋아요 1 | URL
강낭콩은 꽃 피고 열매 맺는 거 맞는데요, 저희집 콩은 잘 자라고 열매까지 맺더니 지금 다 죽고 있어서 열매도 더이상 크질 않아요. 뭐가 문제인지를 모르겠는데 죄다 죽어가요. ㅠㅠ 슬프네요 ㅠㅠ

버터도 읽을만하고(그거 읽으면 버터간장밥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어휴…) 이 단편집도 몇 개의 단편이 특히 좋았어요. 블랑카 님 읽게 되시면 또 얼마나 멋진 감상을 써내실까요!!

저 맘모스빵 한꺼번에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텐데 너무 높아서 ㅋㅋ 한번에 먹을 순 없었고 그래서 이래저래 쪼개 먹었습니다. 저는 쌈 싸서 먹다가 너무 크게 싸가지고 목구멍에 걸린 적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3-06-1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유즈키 아사코의 책 흥미롭네요! <버터>도 읽고 싶어져요.
저 어제 밤에 향이 근사했던 와인 마시고 잤고
점심에 먹으려고 초밥 시켰는데 아직 안왔습니다. ㅎㅎ
몇 권 담아갑니다.


다락방 2023-06-19 17:52   좋아요 1 | URL
미미님, 저 초밥집 단편 정말 재미있게 읽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버터 도요!! 후훗.
제가 오후 내내 회의하느라 이 글을 지금 봤는데, 초밥 드셨습니까? 초밥에 와인이라니, 저도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맛있게 드셨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미미 님의 책탑도 구경시켜 주세요! >.<

난티나무 2023-06-1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생각엔 그 남자들, 경험과 생각의 기준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같아요. 여자가 외국에 가봤겠나 여자가 외국어 할 줄 알겠나 이러고 깔본 게 맞… 하…)

다락방 2023-06-19 17:53   좋아요 0 | URL
네, 당연하게도 거기엔 여자라서 깔본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 주제에 니가 뭐 외국을 가봤겠냐, 니가 외국어를 하면 뭘 하겠냐 이런 깔봄이요. 바로 그 지점에서도 상상력이 완전 제한되어 있는 거고요.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드러난다는 명백한 진실을 깨닫지 못하는 멍충이들입니다!!

책읽는나무 2023-06-20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랑카 님 제게도 은근 지름신 이십니다.ㅋㅋㅋ
저도 블랑카 님 덕분에 구입한 책이!!!^^
책을 읽어 보면서 블랑카 님의 안목을 따라가고 싶단 생각을 여러 번 했네요.
같은 책을 읽어도 그런 감정선의 감상을 끌어낸다는 건 아마도 안목이 높다는 뜻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던 적 있어요.
그걸 다락방 님도 캐치를 하셨으니...다락방 님의 사람보는 안목도 탁월하십니다.^^

잠자냥 2023-06-20 22:42   좋아요 1 | URL
블랑카 님 글은 은은한 멋이 있던데 지름도 은근 은은하게 ㅋㅋㅋㅋ

다락방 2023-06-21 07:36   좋아요 1 | URL
좀 오래되긴 했는데 모신문에서 토요일마다 인터넷서점 서평가 글을 실었었거든요. 교보랑 예스랑 알라딘이었나, 인터파크도 있었나. 그 때 돌아가면서 글을 썼던 걸로 기억하는데 알라딘은 블랑카 님이 쓰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ㅎㅎ 우아하고 깊은 글을 쓰시는 분. 서평이 너무나 문학적인 분이죠. 저도 그런 글을 쓰고 싶은데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포기합니다 …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베란다의 바질은 무럭무럭 자랐다. 

옆 화분으로 좀 옮겨 심고나서 둘다 힘없어진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그 몸살을 잘 이겨내고 쑥쑥 자라는 중이다.

옆 화분은 기존에 치커리를 키웠다 뽑아낸건데, 옮겨심는 과정에서 흙을 요케요케 한 때문인지, 지금 바질과 함께 치커리가 새로 싹트고 자라고 있어서 크게 당황중이다. 아마 이건 조만간 뽑아버려야 할 듯.


고수를 키우면서는 똠양꿍 밀키트에 고수를 넣어먹고 싶었고

바질을 키우면서는 꼭 내 손으로 바질페스토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바질페스토 요리법을 찾아보면 크게 유별난 재료가 필요하지 않고 요리 방법도 간단해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베란다의 바질을 매일 들여다보았다. 이쯤되면 수확해도 되겠지?




그냥 잎을 따면 되는지, 따기전에 유튭 검색을 해보았더니 바질이 자랄 때 위에 순을 가위로 잘라줘야 옆으로 잘 자란다고 하더라. 그리고 가위로 잎들을 잘라 사용하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해주었다. 내가 블로그로 찾아본 레서피에서는 큰잎 위주로 땄다고 하고, 나도 그게 맞는 것 같아 큰잎 위주로 따냈다. 그렇게 레서피를 보면서 재료를 준비한다.


잣 35g 이 필요하다고 해 마트에 잣을 사러 갔다. 잣을 내돈주고 사 본 기억이 없네? 레서피 몇 개를 보니 꼭 잣일 필요는 없고, 아몬드나 캐슈너트, 호두로도 가능한 것 같았다. 그런데 잣이 가장 기본인 것 같아, 나는 가장 베이직하게 가고 그 후에 응용하자 싶어 잣을 사러 갔다. 그러다 잣의 가격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50g 에 만원이다.


오 

마이


나랑 함께 잣을 사러 갔던 엄마는, 바질페스토를 사먹으라 하셨다. 잣 만 원주고 어떻게 사냐고.

그도 그럴것이, 컬리에서 바질페스토 180g 울 주문하면, 4,700 원. ㅜㅜ



아아ㅏㅏㅏㅏㅏ 나는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그래도 내 목표가 목표인이상 꼭 바람을 이루겠어! 나는 만 원주고 잣을 산다. 마늘도 필요해서 산다. 세 쪽 정도 들어간단다.

파마산 치즈가 필요하다는데 이것도 4천원 이상의 돈을 주고 산다.

올리브유는 집에 있고, 소금도 있고, 바질도 있고. 


그렇게 재료를 준비한다.




재료를 준비하고, 나는 일전에 사두었던 책, 《제로 웨이스트 키친》을 꺼내보았다. 거기에서도 바질페스토가 나왔던 기억이 나서 한 번 비교해보자 싶었던거다.

내가 인터넷에서 검색한 레서피들은 다 믹서에 갈라고 해놓았다. 절구 얘기도 있었고.

책에 의하면 '페스토'가 이탈리아 단어 '찧다, 빻다'에서 온거라고 하던데, 제로 웨이스트 키친에서는 믹서기 얘긴 나오지도 않고(당연하다, 제로 웨이스트 키친이다, 저자는 냉장고도 안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절구에 빻으라고 되어 있었다.


그 책을 보고나자 나도 절구에 빻고 싶었다. 그래야 오리지널이 될 것 같아서. 그런데 집에 절구가 없었다. 엄마는 보통 마늘을 다져서 냉동실에 넣어두시는데, 그건 수수료를 주고 시장 가서 잔뜩 빻아 오시는 거였다. 절구를 하나 살까, 싶었는데 엄마는 반대하셨다. 층간소음으로 그거 빻는 소리에 아래층에서 올라올 수도 있다고 그냥 믹서기를 쓰라 하시는거다.


그래서 시키는대로 프라이팬을 달궈 잣을 살짝 볶고(라지만, 태웠다), 바질은 물로 살작 헹군뒤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아주었다. 여기에서 키친타올을 사용하는게 영 마음에 걸렸는데,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잣과, 마늘과, 파마산 치즈와, 올리브유를 믹서기에 넣고 갈다가 바질을 넣고 간다. 잣이 너무 작고 마늘도 어느 순간 작아지면, 믹서기에서 갈아지지가 않았다. 밑에 깔려버리는 거다. 올리브유를 수시로 넣어줘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젓가락이나 숟가락으로 수시로 저어줘야 했다. 아, 믹서기는 별로네, 덩어리가 너무 커졌다. 어느 정도 덩어리감이 있어야 씹는 맛도 있다지만, 나는 덩어리가 너무 크게 나온 것 같았다. 그런데 더는 갈아지질 않았다. 다 갈아지고나서 올리브유를 재차 넣기 전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바게트를 살까, 식빵은 바질페스토랑 딱히 어울리는 느낌은 아닌데, 하다가 일전에 치아바타 만들고 남은 블랙올리브가 있다는 걸 기억해내곤 치아바타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만든 치아바타, 내가 키운 바질로 내가 만든 바질페스토가 완성되었다.




마침 여동생도 와있던 터라 함께 먹었는데 여동생은 마늘맛과 잣향이 너무 강하다고 했다. 이것들의 양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데? 하고. 결과적으로는 바질의 양이 적었던 것 같다. 레서피에서는 바질 80g 이라고 했는데, 저울이 없어 확인을 못했지만, 바질이 그보다 양이 훨씬 적었던 것 같은 거다.


바질을 늘리면 돼, 


라고 나는 말했다.


그나저나 저울을 사야 할까.


아빠는 바질페스토를 별로 안좋아하실 것 같은데, 그래도 아빠 좀 드셔봐, 내가 키운 바질로 만든 소스에 내가 만든 빵이니까 한 번 잡숴봐, 하고 조금 잘라서 발라드렸는데 맛있다고 한 쪽 더 달라 하신다. 나는 한쪽 더 발라드렸다.




저장해두고 먹기 위해 유리그릇을 끓는 물에 소독해 두었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버렸다.

물론 기성품보다 적은 양이 나오기도 했지만, 사두고 먹으면 잘 먹지 않아 유통기한이 다 지나도록 남게 되는데,

내가 만든 바질페스토는 아주 헤펐다. 푹푹 퍼서 발라먹으니 금세 동나버려 저장이고 뭐고 없었다.


치아바타는 총 세 개가 나왔는데 앉은 자리에서 두 개를 다 먹어버리고 하나는 여동생이 집에 갈 때 여동생 손에 들려보냈다.


그리고 베란다의 바질은 앙상해졌다.




그래도 좋은 시간이었다.

일요일 오전이 치아바타와 바질페스토 만드느라 훅 지나가버렸지만, 

내가 결국 목표했던 걸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찼다. 후훗.

나는 바질을 심고, 키워내고, 수확하고, 페스토를 만들고, 빵도 만드는 사람이다! 멋짐이 하늘까지 치솟았다. 나뽕에 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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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3-06-19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함 글 금지라고 했었는데 또 한 편 쓰셨군요?
잣 비싸죠?ㅋㅋㅋ
저도 예전에 바질 화분을 키웠던 적 있었어요. 바질 페스토를 해 먹으려구요^^
바질도 잣처럼 만만찮케 비싸더라구요.
전 바질이 다락방 님댁처럼 저렇게 무성하게 안자라주어 딱 두 번 해먹어 봤어요.
그러다 사먹는 게 더 싸겠다! 싶어서 그리곤 사먹고 있는데 확실히 내 손으로 해먹었던 그 향이 잘 안나더군요.
미니 절구는 쿵쿵 두드릴 때 절구 아래에 수건 같은 걸 깔고 사용하면 되긴한데 그래도 그 소리가 조심스러워서 사용하는 게 정말...ㅜㅜ
어머님 말씀이 맞을지도 몰라요.
예전에 편스토랑에서 트롯가수 장민호가 절구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으로 절구공이를 쿵쿵 찧더군요. 층간소음 걱정된다구요.
인상 깊었네요.
암튼 다락방 님표 바질 페스토에 치아바타 맛났겠습니다.^^

다락방 2023-06-19 11:10   좋아요 2 | URL
저 바질이 저렇게 잘 자랄줄 몰라서 너무 신나고 예뻐요. 아주 그냥 예뻐 죽겠어, 하면서 베란다에 수시로 나가 들여다본답니다. 제가 들여다보는만큼 더 잘 자라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별로 해주는 것도 없는데 그저 예뻐해주는 걸로 이렇게 잘 자라는가 싶어 기특해요. 그리고 이렇게 저에게 페스토를 하게끔 해줍니다. 내가 키운 바질로 페스토 해보는 건 저의 오랜 목표였어요. 그걸 해냈습니다. 아 너무 좋아요. 나중에라도 혹여 손님이 방문한다고 하면, 반죽해서 치아바타도 만들고 바질잎 따서 페스토도 할 수 있겠구나 싶으면서 그런 저 자신의 멋짐에 취했답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

절구는 그래서 사진 않을 것 같고, 아흔 넘으신 외할머니 댁에 있다고 해 그걸 일단 가져와볼까 합니다. 층간소음 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야겠지요. ㅠㅠ

햇살과함께 2023-06-19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강원도 오일장에서 바질을 샀는데 바질을 시금치처럼 한 봉지 담아주셔서
그걸로 바질 페스토 만들어서 빵에도 발라먹고 파스타도 해먹었어요~
(마트에서는 플라스틱 통에 가지런히 몇 가닥 담아주는 가격으로 엄청 주시더라고요^^)
저는 잣 없어서 냉동실에 있던 땅콩으로^^ 견과류면 되겠지 뭐 하며,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락방 2023-06-19 20:37   좋아요 2 | URL
아아 장에서 사는 바질은 풍성하군요! 그러면 정말 양껏 페스토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저도 다음엔 남은 잣 캐슈너트 도전할 겁니다. 불끈!!

독서괭 2023-06-19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멋짐에도 정도가 있는 거 아닙니까? 바질 기르고 수확해서 심지어 직접 만든 치아바타에 발라.. 우왕.. 전 따라할 엄두는 안 나고 동생분이 부럽습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6-19 20:38   좋아요 2 | URL
저도 제가 너무 멋져서 감당이 안됩니다. 빵 만드는 것도 멋지고 페스토 만드는 것도 멋진데 그 둘을 같이 하다니!! 무슨 신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은하수 2023-06-23 0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새 만드셨는데 전 왜 이거를 지금 알았을까요
바질 꽤 컸을텐데 언제 만드시나 했죠! 잣 비싼거 보고 놀라실거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저 작년에 잣 가격보고 깜놀했잖아요.
맛있게 만들어드셨다니 제가 다 기분이 좋아지네요~~
마당에서 뽀득뽀득 자라는 바질보니 저도 빨리 만들고 싶네요~~
그나저나 바질 페스토 색감이 진짜 초록초록 예술이네요^^
근데... 다른 견과류랑 섞어서 잣은 꼭 들어가는게 확실히 풍미가 살아나더라구요!

다락방 2023-06-23 08:52   좋아요 2 | URL
오오, 잣은 꼭 들어가는게 좋다고요? 메모메모.
잣이 조금 남았어요. 대략 15g 정도 될텐데, 다음에 만들때는 여기에 다른 견과류 섞어서 만들어봐야겠어요.
바질 위에 순 잘라줬는데 그 뒤로 그 사이로 새롭게 작은 잎들이 비져 나와서 너무 예뻐요.
요즘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면 베란다로 가서 얼마나 컸나 들여다보고 있답니다. 으하하하하.
이렇게 예뻐하면서 따서 먹다니, 어쩐지 모순되는 것 같지만요.. 아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