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시작 오늘의 젊은 작가 6
서유미 지음 / 민음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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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아가거나 가던 길을 계속가거나 더 좋은 길을 향하고자 할 때 그 모든 걸 멈추는 것은,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우리가 두려워하던 것보다 더 잘해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두려움에 밀려 주춤거려, 고작 이만큼밖에 못온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며 사는 것만이 건강한 거라고 생각했지만 석현을 만난 뒤로는 달라졌다. 꿈을 꾸듯 살면 어떤가, 현실을 망각하고 가장 아름다웠던 때의 심정에 취해 살면 어떤가. 어떻게 살든 사랑 없이, 사랑하지 않고 사는 것보다는 나았다. 사랑한다는 건 뜨겁게 살아 있고 싶다는 것, 상대를 향해 타오르고 싶다는 뜻이다. 석현은 닫아 잠근 문 안에 웅크리고 있던 여진을 흔들어 깨운 셈이다. (p.141-142)





소정은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갔다. 열쇠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다리의 힘이 스르르 풀렸다. 사랑이 자신을 구원하고 이 시궁창에서 건져 내 줄 거라 생각한 건 아니지만 결혼에 얼마쯤 기대고 있던 건 사실이었다. 사랑에 매달리고 의지하는 자신을 진수가 부담스러워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짐작 속에서도 마음을 쏟고 자신을 잡아 줄 무언가가, 삶의 확실한 기반이, 결혼이라는 동아줄이 필요했다. 칼에 베인 것처럼 쓰라린 건 배신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자책감과 열패감이 그녀를 두루 할퀴었다.
진수에게서는 밤이 깊도록 연락이 없었다. (p.137)

어떤 사랑은 쉽게 변질되고 어떤 사랑은 쉽게 바닥을 드러내고 어떤 사랑은 흐지부지 막을 내린다. 그래도 그 모든 걸 사랑이라고 불러야겠지.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겠지. 소정은 자신에게서 떠나간 것이, 자신이 잃은 것이 사랑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p.137)

그 만남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여자가 눈에 들어와서 마음이 바뀐 건지, 소정에게 어떤 불만이 생겨서 틈이 벌어졌고 거기에 새로운 감정이 자리 잡은 건지는 알 수 없었다. 다행히 눈물이 나오지 않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고 걷기가 수월했다. 그건 정말 다행이었다. (p.137)

진수의 문자메시지는 일요일 자정쯤에 도착했다. 만나서 얘기하자는 것도 아니고 전화나 메일도 아닌 몇 줄의 문자메시지는 미안하다로 시작해서 미안하다로 끝을 맺었다. 그렇게 헤어진 뒤 며칠 동안 소정은 어딘가 고장 난 사람처럼 멍하게, 그러나 마구 헝크러져서 지냈다. 사랑을 잃었다는 상실감은 소정을 텅 비게 만들었고 진수가 자신을 속였다는 배신감은 내부의 회로를 뒤죽박죽 꼬아 놓았다. 상실감과 배신감은 동전의 양면 같아서 분리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그 두 개의 감정 중에 자신을 더 괴롭히는 게 뭘까 집요하게 생각해봤다. 처음에는 배신감 때문에 생긴 구멍이 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두 사람을 묶어 주던 믿음과 사랑이라는 유대관계가 깨졌다는 게 더 마음을 괴롭혔다. (p.139)

그날부터 석현은 미용실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어떤 연락이나 변명도 없었다.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으면서도 일주일 동안 여진은 미용실 안에서 새벽까지 노크 소리를,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석현의 모습을 기다렸다. 바늘에 찔리거나 살짝 베인 것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연의 상처에선 피가 계속 흘러나왔다. 손님의 머리를 말리다가, 고객 카드에 도장을 찍고 나서, 소파에 앉아 쉬며 커피를 한잔 마시다가 여진은 피투성이가 된 손을 내려다봤다. 석현과 비슷한 뒷모습을 보거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환부는 와락 벌어졌다.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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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마간 나는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 집에서 혼자 홀짝 홀짝 술을 마셨다. 때로는 와인이었고 때로는 소주였다. 그게 뭐든 일단 까면 한 병을 다 마셨다. 안주는 뼈해장국일 때도 있었고 방울 토마토일 때도 있었다. 아, 어제는 피자였구나. 친구들이 만나자고 해도 다 거절하고 그저 퇴근후 집에 가서 초라한 술상을 봐서는 홀짝홀짝 했다. 어느날의 안주는 너무 빈약했는지 다음날 아침에 속이 너무 쓰렸다. 평소에 숙취가 없던 나로서는 아아, 이건 뭔일이야 싶어서, 이러다가 술 못마시겠네, 걱정스런 마음에 당장 컨디션 한 박스를 주문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속쓰리지 않게 컨디션 마시자, 하고. 술을 그만 마실 생각을 하진 않았었다. 그렇게 얼마간을 지낸걸까, 남동생으로부터 알콜중독자 되겠다는 걱정하는 소리를 듣고, 또 이미 엉망이 된 얼굴을 보고, 이 짓을 그만둬야겠구나, 생각했다.


라지만 그만두지 못했다. 술은 사랑이잖아요... 다 떠나가도 술은 남잖아요....


어쨌든, 

그 시간동안, 내가 술 마시는 동안,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내 곁에는 나와 함께 술마셔주는 일일드라마가 있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나는 그 존재도 알지 못했던 일일드라마를 틀어두고, 그 앞에서 술을 마셨다. 평소에 텔레비젼을 보지 않고, 그래서 어느 연예인이 인기인지, 왜 인기인지 같은 걸 전혀 알지 못했던 나였지만, 어쨌든 최근에는 그렇게 집에 돌아가서 씻고, 술상을 보고, 일일드라마 앞에 앉았던 거다. 그래서 <우리집 꿀단지>라는 드라마의 고정 시청자가 되었다. 미리 말해두는데, 그 드라마는 엉망진창이다. 어쩌면 엉망진창이라서 뼈해장국과 소주를 앞에 두고 보기에 적절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적절한 게 무슨 상관이야. 뭐, 뭐라도 좋았다. 뭐가 하든 해라. 앞에서 떠들어라, 이런 심정이었으니까.






어쨌든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주인공 '봄'이는 전통주 회사에 다니는 절대미각의 소유자이다. 나이도 어린데 술에 대한 미각이 장난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술을 잘도 연구해낸다. 그녀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마루'와 결혼을 약속했다. 둘다 여차저차한 불행한 어린 시절을 겪었지만 어쨌든 현재 봄이는 이 전통주 회사 사장의 딸이고 마루는 가장 큰 주주의 아들이다. 이 둘은 젊은데 일에서도 어마어마한 능력을 발휘한다. 술을 연구하든 영업을 하든 완전 짱이다. 게다가 착실한 마음 씀씀이며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도 진국이다. 뭐 하나 모자란 게 없는 젊은이들인 것이다. 이 회사에서 봄이 엄마가 누명을 쓰고 쫓겨나게 되고 다른 사장이 취임하는데, 그러면서 어마어마한 인재를 미국으로부터 스카웃 해오게 된다. 그 인재는 '제니'라는 이름의 마루 '전여친'이다. 아하하하하. 말도 안되는 드라마가 더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이제부터 뿌려대는데, 이 '제니'는 스카웃 제의를 그냥 수락한 게 아니다. 다 전남친 마루를 다시 찾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그녀는 이 회사에 오자마자 봄이를 마루로부터 떼어놓기 위해 수를 쓴다. 업무상 봄이가 위기에 처했다며 마루를 자기가 머무는 호텔로 불러서는 그 자리에 봄이를 불러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하는데, 이로 인해 봄이와 마루는 오해가 생겼지만 어쨌든 지금은 푼 상태다. 그런데 어제는 마루가 봄이에게 주기 위해 보석가게에서 귀걸이 산 걸 몰래 보고는, 제니가 바로 들어가 '방금 저 남자가 사간 거랑 똑같은 거 주세요' 해서는, 봄이 앞에서 똑같은 귀걸이를 한다. '마루는 나한테 줬던 거 다른 사람한테도 주네' 이딴 소리 해가면서.... 이게 어제 본 장면인데, 내가 보는 걸 옆에서 보던 남동생은 


누나 이런 거 보냐...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너무 말이 안되는 거라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거기서 끝이 아닌게, 마루가 봄이한테 오늘 할 얘기 있으니까 꼭 나와줘, 하고는 초대장을 줬는데, 이 제니라는 여자가 봄이 책상에서 그 초대장을 보고 봄이의 핸드폰도 보더니, 초대장에 쓰여져있던 장소인 까페로 자기가 가는 것이다. 마루는 거기에서 봄이에게 프로포즈를 할 작정이었고, 그 이벤트 준비로 바빴다. 촛불 여러개에 불을 붙이고 풍선을 불어놓고 하면서. 아마도 그 까페를 빌린 모양인데, 어쨌든 그 프로포즈 자리에 양가 식구들을 다 불렀었다. 이 자리에 제니가 먼저 나타나서는 '나 이제 미국으로 돌아갈게, 그래도 우리는 친구지' 하면서는 마루를 끌어 안는 거다. 그리고 그 때 봄이를 비롯한 식구들 등장하여 이 포옹장면을 보게 되고.......



남동생은 빡치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이게 뭐냐 진짜 허접하다 이러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 그러지마, 내 술친구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여자주인공이 가수라고 했다. 아 그래? 누구? 물었더니, 아 누구지 뭐지, 하면서 '너는 내 별빛' 하는 애들 있잖아, 그러길래 검색해보니 '시크릿'의 멤버였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오, 여주가 가수였구나, 남주도 가수야? 물었더니 그건 모르겠단다. 어쨌든 그런 드라마를 나는 몇 주간 봐왔던 것이다. 봄이랑 마루 화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니에 대해 생각했다.
헤어졌던 남자를 다시 차지하기 위해 그가 있던 곳으로 왔던 여자를. 그런데 이미 그에게는 여자가 있다. 자신은 그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 왔기 때문에, 그 남자 옆에 있는 여자를 '치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꾸 계속되는 오해를 만든다. 이 드라마의 가장 말이 안되는 점 한가지는, 이런 억지 생각을 하는, 말도 안되는 유아적 발상을 하는 여자가, 외국으로부터 스카웃해와야할 어마어마한 인재이며 팀장이라는 것이다. 다들 나보다 십 년이상 어려보이는 애긔애긔 한 사람들인데, 도대체 어디서 뭘 어떻게 공부하면 저 나이에 팀장이 되고 유능한 한 축이 되고 그러냐...뭐, 능력 차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치자. 어쨌든, 그래서 제니는, 그런 오해에 오해를 만들어 마루와 봄이 사이를 떼어놓으면,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야광토끼'의 노래 <can't stop thinking about you> 가사에 보면, 


만약에 내가 너를 그녀보다 먼저 알았더라면
그래도 넌 그녀를 택했겠지 난 그냥 아닌거지


라는 부분이 있다. 크- 절절하다. 그렇지만 저게 사실인 것이다. 극중에서 봄이는 제니에게 '나랑 마루가 헤어져도 마루가 너한테는 안가'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사실인 것이다. 그가 나에게 '아니'라고 말했을 때는, 내가 '아니'기 때문인 것이지, '다른 사람 때문에'가 아닌 것이다. 


















영화 [세렌디피티]에서 남자는 결혼을 사흘 앞두고, 7년전에 잠깐 만났던 여자를 꼭 한 번만이라도 만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녀가 갔던 백화점에 가고, 그녀가 장갑을 샀던 매장에 가 어쨌든 그녀가 살던 집을 알게 된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그녀가 사는 곳으로 갔다가 허무한 장면을 맞닥뜨리는데, 결국 기운이 빠져서는 잔디에 누워, 자신과 함께 고생하고 비행기를 타준 친구에게 묻는다. 


내가 왜 이러는걸까?



그러자 친구가 대답한다.



넌 결혼하기 싫은 거야.



남자는 결혼을 약속했지만,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7년전의 그녀를 잊을 수가 없었다. 꼭 한 번은 다시 만나야 했다. 결혼이 다가올수록 그런 마음이 더 강해졌다. 그렇다면, 그는, 왜 그랬을까? 왜 그녀 생각이 간절했을까? 그는 물론 결혼을 약속한 여자를 나름대로 사랑했겠지만, 충족되지 않았던 거라고 본다. 집중하고 충족할만한 상대는 아니었던 거라고. 어딘가 공허하고 비었던 거라고. 꽉 채워주지 못했던 거라고. 그래서 자기의 결혼이 정말 해도 되는건지, 확신을 갖고 싶었던 걸거다. 그건 결혼을 약속한 여자의 잘못은 아니다. 그저 그런 거다. 여자도 마찬가지. 남자친구한테 프로포즈를 받았고 예스라고 말했지만, 7년전의 그 남자를 꼭 만나고 싶었다. 여자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반드시 그래야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처음 만났던 장소를, 상대가 있다고 생각되는 장소를 무작정 찾아가게 되는 것이다. 여자 역시 그게 필요했다. 그를 꼭 한 번 다시 만나는 게. 이 또한 약혼한 남자의 잘못은 아니다. 남자와 여자의 상대 모두, 다른 사람들에겐 꽉 차는, 완벽하게 충족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문제는, 각자의 약혼자가 자신과 결혼할 상대를 충족된 상대로 여겼다면, 그때 벌어진다. 나는 너로 인해 충만했고 충족했고 꽉 찼어, 그런데 너는 내게 결혼을 취소하자 말해, 라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한 쪽은 충족되고 한 쪽은 충족되지 않는 일이?



남자와 여자는 서로 만났다. 우연이 반복되고 어쩌면 운명이었을지 모를 그들은, 서로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상대를 찾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까지 더해져서, 결국은 서로를 만났다. 그들은 자신들의 만남을 기념하여 기념일을 되새기고 축복한다. 그들은 이제 더이상 다른 사람을 찾지 않도록 서로를 완벽하게 충족시켜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은 상대들은, 이제 어떻게 될까? 어쩌면 '잘됐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쩌면 '그래 우리에겐 이 헤어짐이 나았을 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또 어쩌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서 이런 일이 생긴걸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또 어쩌면 '나에게 그(녀)는 더할나위 없이 충만한 상대였는데 이제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없으니 내 삶도 여기서 그만 정리해야겠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는 내게 속한 남자가 아니라 그녀에게 속한 남자였다. 죽자, 나는 생각했다. 죽자. 내게 닥친 고통에 맞서 죽음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p.105) 












다시 <우리집 꿀단지>로 돌아가서, 제니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다. 내가 혼자 마시는 술을 끊는다면 아마 제니를 다시 볼 일도 없을 것이고,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볼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영화였다면, '모니카 마론'이 [슬픈 짐승]에서 그랬듯, 죽자, 내게 속한 남자가 아니라 그녀에게 속한 남자이니 죽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녀가 그렇게 애를 써서 봄이와 마루 사이를 떼어놓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떨어뜨려놔서 자기한테 설사 온다해도, 그 이후의 삶이 행복할 것 같지가 않아서다. 그리고 그렇게 좋지 않은 일에 자기의 에너지를 쏟지 않기를 바란다. 일에서도 어마어마한 능력을 가진 그녀인데, 거기에서 받은 긍정적 기운을 다른 연인의 불행에 다 쏟으려고 한단 말인가. 그녀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한편 묻고 싶어진다. 그렇게 해야만, 그래야만 당신이 후회가 없겠냐고, 그게 지금 당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최선의 일이냐고. 만약 그녀가 '그렇다'라고 답한다면, 나로서도 어쩔 수가 없다. 그녀가 가진 모든 에너지를 다른 사람의 불행에 쏟아 붓는다해도, 그저 바라볼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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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3-29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자 술마시는거 이거 중독의 전조증상입죠...사실 뭐 중독 아닌게 있습니까만은....다들 밥중독, 일중독이고, 잠중독이고 독서중독이고 그렇지요...뭐

혼자 술 마시는 거 나름 의미(무슨 의미? 하여튼)도, 재미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소생이 뭐 주당도 주류도 아닙니다만은...제가 소싯적에 취업 준비할 때... 해 떨어지고 밤 깊을 때까지 도서관에 앉아 뭉게고 있다가 마지막 버스 타러 가기 전에 정류장 근처 포장마차에 서서 혼자 마시던 잔 소주 생각이 납니다. 잔 소주 2~3잔에 닭꼬치 1~2개, 아니면... 오뎅...과 국물....그 잠시잠깐의 순간이 하루 중 가장 마음 편안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 소주 두어 잔에 취해 졸다가 꿈결에 누가 `학생~` `학생~` `학생~`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 보면.... 버스종점...ㅜㅜ

그나저나 `평소 숙취가 없`다니 놀랍습니다. 타고나신 듯. 주당계의 금수저 ^^

다락방 2016-03-29 11:47   좋아요 2 | URL
주당계의 금수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요.
붉은돼지님 댓글 읽고나니까 해봐야지 생각했는데 못해본 게 딱 떠올랐어요. 강변역 포장마차에서 혼자 우동에 소주마시기요. 이거 계속 해봐야지 했는데 못해봤네. 생각난김에 이번주에 해봐야겠어요. 그러면 뭔가 다 하는 것 같은 완성된 느낌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평냉, 수육에 소주까지는 혼자 해봤거든요. 포장마차를 아직 혼자 안해봤네. 아, 도전할 것이 있다니, 신나는 세상입니다! ㅎㅎㅎ 지금 읽는 책에서 `홀로서기`에 대한 게 언급되는데, 완벽 홀로서기를 위해 포장마차 혼자 술마시기에 도전하겠어요!! >.<

2016-03-29 2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유월 2016-03-30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드에 영화가 많은데도, 술을 마시려고 보면 너무 서정적인것, 진지한 것, 줄거리가 복잡한 것 다 제치다보니 볼게 없죠. 얼마전엔 비포선라이즈를 틀었는데, 점점 취하면서 대사를 따라갈수없어서 포기... 일일드라마 한 번 시도해봐야겠네요.

다락방 2016-03-30 11:14   좋아요 1 | URL
네, 좋은 영화 같은 건 특히 술 마시면서 보기에 무리가 있고요. 개그프로그램 다시보기로 볼랬더니 여성비하, 외모비하가 너무 심해서 보다가 화가 나더라고요. 저는 주로 일일드라마를 비롯해서 <나는 자연인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다시 보곤 해요. 나는 자연인이다와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술마시면서 보기에 좋아요!

2016-03-30 09: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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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김형민 PD의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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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기 2016-03-31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라가 남편 하버의 심장에 방아쇠를 당겼다면?
 
시사IN 제445호 2016.03.26
시사IN 편집부 엮음 / 참언론(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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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호 시사인에 실린 '임재성(평화 연구자)'의 글 중 일부를 옮겨온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의 감정을 조사한 한 연구에서, 그 어떤 아이도 체벌 이후 '반성'이나 '미안함'을 느꼈다고 응답하지 않았다. 체벌을 당한 아이들이 품었던 감정은 당연하게도 무서움·화남·끔찍함·창피함·외로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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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가 다르다는 것은 전형적인 가해자의 논리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폭력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 아이들에게는 맞는 이유가 사랑이든 분노든 다를 바 없다. (시사인 제445호, 임재성, <사랑의 매와 분노의 매, 과연 다른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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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6-03-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학창시절은 평범하게 지낸 축에 속해서 그런지 어떤 체벌을 많이 받은 편은 아니였지만 몇번의 체벌은 기억이 나네요. 그 가운데서도 이 선생님이 정말 선생님 자신이 `분노`해서 때리는 건지, 정말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사랑`의 매인지는 구분 되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단순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니 그런지 모르겠네요. 여튼 당시의 제가 그렇게 구분 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결국 평상시에 그 선생님이 얼마나 학생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냐에 따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도 체벌의 방법이 육박전을 방불케 하는 것이라면 그냥 이 선생이 `분노`해서 나를 때리네 라고 생각했지요(그렇게 매를 선사했던 선생님은 평상시에는 온화 하고 그래도 나름 학생들에 대한 애정도 많으셨던 분인데 예전 분이라 그러신 것 같네라고 지금은 생각되네요 ) 그래서 그런지 저런 이야기에 매우 공감이 가면서도 판단을 유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제 성격에는 그렇게 매를 안들고 말로 했어도 알아 먹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선생님 말이면 무조건 들었던 `차칸??`학생이였다 보니...ㅋㅋㅋㅋ

다락방 2016-03-29 08:09   좋아요 0 | URL
저는 `사랑의` 매 라는 거 자체가 모순된다고 생각해요. 매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사랑일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 라든가 `너 잘못했으니 이러는거야` 라는 논리라면, 맞는 사람으로 하여금 세뇌당할 수 있도록 하니까요. `아 잘못하면 맞는거구나` 라고요. 그러면 그 사람은 그 논리를 똑같이 행하게 되겠죠. 나중에 다른 사람이 잘못했을 때 `너 잘못했으니 맞아야 해` 하고요. 결국 이렇게 폭력은 대물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폭력의 악순환이 일어나고, 부모에게 맞은 아이가 자신의 아이를 때리는 일이 발생하는 거고요. 잘못했으면 맞아야 한다, 이 논리 자체가 저는 논리 성립이 안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맞는 행위, 때리는 행위가 `사랑`일 순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들이 거기에 `사랑`이란 이름을 포장해도 결국은 `때리는` 거고요, 그 때리는 건 자기 기분, 자기 감정인 거죠.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라는 건 자기 위로, 자기 만족이고요. 만약 정말로 `사랑의 매`라는 게 존재한다면, 사랑의 매가 올바르게 나아가게 하는 거라면, 그게 옳은 거라면, 왜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매를 들지 않을까요? 대체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저는 사랑의 매라는 이름을 가졌을지언정, 그것이 엄연한 폭력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옛날 선생님들 정말 많이도 때리셨죠. 와, 진짜 저는 여고였는데 남자 선생님이 학생 발로 차는 것도 봤어요. 중학교때는 선생님이 학급 여자에 머리를 자르기도 했고요. 뺨 때리는 건 기본이었죠. 뺨과 머리를 때리는 걸 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의 매일 수가 없어요. 그건 상대보다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것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일례로 같은 잘못을 했을 경우에 자신과 동등한 위치의 사람을 때리진 않잖아요. 회사 동료가 잘못했다고 그 잘못을 고치기 위해 때리진 않잖아요. 자신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선생님이 제자를 때리고 어른이 아이를 때릴 때는 맞는 자가 자신보다 약한 존재라는 걸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거죠. 그건 폭력이고요.

저도 가끔 조카가 말을 너무 안들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마음은 `이렇게 해서라도 말 듣게 하고 싶다`는 충동인 것 같아요. 그건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보여지고요. 그래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30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말씀 100% 공감합니다.
 















여자에게는 십대의 딸이 있고 남자에게는 이십대의 아들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일찍 아이를 낳았다면 아마 십대의 딸을, 어쩌면 이십대의 아들을 가질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그러니까 청춘시절을 보냈고 중년의 시기에 이른 사람들이다. 나보다 아주 조금 더 나이 들었을 뿐이다. 각자의 삶을 살아왔고 또 각자의 목표도 있었다. 남자는 좋은 남편이나 좋은 아버지 대신 '좋은 의사'를 가장 큰 가치로 두었었고, 여자는 '좋은 엄마'를 가장 큰 가치에 두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것들을 놓치고 아쉬워하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그들이 바라는 바를 이룰 수는 있었지만, 놓친 것들, 차마 가질 수 없었던 것들, 그것들이 자신들의 삶을 얼마나 공허하게 했는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깨닫고 있었다는 거다. 그런 차에 그들은 서로를 만난다. 로댄스라는 지역에서, 태풍이 다가오고 있는 해변가의 여관에서.




남자는 이 여관의 유일한 손님이었고, 여자는 여관주인의 친구였다. 여행간 친구를 대신해 이 남자가 머무르는 동안만 여관을 봐주기로 한 것. 그래서 손님 침실의 시트를 갈고 손님의 식사를 책임진다. 그녀가 요리를 하고 와인을 따라주고 그러다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운데, 그 장면은 그 자체로 내게 너무나도 완벽하게 느껴져서, 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들이 먹고 마시고 이야기만 나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확실히 나는, 다정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먹고 마시는 장면을 몹시 좋아한다. 내가 생각하는 삶의 궁극적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고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것. 그런 장면들만이 내 삶속에 가득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여관에서의 혹은 호텔에서의 당연한 일과가 내게는 무척 완벽하게 느껴졌다. 별 것도 아닌 것 같은, 이 작은 일과가.





서로가 놓친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리고 서로가 잘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러니까 사실 그들이 그동안 살아왔던 삶에 대한 변명들을 이야기하고 들어주면서 그들은 가까워진다. 게다가 같이 태풍까지 견뎌낸다. 그러나 이들에게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고, 남자가 떠날 시간이 다가온다. 남자는 사이가 멀어진 아들을 찾아 에콰도르까지 날아가야했고, 여자에게 말한다. 나는 너가 좋지만, 너와 함께 보내고 싶지만, 그런데 지금 거기에 가는 걸 중단할 순 없어, 라고. 여자는 이해한다고 말한다. 그래, 떠나라, 고. 남자는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겠다고 말한다. 내가 가야할 곳, 내가 머무르게 될 곳은 여기서부터 아주 멀지만, 나는 그곳에서 당신을 생각하며 편지를 보내겠다고. 그들은 그렇게 힘들게 이별을 한다.






남자를 떠나보내는 여자도, 여자를 떠나려는 남자도, 이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남자는 지금 '가야했고' 여자는 자신의 아이들이 어려 '같이갈 수 없다'. 이들은 이제 다시, 그들이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 자신에게 주어진 각자의 삶을 산다. 그러나 그 삶은 서로를 만나기 전과는 다.르.다.



그도 달라졌고, 그녀도 달라졌다. 어쩌면 인생에 가장 빛나는 한 순간을, 그들은 그 4박5일 동안에 가졌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좋은 점들을, 충분히 사랑할만한 사람임을 일깨워주었다. 그래서 각자의 삶이 더 소중해졌다.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그 시간을 보낸다. 멀리 있지만 상대가 있다는 것, 그곳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먼 데에서 자신을 생각하고 사랑하고 아끼고 있다는 것,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삶을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내도록 도와준다. 그래,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겠다고 했고, 어느날, 정말, 



그로부터 편지가 왔으니까.





그녀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그리고 그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마음을 편지에 띄워 보낸다. 그 역시 마찬가지. 하루종일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편지에 적어 보낸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음을 편지에 적어 보낸다. 이 편지들은 그 먼데로부터 서로에게 가 닿고, 또 자신들에게 도착한 편지는 그 일상을 사는 힘이 된다. 우편함을 열어보고 편지를 꺼내고, 봉투를 뜯고 그 안에 적힌 내용과 그 내용으로 비롯된 마음을 읽으면서, 그들은 희망과 사랑을 품는다. 그들이 보낸 4박5일이 헛되지 않은 까닭이다.




그러나 '줄리언 반스'의 말처럼,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이다'. 이게 내가 이 영화에 대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말이다. 더 이상은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다만, 내 여동생이 내게 해준 말을 떠올렸다. 그 말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적을 순 없지만, 나는 이 영화를 다보고 울면서 여동생에게 전화했다. 네가 내게 한 말이 떠올랐어. 네 말이 맞아.



그는 헤어지기 전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가졌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면 그 사람은 바보에요."






이 영화는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작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작가의 이름을 넣고 검색해봤다. 와우- 이 많은 작품들이 이 작가의 것들이라니!! 내가 본 것들이 포함되어 있잖아!!

















그런데 이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는 번역되어 나온 게 없네... 히잉 ㅜㅜ

세상은 이렇듯 나를 위하여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한다. 나따위 안중에도 없이 세상은 굴러가고 있어... 빌어먹을 엿같은 세상... 세상은 똥이야!!



최근에 본 영화가 많다. 이 영화를 비롯해서, 『알로하』, 『더 필』, 『세렌디피티』까지. 이 모든 걸 볼 수 있었던건 '넷플릭스' 덕이다. 이 영화들에 대해서도 언젠가는 얘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세렌디피티는 할 말 정말 많은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 알로하도...



'인생이 뭐야' 라고 siri 에게 물으니 시리는 내게 이렇게 답했다.


<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하려고 노력하고, 기름진 음식 섭취를 삼가고, 종종 좋은 책을 읽고, 가끔 산책하고, 국가와 인종을 초월하여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루 하루를 살다보면 어느 날 그 참된 의미를 알게 될 것 같아요>


시리가 한 말은 '폴 오스터'가 그의 소설 『브루클린 풍자극』에서 주인공의 입을 빌어 한 말과 다르지 않은데, 그 인용문을 내가 어디다 적어둔 게 없어서 가지고 올 수가 없네. 안타깝다.



어쨌든, 나는 시리가 말한 대부분의 것들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데 단 하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삼가지' 못해서 아직 인생의 참된 의미를 모르고 있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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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28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거요. 그리고 당신은 결국 남은 평생 동안 매일매일 후회를 하게 될 거고. 그렇게는 하지 마요, 조이스. 몸을 흔들어 펀치를 피하려고 해봐요. 턱을 바짝 끌어당기고. 그 어떤 허튼 충고도 듣지 말고.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투표하고.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 완벽하고 멋진 몸에 대한 꿈을 꾸고. 비타민을 챙겨 먹고. 하루에 여덟 잔씩 물을 마시고. 메츠를 응원하고. 영화를 많이 보고. 일을 하면서 무리하지 말고. 나하고 같이 파리로 여행을 가고. 레이철이 아기를 낳으면 병원으로 가서 내 손자를 당신 품에 안아 보고. 식사를 하고 나서는 양치질을 하고. 빨간 신호등일 때는 길을 건너지 말고. 어린아이들을 보호해 주고. 당신 스스로를 보살피고. 당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기억하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기억하고. 얼음을 띄운 스카치 위스키를 매일 한 잔씩 마시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눈은 항상 크게 뜨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피하고. 정시에 자고.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기억해요. p.376

다락방 2016-03-28 10:54   좋아요 0 | URL
아 아른님! 이거 맞아요. ㅠㅠ
아 눈물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마워요 아른님. 아 아른님 사랑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6-03-28 11:12   좋아요 0 | URL
엄지 척!(≥∀≤)/

무해한모리군 2016-03-28 11:30   좋아요 0 | URL
이문장만 읽어도 눈물이 나네요.

다락방 2016-03-28 12:10   좋아요 0 | URL
참 좋은 문장이지요?

비연 2016-03-2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 2016-03-28 12:10   좋아요 0 | URL
ㅜㅜ

단발머리 2016-03-3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에게, 폴 오스터에게, 아른님에게, 다락방님에게.... 고마운 아침이예요.
저번에 읽고 또 읽네요.

마음에 너무 와닿네요. 아.....


다락방 2016-03-30 11:29   좋아요 0 | URL
정말 좋지요?
저렇게만 살면 좋을 것 같아요, 정말로요.
:)

기억의집 2016-03-31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리에게 저도 묻고 싶어졌어요. 정말 멋져요. 시리에게 묻는 다락방님의 번뜩이는 재치~ 저녁에 남편폰이 아이폰인데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대답이 똑같은지 아닌지는 낼 알려드릴께요!

다락방 2016-03-31 12:49   좋아요 0 | URL
아, 저의 센스는 아니었고요, 트윗상에 보니까 사람들이 시리에게 저렇게 묻고 답을 올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보고 한 번 해본거에요. 아마 대답이 다 다를 거에요. 저도 벌써 몇 개의 답을 보았는걸요. 그 중에는 <삶은 달걀이지요>라는 답도 있었어요. ㅋㅋㅋㅋ 시리 귀여워요! ㅋㅋㅋㅋㅋ

담운 2016-04-04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을 가졌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면 그 사람은 바보에요.˝
세상엔 바보가 참 많아요 어쩌면 인생은 바보같이 사는게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퍼뜩듭니다.^^
대부분이 바보처럼 산다면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진짜 바보일수도 있지 않을까요? ㅋ
이 영화, 나이트 인 로댄스에서 딱! 떠오르는말...
˝인생은 예상치 못한곳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끝나기도 한다˝
아~ 야튼, 꾸리꾸리한 월욜아침....다락방님의 리뷰는 살짝~ 감동이었습니다.^^

다락방 2016-04-04 13:42   좋아요 0 | URL
아 담운님.

인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지점에서 끝나기도 한다.

정말 그러네요. 담운님도 꾸리꾸리한 월요일 아침을 시작하셨나요. 벌써 오후에요. 감동을 드린 글이라니, 제가 감사합니다. 월요일 오후와 남은 이번 주도 잘 보내세요. 지금의 감동을 잊지 마시고요. 꾸리꾸리한 건 월요일 아침만으로 충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