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스테이크를 너무 잘먹어가지고 어제도 엄마가 스테이크를 사왔고 그래서 어제도 나는 스테이크랑 술을 먹고 마셨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기 넘나 피곤한 것이다. 오늘 아침부터 유부만두님과 단발머리님과 시이소오님께 뽐뿌받은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시리즈 1권을 지하철에서 시작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졸려서리... 집중이 안돼. 그래서 나는 평일에는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이만오천번째 다짐에 다짐을 하였다. 평일에는, 이제,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겠다!!! 결심하고, 사이렌 오더로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텀블러를 가지고 포부도 당당하게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갔는데 울회사 남자 직원이 거기 똭- 나보다 먼저 사이렌 오더를 주문하고 와있더라. 안녕? 인사를 하고 직원은 내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뭐 시켰냐고 물어보니 늘 마시던 거, 란다. 늘 마시던게 뭔데? 했더니 화이트초콜렛모카라고. 컵을 보니 벤티사이즈다. 화이트초콜렛모카 벤티사이즈예요? 물어보니, 자기는 벤티만 마신다고. 그러면서 차장님은 뭐 주문하셨어요? 묻는다. 나는 아메리카노요, 대답했다. 그리고 덧붙였지.


"어른은 아메리카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이 커피 받기 기다리면서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피곤하다.... 역시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아.



엘레나 페란테 1권 시작하면서, 친구한테 시리즈 선물로 사줘야지, 혼자 생각했다. 일전에 한 친구에게 [존재의 거짓말] 1권 사줬다가, 그 친구가 그거 들고 시골집에 내려갔는데, 거기에서 2,3권 읽고 싶어서 혼났다는 얘기를 알라딘에 쓴 적이 있다. 그 책이 취향을 탈 것 같아서 나는 이런 거 한 번 읽어봐, 하고 1권만 준건데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거지. 강원도 시골집에서 그 책을 구하지를 못해 결국 나중에 서울에서 구했는데 그동안 애타는 마음에 대해 알라딘에 글을 썼는데, 그당시에 알라딘에 사람들이 댓글로 나한테 뭐라고 막 그랬어.... 그걸 1권만 사주면 어떡하냐, 잔인하다... 막 그랬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제가요... 그게 ... 그게 아니라.......1권만 읽고 읽기 싫을 수도 있잖아요..........했지만 ㅋㅋㅋㅋㅋㅋㅋ사람들한테 막 욕먹은 기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못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서 이번에 다른 친구에게 엘레나 페란테 선물해야지, 생각하다가 시리즈로 사주겠다!! 이렇게 된것이다. 움화화화핫... 그런데 이미 읽었으면 어떡하지...... 요즘 좀 책을 안읽는 것 같긴 하던데.... 흐음. 어쨌든,


책을 읽었다. 그리고 쾌락에 대해 생각했다.


















테레즈는 결혼을 했고 임신을 했다. 결혼 생활이 별로 재미는 없다. 남편과는 딱히 대화가 잘 되지도 않는다. 이 결혼에서 유일하게 좋은 점은 남편의 여동생인 '안'이다. 안과의 관계는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좋았고, 이 결혼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안과는 대화도 잘 통하고 친하고 안도 테레즈를 잘 따른다.


그런 '안'이 가족들 모두가 꺼려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의 도피까지 생각할 정도로 그 남자에게 푹 빠져버리는데, 오빠는 물론 엄마까지 난리가 난 상황, 테레즈에게 '니가 걔랑 친하고 걔가 네 말을 잘 들으니 네가 한 번 떨어지라고 설득해보렴' 하는 거다. 안은 안대로 '언니만은 내 편이 되어줘' 라고 하는 상황. 아아, 안은 이 사랑이 얼마나 절실한지, 진심인지, 간절한지 테레즈에게 구구절절 편지를 써 얘기한다. 그리고 테레즈는 안으로부터 온, 이런 편지를 읽게 된다.



……시간이 필요하면 필요한 만큼 기다리겠어. 어떤 반대도 두렵지 않아. 내 사랑에 두려움 따위는 없어. 가족들은 나를 생클레르에 붙잡아 두고 있지만, 장과 만나지 못할 만큼 아르즐루즈가 먼 건 아니거든. 산비둘기 사냥하던 그 산장, 기억나? 사랑하는 언니, 내가 이런 기쁨을 알게 될 장소를 골라준 사람이 바로 언니라고……. 오! 우리가 무슨 나쁜 짓이라도 하는 것처럼 생각지는 마. 그는 매우 섬세하거든! 언니는 상상조차 못 할 거야. 그는 언니처럼 공부를 많이 했고, 책을 많이 읽었어. 하지만 젊은 남자가 그렇게 공부하는 것이 싫지는 않아. 그를 놀릴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내가 언니만큼 똑똑해질 수 있다면 뭔들 못 할까? 언니, 단 한 번의 손길로도 이런 쾌락을 안겨 주는데, 지금 언니는 알고 나는 아직 모르는 그 행복이 무엇일까? 우리가 늘 먹을 것을 싸 가곤 했던 그 산비둘기 산장에서 그의 곁에 있을 때, 나는 내 안에서 내가 잡을 수 있는 어떤 행복감을 느껴. 하지만 이 쾌락 이상의 쾌락도 존재한다고 나 자신에게 말하지. 장이 창백해져서 떠나갈 때면, 우리가 나눈 애무에 대한 기억과 내일 어떤 일이 새일까 하는 기대감 덕에 이를 모르는, 안 적도 없는 불쌍한 이들의 불평도 청원도 욕설도 내게는 전혀 들리지 않아. 언니, 언니는 마치 이런 행복감을 모르는 것처럼 말하는 나를 용서해 줘. 하지만 난 언니에 비하면 초보야. 나는 언니가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대항해 우리 편에 있어주리라고 확신해……. (p.67-68)




안은 테레즈보다 나이가 어리고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 사랑에 빠진 게 처음이다. 그러니 안의 입장에서 안보다 나이가 더 많고 이미 결혼해 임신까지 한 테레즈는 자신보다 경험이더 많다고 당연히 생각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쾌락 이상의 것을 아는 바로 그런 사람이 테레즈일 거라고. 테레즈 언니는 이 사랑의 감정들을 다 어떻게 견뎌냈을까, 그녀는 생각한다. 자기가 경험한 쾌락, 아, 이런 걸 언니는 수도없이 경험했겠지. 안은 자신이 경험한 쾌락이 낯설고 흥분되고 그래서 그 이상의 것에 대한 기대가 충만하지만, 그런 자신이 테레즈 앞에서 초보라고 한다. 그러나, 테레즈가 나이가 더 많고 결혼했다고 해서, 그래서 안보다 더 깊은 혹은 더 높은 쾌락을 알까? 나이와 또 남자를 더 많이 혹은 더 일찍 만나본 경험이 반드시 더높은 경지의 쾌락을 선사할까? 아니, 꼭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테레즈는 더 읽을 수 없었다. 편지를 도로 봉투에 넣으면서 그녀는 사진 한 장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창가에서 이 얼굴을 응시했다. 덥수룩한 머리카락 때문에 너무 강렬해 보이는 얼굴의 청년이었다. 테레즈는 다윗처럼 보이는 장 아제베도가 서 있는 이 비탈길, 이 장소를 알아보았다. (그 뒤로는 양을 방목하는 황야가 있었다.) 그는 팔에 재킷을 걸치고,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놓고 있었다. 눈을 든 테레즈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랐다. 앙다물었던 입을 벌리고 침을 삼키는 데 힘이 들었다. 그녀는 화장수로 관자놀이와 이마를 문질렀다.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p.68-69)



테레즈는 모른다. 안이 경험한 쾌락을 아직 경험해본 적이 없다. 안보다 나이도 많고 결혼도 했지만, 쾌락 그 이상의 쾌락이 있을 수도 있다는, 그 시작점의 쾌락도 모른다.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저 구절이 생각났다.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안은 이런 쾌락을 알아……. 그런데 나는? 나는? 왜 나는 모르는 거지?'



참.... 여러가지 감정이 들어서 주저리주저리 썼다가 다 지웠는데....... 참...... 복잡한 마음이다. 테레즈가 남편하고 사는 이상.......앞으로도 모르지 않을까...............뭐 모르고 살면 어때.....................세상엔 다른 즐거운 일이 많으니까, 다른 거에서 즐거움 얻고 살면 되는 것이고....................................................................................



인생........................




테레즈는 안의 뜨거운 연인 장을 만난다. 그리고 장의 생각은 안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다. 안은 장과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장은 '응? 내가? 왜?' 이런 반응... 안은 장의 곁을 떠나고 싶지도 않았고 장에게도 자기 뿐일거라 믿었지만, 장은 ... '응?' ... 이러고. 이 부분 읽는데 진짜 너무 ... 그러니까 나에게 졸 쾌락을 줘놓고서, 그러니까 이 쾌락은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우리 쌍방이 서로에게 잘 맞아서 온 것이니께롱, 너는 내 꺼 나는 네 꺼 이렇게 되어가지고, 앞으로 사이좋게 알콩달콩 하앍하앍 핥짝핥짝 이럴 줄 알았는데, 어째서 너는 아닌거지, 그거슨...너는 이미 이 쾌락은 베이스이기 때문인가. 나에게 우앗 이런 쾌락이라닛!! 이런 것이지만 너에게는 '이건 쾌락 축에도 못끼지, 나는 이미 더 큰 쾌락의 세계를 알고 있다, 나는 그 길을 향해 갈것이다' 뭐 이런 것인가.... 어째서 나를 이렇게 뜨겁게 만들어놓고 너는 '응?' 이러는 거야? 어쨋든 그런 놈이란 걸 온 몸과 마음을 다 내던지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다. 흙흙 ㅠㅠ 그래도 안, 당신은 쾌락을 알았잖아요. 그 쾌락의 경험을 안고 살 수 있잖아요. 그 경험은 남는 겁니다.....



영화 [좋지 아니한가]에서 중학생 딸을 둔 엄마가 동네에서 만난 키 큰 청년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그 남자가 가방 싸들고 나오라 그래서 가방 싸들고 나갔는데... 피라미드...... 커피원두 강매하는 남자....... 였던 거 떠올라서 넘나 괴로웠다.




인생........................



그나저나 이 책의 저자 '프랑수아 모리아크' 이름을 보면서 아, 나 이 작가 아는데, 뭔가 내가 분명 읽었을텐데... 머릿속을 분주히 돌아가게 한다. 사랑의 사막이었나? 하고 검색해보니, 역시 사랑의 사막 작가였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천재!!!!!!!!!!!!!!!!




그건그렇고,

동료가 준 초콜렛이나 먹자. 커피는 준비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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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현실은 여기..
    from 마지막 키스 2018-02-07 16:54 
    '프랑수아 모리아크'의 《테레즈 데케루》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그러니까 내가 요즘에는 책을 읽으면서 읽는 족족 알라딘이나 회원에게 중고로 팔기로 등록해 팔고 있는데, 이 책은 팔지말까, 하고 망설이게 만든 부분."언니, 마리 소식을 물어보지 않네?""그렇네 ……. 마리 얘기를 해봐 …….."안은 다시 적대적인, 경계하는 태도가 되었다. 몇 달 전부터 안은 자기 어머니와 똑같은 어조로 되풀이해 말하곤 했다. "언니를 다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
 
 
책읽는나무 2018-02-07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은 아메리카노!!ㅋㅋ
근데 아메리카노 잘못 마시면 심하게 손 떠는 어른 같지 않은 어른도 있어요.ㅋㅋㅋ
아~여기서도 나폴리 시리즈!!!
철푸덕!!

다락방 2018-02-07 10:41   좋아요 0 | URL
저도 아메리카노 많이 마시는 날이면 손도 떨리고 심장도 떨려요. 적당히 마셔야 합니다. 하핫. 너무 진하게 마셔도 안될 것 같고요.
네, 책나무님. 여기서도 나폴리 시리즈입니다. 이제 오세요, 나폴리 월드...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8-02-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은 아메리카노!”
이렇게 간단히 빵터뜨리는 사람에게
나는, 무한매력을 느낍니다.

테레즈의 질문이 의미심장하네요.
스스로에게 물을까 말까 하고 있어요. ㅎㅎ

다락방 2018-02-07 11:36   좋아요 1 | URL
팝송 <color of the night>에 이런 가사 나오거든요.

God, save me.

이 가사가 생각나는 부분이에요. 안의 쾌락도 그리고 테레즈의 느끼지 못하는 쾌락도요. 그냥 신께 날 좀 구해달라고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랄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음..어쩐지 횡설수설하네요.

점심 맛있게 드세요, 단발머리님!

유부만두 2018-02-10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웃겨요!!!!! 오늘 아침에 남편이 캡슐 커피 뽑아주면서
전 ‘룽고‘로 뽑아서 물 더 넣어 마시는데
자긴 에스프레소로 한다고, ‘어른은 에스프레소지‘ 이러는거에요.

다락방님 생각나서 푸하하 웃었더니
궁금하게 쳐다보는데 귀찮아서 안알랴줬어요.

사람이 궁금해도 건너뛰고 그러면서 사는거니까요.

다락방 2018-02-14 19: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아요! 사람이 궁금해도 건너뛰고 그러면서 살아야죠 ㅋㅋㅋㅋㅋㅋㅋ 어른은 아메리카노고, 에스프레소는 뭔가 성숙한 어른이 마셔야 하는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어른은 아메리카노, 성숙한 어른은 에스프레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2-14 19:46   좋아요 0 | URL
남편은 숙성된 어른이에요. ㅎㅎㅎ
 

어제 아침(이라 해야할까 점심 이라 해야할까)김치볶음밥을 해서는 남동생과 함께 티븨 프로그램 [서프라이즈]를 보면서 먹었다. 일요일이면 항상 내가 뭔가 이렇게 요리(응?)를 하고 서프라이즈를 보는게 습관처럼 되어있는데, 나는 그 프로를 딱히 좋아하지도 않고 보고싶어 하지도 않지만, 남동생은 일요일 오전에 생각없이 보기에 딱 좋다며 항상 그거 보면서 밥을 먹자고 한다. 그래서 어제 일요일에도 보게 되었는데, 이 프로에서 얼마만큼 정확하게 사실을 다루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제는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바네사 메이라면 나도 이름을 알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아마 내 또래라면 젊은 시절 그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동안 되게 자주 들리던 이름이었는데, 나는 바이올린 연주에 큰 관심이 없어서 바네사 메이가 천재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라는 것 정도만 아는 게 다였다. 그런데 이 바네사 메이가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다 못해 학대를 받았다는 거다.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노는 것, 텔레비젼 보는 것도 다 금기시 되었고, 연주를 하다 혹여 틀리면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어야 했다는 것. 바네사 메이가 스키만 타게 해달라고 엄마한테 애원했는데도 엄마는 안된다며 바이올린 연주를 하라 했다는 거다. 결국 어릴 때부터의 압박감이 바네사 메이 나이 스물한 살 때 터져버려서 집을 나와버리고 그 뒤로 엄마랑 연락을 끊었다 한다.


그렇게 혼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그녀는, 스키가 너무 타고 싶어서 그때부터 스키를 엄청 많이 탔는데, 그렇게 계속 스키를 타다보니 실력이 향상했고, 어느 날은 올림픽으로 스키 프로그램을 보다가 '나도 저렇게 사람들에게 환호를 받으며 스키를 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올림픽에 나가보자!' 하게 된다는 것. 그 후로 그녀는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바이올린 연주를 아예 중단하고 스키 연습에만 매진한다. 그러나 영국 대표로 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던 터라, 자기 아버지의 나라인 태국 대표로 나가기로 하고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소치 올림픽에 태국 국가대표 스키선수로 출전하게 되는데, 그녀의 성적은 가장 하위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올림픽에 출전해서 완주했다는 것에 대단히 기뻐하며 '평창 올림픽에도 나가겠다!' 다짐을 했단다. 그런데 이번엔 그 자격을 취득하지 못해 나오지 못한다고.



나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좋았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을 결국 찾아내고 그것에 열중해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는 나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준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좋고, 이걸로 올림픽에 나가보자, 하고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더 좋은 건 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어, 라는 목표가 아니고 또 '메달권안에 들지 못했다니 속상한데' 하지도 않았으며, '우앗 내가 올림픽에 나와서 완주를 했어!' 했다는 것. 이게 진짜 너무 좋은 거다. 남동생과도 보면서 '꿈을 찾는다는 걸 찾기도 쉬운 게 아닌데'라고 얘기했다. 우리는 사실 대부분이 뭘 하고 싶은건지도 잘 모르는채로, 뭘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는채로 살지 않나. 그런 면에서 볼때 무언가를 하고 싶어했다는 것, 그리고 거기에 노력을 했다는 것, 또 그에 대한 목표가 생긴다는 건 진짜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스키를 탄 것도 아니고 내가 올림픽에 나간 것도 아닌데 내가 다 뿌듯했어. 아, 이런 이야기 진짜 나는 너무나 좋다. 누군가가 자신의 삶을 무척이나 충실하게 잘 살아내는 이야기. 나는 이런 이야기에 언제나 마음이 끌린다.



















일요일에는 방정리 및 청소를 하는데, 어제는 영화 [노팅힐]의 대화를 배경음악 삼자, 싶어서 그 영화를 재생시켜 두었다. 물론, 청소를 하는 대신 주저앉아 또 영화를 보고 말았지만...하하. 이럴 줄 몰랐어. 정말? 정말! 어쨌든 다시 봐도 넘나 좋은 영화고 재미있고 그랬는데, 그래서 막 엄청 캡쳐도 하고 그랬다.


윌리암(휴 그랜트)는 노팅힐의 작은 여행책 서점에서 일한다. 그런 그의 가게에 헐리우드의 유명 배우 안나(쥴리아 로버츠)가 찾아와 책을 고르는데, 마침 다른 남자 손님이 책을 훔쳐 바지 속에 감추는 걸 윌리암이 보게 되는 거다. 그래서 그 손님에게 가 다 보았으니 책을 닦아 제자리에 돌려두든가 사든가 해라, 하고는 다시 프런트로 오게 되는데, 이에 자신이 살 책을 골라 프런트로 왔던 안나는, '책 훔치려고 했는데 생각을 바꿨어' 라고 하는 거다. 아, 안나 진짜 ㅋㅋㅋㅋㅋ 유머감각 넘나 좋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유머 있는 사람이 매력 있는 것 같다. 푸시업 잘하는 사람이랑!! (응?)





진짜 모든 장면이 사랑스럽지만 이 유머 장면도 넘나 좋은 것... 넘나 좋다..............좋아.................



안나가 사려는 책에 저자 사인이 되어있는데, 윌리암은 애초에 그 책을 사지 말라 조언했던 터다. 그 책이 진짜 엉망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 책을 계산해주면서 '사인이 안되어있다면 더 고가에 팔릴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러니까 안나가 산 책은...저자가 사인을 했는데..........사인하는 걸 말릴 수가 없었고............서명이 없는 걸 찾기도 힘든 것이여......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나는 이해가 되면서 눈물이 났는데, 일단 나는 독자로서 책을 사는데 저자 사인이 되어있는 책은 싫다. 안되어 있었으면 좋겠어. 저자 사인이라는 건, 내게는, '내가 원할 때'만 좋은 거지, 내가 원한 것도 아닌데 그냥 책에 사인되어 있고 이런 게 주문했는데 딱- 오면 넘나 싫은 것이야. 물론, 내가 좋아하는 저자에게 책을 들고 가서 사인해 달라는 것과는 얘기가 다르다. 지금이야 시디를 잘 사지 않지만 시디 사면 가끔 시디에 가수 사인 되어서 올 때가 있었는데, 그것도 넘나 싫었다. 그러면 비닐 벗겨진 채로 오거든... 아무튼 그래서 나도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저자 사인 되어 있는게 싫어... 그런데,


나는 또 사인을 해서 책을 선물해보기도 한 사람이야... 어딘가의 중고 책방에서 누군가 내 책을 골라 계산을 하려다가 내 사인을 보고는 '아아 제기랄 저자 사인이 되어 있다니, 누가 말릴 수 없었나' 이런 생각할 걸 생각하면, 진짜 눈물이 앞을 가려버리는 것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누군가는 내 책의 저자 사인이 싫겠지... 이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으니까...아아 인생이여...다양한 삶이여...............




















어제 노팅힐 보고 또 넘나 좋아서 대본집을 펼쳐 들었다. 내가 대본집 오만년전에 심지어 분철로 신청해서 사뒀는데 본 적은 없었지. 그런데 어제는 좀 보고 싶었어. 그래서 앞에 좀 보면서 한글 해석도 보고, 으응, 이런 장면이었지, 하고 좀 읽다가 덮어두고 다음부분 부터는 나중에 읽자 했는데, 오늘 출근하면서, 으응, 대화 들으면서 갈까, 하고 처음부터 재생시키고 화면은 보지 않은 채로 이어폰 꽂고 걸으면서 이 영화의 처음, 윌리암의 독백 부분을 듣는데, 아아, 어제 대본집에서 읽은 부분이다, 단어가 몇 개가 들려!! 아 이거 넘나 신나는데? 나 이걸로 영어 공부 하겠는데? 구몬 너무 밀려서 그만뒀지만...(사람 안변한다, 중고등학교 때도 학습지 밀려서 책상 밑에 숨겨뒀었지..엄마한테 들킬까봐.......우리집 돈도 없는데 학습지 시켜준건데 ㅠㅠ), 영어 대화를 듣는 건 너무 재미있으니까. 단어 몇 개 알아들으면서 걷는데 넘나 신나서, 아 대본집 다시 보고 열심히 봐야겠다 싶었다. 그러면 들리는 단어가 더 많겠지? 이렇게 몇 번 하다보면.... 영어 천재가 되지 않을까? 우하하하하. 이번 한 해는 노팅힐 대본집, 이 영화 한 편을 외우는데 내 시간과 노력을 양껏 투자하겠어! 화이팅!!!




오늘 아침에는 이거 너무 좋다고 들으면서 오다가, 나는 이 영화를 왜이렇게 좋아하는가, 생각해봤는데, 진짜 아주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를테면,

어딘가 부족한 친구들이지만 항상 친구를 위해 마음을 다해 얘기를 들어준다는 것, 응원해준다는 것,

너에게 사귀자고 하다니 그 사람은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어, 라고 한다는 것

행사가 있으면 다같이 모여서 먹고 마신다는 것,

적자가 나는 서점을 운영하는 서점이 나온다는 것,

별 거 아닌 대화를 나누는 남녀가 나온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건 기적이라는 게 나온다는 것,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용기를 내야 한다는 것,

사랑을 잃고 그리움에 허덕이는 남녀가 나온다는 것

등등이 있지만,

이게 어느 부분에서는 내 얘기가 아닌가..싶어지는 거다. 그러니까 칠봉이는 외국의 작은 마을에서 살고 나는 명저를 쓴 셀럽이고.........그러니 당신도 나를 감당하기 벅차겠지............라고 쓰면 다른 사람들도 물론이려니와 칠봉이가 쌍욕하겠지. 이런 미친... 이러면서....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미안합니다...(--)(__)

월요일 아침부터 죄송합니다....(--)(__)

저는 샤갈 그림의 진품이 없어요.....(--)(__)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일이나 하러 가야겠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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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5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5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8-02-05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소설을 쓰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하는 월욜 점심~^^

다락방 2018-02-05 12:26   좋아요 0 | URL
아니, 순오기님. 이것은 무슨 새로운 형태의 뽐뿌입니까...동공지진 일어나면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제 오래된 꿈이 또 꿈틀거리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18-02-05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아름다운 영화와 아름다운 영화의 대본집이 있답니다. 오만년 전부터, 아니 4만 5천년 전부터^^
음성으로만 들어도 넘 좋아요, 이 영화는.... 그쵸?
함정은 줄리아 로버츠 고백 들을 때마다 울컥한다는 거죠.

나도 순오기님 의견에 한 표 더합니다.
다락방님은 소설을 써야합니다. 어서요~~~!!!

다락방 2018-02-05 15:09   좋아요 0 | URL
이 영화 여러번 보니까 이제 소리만 들어도 분위기가 눈 앞에 그려지더라고요. 더 자주 들어서 외워버리겠어요. 불끈! 대본집 산 건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언제 또 볼지는 모르지만요. 후훗.
저도 줄리아 로버츠 고백 들을 때도 울컥하는데요, 휴 그랜트의 거절을 듣고 현명한 결정이라고 줄리아 로버츠가 받아들이면서 울먹일 때... 맴찢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슬펐어요. 거절을 받아들이는 그 모습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장면장면이 다 명장면이에요. 엉엉 ㅠㅠ


소설은, 네..
휴...
저도 제가 쓰기를 원합니다... 킁킁.

치니 2018-02-05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관련 팟캐에서 선생님이 적극 추천했던 방법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니면 저렇게 되고 싶다 생각하는 롤모델을 딱 정해놓고 (노팅힐의 줄리아로버츠라든지, 유명 앵커라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걸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돌려보면서 그대로 말을 따라하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고 실력도 많이 향상되고 일석이조라 했던 말이 기억나는 글이여요. 다락방 님 노팅힐 보며 영어 공부하기, 구몬보다 훨씬 잘 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다락방 2018-02-05 15:11   좋아요 0 | URL
치니님은 여전히 영어 관련 팟캐를 들으시는군요! 뭐랄까, 영어 잘하시는 분이니까 이제 안들으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곰곰 생각해보면 잘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더 알고 싶은 게 많아져서 계속 관심을 놓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일전에 제가 싫어하던 (ㅋㅋ) 영어 잘하는 남자사람이 좋아하는 영화를 몇 번 봤다더라..아무튼 엄청 보고 대사 달달 외워서 자기가 영어 잘하게 됐다고 말한 적 있었거든요. 그전부터 그 방법이 제일 좋을거라고 생각해서 저도 몇 번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마땅한 영화를 못찾았었어요. 주토피아로 해볼까 하고 좀 봤는데 그 영화 보다 말았고요. 하하하하하. 그런데 이렇게 노팅힐이 똭!!! 탁월한 영화 선택인 것 같아요. 후훗.

그나저나 구몬 밀린 거는 다 해야 할텐데요...이제 끊어버려서 안오긴 하지만.... 한 세달치 밀린 거 저거 아까워서 어떡하죠. 엉엉 ㅠㅠ

2018-02-05 14: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2-05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회사 동료 직원이 작년부터 다이어트를 했는데 매일 집에서 운동도 하고 먹는 양도 확 줄여서 아주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니, 뭐 몰라보진 않고...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20대의 몸을 되찾았다며 본인 스스로도 만족해한다. 이 직원이 먹는 양을 줄인만큼, 칼로리 높은 걸 먹을 때는 망설이고 참으면서 괴로워하는데, 어제는 튀김소보루호두과자에 꽂혀버린 거다. 일전에 내가 선물 받은 적이 있어서 회사 동료들하고 나눠 먹었었는데, 그 때 기억도 있고 해서 막 너무 먹고 싶은가 보다.





나도 이걸 무척 맛있게 먹었던 터라, 지난 달에 만난 친구들에게도 이걸 선물로 줬었는데 아주 인기 폭발이었다. 친구들이 맛있어했어. 나도 시켜먹어야겠다... 벼르고 있던 참인데, 동료가 여기에 꽂혀서 으으윽 괴로워하던 것. 먹고 싶은 마음이 컸던 동료는 이제, 그 유명한, 자기 합리화에 들어간다.



- 그래도 이건 대전 성심당 튀김 소보루보다 사이즈가 작으니까요.

- 응 그렇지.

- 그리고 팥도 호두도 다 몸에 좋잖아요.

- 응 맞아.


이렇게 호응해준 뒤에, 나는 동료가 더이상 갈등하지 않게끔 한마디를 더 보탰다.



- 그리고 팥은 귀신을 쫓아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어라, 튀김소보루 먹어! 팥은 귀신을 쫓아낸다! 먹어라, 동료여!!! 먹어!!!!!






-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물론 평소처럼 일어나기 너무 싫었지만, 그래도 금요일이니까!! 하고 신났다. 게다가 더 신나는 건 저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엄마가...스테이크를 사왔엉. -0-

우리는 코스트코 회원이 아닌데, 친구 코스트코 가는 데 따라갔던 엄마가.....충동구매로 먹을 걸 잔뜩 사오셔서는, 엊그제 나 퇴근하자마자 냉장고 앞에 데려가서, 이거봐바, 나 이것도 사고 이것도 사고 이것도 사고....하면서 차례대로 보여주시는 거다. 응 잘했어. 했는데, 스테이크가 똭- 엄마...사랑해요. 진심이에요. all my heart... 엄마는 나의 트루 럽....


두근두근...


와인 얼마 안남았으니까 와인도 좀 사가야지.


그나저나 집에서 스테이크 구워먹을 그릴이라든가 이런 게 없는데, 일단 프라이팬을 아주 강한 불로 뜨겁게 한 다음에 구워 보다가..안되면... 그냥 다 잘라서 갈비살인듯 구워먹어야지. 아하하하. 얼마전에 스테이크에 뿌려먹는 소금을 선물 받았는데, 엄마가 그 소금 먹으려면 스테이크가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샀다고 했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다. 나 예전에 라디오에 사연 보냈다가 당첨됐는데 선물로 원두를 줘가지고...... 내가 커피 메이커를 샀었지.......



아, 빨리 퇴근하고 싶다. 스테이크가 기다린다 두구두구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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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2-02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폭식뽐뿌의 달인 악마 syo가 인정하는 이달의 멘트입니다.
˝그리고 팥은 귀신을 쫓아내지.˝

굿잡.

다락방 2018-02-02 16:13   좋아요 0 | URL
센스 쩔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해놓고 넘나 뿌듯했어요. (으쓱으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케 2018-02-0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동료분 곧 다이어트갤에 글 쓰시겠군요.
˝사악한 동료가 절 괴롭혀요.txt˝ ㅋ

다락방 2018-02-02 16:32   좋아요 0 | URL
아! 저 모르게 그런 일이 벌어지고있으려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2-0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봐도 저리봐도 제게는 건강식품이네요.
아~~ 맛있겠다^^
맛있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약속하는 튀김소보루여~~~~

다락방 2018-02-02 16:33   좋아요 0 | URL
맛있어요 맛있어요. 저거 좋아요. 단발님도 제가 꼭 사드릴게요. 히히히.

붕붕툐툐 2018-02-02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는 먹을 거리가 있을 때, 집은 진정 따뜻한 홈스위트홈이 되는 거 같아요~(알면서도 밥하긴 왤케 싫은지~ㅋ)
집에서 밥해놓고 기다리는 엄마가 있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감사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락방님, 진정 행복하시겠어요~부럽부럽

다락방 2018-02-02 16:45   좋아요 0 | URL
저도 제가 요리하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요. 먹는거는 잠깐인데 요리하는 데 너무 오만년 걸리고 맛도 없고 치우는데 삼만 년 걸리고 ㅠㅠ 엄마가 저 밥상 차려주고 저 먹는 거 보시면서 막 웃으셔요. 제가 하도 잘 먹어서... 하하하하하. 그리고 엄마가 저랑 노는 걸 좋아하셔서 늘 설레이는 마음으로 제가 오길 기다리신답니다. 안주 만들어놓고 ... ㅋㅋㅋㅋㅋ 아 빨리 집에 가고 싶네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요. 헤헷. :)

hnine 2018-02-02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튀김소보루 속에 요즘 대세인 치즈까지 넣으면 완벽한 (건강식품 또는 고칼로리 식품) 이겠는데요. 치즈는 칼슘의 좋은 공급원. 한국 사람이 칼슘이 부족하다잖아요.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카놀라유는 착한 기름은 아니어요. 유채기름인데 이게 거의 유전자조작농작물이라서....

다락방 2018-02-02 17:14   좋아요 0 | URL
치즈... 아 맛있겠어요. 치즈 맛있겠다. 치즈는 완전식품 아닌가요! 그냥 먹어도 맛있고 라면에 넣어 먹어도 맛있고...아. 너무 좋네요 치즈... ㅎㅎㅎㅎ


카놀라유가 착한 기름이 아니란 얘기를 일전에도 들어본 것 같아요!
크, 그런데 저 맛있는 튀김 호두과자를 카놀라유에 튀겼네요... 슬프네요 ㅠㅠ

Forgettable. 2018-02-0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유 바르고 후추랑 허브 좀 뿌려서 30분 -1시간 정도 재워놓고 소금은 마지막에 뿌려요! 소금이 육질을 단단하게 한다더군요. 저도 후라이판에 구워먹어요. 요즘은 뭔가 등심에 빠져서 스테이크 사서는 얇게 썰어서 구워먹는데 이렇게도 엄청 맛있어요.

다락방 2018-02-02 18:17   좋아요 0 | URL
사랑해요, 뽀 ❤️

chaeg 2018-02-02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빵 터졌네요^^

다락방 2018-02-03 11:39   좋아요 0 | URL
히히 ^^

사랑은 야야야 2018-02-05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튀김소보루호두과자도 있었네요! 완전 땡기네요. 저는 맛있는 건 우선 입에 넣고 보자라ㅋㅋ 함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네요!

다락방 2018-02-05 08:09   좋아요 0 | URL
링크입니다.

http://www.hodoonara.com/product/detail.html?product_no=36&cate_no=26&display_group=1

커피랑 함께 드셔보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은 야야야 2018-02-0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레! 링크까지! 헤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18-02-05 15:12   좋아요 0 | URL
서비스는 풀서비스로!
 
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중학교 3학년이었을 때 반 아이가 연습장에 낙서를 했다가 담임선생님께 걸렸더랬다. 거기에는 학교는 개집이고 담임은 거지라고 적혀있었다. 담임은 아이를 불러내어 나 어제도 고기 먹었다며 내가 왜 거지냐고 하면서 무지막지하게 그 아이를 때렸다. 뺨이며 머리할 것 없이 한참을 때렸는데, 그것은 담임을 거지라고 말한 학생의 잘못을 고치기 위한 것일까? 역시 같은 선생님이었는데, 당시에 남자아이들하고 밤에 놀다가 학교에 알려졌던건지 기억은 희미한데, 담임은 그 아이를 불러내어 머리며 뺨을 수차례 때린 뒤에 흥분에 겨워 어쩌지를 못하고 가위를 가져와 반 아이들 앞에서 그 아이의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라냈다. 니가 머리 믿고 이러지? 예쁘니까 나가지? 이런 뉘앙스로 말을 하며 머리카락을 삐뚤빼뚤 잘라버린 거다. 16살 밖에 안된 아이니까 남자아이랑 놀다 잘못될까봐 선생님은 걱정스런 마음에 아이를 때리다 못해 머리를 자른걸까?


고등학교라고 별반 다를 바 없다. 나는 여고에 다녔는데, 수업시간에 존 아이를 불러내서는 작문과 문학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몽둥이로 그 아이를 미친듯이 팼다. 검도를 하는 쌤이었는데, 그 몽둥이로 머리를 그렇게나 때리더라. 다시는 수업시간에 졸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의미였을까? 이 모든 것들이 사랑의 매일까? 선생님이 제자를 때린 것이므로, 사랑이라고 받아들여야할까? 정말?



위에 적은 것 말고도 아주 많이 나는 아이들이 선생님께 무지막지하게 맞는 걸 봐왔다. 아마 내 또래는 그런 걸 수시로 보았을 것이며 또 맞아보기도 했을 것이다. 나는 그 어린 나이에도 '이건 사랑의 매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다른 아이들 모두 그러지 않았을까. 그러나 선생이든 부모든 '잘못했으면 맞아야해' 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때리면 아이들이 잘못되지 않을 거라고 믿었었나 보다. 그러나 더 자라고 나서야 나는 그것은 잘 되라는 믿음도 뭣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잘못을 했을 때 어른을 때리지 않고 아이들은 때리는 것. 그것은 상대가 내게 맞설 수 없는 약자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상대적 약자 앞에서 자신의 힘으로 제압하려는 것, 나는 그것이 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선생님이 아이를 그렇게 때린 것은 그러므로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또한, 이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가정으로도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 《이상한 정상 가족》의 저자 '김희경'은 가정에서 아이에게 훈육이란 이름으로 체벌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금지해야 하고, 그것을 법에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전적으로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사랑의 매라는 걸,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허락한다면, 그렇다면 그것을 아동학대와 어떻게 구분 지을 것인가? 두 대 때리면 사랑의 매이고 세 대 때리면 아동학대일까? 멍이 들면 사랑의 매이고 죽으면 학대일까? 어떤 형식으로든 체벌을 허락하고 용인하는 순간, 그것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짓기는 힘들어진다. 모호한 경계에서 그 체벌은 학대로 이어진다. 실제로 아이에게 체벌을 하는 부모가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부모의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하면 "나도 맞고 자랐는데?" 하고 반론을 펴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여기에는 맞고 자랐기 때문에, 즉 부모가 매를 들고 엄하게 가르쳤기 때문에 오늘날 자신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 우리 부모가 잘못됐다고 공격하는 것인가 하는 불편한 심리도 있을 수 있다. 흔히들 '사랑의 회초리'를 한국 부모의 전통적 교육방식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 다른 나라에서도 부모의 체벌을 감싸는 쪽에선 '사랑의 매Cane of Love'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한국 부모들만의 엄하고 눈물겨운 사랑표현이 전혀 아니다. '사랑의 매'라는 표현은 때리는 사람의 의도에 따라 어떤 폭력은 정당화가 가능하다는 뜻인데, 이는 전적으로 매를 든 사람의 논리다. 맞는 아이들에겐 체벌의 이유가 사랑이든 분노든 다를 게 없다. (p.35)



가정 내 체벌금지를 법에 명시해야 하는 이유는 부모들을 범법자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성인들과 똑같은 정도로 모든 종류의 폭력에서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체벌을 허용하는 사회는 아이들이 완전한 인간이 아니며 사회구성원의 자격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는 고통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본다. 아이도 개별적 인간이고 권리를 지닌 사람이라기보다 부모의 뜻대로 처분 가능한 소유물처럼 바라본다. 이 뿌리 깊은 부정적 태도를 바꾸자는 것이 체벌금지 입법의 취지다. (p.54)




이 책을 읽는 일은 힘겨운 일이다. 굳이 자극적인 묘사가 아니라도 있어왔던 아동학대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면 너무 힘들어서 책장을 넘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심호흡을 해야한다. 아이를 체벌하는 것을 가정에서도 금지해야 한다고 하는 것에 나는 처음부터 동의했는데,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이 가정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나아가 국가랑은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스웨덴의 사례를 가져오며 잘 보여준다. 스웨덴은 부모의 아이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나라인데, 그 후 30년이 지난 지금은 아동학대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대한민국에선 '가족' 이라는 견고한 울타리에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게끔 배타적은 성격을 띤다. 아내를 폭행할 때도 집안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하고 아이를 학대할 때도 아이가 잘못해서 그러는 거라고 해버리면, 심지어 경찰이 출동을 해도 그냥 돌아서게 되곤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가족, 남자 아빠와 여자 엄마로 구성되고 그 사이의 자녀로 구성된 바로 그 가족을 '정상'이라고 규정지어 버리는 순간, 그렇지 못한채 구성되어진 다른 가족은 자연스레 '비정상'이 되어버리고, 이 가족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눔으로써 비정상에 대한 혐오가 커진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도 미혼모의 아이도 그리고 조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도 모두 다른 아이들의 혐오의 대상이 된다. 너희들은 '정상' 가족이 아니니까.




언젠가 누가 그런건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나랑 대화를 하던 사람중에 누군가가, 로또 당첨이 되면 아이들을 위한 곳을 만들고 싶다고 했었다. 갈 곳 없는 아이들, 학대 받는 아이들, 그 어떤 아이들이라도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공간.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만들어야 할 곳은 그런 곳이 아닐까 싶었다. 그런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에게 나 역시 기꺼이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장을 덮고 나니 그런 공간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을 전부 아이들을 위한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졌다. '어디를 가면 아이에게 좋다'가 아니라, 어디든 걱정없이 그냥 다녀도 될 수 있게 만들어놓는다면 되지 않겠는가. 필리핀에서도 한국에서도 아이를 낳기만 하고 키우는 데는 관심이 없어 버리고 가는 아버지들이 이렇게나 수두룩한데, 나는 너무 이상적인 걸 바라고 있는 것 같아 헛웃음이 난다.



미혼모가 혼자 이고생을 하는 동안 미혼부는 대체 어디로 갔을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박영미 대표에 따르면 파트너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절반가량의 미혼부들이 그 사실을 부정하거나 소식을 감춘다고 한다. 미혼부나 그들의 가족은 자녀에 대한 권리를 미혼모에게 쉽게 떠넘겨버리거나 부모 자녀관계를 부정해버린다. '가족 제도' 주변에 둘러쳐진 금 밖으로 한 발만 나가면 그 강력한 가족주의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다.

출산에 동의한 미혼부조차 출산 후에는 소식을 끊거나 책임을 방기한다. 아무도 미혼부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여성들에게 성관게는 임신,출산,육아까지 이어지는 고민을 안겨주지만 많은 경우 남성들에게 성관계는 그저 욕망일 뿐이다. (p.118-119)



보편적 공공보육의 비판자들은 과도한 공공보육이 가족생활을 갉아먹거나 어린이의 정상적 양육을 저해하고 가족 해체로 나아가게 될 거라고 비판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다시피 스웨덴은 보편적 공공보육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자녀와 보내는 시가닝 줄기는커녕 되레 늘었다. 스웨덴의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하루 평균 300분이고, OECD 국가 평균은 47분이다. 한국은? 6분이다. (p.231)




문화 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사랑의 매, 아이들을 때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성의 성기를 절단하고 꼬매버리는 할례까지. 그것이 그 나라의 '문화'라고 그저 넘길 수 있는 것일까? 어느 한 대상을 고통스럽게 하는데, 그것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용인되어야 하는걸까? 아프고 죽는데, 그것을 문화라는 이름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걸까?


"사랑의 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다 자기네 문화적 전통이라고 말해요. 그걸 문화적 특성, 종교적 가르침이라고 생각 하는 것이야말로 체벌을 옹호하는 가장 끈질긴 논리죠. 스웨덴에서도 그랬어요." (p.204)




국가가 가정의 일에 끼어드는 게 아니라 개인으로 한 사람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 그래서 아이에 대한 체벌을 금지하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 그것은 약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개인을 존중하는 것이다. 우리는 혼자 사는 게 아니라 가족들과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면서 사는 사람들이라, 한 아이를 보호하는 것에서부터 많은 것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것, 육아에 스트레스 받지 않게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 그리고 스웨덴의 경우처럼,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어디든 좀 더 안전하게 만드는 것. 이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차분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설득력이 있다. 아이를 존중하지 않는 것부터 얘기를 꺼내도 독박육아와 모성신화와 뿌리깊은 이 사회의 약자혐오가 만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이런 구절들을 대통령이 읽었다면, 좋군, 하고 생각했다. 사실 대통령보다는 국회의원들이 읽어야 되지 않을까 싶고, 그리고 세상의 많은 부모들과 선생님들, 그리고 물론, 비혼인 사람들, 아이와 상관없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자를 한 개인으로 똑같이 존중하는 것, 그것은 그래야 마땅한 것이니까, 그런 마땅한 것들을 지키고 산다면 엉망진창 세상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궁극적으로 우리는 아이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닐까. 기본적으로 약자가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일 것이다.



세상 어디에도 비정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가족은 없다. 정상 가족이란 말이 이상한 이유다. 가족은 단지 가족일 뿐이다.






내 혈연이 아니더라도 세대를 이어 인류가 계속 존재하리라는 기대가 사라진다면, 개인의 삶은 유한해도 나보다 더 크고 지속되는 전체에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다면, 그 모든 추구와 삶의 의미도 빛을 잃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모두 미래의 낯선 이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존재의 의미를 다음 세대에, 아이들에게 빚지고 있다.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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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2 1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2-02 12:14   좋아요 5 | URL
진심어린 체벌은 당하는 아이가 잘 안다고 하셨는데, 제 생각은 다릅니다.
진심어린 체벌이라 하면, ‘아 내가 잘못했고 그래서 나 잘되라고 때리는 거구나‘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것이 폭력을 인정하는, 다시 말해 ‘맞을짓을 했다면 맞아도 싸다‘를 인식시키는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그 아이는 자라서 다른 약자를 향해 ‘맞을 짓 하면 맞아야지!‘라는 사고를 자연스레 갖게 될거고요. 결국 폭력은 대물림되겠죠. 저는 아이가 사랑의 훈계를 알것이다, 라는 것 역시 때리는 사람의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육체적으로 때리는 것만이 폭력이 아니죠. 말씀하신 것 같은 욕설을 포함해 비하발언도 있을테고요, 성희롱은 여전히 교사로부터 당하는 학생들이 있고요. 이건 제가 리뷰에도 언급했던 것처럼 모두가 약자에 대한 혐오로부터 비롯됐다고 보여집니다. 우리는 약자를 혐오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같아요.

2018-02-02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2-02 12:44   좋아요 3 | URL
이 책에도 그런 사례가 나와요. 내가 ‘맞아서‘ 이렇게 잘되었다,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요. 저자는 그 말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맞아서 잘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큰 거라고. 개인의 역량이란 것은 다르니까 누군가는 같은 환경에 놓여졌을 때 아무렇지 않을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받지만 극복할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받고 극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잘 극복해냈다고 해서,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일이 해도 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신을 때린 선생님을 다시 찾아오는 아이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것이 체벌의 긍정적인 효과라거나, 긍정적 체벌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득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붕붕툐툐 2018-02-02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우 공감합니다. 어떠한 폭력이든 폭력은 폭력일 뿐이며,폭력은 재생산되기 쉽죠.

다락방 2018-02-02 16:46   좋아요 2 | URL
네. 어떤 폭력이든 허용해버리는 순간, 우리는 다른 폭력에 대해서 다 받아들이기 쉬워지죠. 그렇게 대물림 되고요.
 
















'파멜라'는 '내'가 아닌 '다른 여자'의 상징적 이름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불륜이라거나 바람을 피는 다른 여자를 의미하진 않는다. 레오에게 파멜라는 에미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의 애인이었다. 숱한 이메일을 에미랑 나누었지만 그는 보스턴으로 건너가 파멜라 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와 연인이 된다. 그리고 다시 독일로 돌아와 앞으로 파멜라와 함께 살지도 모를 날들을 생각한다. 레오는 에미랑 '우리 사귀자' 라고 한 적도 없고, '나는 사실 너를 사랑해' 라고 한 적도 없다. 그들은 그저 서로를 애정하는 마음을 가득 안은채로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살았던 거다. 에미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그 보스턴 체류 시절, 레오는 파멜라를 만났다. 레오는 에미에게 파멜라라는 애인이 있음을 알린다. 알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들은 '그러면 안되는' 관계에 있지 않다. 레오는 싱글 파멜라도 싱글, 싱글인 남녀가 사귀지 않을 이유가 뭐란 말인가. 사귀어도 된다. 되는데,


어디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응?, 되지, 되고말고, 마음대로 하렴, 막 이렇게 되나. 응 그래 너 애인 있어도 되지, 니 애인이지, 이렇게 에미도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응? 그게 그렇게 되냐 이말이다. 나랑 이렇게 이런 시간을 보내고 어떻게 파멜라랑 살지, 하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는데, 그렇다고 또 내가 거기에 끼어들 수는 없어? 그러니까, 응 그래, 여자친구랑은 잘 지내니? 뭐 이런 거 물어보고 그럴 수는 있지만, 실상 내 마음은, 너는 내 남자인데 이새끼야..뭐 이렇게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그걸 말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또 '레오가 파멜라랑 헤어지게 해주세요' 빌 수도 없다. 그건 좀 .. 비열하잖아. 누군가의 불행을 바란다는 건. 그렇지만, 그건 할 수 있다.



레오가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기를.

레오가, 레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레오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볼 수 있기를.




레오는 시간이 지나서야, 자신이 에미에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 방법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고, 파멜라랑 함께 하는 미래를 꿈꾸면서 실상 자기가 계속 함께 했었던 건 에미라는 걸 깨닫는다. 아주 늦게 깨달은 셈이다. 바보가 따로 없다. 에미는 처음부터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그 방향으로 가는데 레오는 계속 휘청거렸어. 세상 똥멍청이가 따로 없지.. 어쨌든, 내가 이 얘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다시,



파멜라는 다른 여자의 상징이라는 거다. 다.른.여.자. 그녀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 그녀는 단지 현실속에서 나와는 다른 어쩌면 나보다 더 큰 매력을 가진 여자. 파멜라는 그런 상징의 이름인 것이다. 그런 파멜라에 대하여, 나는 어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친구와 나는 레오와 에미 얘기를 같이 읽었고, 그렇기 때문에 파멜라가 가진 상징에 대해 알고, 파멜라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가 있어. 브라보! 역시 같은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이야기 나눌 것이 많아. 게다가 내 의식의 흐름을 잘 따라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니까 우리는 나의 찌질함에 대해 얘기하다가 파멜라 얘기까지 가게됐고, 나는 에미가 되어서, 레오 옆에 파멜라가 없었으면 좋겠고, 그렇지만 파멜라가 떠나버렸으니, 파멜라에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주자, 파멜라에게는 누가 어울릴까? 이런 얘기를 길게 길게 나누었던 것이다!! 자, 그와 나눈 대화다.










우리는 결국 파멜라에게 멜라니를 붙여주었다. 파멜라가 모르는 게 함정.....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파멜라에게 멜라니라니. 아, 나 너무 현명한 것 같아. 아놀드, 숀, 죤, 붙이다가 앗!! 하고 멜라니 똭- !! 크-


내 귀에 캔디~♬

파멜라에게 멜라니~♪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지난주말에 불국사에 가고 있는데 우리집에 올 예정이었던 조카에게 전화가 왔다. 이모! 이모 방에 있는 책갈피 가져가도 돼? 묻는 거였다.


-무슨 책갈피?

-이모 책에 붙이는 거

-아, 포스트잇 말하는 거구나!

-응.

-타미 그거 어디있는지 알어?

-응! 이모 화장대에!

-응, 가져가도 돼. 근데 타미야, 이모가 쓰고 어디 다른데 뒀을지도 모르니까 만약에 타미 갔는데 없으면 나중에 이모가 사줄게.

-응.



주말에 돌아와보니 내가 쓰는 포스트잇 플래그는 책장에 그대로 놓여있었다. 화장대에 있지 않아 가져가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조카에게 전화했다.



-타미야, 너 못가져갔지?

-아니 가져갔는데?

-어디에서?

-화장대에서!



음. 아마 내가 평소 쓰던 것보다 큰 걸 가져간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날인 월요일 여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여동생이 깔깔 웃으며, 쟤는 별 걸 다 자랑한다면서, 학원친구들 만났는데 포스트잇 플래그 보여주면서 "이거 우리 이모꺼야~" 이러면서 자랑을 했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또 사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이모꺼라면 다 좋아하는 듯. 우리 이모가 연필 사다줬어~ 하는 것도 엄청 자랑하고. 그냥 이모이모 자랑자랑인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 애정이가 뿜뿜한다. 엊그제는 여동생에게 전화했는데 옆에서 타미가 누구냐고 묻는 거다. 제엄마랑 싸우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린다.


-엄마, (전화)누구야?

-우리 언니.

-우리 이모거든!

-우리 언니거든!


이러면서 싸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휴 이 귀요미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난 너희들 모두의 것이란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날 가지렴 얘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다음주에 갈 때 포스트잇 사가야지.
















파멜라가 이곳으로 오기로 한 거죠. 그런데 내가 그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요? 에미 당신이랑 보냈어요. 그사이에 내가 공간을 떠나 누구 곁에 있었을까요? 에미 당신 곁에 있었어요. 내가 나의 비밀스러운 내면에서는 누구랑 살았을까요? 에미 당신이랑 살았어요. 언제나, 오로지 당신과 함께 였어요. 그리고 내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환상에 등장하는 하나의 얼굴 또한 당신 얼굴이었어요. - 일곱 번째 파도, p.33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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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0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8-02-01 09:34   좋아요 0 | URL
왔어요? *^^*

책읽는나무 2018-02-01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타미!!!
포스트 잇 조차 이모 것을 흠모하다니!!
그나저나 경주 다녀가셨었군요?

다락방 2018-02-01 10:37   좋아요 0 | URL
네 주말에 불국사 다녀왔어요. 다행히도 날씨가 좋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답니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