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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빌라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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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 당신의 거실에 적혀 있던 글자처럼,사실은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음을 그저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텐데. 사람은 어째서 이토록 미욱해서 타인과 나 사이에 무언가가 존재하기를 번번히 기대하고 또 기대하는 걸까요. - P56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 P165

마음은 펄떡펄떡 뛰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는데 육신이 따라주지 않는 것만큼 무거운 형벌이 또 있을까? - P198

우습게도 느닷없이 아무래도 좋다는 마음이 들었다.예상치 못했던 일이 주는 즐거움. 계획에 어그러진 순간에만 찾아오는 특별한 기쁨. - P201

우리는 안고 있어도 왜 이렇게 고독한 것일까, 속으로 되뇔 뿐이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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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쏜살 문고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박연정 외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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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스승과 연상 남자 제자와의 관계성 너무 좋았다...심리묘사가 하나도 없지만 그래서 더 상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탐미적이면서도 구조적으로 훌륭한 소설. 이책을 추천해준 트친에게 감사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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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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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은 서울대학교 철학과 박찬국 씨의 책 중 세 번째로 읽는 책이다. <그동안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읽기><사는 게 힘드냐고 니체가 물었다>를 읽었다. 전기가오리에서 호평을 들은 몇 안되는 교수님이기도 하고, 실제로도 내가 읽었던 두 작품이 꽤나 만족스러워서 세 번째 책까지 집어들게 되었다.

에리히 프롬은 나에게 꽤 익숙한 이름이다. 도서관 철학과 사회과학 코너 한켠에서 항상 보이는 이름이었고, 주요 저서들 또한 흥미가 가는 제목을 붙였기 때문이다. 헌데 익숙하기만 하지 뭐하는 양반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흠이다. 예전에<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사랑의 기술>을 잠깐 집어든 적이 있지만, 수치스럽게도 거의 다 읽지 못한 채 도로 반납하고야 말았다.

그렇게 시작된 에리히 프롬과의 인연을 박찬국 씨가 이어주어서 참 감사할 따름이다. 그것도 아주 재밌게 말이다. 왜 그 대중서 특유의 그 느낌 있지 않은가, 똑같은 말만 반복하거나 너무 깊이가 얇거나, 글쓴이 TMI만 남발하거나. 그런데 이 책은 그런 걱정을 싸악 내려주었다. 대중서치고 생각보다 깊이있고 일목요연하게 프롬의 사상에 정리되어 있고, 그의 사상이 가지는 의의와 한계또한 알기 쉽게 잘 짚어주신다. 역시 박찬국씨다

에리히 프롬은 미국 철학자이다. 그는 소유욕 강한 어머니와 자신에 대해서 지나치게 걱정을 많이 하고 집착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자랐다. 그런 양육환경때문일까, 프롬은 결혼한 여성들도 한참 연상에 자신을 포용해줄 사람들은 만나게 된다. 프롬에게 영향을 끼친 사상은 불교, 유대교, 마르크스, 프로이트 등이 있는데, 한때 프로이트의 사상에 매료되기도 하였으나, 인간관계에서 성적 욕망을 위주로만 강조하는 프로이트의 사상은 비판적으로 견지하였다. 어릴적부터 유대교 사상을 받아들였고, 커서는 유대 민족주의인 시오니즘이 편협한 민족주의라고 생각하고 등을 돌렸다. 프롬은 정신분석학에서 놀라운 성취를 거둔 정신분석학 학자이자, 전쟁반대와 사해동포주의를 외치며 인류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운동가이기도 하다.

프롬의 사상은 실존주의적인 측면도 있다. 프롬은 인간에게는 동물과 구별되는 실존적 욕망이 있으며, 이 욕망이 좋은 쪽으로 발현되어야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실존적 욕망(결합,창조,헌신)이 좌절되어 고독감,무력감,허무감에 빠진다. 게다가 사람의 인생은 존재지향적삶과 소유지향적 삶으로 나뉘며, 비록 근대현대 사회는 소유지향적이며 네크로필리아(생명보다 죽어 있는 인공물이나 소유물에 집착)적 성격이 짙지만, 존재지향적 삶을 살아야 하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프롬은 또한 종교적 측면에서도 할말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프롬은 명상을 하고, 불교의 선이라는 것에 호평을 하였기도 하다. 프롬은 종교가 가지는 성격을 크게 두 가지로, 인본주의적 성격과 권위주의적 성격으로 나눴다. 인본주의적 성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의 참된 역할, 신을 본받는 삶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이고, 권위주의적 종교는 기복신앙적이며 교리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대다수의 종교들이 두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는데, 현대에 이르러서 권위주의적인 폐해가 곳곳에 있는데도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프롬에 대해서라면 마조히즘과 사디즘에 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프롬은 자유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근대인들이 택하는 방식이 대표적으로 마조히즘과 사디즘이 있다. 흥미로웠던 점은 사디즘음 희생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희생자들에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조히즘은 자아를 마조히즘적 속박에 내맡김으로서 자신의 개성과 주체성을 망각하는 방식으로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취하는 행동으로 본다는 점이 통찰력있었다.

물론 그도 사람인지라 그의 생각이 다 맞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늘날에도 큰 의의를 갖는 건 사실이다. 이 책을 읽은 뒤에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읽을 것인데, 이 책을 통해 배경지식도 쌓고 프롬의 사상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프롬의 다음 책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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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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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이렇게 개똥철학이나 잔뜩 늘어놓는 나를 용서해 주시길. 하긴 사십 년이나 지하 생활을 하고 있으니, 원! 허튼 공상을 늘어놓아도 좀 봐주시길. - P47

인간은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동물로서 의식적으로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공학에 종사할, 즉 어디를 가든 영원히, 끊임없이 자기 길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그는 이따금씩 갑자기 엉뚱한 쪽으로 빠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 P55

‘다들 똑똑히 봐 둬, 사람이 절망에 빠지면 못할 짓이 없단 말이다!‘ - P133

음.....그렇지.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그땐 또 이런 문제가 있어,리자.즉, 인간이란 자기 괴로움을 세는 것만 좋아하지,자기 행복은 아예 새질 않아. 만약 제대로만 센다면 누구나 자기 몫이 있다는 걸 알게 될 텐데.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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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는데 6월에 산 책을 쌓으면 이렇게나 높아(...)진다. 도대체 무엇을 샀는지 성찰해보도록 하자

<수사학/시학 - 아리스토텔레스>
책 뭐살까 물어봤던 미국인 남친이 추천해줘서 산 책. 어려워보이지만 서양철학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짚고 가야할 Ari스토텔레스라 일단 사봤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1-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트위터 친구분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속칭 까형을 엄청 좋아하셔서 궁금했는데 서울 국제도서전 민음사부스에서 보여서 덜컥 사버렸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서 잠깐 읽어봤는데 도입부 무슨 일이야...고전이 이렇게 몰입감 쩔어도 되는건가요?! 러시아 문학 특유의 이름 진입장벽 때문에 걱정되었는데 그 걱정을 많이 덜어주었다.

<게임, 행위성의 예술 - 티 응우옌>
이번 6월 전기가오리 공부 모임에 선정되어서 바로 산 책. 겜순이라 기대했는데 게임 그 자체에 대한 것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에 대해 고찰한 책이란다. 그리고 어렵단다. 후 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읽겠지...

<리스본행 야간열차 - 파스칼 메르시어>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나와 특이한 인연(?)이 있는 책이다. 아직 자유롭게 책을 살 수 없었던 중딩 시절, 이 책이 재밌다는 얘기를 듣고 엄마한테 사달라했는데 두 남녀주인공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로맨틱한 표지장면을 보고 엄마가 ˝이거 야한 소설 아니야?˝라는 말에 쫄려서 구입을 못했다가 이제서야 사게 되었다.

<명화독서 - 문소영>
이것도 도서전에서 산 책. 부스 둘러보다가 꽂혀서 막 집어온 책이다. 아니 사실 정말 막(...)은 아니고, 원래 미술과 독서를 좋아하는데 그 둘을 적당하게 버무려놓은 채 소개하는 책 같아서 집어왔다. 틈틈이 병렬독서하면서 읽어볼 계획이다.

<니체 - 정동호>
이것도 전기가오리 독서 모임에서 선정된 책. 여러분 전기가오리 짱입니다 다들 후원 한 번씩 해주세요..!!

<수상록(에세) - 몽테뉴>
수상록을 아주 예~전부터 사고 싶어서 뒤지고 뒤지다가 동서문화판 밖에 없나 해서 샀는데. 이게 웬걸. 민음사에서 작년에 ‘에세‘로 출판한 걸 뒤늦게야 알았다. 한참 고민하다 ‘비교독서‘를 해보라는 트친의 말에 끌려서 또 사버렸다. 젠장.

<서양사 강좌 - 박윤덕 외>
학교 내 교보문고를 둘러보다가 재밌어보여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책이다. 그뿐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교양과목 역사교수님도 집필에 참여하셨다니, 이건 꼭 사야해! 로마인 이야기 읽으면서 그리스-로마 문명 파트를 비교독서 했는데 나름 재밌었다.

하 돌이켜 보니 너무 많이 샀다. 이번 달 소비는 이걸로 끝이다 진짜.ㅋㅋ 7월을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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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6-19 21: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래의 날개치는오리 님 화이팅!! 💪

새파랑 2023-06-22 0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탑 높이가 엄청나네요 ㅋ 카라마죠프가의 형제들은 내용도 좋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ㅋ

날개치는오리 2023-06-22 09:38   좋아요 1 | URL
오 더욱더 기대가 되는군요! 그러게요 책탑 높이를 보고 자중해야겠어요 ㅋㅋ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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