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이 연극의 포스터는 묘하게 내 마음을 끌었다. 아직 연극을 한번도 본 적이 없던 터라 이 작품으로 시작해보자 싶어서 예매를 해두고 부랴부랴 책을 구입했다. 처음 만나는 연극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살짝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었기 때문에 책을 읽어두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극을 보기 바로 전까지 나는 4막으로 구성된 이 책을 3막까지 읽었다. 그리고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면서 설마 이 책 대로 연극이 진행되는 건 아니겠지, 대사가 너무 많잖아, 이걸 어떻게 다 외워, 했다. 이 연극의 등장인물은 총 네명(중간에 하녀 '캐슬린'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녀는 아주 잠깐동안만 얼굴을 비춘다.) 이고 그 네명만으로 이 책(연극)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연극이 시작되고 나니 웬걸, 내가 책에서 읽었던 그 말들이 그대로 쏟아져 나온다. 그 흐름이 그대로 진행된다. 그리고 책 속에서 내가 읽었던 인물들이 내가 읽었던 대사를 내뱉으니 이 연극이 볼만해진다. 만약 책을 읽지 않았다면, 사전에 아무런 정보도 없이 이 연극을 보았다면 자칫 단조롭고 지루하며 어렵게 느껴질 확률이 크다. 네명의 등장인물, 바뀌지 않는 장소. 나는 책을 먼저 읽어서 이 연극의 어려움을 다소 덜어준 스스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연극배우로서의 손숙은 워낙에 명성이 자자하니 그렇다치고 나는 여기에서 '제임스 티론'의 역을 맡은 김명수에게 화들짝 놀라버리고 말았다. 그의 표정 연기는 리얼하고 성량은 풍부하다. TV에서 어쩌다가 보았던 그를 한 순간도 배우라고 인식해본 적이 없었는데, 맙소사, 그는 정말이지 엄청나게 연기를 잘해서 나를 놀라게 했다. 에드먼드 역할을 한 김석훈 역시 빼어난 연기를 보여주는데, 간혹 뮤지컬의 주연을 맡게 되는 '이미 인기있는' 가수들과는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연극을 다 보고 난 후, 이 얘기가 작가 '유진 오닐'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놓은거라는 친구의 말에 깜짝 놀라 읽고 있던 책의 표지 작가 소개를 펼쳐보았다.  

유진 글래드스톤 오닐(Eugene Gladstone O'Neil)- 유진 오닐은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연극배우였던 제임스 오닐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호텔을 전전하며 살다가 기숙학교에 들어가지만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한다. 이후 6년 동안 남미와 뉴욕을 떠돌며 선원 노릇을 하거나 방랑자 생활을 하던 오닐은 1911년 자살을 기도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낸다. 그 후 그는 결핵에 걸려 요양소에 입원하게 되었는데 그곳에 있는 동안에 스트린드베리를 접하면서 연극에 대해 흥미를 느끼게 되고, 퇴원 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습작 활동을 한 후 신극 운동가들과 함께 뉴욕 무대에 진출하게 된다.(『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책날개 작가소개中) 

극중에서는 에드먼드 위로 유진이란 아들이 홍역에 걸려 죽은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유진의 형 에드먼드가 홍역으로 죽었다. 그 둘의 이름을 비롯하여 등장인물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유진의 어머니가 마약 중독인것, 아버지인 제임스가 식구들에겐 인색하며 땅만 사들이는 것등은 모두 그의 삶과 다를바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 작품을 쓰고 사후 25년 이전에는 발표하지 말아달라고 죽기전 아내에게 부탁했으나, 그녀는 그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이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이 작품은 내내 우울하고 슬픈 광기를 표현하지만, 그 중에서 특히 가슴에 박히는 장면들이 있다. 언제나 독설을 내뿜는 제이미, 그런 제이미가 자신의 엄마를 '마약쟁이'라고 표현하자 동생 에드먼드는 자신의 형을 때린다. 그런데 제이미는 이렇게 얘기한다. 

(쉰 목소리로)괜찮아. 잘 때렸다. 이 더러운 혀. 잘라버리고 싶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멍하니) 너무 절망적인 기분이라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엔 어머니한테 완전히 속았거든. 진짜 끊은 줄 알았어. 어머닌 내가 최악의 경우만 믿는다고 하시지만 이번엔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고 있었지. (떨리는 목소리로) 어머니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아직은. 너무 실망이 커서. 이번엔 희망을 갖기 시작했었거든. 어머니가 이겨내시면 나도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흐느끼기 시작한다. 끔찍한 건, 취기로 인한 감상적인 눈물이 아니라 맨정신으로 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4막 中)

 알콜 중독인 제이미는 어머니가 치료되면 자신도 치료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기에 어머니가 다시 최악의 경우로 돌아갔을 때 절망하고 만다. 그가 희망을 갖지 않았다면, 절망의 깊이는 이토록 깊지 않을 수 있었을까!  

막이 내리기 직전 어머니인 메리(실제 유진의 어머니는 '엘라'였다)의 독백 역시 가슴을 저리게 하지만, 그 부분은 실제로 이 책을 읽을지도 모를, 실제로 이 공연을 볼지도 모를 사람들을 위해 아껴두겠다. 

자,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작가연보를 본다. 이 책을 읽기전에 유진 오닐과 그의 작품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면, 작가연보에도 역시 내가 알지 못하는 그가 있다. 그런데 차라리 모르는게 나았을 것만 같다. 어머니와 아버지, 형, 그리고 자기 자신만으로도 그의 삶은 이토록 힘들었는데, 작가 연보를 보니 그의 삶을 도대체 그가 어떻게 견뎌왔을까 싶다.

1910년 - 장남 유진 오닐 2세 태어남. 그러나 가정을 돌보지 않고 선원, 부두 노동자 노릇을 하며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비롯한 남미의 여러 나라들을 방랑. 이후 뉴욕에 돌아와서도 술에 취해 자살을 기도하는 등 방황을 계속함. 

1922년 - 어머니 엘라 퀸랜 사망. 

1923년 - 형 제임스 오닐 2세 사망. 

1925년 - 딸 우우나 태어남. 

1943년 - 딸 우우나가 찰리 채플린과 결혼하자 딸과 의절함. 

1950년 - 장남 유진 오닐 2세 자살. (『밤으로의 긴 여로』, 민음사, 작가연보 中)

 

그는 총 4회에 걸쳐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1936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는다, 라고 책 날개의 작가 소개에는 나와있는데, 퓰리처상이든 노벨 문학상이든, 그것이 그의 삶을 활기있게 만들어줄 만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아니, 독자인 내가 보기에도 그것들이 그에게 아무것도 아닌걸로 느껴진다. 

  

 

 

 

 

 

-덧.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포스터와 공연 일정은 먼댓글로 연결된 람혼님의 페이퍼를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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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9-2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진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정말 절절하게 읽었던 희곡이었어요. 한때 희곡들이 무지무지 근사해 보여 마구 읽어대던 때가 있었는데 말입니다. 다락방님, 혹시 테네시 윌리엄스를 아직 만나지 않으셨다면 강추예요. 유진 오닐도 좋지만 테네시 윌리엄스는, 최고예요! <유리동물원>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는 정말이지 너무 멋져서 뭐라 말을 이을수가...

아, 전 왜 요즘 희곡을 읽지 않게 된걸까요? (아직 안 읽은, 고골의 <검찰관>과 헨릭 입센의 <페르귄트>를 흘끗본다...)

다락방 2009-09-29 12:53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브론테님. 미워요.
브론테님은 이제 페이퍼도 쓰지 말고 댓글도 달지 말아줘요. 오늘도 브론테님 페이퍼 가서 이책 저책 두 눈 뒤집혀가며 보관함에 넣어뒀는데, 댓글로도 마구 추천하시니 제가 너무 힘들어요. 브론테님은 이제 페이퍼 금지, 댓글 금지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나저나 브론테님의 서재명이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제목에서 온 거로군요!!

... 2009-09-29 14:54   좋아요 0 | URL
서재명 --> 맞습니다, 맞아요, 훗.

댓글금지해도 꿋꿋이 다는 나... 저도 다락방님과 다른 서재주인님들 땜에 산 책이 얼마나 많은 데요, 같이 지르자구요~ ! (물귀신이라고나 할까)

다락방 2009-09-29 15:09   좋아요 0 | URL
댓글 금지라는데 왜 자꾸 달고 그러시는거에욧!!
(브론테님을 보지 않기 위해 뒤돌아 마구 뛴다.)=3=3=3=3=3

perky 2009-09-29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제가 가장 최고로 치는 희곡이 바로 '밤으로의 긴 여로'에요!! 이 책 읽다가 '취하라' 시 낭독하는 부분에서 엉엉 울었었어요. 책 다 읽었을 때 감동이 너무 커서 멍하니앉아 아무것도 하지 못했었지요. 손숙씨가 이 희곡때문에 연극계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던 걸 들은 적이 있었는데...
유진오닐은 제가 전작주의를 꿈꾸는 작가랍니다. ^^ 한국에 있었음 이 연극 꼭 보러 갔었을 것 같아요. 이 연극을 보셨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

다락방 2009-09-29 12:51   좋아요 0 | URL
김석훈이 연극에서 시를 낭독할 때 오와- 했더랬어요. 시도 시지만, 그가 다시 보였달까요? 어쩐지 그는 니체와 보들레르를 정말로 읽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가 실제로도 그들을 읽었으면 좋겠구요. 저도 유진 오닐을 천천히 더 읽어봐야 겠어요. 한꺼번에 읽으면 너무 힘들 것 같고 아주 천천히, 천천히 말예요.

무스탕 2009-09-29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내용 잘 읽어 내려오다 태그에 꽈당 넘어갔어요.
임태경 대신 김석훈. 으하하하하하~~~~
임태경이 알면 땅을 치며 '내가 왜 서둘러 결혼을 하는가..' 하려나요? ㅎㅎㅎ

다락방 2009-09-29 12:50   좋아요 0 | URL
임태경 까페도 탈퇴할까 말까 매일 고민해요. 이제 결혼할 남자인데, 굳이 내가 팬을 할 필요가 없지, 이러면서요. 팬심이라고는 전혀 갖추지 못했달까요, 저는. ㅎㅎ
임태경은 아내를 맞이 하면서 아까운 팬(?) 한명 놓쳤죠, 뭐. ㅎㅎ 김석훈은 팬 하나 얻었고. 히힛

기억의집 2009-09-29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쿵, 귀여운 이쁜 다락방님, 임태경에서 이제 김석훈으로(마노아님하고 임태경 결혼에 대한 덧글 언젠가 읽었지요^^)~~~ 오래 전에 읽은 책인데, 연극 보러 가셨군요. 유진 오닐의 삶은 참..그렇죠? 이 사람 보면 일상적으로 따분한 평범한 삶이 좋긴해요. 전 미국의 희극작가는 잘 모르지만 그나마 알고 있는 연출자 데이빗 마멧에 열 올리고 있다는^^

다락방 2009-09-29 12:49   좋아요 0 | URL
임태경도 그렇고 김석훈도 그렇고 전 뭐랄까 바른생활을 할 것만 같은 남자들한테 끌리는 것 같아요. 반항아적 이미지, 이런거 말고 말이지요. 물론 하정우처럼 비릿한 남자한테도 몹시 끌리지만요. 쿨럭.

이 사람의 일생이 너무 우울해서 작가 연보를 읽는데 숨이 턱턱 막히더라구요. 휴..
그나저나 '연출자 데이빗 마멧' 이라니, 이 사람은 누군가요? 제가 모르는게 너무 많아서요. 흑 ㅜㅡ

2009-09-29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9 12: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09-09-2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같은 공감을 느끼고 싶어, 이 연극 보고파요!


(지방에도 공연해달라! 공연해달라!)

다락방 2009-09-29 13:57   좋아요 0 | URL
전 계속 서울에 살아야겠어요. 불끈!!

2009-09-29 1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30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람혼 2009-10-06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다락방 2009-10-06 08:24   좋아요 0 | URL
좀 오래된 글인데 이 페이퍼를 보셨네요, 람혼님.

일단 저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연극이 처음이라서요, 연극 음악도 영화 음악처럼 내내 흐르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음악 열심히 들어봐야지 싶었는데 막이 끝날때만 나오더군요. 연극은 원래 그런건가요? 아니면 이 연극만 그러했던 건가요?

음악은 이 연극 내용을 아주 잘 반영한 것 같다고 느껴졌어요. 쓸쓸하고 우울한 기운 말이죠. 저는 음악이 '너무나 절망적'이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폭발하지 않아서도 좋았구요. 장면에서 느끼는 우울한 여운을 좀 더 길게 이어지게 해준것 같아요.

좀 근사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제가 연극도 처음, 그러니 당연히 연극 음악도 처음이라 너무 아마추어네요. 죄송해요, 람혼님. :)

다락방 2009-10-06 12:14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의 연극 후기에 대한 람혼님의 댓글까지 모두 보았는데요, 저는 '제이미'만 어색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람혼님도 휘모리님도, 그리고 여기저기 후기들을 살펴보니 다들 제이미의 연기가 인상깊었다 하더군요. 저는 아직 연극을 관람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가 봐요.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친구에게 다들 그렇다는데 나는 왜 그랬지? 하고 물어보니 제이미를 제외한 나머지 세분은 티비에서도 종종 보았던 연기라 익숙하게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전 다른 사람들보다 티비를 잘 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티비의 연기에 길들여졌는지도 모르겠다고, 친구의 말을 듣다가 생각했어요.

제가 연극을 보는 그다지 좋은 관객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네요.

람혼 2009-10-10 17:18   좋아요 0 | URL
더 많이 보시면 더욱 '디테일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관극의 경험이 "더 많은 훈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다 직접적인 감정과 평가가 연극을 보는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시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준비된 관객'은 있을지 몰라도 '좋은 관객'은 없다는 게 제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저는 '준비된 관객'이 좋은 관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쪽이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제가 볼 때는 다락방님이야말로 정말 '좋은 관객'이 아닐까요? ^^ 굳이 '관극의 경험은 제 각각 다르다'는 일반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음악 주의깊게 들어주시고 좋은 평가 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10월 1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하는 <마라, 사드>도 보러오시죠.^^ 이것도 제가 음악을 작곡한 연극인데, 아주 '재미있는' 연극입니다! ^^

노마드 2009-10-09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렇게 긍정적으로 봐 주신분도 있네요. 손숙은 손숙 김석훈은 김석훈을 연기 했던데,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한것 같지 않던데. 폐병이 진행되어 요양원에 들어가기 직전의 김석훈은 통통하고 밝은 모습이고 기침연기는 어색함의 절정. 손숙의 포갠 손은 마약 중독자의 떨리는 손을 지시한 작품의 지문과는 다르게 그냥 정숙한 부인의 손 포갬으로 보였고. 중간 중간 떠는 시늉은 있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렇고. 이런 저런 비평을 하겠던데요. 스타캐스팅의 절정입니다. ^^ 김석훈은 분장도 거의 안한 느낌, 제이미 역의 최광일은 분장이 너무 과한 느낌. 그래도 긍정적인 관객이 있었다니 다행입니다. 모두들 관극의 경험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다락방 2009-10-09 10:06   좋아요 0 | URL
네, 관극의 경험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제 경우엔 다른분들과 지나치게 달랐던 듯 싶습니다. 김석훈의 연기는 폐병환자 같지 않고 너무 건강해 보인다는 평을 정말 많이 듣더군요. 저는 아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었거든요. 그저 책을 읽고 아 저부분은 그거구나, 아 저사람들이 그사람이구나, 하고 단순히 받아들여버린거죠. 명동예술극장 게시판을 살펴보니 저처럼 긍정적인 평가는, 그냥 받아들인 평가는 거의 없더군요. 당황했지만, 뭐 어쩔수 없죠. :)
 
페임 - Fa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가 미쳤나봐. 보는 내내 너무 즐겁고 좋아서 눈물이 나오더라니까. 근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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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09-09-25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 줄 알았어요...ㅎㅎ 다락방님한테 페임 번개나 함 때리라고 요청할라 했는데...
벌써 보셨군요...실망이에요..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09-25 10:04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저랑 봐요 ㅎㅎㅎ
(남의 서재에 와서 이러고~)

다락방 2009-09-25 10:12   좋아요 0 | URL
아이쿠 이런. 행동을 빨리빨리 하세요, 머큐리님. 빨리빨리 행동하셨으면 휘모리님 사진도 저장할 수 있었을...(응?) ( '')
하하. 농담이구요. 요즘엔 영화가 하도 빨리 내려져서 말이죠, 보고싶었던 영화 개봉하면 아주 잽싸게 보러 가려고 노력중이랍니다. 게다가 춤과 노래가 나오는 영화라면 저는 미치고 팔짝 뛰어요, 정말 ㅠㅠ


휘모리님. 하하. 머큐리님과 함께 페임 보고 감상 써주세요. ㅋㅋ

머큐리 2009-09-25 18:31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은 오이지군하고 봐야해서 제가 거절(?)합니다...ㅋㅋ
아~ 페임 보고싶다...페임

다락방 2009-09-25 23:50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휘모리님을 거절(?)하신다면, 혼자 가서 보는건 어떠신지요? 요즘 극장엔 혼자 영화 보러 오는 사람들 꽤 많은데 말이죠. 저 역시 자주 혼자 가구요!
:)

레와 2009-09-25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내일 조조로 볼려고 마음을 굳게 먹었어요!!!! ㅋㅋ

다락방 2009-09-25 11:28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분명 좋아할거에요. 아, 어릴적에 춤 안배우고 뭐했나 몰라. ㅠㅠ

무스탕 2009-09-25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영화 광고 보고 다락방님을 생각했었지요.
그리고 은근 기다렸더니 역시 40자평이.. ^^

그렇게 좋으셨어요? 이것 또한 궁금해 지네요 :)

다락방 2009-09-25 15:51   좋아요 0 | URL
일단 춤과 영화가 나오면 기본은 먹고 들어가는거죠, 저한테는. ㅎㅎ
아마 춤과 노래에 전혀 소질이 없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해요. 좋았어요, 저는. 그 속의 춤과 노래도 신나고 좋았지만, 그들 모두가 재능이 있는건 아니라고 말해줘서, 어떤 사람들은 꿈을 접기도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하기 때문에 전 참 괜찮게 보았답니다.
:)

Apple 2009-09-26 0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보러갑니다!! 으하하하하하 그냥 신명나게만 해줘도 먹고 들어갈것같아요!

다락방 2009-09-28 09:03   좋아요 0 | URL
Apple님의 별 세개 리뷰 잘 보았어요. Apple님과 저는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는게 참 다른 것 같다고 이번에 새삼 깨달았어요. 세상에, 저는 말이지요, 왜 그 피아노치면서 노래하는 그 꽃미남 있지 않습니까? 그 아이가 너무 좋아요, 너무!! >.<

2009-09-28 1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8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오늘 경향신문에는 미카의 두번째 앨범이 소개 되어 있다. 제목은 [천재 아티스트의 10대 시절 기억과 꿈] 

미카 'The Boy who knew too much' 

2007년 데뷔와 함께 '천재' 소리를 들었던 영국 출신 팝 음악인 미카의 두번째 음반.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시키는 보컬과 재치 넘치는 곡 구성으로 비평적,상업적 성공을 함께 거뒀다. 데뷔 음반의 성공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고급 아파트를 장만했던 미카는 "예술하는 사람이 쾌적한 환경에 익숙해지면 못쓴다"는 어머니의 조언을 따라 런던의 싸구려 호텔로 돌아왔다. 이번 음반은 그 결과물이다. 두려울 것 없이 마냥 밝기만 했던 10대 시절의 꿈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다. 첫 싱글 곡인 'We are golden'에선 '우린 당신들이 생각하는 애들이 아니야. 우린 창창해'라고 외치는 자신만만한 코러스를 들을 수 있다. 화려하고 개성 강한 13곡의 노래가 담겨있다. 유니버설 뮤직.  -경향신문 09월 25일 금요일자 23면 

 

나는 예술하는 사람이 쾌적한 환경에 익숙해지면 못쓴다, 라는 생각에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지만, 자신의 아들이 떵떵거리며 좋은 곳에서 살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조언을 해주는 어머니와,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달콤한 환경을 버리고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아들이라니,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미카의 1집 앨범의 모든 노래들이 좋았지만(그의 앨범을 틀어놓으면 심지어 설거지조차 즐겁게 할수있다니깐!), 그중에 『Happy Ending』은 완소곡이라, 죽기전에 그가 그 노래를 직접 부르는 걸, 그의 라이브 무대를 반드시 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정말. 정말 그 노래 부르는 그를 보고 싶다. 그의 뒤에 서있을 수많은 코러스들도 보고싶다. 으윽. 간절해. 그런데 그의 2집이라니!! 2집이라니!! 

두근두근 질러버리고 싶지만 조금만 참자. 10월1일, 그때 6프로 할인받고 지르자. 조금만 참자. 

 

←요건 2cd 인데 라이브앨범이 한장 껴있다. 이걸로 구매해야 하나..개인적으로 라이브앨범은 안좋아하긴 하는데...흐음....

 

←요건 2cd 아닌 2집 앨범. 위에 앨범과의 가격차이는 몇천원 난다. 

 

  

← 요건 내가 사랑했던 그의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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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9-09-25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오, 저도 미카 완소에요!!! iTunes 에서 찾아봐야겠어용~~

turnleft 2009-09-25 09:44   좋아요 0 | URL
바로 iTunes 에서 찾아보니 있네요. Deluxe Version으로 Digital LP 앨범 가격 $11.99.

중요한건, 여기엔 Live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어요 >.<
Grace Kelly, Love Today, Lollipop 세 곡하고, live 공연의 making film 격인 documentary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군요.

이거 완전 대박입니다~~ 꺄아~~

다락방 2009-09-25 10:13   좋아요 0 | URL
아이구야. 저는 저 위에 라이브앨범 포함 다시 가 보았더니 동영상 CD는 아닌것 같은데. 아아아 저도 동영상 보고싶어요. 동영상 진짜 보고싶어요. 이건 유튜브 찾아봐야겠어요. 흑.

쳇쳇쳇쳇 TurnLeft님 막 혼자 꺄아 거리시고. ㅠㅠ

Arch 2009-09-25 12:03   좋아요 0 | URL
턴 레프트님 완전 좋은가봐요! ^^ 이분이 꺄아~ 하는건 낯설면서 뭐랄까,
좀 웃겨요.

미카는 참 예쁜 가수죠.

다락방 2009-09-25 12:06   좋아요 0 | URL
그치요?
저도 TurnLeft님이 꺄아 하니까 막 기분이 좋아지는 거 있죠. 와, 기쁘시구나 하면서 말예요.

Arch님 하루라도 안보이면 쓸쓸해요. 빼먹지 말고 알라딘 꾸준히 놀러댕겨요. 약속~

Arch 2009-09-25 13:00   좋아요 0 | URL
전 내내 있었답니다. 내부의 프락치는 제 일거수 일투족을 주시하며 언제 알라딘에 접속하고 앉았는지 기록하고 있다는건 거짓말이고, 알겠어요. 다락방님. 더 열심히(여기서 얼마나 더)할게요.

그런데 말이죠. 너무너무 멍청한 전, 미카를 모카로 알고선, 예쁘네 어쩠네 했는데 막 찾아본 미카도 무척 예뻐서 한시름 놨어요.

다락방 2009-09-25 13:39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Arch님. 저는 제가 택연이를 예쁘다고 하는 것처럼(응?) Arch님도 미카를 예뻐라 하는구나, 뭐 그런식의 의미로 받아들였지 뭐에요! ㅎㅎ

그리고 저 엊그제 Arch님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단 말예요 ㅠㅠ

turnleft 2009-09-25 16:28   좋아요 0 | URL
흠.. 제가 얼마나 귀여운지(쿨럭;;) 아직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군요 s(-_-)z

그나저나 미카, 1집에 비해 좀 발랄함이 떨어지는 느낌이.. ㅠ_ㅠ

다락방 2009-09-25 16:4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핫 귀...귀....귀여운 TurnLeft님! ㅋㅋ

아, 그래요? 발랄함이 떨어지나요? 흑. 저도 며칠 참았다가 들어보겠어요. 불끈!

2009-09-25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5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09-25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색하러 갑니다...미카야 기다려라~ 휙~

무해한모리군 2009-09-25 10:04   좋아요 0 | URL
검색하러 갑니다...미카야 기다려라~ 휙~ (2)

다락방 2009-09-25 10:1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휘모리님.

검색은 마치셨나요? ㅎㅎ 전 완전 미카사랑 ♡.♡

무해한모리군 2009-09-25 10:27   좋아요 0 | URL
전 라이브앨범이 딸린 쪽에 좀더 마음이 가는데요.

다락방 2009-09-25 10:28   좋아요 0 | URL
저도 그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어요 ㅎㅎ

레와 2009-09-25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내 보관함에 떡허니 버티고 있는 미카2집!!

다락님이 페이퍼 올릴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다......................................는 건 뻥이고..ㅎㅎ

어제 음반을 대박 또 질러놓은터라 이번달은 참고 다음달 1일을 노려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09-09-25 11:29   좋아요 0 | URL
레와님은 재즈부터 국악까지 도대체 손대지 않는 장르가 뭐요!!
저도 1일을 기다려야겠어요. 후훗.
:)

기억의집 2009-09-25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이 좋아하신다길래 저 지금 다음에서 동영상 보고 왔어요. 그레이스 캘리하고 빅걸아비유티풀(흐흐흐)! 얘 생긴 건 믹재거 닮았는데 보컬은 프레디 머큐리네요. 제가 좋아하는 80년대 음이고...근데 다락방님하고 세대차이 나나봐요^^ 미카 사랑까지는....흑!

다락방 2009-09-25 11:49   좋아요 0 | URL
하하. 기억의집님께서 보신 그 두 노래도 좋지만 저는 해피엔딩을 좋아해요. 아주 그냥 뻥뻥 뚫리는 것이. 미카 사랑은 저만 해도 충분하죠. :)

아이는 이제 괜찮은가요, 기억의집님?

2009-09-26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8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9-09-2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에 미카 앨범 즐겁게 들었다고 혹시 얘기한 적 있나요? 알라딘에서 준 벅스 상품권으로 요새 음악을 듣는데 팝이 듣고 싶은 겁니다. 그래서 제가 다락방님 음반 리뷰를 뒤적였거든요. 그때 미카 앨범 듣고는 너무 좋아서 출퇴근할 때마다 들었거든요. 저도 해피 엔딩 넘흐 좋았어요. 며칠 전에 신보 소식에서 미카 2집 보고는 다락방님이 무척 좋아하겠다 했는데 역시 정답이에요.^^

다락방 2009-09-25 14:0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사랑해요!! ♡.♡

무스탕 2009-09-25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도서쪽 지름신인줄 알았더니 영화랑 음반까지 세력 확장을 하셨군요.
이렇게 뽐뿌질하는 페이퍼라니요!! >_<
게다가 뜯어 말리는 분 한 분도 없이 모두 신나라~ 하며 맞장구들을 쳐주시니..
궁금하시자나욧-!! ^^*

다락방 2009-09-25 15:52   좋아요 0 | URL
워워 무스탕님. 1집 먼저, 무조건 1집 먼저에요. 저도 이 음반은 나왔다는 소식만 알게 된거지 아직 음악을 들은게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1집은 정말 신나요. 설거지 하시면서, 빨래 하시면서 들어보세요. 후훗.
:)

무스탕 2009-09-25 22:5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사랑하신 그의 1집을 검색해보니 품절이네요 @_@
그런데 도대체 뭐이가 실렸기에 19세 이상 구입 상품이레요?
이러니까 더 듣고싶은 마음이 꾸무럭꾸무럭..
울 동네 이마트를 뒤져볼까나~~

다락방 2009-09-25 23:50   좋아요 0 | URL
가사를 못알아 먹겠어서 왜 19금인지 통 모르겠네요. 흐음..
'이러니까 더 듣고 싶은 마음이 꾸무럭 꾸무럭' 문구를 보노라니, 무스탕님의 퍼스나콘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와요. 헤드폰 끼고 있는 고양이 귀여움 작렬 >.<

기므니 2010-05-0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y english name is mika ㅎㅎㅎ

다락방 2010-05-03 16:21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십니까? 전 이번에 6월12일에 미카 콘서트가요. 반갑습니다! :)
 

 김현진의 글이라 기대했는데, 그다지 특별할 건 없었던 책. 아, 난 역시 연애실용서(?)등을 비롯한 자기계발류의 책들을 읽고 좋아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역시,역시 내 취향이 아니다. 자, 어쨌든, 이 책에는 아주 재미있는 부분들이 몇번 나오는데, 이를테면, 나도 흥미를 가지고 있는 WWE 에 관한 이야기.

 

 

어떤 여자나 심장 속에 최고의 로맨틱한 장면을 가지고 있는 법. (중략-영화와 드라마의 예가 나온다)내가 가슴속에 영원히 품을 최고의 로맨틱 신은 오직 더 락만의 영토다. 빈스 맥마흔(현재 WWE 단장이며 트리플H의 장인이다-다락방주)의 [KISS MY ASS CLUB]음모에서 락이 트리시(현재는 은퇴했지만 최고의 여자레슬러였다-역시 다락방주)를 구출한 다음, 트리시가 고맙다는 말을 하기 위해 락의 라커로 찾아간다.  어물어물하다가 트리시가 락의 뺨에 키스를 하자, 락은 무서운 얼굴을 하고 "이게 뭐하는 거냐"고 묻는다. 트리시가 "당신에게 'Thank You'라고 말하는 거에요."하고 대답하자 락은 특유의 한쪽 눈썹을 찡그리는 표정으로 "그렇다면 락에게도 락의 방식으로 'You are welcome'이라고 말할 기회를 줘" 하고는 트리시에게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pp.142-143)


락과 트리시를 모두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장면이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일. 그래서 찾아봤다.


 

아 좋으네 ㅎㅎ (그런데 뭐 그다지 뜨거운 키스는 아닌 듯 ㅋ)

 

그건 그렇고, 김현진은 '얼마 안 되는 자신의 인세, 원고료의 일부를 기륭전자 비정규직 분회에 기부한다.' 고 하는데, 그래도 혹시 이 책 읽고 싶으나 구매하기를 망설이는 분이 계시다면 댓글 남겨 주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제가 읽던 책으로 보내드릴게요. 

 

  

아! 그리고 저를 어쩌면 좋아요???

http://blog.aladin.co.kr/eventWinner/3112793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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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티아 2009-09-26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축하드려요.
저 감기몸살로... 거의 누워있었어요 ~ 이 글을 이제야 보네요^^

다락방 2009-09-28 09:00   좋아요 0 | URL
아, 이제는 컴터 앞에 앉을만큼 괜찮아 지신건가요, 헤스티아님? 추석 연휴때도 푹 쉬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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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를 읽기 시작했다. 아니나다를까, 나는 불끈 주먹을 쥐기도 하고 낄낄대고 웃기도 하고 책으로 입을 가리기도 한다. 급기야 '아오마메'를 사랑하기에 이르렀다. 

아오마메만큼 고환을 걷어차는 기술에 숙달된 사람은 아마 손꼽을 정도일 것이다. 발차기 패턴에 대해서도 매일 연마를 거듭하고 실전 연습을 빠뜨리지 않았다. 고환을 걷어찰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망설임을 배제하는 것이다. 상대의 가장 허술한 부분을 무자비하게, 전격적으로, 치열하게 공격한다. 히틀러가 네더란드와 벨기에의 중립국 선언을 무시하고 유린해버리는 것으로 마지노선의 약점을 찔러 간단히 프랑스를 함락시킨 것과 같이. 잠시도 망설여서는 안 된다. 단 한순간의 망설임이 치명적인 것이 된다.  (p.276)

그러나 아오마메는 고환을 걷어차이는 아픔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해 어떤 남자에게 그 아픔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한다. 

"그건 이제 곧 세계가 끝나버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아픔이야. 그거 말고는 제대로 비유할 말도 없어. 보통 아픔과는 전혀 달라."(p.277) 

아모마메는 스포츠 클럽에서 여성들에게 호신술을 가르친다. 당연히 고환 걷어차기 연습도 시킨다. 인형을 가져다 놓고 확실하게! 그러나 매니저에게 '그 걷어차기 수업'은 그만두라는 말을 듣는다. 많은 남성회원들에게 불안과 분노와 불쾌감을 준다는 이유로. 

남성회원에게 불안이나 분노나 불쾌감을 주는 것에 대해 아오마메는 털끝만큼도 켕기는 게 없었다. 우격다짐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고통에 비하면 그런 불쾌감 따위는 별것도 아니지 않은가.(p.280) 

아, 정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싶었으나 책을 들고 있는 바람에 주먹을 불끈 쥐지는 못하고 그저 윽, 했다. 그치, 맞아맞아, 아오마메 아주 잘 하고 있는거야. 옆에 있었다면 힘껏 응원해 주고 싶었다. 그녀가 온라인으로 이런 상황을 알렸다면 후원금이라도 보내주고 싶어진다. 출근길의 지하철 안, 이 부분을 읽다가 나는 웃었다. 어쩐지 신나고 통쾌해서. 다 죽여버리겠다!! 

혹시라도 나를 공격하는 무모한 놈이 있다면, 그때는 세계의 종말을 생생하게 보여주리라고 그녀는 마음먹었다. 왕국의 도래를 똑똑히 직시하게 해주리라. 한 방에 저 남반구로 날려보내 캥거루랑 왈라비와 함께 죽음의 재를 듬뿍 뒤집어쓰게 해줄 것이다.(p.281)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나는 거침없이 아오마메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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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닮고싶은 눈동자
    from 마지막 키스 2015-12-01 09:34 
    어제는 e와 소주를 마셨다. 육전과 부대찌개를 안주삼아 소주를 홀짝홀짝이다가, 그렇게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가, e 는 아오마메를 얘기했다. 고환 걷어차기를. 아! 아오마메, 고환 걷어차기!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급반가워하며 맞아,맞아, 그랬지! 대화를 이어갔고, e 는 갑자기 좋다고 했다. 자기 주변에는 책 읽는 사람이 없어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없는데 너한테는 망설임 없이 해도 된다, 고 하면서. 그치, 좋지? 하며 얘기하다가 갑자기 일큐팔사를 다
 
 
turnleft 2009-09-18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착하게 살면 종말은 굳이 안 보게 해주시는거.. 맞죠?;;

다락방 2009-09-18 09:52   좋아요 0 | URL
그럼요! 착한 남자에게 종말은 오지 않아요. :)

무스탕 2009-09-18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제목이 다르게 해석이 됐어요.
1Q84 = 한 킥에 팔자 사납게 바뀔수 있다.
오.. 급 땡기기 시작..

=3=3=3

다락방 2009-09-18 09:54   좋아요 0 | URL
오옷, 무스탕님. 정성이의 센스는 무스탕님에게서 받은 것이로군요!!

'조지 오웰'의 『1984』를 의식하지 않고 읽다가 불현듯 확- 생각나게 하는 부분이 분명 이 책속에 있어요. 내가 1984를 읽어서 다행이구나, 싶었답니다. 흐흣.

2009-09-18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8 09: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9-1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 저는 오늘와요~
온다고 문자왔어요~

다락방 2009-09-18 09:55   좋아요 0 | URL
우리를 공격하는 무모한 놈들에게 우리, 세계의 종말을 생생하게 보여주자구요!!

무해한모리군 2009-09-18 10:27   좋아요 0 | URL
전 자전거 타고 도망가는 놈들에게 돌을 던져서 맞춰본적이 있어요 힛~

머큐리 2009-09-18 11:57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이미지랑 잘 어울린다...돌 던지는 여자...ㅋㅋ 아~ 오이지가 착해야 할텐데..

다락방 2009-09-18 12:56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자전거 타고 도망가는 놈들에게 돌 던진 휘모리님, 정말 사랑해요. 온 마음을 다해서요-


머큐리님/ 오이지군은 착할거에요. 휘모리님의 선택은 믿을 수 있잖아요. :)

마늘빵 2009-09-18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아직인데... 읽을 책이 너무 많아요.

다락방 2009-09-18 09:56   좋아요 0 | URL
아, 아프락사스님. 저도 완전 책 작렬. 책의 압박. 무얼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가 이 책을 집어든거랍니다. 전 내년 연말까지 책 안사도 되요, 정말. 흑 ㅜㅡ

레와 2009-09-1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지오웰의 [1984]를 먼저 읽고 하루키의 [1Q84]를 읽고 싶은데,
도무지 그럴수가 없어요. 다락방님 페이퍼를 보고 나니 더더욱!!

밑줄 그은 부분이 어쩜 이리도 마음에 쏙쏙 드는지, 미치게 좋군요!ㅎ

다락방 2009-09-18 12:57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저는 『1Q84』가 나오기도 전에 『1984』를 읽었다는 사실이 미치게 흡족해요. ㅎㅎ


좋죠, 좋죠? 미치게 좋죠? 씨익 :)

머큐리 2009-09-1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는 일부러 멀리하는 작가에요...글도 넘 많고...그래도 언젠가는 읽게 될 것 같다는거...
당분간 쌓여있는 책들이 좀 정리되면... 아마도 읽게 되겠죠...
그런데 이런 페이퍼...일정을 당겨야 하는 압박감을 주잖아욧

다락방 2009-09-18 13:01   좋아요 0 | URL
저는 하루키 엄청 좋아해요. 그리고 압박감 가지지 마세요, 머큐리님. 압박감은 싫어요. 흑 ㅜㅡ
머큐리님이 하루키를 만나고 나면 어떠실지 궁금해요. 과연 좋아하시게 될까요? 아, 궁금하다.(이건 어쩐지 더 심한 압박감을 줄 것 같은 ㅎㅎ)

보석 2009-09-18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할 것 같습니다.ㅎㅎ 책에 대해 관심이 생기는데요.

다락방 2009-09-18 13:01   좋아요 0 | URL
저 막 지하철에서 연필 꺼내가지고 줄 박박 긋고 포스트잇 붙이고 그랬어요. ㅎㅎ

... 2009-09-1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으로 후원금 보내며, "다 죽여버리겠다"를 외치는 다락방님, 얼굴을 바꾸셨네요.^^*

다락방 2009-09-18 14:45   좋아요 0 | URL
네. 요즘 기분이 꿀꿀하고 해서 좀 바꿔봤어요. 헤헷 :)

2009-09-18 15: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8 15: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8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18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람혼 2009-09-19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난 주에 다 읽었답니다.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군요. 덕분에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도 부쩍 많이 듣게 된 지난 주였습니다. 아오마메(靑豆)의 어법을 차용하자면, 저는 어쩌면 '200Q'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 너머로 세 개의 달이 보이는군요... 저로서는 '처음 읽어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었는데, 다락방님의 포스팅에 반가운 마음으로 댓글을 답니다.^^

다락방 2009-09-20 14:03   좋아요 0 | URL
아, 람혼님. 다 읽으셨군요! 너무나 흥미진진했다면, 앞으로 람혼님은 무라카미 하루키를 더 만나볼 생각이 있으시겠어요. 저 역시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여전히 바쁜중에 짬을 내어 들르셨나봐요, 람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