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였나. 늦은밤에 텔레비젼에서 성시경을 보았다. 사람들이 성시경 좋다고 말할때에도 나는 도무지 성시경에게 어떤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여자사람이었는데, 그날따라 떡 벌어진 어깨가 멋지게 느껴지고-저사람이..저런 어깨가 있었나?- 그것이 아주 강한 남성성으로 내게 다가오는거다. 시간은 자정을 넘겼고,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야심한 밤에는 글만 쓰면 안되는게 아니라 남자를 만나도 안되겠구나. 낮에 느끼는것 보다 더한 감정이 저절로 얹혀지니.
나는 신승훈, 성시경, 이승환, 조규찬 등의 가수에 대해서 좋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오히려 아무런 개성도 없고 밋밋하다는 생각을 해왔었다. 남성적인 매력은 찾아볼 수가 없는 그저 평범하고 착하게 생긴 '남자' 보다는 '사람' 쪽에 방점이 찍히는 그런 사람들이랄까. 그런데 어제 오만년만에 『나는 가수다』에서 조규찬을 보고, 오, 내가 나이들어 가는가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조규찬이 멋진거다. 나는 그동안 '남자'에 방점이 찍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호감을 느껴왔는데, 조규찬의 그 강아지 같은 눈과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 자체로 '또다른 남자'의 매력으로 보이는거다. 착하게 보이는 남자가, 나긋나긋해 보이는 남자가, 그런 남자가 내게 매력적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니.
그래서 사람은 무엇이든 함부로 단정지어서는 안된다. 내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일이니까.    

 

 

 

 

 

 

 

 

이 책속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단연 여자주인공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이다. 그녀는 철저하게 혼자지만 아주 강하다. 물론,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서 상처를 받는 여자이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혼자 잘 극복해낸다. 아버지뻘의 남자인 미카엘은 그녀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걱정한다. 그녀는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샤워하러 가야겠어요. 그리고 옷 벗고 당신 침대에 누워 있을 거예요. 당신이 스스로 너무 늙었다고 여겨지면 주방에 있는 야전침대에서 자면 돼요." (구판, 1부-하권,p.252) 

그녀에게 사랑은 낯설다. 그녀에게 세상은 잔인하다. 그녀에겐 이 세상에 그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그녀의 편이 없다. 

한밤중에 잠이 깬 그녀는 침대 위에 자기 혼자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아래를 내려다보았더니 그가 열심히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손으로 턱을 받치고 그를 한동안 바라다보았다. 그는 행복해 보였다. 갑자기 그녀에게도 묘한 느낌이 찾아왔다. 산다는 것이 자못 만족스러웠던 것이다. (p.290) 

나는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 내가 살면서 끝까지 가지고 가고 싶은 건 나의 자존심이고 나의 행복이다. 나는 언제나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싶고, 내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귀 기울이고 싶다. 나는 내가 내 자신에게 내가 원하는 걸 해주고 싶고, 오로지 나를 위해서 욕망을 실현하거나 혹은 억제하고 싶다. 그런데 그 행복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는 것'으로도 채워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저 사람이 나 때문에 웃고 있어', '저 사람이 나와 있는 순간 행복해하고 있어'. 그것으로도 내 행복은 충만해지기도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고, 그것은 이 책속의 리스베트처럼 '산다는 것이 자못 만족스러워지는' 순간을 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녀는 아마도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것 같은데, 그녀의 놀라운 능력은 수학을 이해하는 데서도 발현되지만, 기억력에 있어서도 나타난다. 그녀는 일명 '사진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것. 한번 읽거나 본 것들은 몽땅 기억해내는 거다. 그것이 성서라고 할지라도. 

오늘 아침 출근길은 제법 쌀쌀해서 이제 더 따뜻한 자켓으로 바꿔입어야 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출근을 하고 차를 한잔 하기 위해 물을 끓이면서 문득, 한 남자의 어떤 모습이 선명하게 눈 앞에 떠올랐다. 맙소사. 나도 사진기억력을 갖고 있구나. 나는 안면장애를 가지고 있고, 암기과목을 전혀 암기하지 못하지만, 어떤 것들에 대해서만큼은 사진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 이렇게 선명하게 떠오르잖아. 심지어 나는 그날 내가 가졌던 느낌까지 선명한걸. 대단하다. 멘사테스트..해봐야 할까?

   

 

 

 

 

 

 

 

사람들이 대외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사회적 위치는 당연히 편견을 불러온다. 그는 보이는만큼, 드러난만큼 훌륭한 사람일 거라는 편견. 우리는 얼마든지 그런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 이미지를, 불의를 없애기 위해 싸우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다. 글을 쓸수도 있고 말을 할 수도 있고 돈을 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그 이미지가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뿐더러, 그것은 그의 가장 치졸하고 비열한 모습을 감추는 '만들어낸' 이미지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의 그것이 '만들어진' 것임을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역시, 알아차릴 수 없다. 

닐스 비우르만 변호사는 자신의 피후견인을 강간하는 몹쓸놈이다.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온 그녀를 장난감인듯 다룬다. 그런데 그는 사회적으로 어찌나 근사한 분이신지. 

닐스 비우르만은 그린피스 회원이며, '청소년을 위한 봉사 활동'등을 통해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한 존경받는 변호사로 소개되고 있었다. 한 단에는 비우르만의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이며, 그와 같은 건물에 사무실이 있는 루네 호칸손 변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싣고 있었다. 호칸손은 비우르만이야말로 힘없는 사람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후견위원회의 한 공무원은 "피후견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에 대한 진정한 봉사"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구판, 2부-하권, p.129)

반면 리스베트 살란데르는 정신병동에 갇혔었고, 정신치료를 권유받는 사람이고, 폭력성을 인정 받았던 사람이다. 사람들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당연히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비우르만 변호사가 리스베트에게 한 짓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면서. 하아- 이 책에는 나쁜놈들이 여럿 나오는데, 정말 다들 어찌나 나쁜 놈들인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읽다가 아, 이새끼 정말 나뻐, 하는 울컥거림이 한두번 솟아나는게 아니다. 그들은 누군가를 죽이고 때리는 육체적 폭력을 휘두른 사람이기 보다는 편견과 선입견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그것을 거둘 줄 모르는 사람들을 향해서일때가 더 많았다. 피어싱을 여러개 한 사람이 정상적인 사고를 할 리 없다는, 레즈비언이 똑똑할 리 없다는, 야한 옷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창녀일 거라는 편견으로 똘똘뭉쳐 그 편견에 갇힌채로만 사고하려는 사람. 다른 사람들이 그런 시선을 버리라고 말하면 왜, 너도 레즈비언이냐? 라는 대꾸를 하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경찰이라는 위치에 있는게 너무나 끔찍했다. 아우. 욕나와. 

 

이제 3부를 시작했는데, 1,2,3부를 내리 읽어가다보니 좀 지겹다. 그래서 3부를 시작하기 전에 다른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그냥 다 읽어치우기로 했다.  

 

 

이번해가 어떻게 갈지 몰라 사주를 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월이다. 맙소사.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남았어.. 

시월달에는 남자사람친구의 결혼식이 있다. 나는 나의 여자사람친구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궁금해했다. 대체 그토록 똑똑하고 따뜻한 남자가 선택한 여자는 어떤 사람인걸까. 그 여자사람은 어떻게 그 남자와 함께 살 수 있게 된걸까. 그러자 나의 여자사람친구는 '그녀는 아마도 전생에 지구를 구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세상에. 그렇다면 나는? 나는? 나는 그럼 전생에 지구에 테러라도 한걸까?  

다음생을 위해 지금이라도 지구를 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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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를 좋아하지마.
    from 마지막 키스 2015-03-20 10:54 
    아침에 이 책 제목 회사 동료한테 말하면서 [악마 같은 연인] 이라고 했는데 지금 보니 '악명 높은 연인' 이었다. 하하하하하. 불과 몇해전까지만 해도 읽었던 책 제목과 작가쯤은 거뜬히 외울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작가 이름도 안외워지고 제목도 잘 모르겠고....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를 회사 동료한테 말하면서 [나쁜 남자]라고 한 적도 있다. -0- 나란 년... 돌...어쨌든, 이 600페이지 넘는 책을 읽으면서 참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스웨
 
 
마노아 2011-10-10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뜩해. 그 테러에 저도 동참했던 걸까요? 심각하게 읽다가 웃어서 콧물이 나왔어요.ㅜ.ㅜ
아, 슬픈데 웃겨요...ㅜ.ㅜ

다락방 2011-10-10 14:32   좋아요 0 | URL
제 생각에 그 테러를 지시한게 마노아님이 아닐까요? ㅎㅎㅎㅎㅎ

마노아 2011-10-10 23:55   좋아요 0 | URL
트허, 제가 테러 대마왕이었군요. 그 업보로 지금은 삽질 대마왕???

다락방 2011-10-11 09:40   좋아요 0 | URL
전 어제 이 페이퍼를 읽은 모님으로부터 자신도 그 테러에 한몫을 한 것 같다는 제보를 들었습니다. ㅎㅎ

신s 2011-10-10 1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는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봐요. :)

다락방 2011-10-10 14:32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아마도 전생에 지구를 구한 상대를 만나게 되겠죠. :)

레와 2011-10-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말 잡스의 죽음을 생각하면 든 생각,
시신기증과 장기기증을 해야겠다.
세상을 위해 뭔가 이로운 일 한가지는 하고 싶어졌어요.

:)



다락방 2011-10-10 14:36   좋아요 0 | URL
제가 제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레와님은 세상에 대해 생각하네요.
전 여전히 세상보다는 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
:)

2011-10-10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0 14: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0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0 16: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10-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제목이 참 근사하다고 생각했는데... .... .. .. .. . 서두르셔야겠어요 ( '')...
저는 요즘 이상형이 김윤아에서 한영애로 바뀌는 중이랍니다. 히힛.

다락방 2011-10-10 14:39   좋아요 0 | URL
살면서 아주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요, 수다쟁이님.
저는 입맛도 변했고 사고방식도 변했지만 말씀하신것처럼 이상형에 대해서도 바뀌고 있어요. 수다쟁이님도 앞으로 더 바뀔거에요.
지구를 구하는건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이에요. 어쩌면 전생에 지구를 구했을지도 모르니까요, 저는. 조금 더 기다려보면 알게될지도 몰라요. 훗

moonnight 2011-10-10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테러라니, 다락방님 왜 이러세욧! 너무 웃겨요. ㅠ_ㅠ
저는 전생에 나라를 구하는 데 조금은 보탬이 됐지 싶어요. 이렇게 다락방님과 서재친구하고 있으니깐요. 가끔 왓섭도 나누고. >.<
참, 성시경 말예요. 몇 달 전 우연히 얻은 표로 콘서트를 갔는데 성시경이 잠깐 나와서 몇 곡 불렀거든요. 멋지더라구요. +_+ 저도 성시경은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키도 크고 덩치도 좋고 해서 눈이 흐뭇했다는 ^^

다락방 2011-10-10 14: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성시경이 언제 그렇게 키가 크고 어깨가 떨 벌여졌었죠? 예전엔 미처 몰랐네요. ㅎㅎㅎㅎㅎ
여자가 남자한테 반하는건 순간인것 같아요. 그냥 한방에 훅 갈 수도 있고. 하하하하

문나잇님, 근데 너무 웃긴데 왜 울어요. ㅎㅎㅎㅎㅎ

Kir 2011-10-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가수로서의 성시경은 데뷔때부터 좋아했어요, 단 가수로서만요...^^;

밀레니엄이 스티그 라르손의 유일한 작품이 되었다는 건 정말 비극이에요.
이 밀레니엄조차 예정했던대로 마치지 못해서 더욱 그렇고요... (10부까지 생각했다고 들었거든요)

다락방 2011-10-10 16:14   좋아요 0 | URL
아 이런 그렇다면 3부에서도 제대로 된 결말을 볼 수는 없는걸까요? 흐음. 저도 예정했던대로 마치지 못했다는 걸 듣기는 했는데 말입니다.

전 가수로서의 성시경은 더 별로에요. 목소리도, 노래 스타일도 완전 별로라서 ㅎㅎ

에디 2011-10-1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밤중에 자고 있는 누군가 옆에서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건 저에게 자주 있는 장면일텐데, 저도 그 상대에게 삶에 대한 만족감을 주었을까요? 이게 저 문장을 보면서 제가 한 생각. 쉽게 지나가긴 힘든 말 같았는데 다락방님도 역시 : )

적어도 저는 행복했어요.

다락방 2011-10-11 09:38   좋아요 0 | URL
저는 그런 장면을 연출해본 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래서 상상해봤거든요. 만약 누군가가 그렇다면, 하고 말이지요. 그랬는데 만족감을 줄 것 같아요.

저도 행복할 것 같아요.
:)

2011-10-10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1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달사르 2011-10-10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진 모름. 당장 다음 달이라도 전생에 지구를 구했다는 '증거'가 나올 수도 있음. 우리,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구요. 하하하

다락방님의 훌륭한 사진기억력, 멋져요. ^^

다락방 2011-10-11 09: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달사르님. 조만간 저는 지구를 구했나봐요, 라고 떠들고 다닐지도 모르죠. 사람일은 알 수 없는 거니까요. ㅎㅎㅎㅎ

제가 결혼하게 되면 달사르님께는 꼭 청첩장 보내겠습니다.(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1-10-11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양물감 2011-10-11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외적인 이미지때문에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문득, 그때가 생각났어요.
지금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때는 왜 몰랏을까요?

다락방 2011-10-11 16:10   좋아요 0 | URL
지금도 우리는 뭔가를 놓치고 보지 못하고 있는걸지도 몰라요. 한참 시간이 지난후에 또 아, 그때는 이걸 왜 몰랐을까, 그럴지도 모르죠. 대외적인 이미지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더 신경쓰고 덜 신경쓰고의 차이지, 거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을거에요, 하양물감님.

한솔이 많이 컸죠?
:)

하양물감 2011-10-12 20:23   좋아요 0 | URL
네..엄청 컸어요...ㅋㅋ

버벌 2011-10-13 0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미로콰이를 좋아합니다.. 가수 이야기를 하시길래. ㅡㅡ;;; 그리고 전 전생이 나라를 구하지 않았을거에요. 아직은요. 저는 밀레니엄은 3부에서 속도가 느려졌어요. 다 읽는데 조금 인내심이 필요했답니다. 재미있거나 없거나 하는 하는 문제와는 좀 틀려요.

다락방 2011-10-13 09:44   좋아요 0 | URL
버벌님, 제가 위에 다른분의 댓글에도 말했지만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아닌지는 조금 더 기다려 봅시다. 어쩌면 우주를 구했을지 누가 압니까. ㅎㅎ
저는 미카엘 이 자식 진짜...페이퍼 쓸 예정인데 어떻게 된 자식이 만나는 여자마다 죄다 섹스를 합니까. 그의 사생활이니 내가 관여할 바 아니지만, 그래도 참 거시기해요.
전 3부 하권의 절반 가량을 남겨두고 있어요. 빨리 읽어치워야지, 원.

알로하 2011-10-17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스베트의 캐릭터가 독보적이죠~ 1부만 보고 말았는데 남은 것도 봐야겠어요.

다락방 2011-10-21 13:38   좋아요 0 | URL
전 3부가 가장 좋았어요, 알로하님. 리스베트의 이야기가 나와요.
 
밀레니엄 2 - 하 - 휘발유통과 성냥을 꿈꾼 소녀 밀레니엄 (아르테)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쁜새끼들의 고환을 찰 수 있는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의 발등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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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2011-10-10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쁜새끼ㅎㅎ

다락방 2011-10-10 14:31   좋아요 0 | URL
가차없이 응징할 놈들이죠. 후훗

moonnight 2011-10-1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0자평만 읽어도 막 후련해요. ^^

다락방 2011-10-10 14:53   좋아요 0 | URL
이 책속에서의 미리암 우도, 일큐팔사의 아오마메도, 저는 사랑합니다. ㅠㅠ

야클 2011-10-10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상만으로도 너무 아파.....얼마나 아픈데...

다락방 2011-10-10 15:23   좋아요 0 | URL
나쁜 짓을 안하면 맞을 일도 없어요, 야클님. ( '')
 

Dear 에피톤 프로젝트 

 

작년에는 삽자루가 더 크더니 올해는 내 팔뚝이 더 굵어요, 
하는 노래를 알고 있나요, 피톤씨?
작년 봄에는 「이화동」을 내내 들었는데 올해 가을에는 「눈을 뜨면」을 계속 들어요.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리플레이를 몇번이고 해가면서,
그렇다면 눈을 감은채로는 그의 모습을 계속 볼 수 있는걸까
눈을 뜨지 않는것이 진리일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했죠. 

 

왜 우리 베이비 피톤씨는 새로운 음반을 내놓지 않는가!!!!! 

 

하고 말입니다. 네? 알아 듣겠어요? 

 

심규선의 음반은 잘 듣고 있지만, 별 넷밖에 못주겠잖아요.
내게는 피톤씨의 음반이 필요하다구요, 듣고 싶다구요.
내가 대체 얼마나 더, 몇해를 더 반복해서 이화동과 눈을 뜨면을 듣고 있어야 하나요?
다락방 누나는 피톤씨의 음반을 기다려요.
브론테 누나도 기다린대요.
아마 웬디양 누나랑 아프락사스형도 기다릴거에요.
그러니까 제발 새 음반 좀 내줘요, 피톤씨. 

 

나는 심지가 굳은 여자지만 피톤씨가 이렇게 오랜동안 새 음반을 내놓지 않는다면
나의 마음은 커피소년을 향해 움직일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좀 서둘러요.
노래 제목짓기가 혹시라도 힘들다면 그냥 뒤에 다 '2'만 붙이면 되잖아요.
「이화동 2」, 「눈을 뜨면 2」, 「한숨이 늘었어 2」... 

 

차세정씨, 서두릅시다.
곧 겨울이 올테고 곧 크리스마스가 올텐데
그리고 또다시 봄이 올텐데
그 시간들을 함께 할 노래 좀 부디,
발표해줘요. 

 

응? 

 

추신:
나 눈을 뜨면 별처럼 곧 사라지겟지
나 눈을 뜨면 번쩍이는 섬광처럼
이제는 그대도 조금씩 안녕..


이 가사는 진짜 최고에요. 번쩍이는 섬광, 이라니.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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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1-10-06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

다락방 2011-10-06 08:52   좋아요 0 | URL
오늘따라 유독 '이제는 그대도 조금씩 안녕' 하는 가사가 가슴을 후벼파지 않겠습니까, 레와님. 오우. 가슴에 바람들어와요 ㅠㅠ

마늘빵 2011-10-06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오기 전에 뭔가 내놓지 않을까요? 겨울이 오면 피톤 씨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 텐데. 아니 가을에 나왔어야지! -_- 규선님 음악 만드느라 자기거 못했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11-10-06 09:55   좋아요 0 | URL
네, 나도 그 생각 했어요. 심규선 앨범 만드느라 자기꺼 못했겠구나 하는 생각. 난 차세정 목소리로 다른 노래 듣고 싶어요. 엉엉 ㅠㅠ

비로그인 2011-10-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톤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카즈히코 마에다라는 사람의 곡 제목이라네요. 지금 듣고 있는데 무슨 게임 음악 같아요 ( '')... 음반이 나오면 저도 사뿐하게 첫만남을 가져볼래요.

다락방 2011-10-06 11:53   좋아요 0 | URL
에피톤 이란 뜻을 검색해볼 생각은 저는 한번도 안했어요. 이게 가사가 진짜인데, 게임음악으로 생각하면 안되는데 ㅜㅡ

비로그인 2011-10-06 14:38   좋아요 0 | URL
ㅎㅎ 다락방님, 올려주신 동영상이 아니라 '에피톤'이라는 곡이 게임 음악 같다는 말이랍니다!
예전에 남산에 올라갔을 때 인디 밴드 공연 하던데... 그 때 분위기랑 비슷하네요.

2011-10-06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1-10-0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두릅시다. 에피톤씨
서두릅시다. 브로콜리 너마저님들.
서두릅시다. 넬군(?)

그러나 알라딘 음반 1위는 곧 나온다는 소녀시대 새 앨범. ㅋ

다락방 2011-10-06 15:01   좋아요 0 | URL
다락방 누나랑 브론테 누나가 이렇게 애타게 기다리는데 그들은 왜이렇게 게으른건지...원....( '')

moonnight 2011-10-0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피톤씨는 어여어여 분발하셔야겠어요. 다락방님이 이렇게 기다리시는데!!! ^^
그나저나 좀 아까 인터넷 뉴스에 애쉬튼 커처가 결혼 6주념 기념일을 앞두고 바람피운 장면이 포착되었다는 슬픈 소식이 떴더군요. 흑. -_ㅠ

다락방 2011-10-06 15:56   좋아요 0 | URL
아 그런 소식이...역시 '이 놈은 달라'는 존재하지 않는군요. 이놈이나 저놈이나 결국은 다들 마찬가지인것을...하아- 전 요즘 결혼을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 하지 않는게 역시 나으려나요..orz

암튼 이런 누나의 마음을 달래주려고 피톤이가 앨범 후딱 내놨으면 좋겠어요. 전 요즘 [눈을 뜨면] 들으며 한창 감성에 쩔어있어요. 가을타요. ㅜㅡ

스님 2011-10-06 16:09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이놈은 달라요^^

다락방 2011-10-06 16:17   좋아요 0 | URL
흐음. 믿어보겠소.

차좋아 2011-10-0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젠틀맨마이클이란 그룹의 노래좀 들어 봐봐요. 메론에 세곡 있는데 다 좋아요. ㅎㅎ

다락방 2011-10-06 16:18   좋아요 0 | URL
메론이래. ㅎㅎ 멜론이라고만 듣다가 메론이라고 쓰여진 걸 읽으니 촌스러워요 ㅋㅋㅋㅋㅋ

2011-10-06 1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1-10-06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되게 궁금한 거 있어요. 시를 한 편 지어봤어요는 마침표 안 찍고 편지를 써봤어요.는 왜 마침표 찍어요? 이거 그냥 그런 거죠? ㅎ 궁금해하는 내가 별 성격 이상한 사람인거죠? ㅎㅎㅎ

다락방 2011-10-07 08:4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내가 지난번에 뭐라고 했더라, 고 게시판을 보니 저 뒤에 점을 찍었더라구요. 음, 여기는 점을 찍었군 하고 그냥 똑같이 찍은거지 뭐 별 특별한건 없어요. 그냥 그런거 맞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님이 이상한 건 아니고, 음, 그냥 ..... 우리가 이렇게 사는거에요.(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1-10-06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c... 피스톤씨라고 읽었잖아요... --;;;;

다락방 2011-10-07 08:42   좋아요 0 | URL
어머. 피스톤이라니. ㅎㅎㅎㅎㅎ
졸려요 무스탕님 ㅜㅡ

2011-10-07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10 09: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1-10-07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화동이 작년 봄이었다니... 순간적으로 금년 아니었나 생각했다는. 전 너무 바쁘게 살았던 모양이네요. 다락방님 잘 지내시죠?^^

다락방 2011-10-10 09:31   좋아요 0 | URL
시간이 너무 빨라서 무서울 지경이에요, 푸른바다님. 이제 두달만 있으면 또 한살 더 먹는다니 ㅜ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 조금씩 더 늙어가면서요. 후..

소나기 2011-10-07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톤씨 새 앨범은 저도 기다려요! 그의 목소리가 담긴 음악도 멋지지만, 저는 그의 멜로디가 담긴 음악이 더 기다려져요! '봄날 벚꽃 그리고 너'라던가 '좁은문'이라던가!! 말이지요! :)

다락방 2011-10-10 09:31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엠피삼에 그 음악들은 빼고 노래만 담았어요. 저는 음악만 있는건 잘 못듣겠더라구요.
저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빨리 새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

자하(紫霞) 2011-10-08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는 삽자루가 더 크더니 올해는 내 팔뚝이 더 굵어요.라니...
이거 노래 제목 아니죠? 이런 제목은 처음 들어봐요~~
저도 요즘 결혼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참 마음 맞는 사람 만나기가 힘드네요.ㅋㅋ

다락방 2011-10-10 09:36   좋아요 0 | URL
작년에는 삽자루가 더 크더니 올해는 내 팔뚝이 더 굵어요, 는 노래 제목은 아니고 노래 가사에요. 그 다음 가사가 생각은 안나는데 암튼간에 쑥쑥 무럭무럭 자란다라는 뉘앙스의 동요인데... 하하하하

베리베리님.
옷을 사려고 작정하고 돌아다니면 마음에 드는 옷이 없고, 무심히 걸어가다가 매장에 걸린 옷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될 확률이 더 크잖아요. 그때 더 마음에 드는 옷을 찾게 되구요. 베리베리님이 결혼하기로 '마음 먹은' 어떤 상황이 있는건지 제가 몰라서 함부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결혼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찾게 되는 사람 보다는 어떤 사람을 만나다 보니 결혼할 마음을 먹게 되는 쪽이 앞으로를 살아가는 데 더 낫지 않을까요? 베리베리님의 인생이고 베리베리님의 결혼이고 베리베리님의 삶인데, 조금 더 여유롭게 생각해보는 건 어때요?
 
밀레니엄 1 - 하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오! 뭔가 찜찜한 구석은 계속 남아있지만 2, 3 부를 읽어보고 싶을 만큼 흥미진진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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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10-03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권에 가서야 흥미진진해지나요? 제목이 참... 시니컬한... ( '')~
저는 마음은 채식인데 본능은 육식이라서, 당분간 내적 갈등이 심할 것 같네요 ㅎㅎ

다락방 2011-10-03 23:56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뭔가 상당히 갈등중인게 있거든요. 그 두가지가 왜 하나일 수 없는가 하는..(뭔가 애매모호해서 미안해요. 그렇지만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수다쟁이님의 '본능'이 육식이에요? 제가 보는 수다쟁이님은(그래봤자 고작 온라인 상에서지만) 본능도 채식에 가까울 것 같은데요.

2011-10-04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05 1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마도 2011-10-06 11:46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남자를 증오한 여자들' 이였으면 상당수의 여성들이 열광했을테지요.

다락방 2011-10-06 11:52   좋아요 0 | URL
이미 상당수의 여성들이 이 책에 열광하고 있는것 같은데요, 아마도님. 이 책의 여자주인공은 확실히 아주 강하게 남자를 증오하고 있기도 하고 말입니다.

버벌 2011-10-04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진진하죠? 왜 그렇게 작가님은 빨리 하늘나라로 가셨을까요? ㅠㅠ

다락방 2011-10-05 12:53   좋아요 0 | URL
글쎄요. 노후를 위해 소설을 썼다는데, 정작 그 소설로 누릴 수 있는 엄청난 노후가 보장되어 있는데도 그 삶을 살지는 못했네요. ㅠㅠ

moonnight 2011-10-0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드시 다 읽으셔야 합니다. ㅠ_ㅠ 한 번 잡으면 놓을 수가 없어서 새벽까지 질주했었어요. 다락님도 분명 좋아하실 거에요!! ^^

다락방 2011-10-05 12:5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어쩌죠. 저는 한번 잡으면 놓을수 없지는 않고 자꾸 놓고 싶어지는데요. 지금도 다른 책 읽고 싶어서 읽지말까 하는 갈등이. 제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에요. 하핫

비연 2011-10-04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리즈 완전 재밌어요.. 작가분...하늘나라에 계시다는 게 넘 아쉬워진다는..ㅜ

다락방 2011-10-05 12: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비연님. 저는 이게 완전 재미있지도 않고 사람들한테 추천하지도 않을것 같아요. 하핫;;

머큐리 2011-10-04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처음 40자 평을 보고 깜짝 놀랐다구요...

다락방 2011-10-05 12:54   좋아요 0 | URL
전 지금 2부 상권 읽는데 또 짜증나서 40자평 짜증내며 쓸까 어쩔까 고민중인데 어쩌죠? ㅎㅎ

2011-10-04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코하나 2011-10-05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걱정 마시고, 읽으셔욧^^
저는 1부가, 2,3부보다 더 재미있더라고요.

다락방 2011-10-05 12:55   좋아요 0 | URL
앗, 1부가 2,3부보다 더 재미있는거라면 전 그만 읽고 싶어지는데요. 안그래도 지금 2부 상권 읽는데 또 짜증이 --;;

2011-10-05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런 며칠을 지냈다. 

 

사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이런 자리가. 사무실 내 책상은 언제나 저 상태. 옆에 코 닦은 휴지도 보이고 ㅎㅎ 저기 어딘가를 뒤져보면 며칠전에 후렌치 후라이를 찍어 먹던 일회용 케찹도 있다. 바닥은 차마 찍지 않았지만 바닥에는 갈아버려야 할 종이가 수두룩 하다. 나중에 한꺼번에 갈자 싶어서 그냥 막 바닥에 버린다. 늘 이런 자리에서 일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춰 제대로 하고 있다니. 진정한 능력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 

늦게까지 일하고 퇴근하다가 마침 연휴가 시작될 것이고 또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나는 이걸 풀어야 돼, 라는 생각에 도달하여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기 전, 마트에 들러 이것들을 샀다. 

 

저걸 들고 오면서 어찌나 팔이 아팠는지. 내가 저걸 사가지고 와서 식탁에 차례대로 올려두자 엄마랑 남동생은 나더러 진짜 바보 같다고 그랬다. 전화해서 남동생한테 들어달라고 하지 저걸 다 들고 왔냐고. 뭐, 십분정도 걷는거고 다 내가 마실건데 전화는 무슨. 하하. 물론, 나는 인간인지라 그날 밤 저것들을 다 마시지는 않았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은 니 팔자인가보다, 라고 아빠 엄마가 내게 말했었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나는 중고서점에 가서 책을 팔고 싶은 미친 욕망에 시달리다가 결국 토요일, 책 열권을 들고 나갔다. 그냥 열권이 아니다.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과 이클립스, 브레이킹 던 같은 무거운 책들 포함. 그걸 들고 지하철역까지 십분을 걸어 지하철을 타고, 다시 내려서 한참을 걸어 중고서점에 가서 책을 팔고 돈을 받아 쥔 기쁨도 잠시, 팔이 후달렸다. 곧 술을 마시기로 예정되어져 있었는데 이 후달리는 팔로 술잔을 들 수 있을까 심히 걱정될 정도였다. 

 

총 41,900 원. 그걸 받겠다고 저 무거운 책을 들고 종로바닥을 걸었다니...토할 것 같다. 팔려고 책장 바깥으로 꺼낸 책이 백권이었는데 이제 겨우 열권을 팔았을 뿐이다. 나머지 90권을 어째야 하나...계속 이렇게 들고 다녀야 하나... 하여간 에밀 뒤르켐의 자살론을 팔았다. 가장 먼저 이 책을 팔고 싶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 뭔가 제대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미친 기분까지 든다. 

 

친구를 만나 술집에 들어갔는데 다섯시부터 오픈이라고 한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네시 사십분. 그냥 이십분전에 앉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나. -_- 할 수 없이 친구와 나는 서점에 갔다. 소설과 에세이 코너를 둘러보다가 나는 시집 코너로 갔다. 기형도의 시집이 보였다. 마침 언젠가 한 친구가 대전의 한 술집에서 기형도의 「빈 집」 이란 시를 얘기했던 기억이 떠올라 나는 시집을 넘겨보았다. 

 

 

 

 

 

 

  

  

빈 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고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거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란 구절을 친구는 내게 말하여 주었었다. 나는 이 시의 전문을 읽었던 기억이 없었지만 그 구절만큼은 여기저기서 많이 보았던 것 같았다. 2011년 10월의 첫날 토요일 오후, 나는 종로에서 이 시를 읽어보게 되는구나. 술집이 나를 받아주지 않은 관계로.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빈집에 갇힌 사랑도 가엾고, 사랑을 가둬 둔 빈집도 가엾고, 빈집에 갇힌 사랑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조차 가여워진다. 

그리고 김경미 시인의 시집을 발견. 오, 살까? 나는 잠깐 머뭇거렸지만, 또 이 시집을 사면 나는 어차피 한두편만 좋아하고 말지 않을까 싶어서 관두자 싶었다가 그래도 한두편이라도 마음에 들면 사야되는거 아니야? 싶었다가, 어쨌든 넘겨 보았다. 

 

 

 

 

 

 

 

 

첫눈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린 어제가 쓰라리다
 

줄곧 평지만 보일 때 다리가 가장 아팠다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다 

 

 

곧 첫눈이 올텐데, 고통을 달래는 순서, 라니. 이 시집은 제목 때문에 사야 되는거 아닐까? 고통을 달래는 순서라니. 어제를 떠올리며 입술을 깨물고 가슴을 짓이겨 버리고 싶은 심정과, 눈 앞에 언제 끝날지도 모를 평지만 보여 주저 앉고 싶어지는 마음 때문에, 나는 올해 첫눈이 오면 이 시를 떠올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첫눈이 오는 날, 나는 슬프고 싶지 않다. 기쁘고 싶다. 행복하고 싶다. 첫눈을 보는 순간, 내가 설레였으면 좋겠다.  

 

며칠전에 친구로부터 메세지를 받았다. 다락방님이 사랑하는 또 한명의 남자가 채식을 선언했네요, 라고. 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하아- 나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를 사랑한다. 그의 글이라면 읽고 싶다. 그러나 나는 육식을 즐긴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위를 하든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을 '기쁘게' 인정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어야 하는걸까? 그나마 다행인게 있다면, 그러니까 조금의 위로가 되는 사실이라면, 조너선 사프런 포어와 나는 '현실에서' 전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 그러니 나는 그의 책을 읽을수도 있고 읽지 않을 수도 있으며 그가 육식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고 그에게 직접 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는다면 나는 나의 육식을 금하게 될까? 조금이나마 나의 식욕(혹은 식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그렇지만 나는 맛있게 먹고 즐겁게 살고 싶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걸 앞에 두고 게걸스럽게 먹으며 한없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물론 고기를 함께 먹어야만 진정한 친구라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래도 우리가 만난다면 순대국을 앞에 두고 소주를 마시고 싶고, 삼겹살을 구워가며 생마늘을 먹을 줄 아냐고 묻고 싶다. 스테이크는 미디엄으로 익혀달라고 하면서 와인을 마시고 싶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팸을 구워먹고 싶다. 정종을 시켜두고 양송이 삼겹을 씹으며 육즙을 느꼈냐고 묻고 싶다. 바베큐 폭립을 뜯으며 손에 묻은 소스를 쪽쪽 빨고 싶다. 치킨을뜯으며 맥주를 마시고 싶다. 하아-  나는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한 날 남자친구에게 삼겹살을 사달라고 말했고, 직장을 잃은 날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곱창을 사달라고 말했었으며, 연인과 헤어진 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내게 족발을 사달라고 말했다. 나는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 하아-

토요일, 양송이 삼겹을 먹으며 같이 술을 마시던 남자사람에게 나는, 앞으로도 지금처럼 고기를 먹으라고 그렇지 않으면 쌩까버리겠다고 협박(응?)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착해.. 

 

책도 안읽고 있는 며칠을 보내고 있는데, 후버까페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흣. 책 구입하는 할인 쿠폰이 생겼다며 내게 책을 사주고 싶다고 했다. 읽고 싶은 책 있으면 말해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멋져 ㅋㅋㅋㅋㅋㅋ 책 사준다는 남자사람은 지구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사람이 아닌가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는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길래 책 사주고 싶다는 이메일을 받는건가. 오늘은 내 생일도 아닌데. 하다못해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팔고 싶은 책 백권을 빼낸 후 처음으로, 드디어 책장정리를 시작했다. 일단 이만큼은 완료된 상태. 

 

음..『고구려』가 거슬려...저건 내 책이 아니고 제부 책인데 남동생이 읽겠다고 빌려왔다. 괜히 저기다 꽂아뒀나.. 어제 이만큼만 정리를 완료하고 오리고기를 구워먹느라(더불어 소주도 마시느라) 책장정리를 멈춘 상황. 오늘 아침에 일어나 다시 할 생각을 하니 토할 것 같았다. 

아....못하겠어....어떡하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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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rain 2011-10-04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이지, 저런 책더미에 파묻혀 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정말정말 오랜만이어요. 잘 지내셨죠?

다락방 2011-10-05 13:02   좋아요 0 | URL
책더미에 파묻히는게 그리 낭만적인 일은 아니에요, 스윗레인님. 얼마전에 어떤 책에서 책벌레를 발견했거든요. 엄마가 집에 벌레 생기게 하다니 책 다 싸들고 나가버리라고..orz

그러게요, 스윗레인님. 오랜만입니다.
:)

에코하나 2011-10-04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너무 무리 하셨군요.
저도 어제 웬디양님 글보고 알라딘 서점을 알게 되었건만, 아직은 책을 내다 팔 내공이 쌓이지는 않았어용~
저희집 서재는 넘쳐서 거실도 한 벽이 저 지경(?? 어쩐지 다락방님께 죄송시럽기도 하여라^^)이지요.
저도 이 김에 한 백권 정리하면 좋을텐데, 그걸 또 언제 정리하나 싶네요.
그나저나 <백화점> 괜찮아요? 살까 싶어서 잠시 갈등하던 중에 잊고 있었어요.

다락방 2011-10-05 13:04   좋아요 0 | URL
에코하나님, 저는 알라딘 중고샵 온라인으로도 몇번 팔아보았거든요. 알라딘에 팔기 말고 회원에게 팔기 했었는데, 오, 완전 재미있더라구요. 주문 들어오고 포장해서 발송하고 이러는게 너무 재미있는 거에요. ㅎㅎ 그래서 막 다 팔아버리겠다 이런 마인드 됐다가 이게 또 다시 시들해지는 시점이 와서 멈추었거든요. 열권(정말 무거웠어요) 들고 가서 바로 앞에서 팔고 현금 받으니까 또 신나가지고 제가 그 책들을 읽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어떤 미안함 같은거는 금세 날아가버리고 말았어요. 하핫.

[백화점]은 괜찮습니다, 에코하나님. 저는 퍽 좋았어요. 제가 읽은 에세이들중 으뜸이에요.

2011-10-05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0-05 1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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