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 직원이 작년부터 다이어트를 했는데 매일 집에서 운동도 하고 먹는 양도 확 줄여서 아주 몰라보게 달라졌다. 아니, 뭐 몰라보진 않고... 많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 20대의 몸을 되찾았다며 본인 스스로도 만족해한다. 이 직원이 먹는 양을 줄인만큼, 칼로리 높은 걸 먹을 때는 망설이고 참으면서 괴로워하는데, 어제는 튀김소보루호두과자에 꽂혀버린 거다. 일전에 내가 선물 받은 적이 있어서 회사 동료들하고 나눠 먹었었는데, 그 때 기억도 있고 해서 막 너무 먹고 싶은가 보다.
나도 이걸 무척 맛있게 먹었던 터라, 지난 달에 만난 친구들에게도 이걸 선물로 줬었는데 아주 인기 폭발이었다. 친구들이 맛있어했어. 나도 시켜먹어야겠다... 벼르고 있던 참인데, 동료가 여기에 꽂혀서 으으윽 괴로워하던 것. 먹고 싶은 마음이 컸던 동료는 이제, 그 유명한, 자기 합리화에 들어간다.
- 그래도 이건 대전 성심당 튀김 소보루보다 사이즈가 작으니까요.
- 응 그렇지.
- 그리고 팥도 호두도 다 몸에 좋잖아요.
- 응 맞아.
이렇게 호응해준 뒤에, 나는 동료가 더이상 갈등하지 않게끔 한마디를 더 보탰다.
- 그리고 팥은 귀신을 쫓아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먹어라, 튀김소보루 먹어! 팥은 귀신을 쫓아낸다! 먹어라, 동료여!!! 먹어!!!!!
- 오늘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물론 평소처럼 일어나기 너무 싫었지만, 그래도 금요일이니까!! 하고 신났다. 게다가 더 신나는 건 저녁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엄마가...스테이크를 사왔엉. -0-
우리는 코스트코 회원이 아닌데, 친구 코스트코 가는 데 따라갔던 엄마가.....충동구매로 먹을 걸 잔뜩 사오셔서는, 엊그제 나 퇴근하자마자 냉장고 앞에 데려가서, 이거봐바, 나 이것도 사고 이것도 사고 이것도 사고....하면서 차례대로 보여주시는 거다. 응 잘했어. 했는데, 스테이크가 똭- 엄마...사랑해요. 진심이에요. all my heart... 엄마는 나의 트루 럽....
두근두근...
와인 얼마 안남았으니까 와인도 좀 사가야지.
그나저나 집에서 스테이크 구워먹을 그릴이라든가 이런 게 없는데, 일단 프라이팬을 아주 강한 불로 뜨겁게 한 다음에 구워 보다가..안되면... 그냥 다 잘라서 갈비살인듯 구워먹어야지. 아하하하. 얼마전에 스테이크에 뿌려먹는 소금을 선물 받았는데, 엄마가 그 소금 먹으려면 스테이크가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샀다고 했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다. 나 예전에 라디오에 사연 보냈다가 당첨됐는데 선물로 원두를 줘가지고...... 내가 커피 메이커를 샀었지.......
아, 빨리 퇴근하고 싶다. 스테이크가 기다린다 두구두구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