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너무 피곤하다.
어제 인천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열두시가 넘어 있었다. 아아 그 시간에 지하철이 다녀서 정말 너무나 다행. 집에 올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 하여간 그 시간에 집에 와서 짐 풀고 씻고 자다보니 몇 시간 자지도 못하고 출근을 하고야 말았어.
그렇다. 주말에 호치민에 다녀왔다.
이번에는 나와 여동생, 남동생 이렇게 딱 삼남매만 다녀왔다.
아아 얼마나 간절히 바랐던 여행인가. 여동생도 결혼하고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좀처럼 아이들을 두고 여행을 하기 힘들었고 남동생 역시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지금까지 육아에 힘을 쓰며 역시나 혼자 어딘가를 다녀오기 어려웠던 터. 이번에 어렵게 기회를 만들어 짧게 2박3일로 호치민에 다녀올 수 있었다. 가기전부터 동생들도 그렇지만 나 역시 너무나 설레고 기대가 컸다. 생각한 대로 너무나 편하고 행복했다. 함께 걷는 것도 좋았고 함께 먹고 마시는 것도 좋았다. 첫날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하고 바로 점식 시사를 하러 나와 함께 분짜를 먹고 열심히 걷고나서는 갑자기 한식에 소주를 먹자고 단결하여 호치민에서 갈비살, 김치찌개에 소주 먹기.. ㅋㅋ 그리고 편의점에 들러 실컷 장봐가지고 숙소로 돌아와 술상을 차렸다. 다들 샤워한 후에 둘러앉아 우리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옛날 노래들을 틀어놓고 먹고 마시는데 진짜 극강의 행복이 ㅠㅠ 나는 계속해서 흑 너무 좋아 너무 좋아 했다. 동생들하고 오니까 너무 좋다!! 최고다!!
다음날은 삼남매가 달리기를 하기로 했고 다들 달리기 옷이며 신발 다 챙겨왔는데, 남동생은 좀 더 쉬고 싶다고 해 여동생과 둘이서 호텔 밖으로 나 강을 옆에 두고 달렸다. ㅋ ㅑ ~
ㅋㅋ 위의 그림자 내 그림자인데 뛰면서 찍어가지고 그림자가 엉거주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하하하
호치민에서 상큼하게 5km 달려주기!!
그리고 숙소 와서 씻고 호텔 조식 먹고 또 나가서 엄청 걷기 ㅋㅋ 남동생은 하도 걸어서 안뛰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ㅋㅋㅋ 하여간 나는 뛰었네 ㅋㅋㅋㅋㅋ 좋은 시간이었다. 실컷 먹고 마신 것도 너무 좋았고 뛰어서 너무 좋았고 날이 따뜻해서 너무 좋았다.
안그래도 27일이 임시공휴일이라길래 갑자기 코타키나발루 가서 뛰고 올까..하는 생각 했지만, 이번 호치민 다녀오고 여행경비 정산하고나니, 내가 이렇게 다니다가 통장이 완전 비어버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번 여행으로 통장이 비어버려서 코타키나발루 갈 돈이 없어.. ㅠㅠ 날 따뜻한 데 가서 뛰고 싶은데.. ㅠㅠ
어쩌죠. 그래서 지금 생각중이다.
국내로 가자, 국내로. 국내 어디가 그나마 따뜻하려나. 그리고 돈 별로 안드는 곳.. 이 어디려나.
대전은 어떨까요. 대전.. 날씨 어떤가. 거기 호텔 잡고 뛰고 올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동생은 그곳에서도 유튭으로 계속 한국의 상황을 체크했다. 남동생은 폰에서 네이버 앱도 지워버렸다. 자꾸 보고 스트레스 받는게 너무 싫어서 그거 안할라고 네이버 삭제했는데 그러니까 걍 인터넷으로 들어가서 찾아보고 있더라며..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미치려고 했음. 아 진짜 전국민 스트레스다. 남동생은 "(한국 가는) 비행기 에서 딱 내렸는데 체포했다는 뉴스를 보게 됐으면 좋겠다" 고 했다.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ㅠㅠ
아무튼 좋은 여행이었다. 아주 행복함이 물씬물씬했어. 최고였다.
내 동생들 너무 좋아 ㅠㅠ
책을 샀다.
[베를린에는 육개장이 없어서]는 신간에서 보고도 딱히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최근에 달자 님의 서재에서 보고 오호라~ 하고 질러버렸다.
[기억의 몫]은 아예 존재를 모르던 책이었는데 드물게 나타나시는 syo 님의 리뷰를 보고 질렀다.
[군주론]은 얼마전에 남동생이 누나도 군주론 읽어봤냐, 물어서 그렇다고 하니 자기도 한 번 볼까 싶다길래, 후다닥 내가 샀다. 다시 읽어보려고. 남동생이 안그래도 "그런데 누나 취향 아니지 않냐?" 물었고 나는 "응 읽으면서 이런다고?? 했었어." 했다. 내가 읽은게 한 십오년 전이었나, 하여간 다시 한 번 읽어보도록 하겠다.
[점성술 살인사건]도 나왔을 때 바로 읽었던 책인데 사실 그 당시에 그렇게 인상 깊게 읽진 않았더랬다. 어렴풋하게 이런 사건이었지, 기억이 나는 정도. 그런데 얼마 전에 읽었던 일본 추리소설 [유리탑의 살인]에서 이 책을 되게 극찬하는거다. 흐음, 이게 그렇게 대단한 책이었나? 싶어서 다시 한 번 읽어보자 하고 다시 샀다. 다시 사는만큼 살짝 돈 아까워서 ㅋㅋ 중고로 샀다. ㅋㅋㅋㅋㅋ 나름 계획적이지 않나요?
[덧업는 양들의 축연]도 어딘가에서 칭찬하는 거 보고 산 것 같은데 같은 책에서였나? 그건 기억이 안난다.
아.. 너무나 피곤하다. 너무 피곤해..
아직 이번달 여성주의 책을 시작도 못했다. 큰일이네.
듀오링고는 외국어를 학습하노라면 그 외국어에 대해 점수를 매겨준다. 그게 점수라기 보다 음 뭐랄까 grade? 등급 같은 거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내 영어 점수는 24 점인데 듀오링고가 내게 말하기를, 이 점수면 마음 먹으면 천천히 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해주더라. 그런데 나보다 며칠 먼저 학습을 시작한 친구는 영어 점수가 64점인게 아닌가! 오오.. 64점이면 도대체 어떤 경지인걸까? 그리고 얼마전에 시작한 친구도 60점 인거다. 아니, 대체 나는 무슨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며 왜 진도가 이모양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다들 너무 열심히 하시는데 나만 아닌가봐요..
이번에 호치민 가기 전에 또 듀오링고 베트남어 속성 처음부터 시작했다.
지난달 하노이에서 아주 기초적인 내 베트남어가 통하지 않았던 관계로 ㅋㅋ(상대가 못 알아들음) 이번에 처음부터 다시 한건데, 이번에는 가서
브이 롱 초 못 데 까페 쓰어다... 해줬다. ㅋㅋㅋㅋ 브이 롱 초, 씬 로이, 토이 모운.. 같은거 좀 써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베트남어 넘나 어려운 것 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하다 보니까 아메리카노 주문하는데 이게 베트남어로 차가운 거면 뒤에 '다da' 를 붙여줘야 한단 말이야? 그런데 주문하다 보니 브이 롱 초 못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런 혼란의 대구렁텅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아주아주 기본적인 단어를 아니까 좋았다. 둘째날 밤 펍에서 술 마시는데 이거 재료 뭔지 궁금하다고 직원에게 물었는데 직원의 영어도 짧아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거다. 옆에서 여동생이 밀크? 밀크? 이렇게 되물었는데 직원도 밀크라고 하는 것 같은데 맞는겨 아닌겨, 그자리에서 내가
쓰어sua?
라고 물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ㅋㅋㅋㅋㅋㅋㅋsua 는 우유거든, 이라고 동생들 앞에서 어깨 힘 뽝 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쉬바 나 너무나 대천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학연수 가야지, 꼭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베트남 다녀오면서, 그걸 뭐하러 가나, 듀오링고만 하면 되는데.. 싶어졌다. 이 정도 대화만 되면 됐지, 어학연수는 뭐하러 돈 들여서 가나. 가지 말아야겠네? 막 이렇게 됐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피곤해서 비타민 씨 하나 먹었다.
책 사야겠는데 책장도 사야겠다.
어제 비행기 안에서 <공산당 선언>을 다 읽었다.
이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읽다보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영어랑 같이 적혀있는데 이 영어가 이런다고? 뭔가 좀 축약한 거 같아서 다른 책으로 다시 사서 읽어보려고 생각중이다.
어떤걸로 사야할까? 일단 원숭이 공산당은 무조건 살까?
오늘 점심은 뭘 먹을까?
아, 방금 태그에 #월요일책탑 썼는데 오늘 화요일이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