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도착하면 책등 사진 찍어 인증해야 하지만 마음이 급해서 그만..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이뤄지게 도와준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으다 ㅋㅋㅋ 오래전부터 '알라딘 장바구니를 비워줄 사람'을 간절히 원했는데, 나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아, 몇해전부터 꾸준히 내 장바구니를 비워주는 오빠가 눈앞에 나타났고!! 이번에도 역시, 생일이 다가오니 '갖고 싶은 책 목록 불러봐봐' 해서, 여러권 불러주고 '이것들이니까 여기서 알아서 골라줘' 했더니, 그냥 리스트에 있는 걸 다 보내준 것이다.


아아...나는... 잘살았어. 잘살았다 ..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기분이가 너무 좋아서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도 아직 도착 안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리스트만으로 이렇게 자랑질을 하는 것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만세!!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거예요!! 꺅 >.<


신이 나를 사랑해 ♡



책들아 빨리와라 빨리와.

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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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8-08-07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즐거운 독서 되세요! ^^:)

다락방 2018-08-07 11:38   좋아요 2 | URL
흐흣 네 고맙습니다!!

moonnight 2018-08-0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부럽네요^^ 잘 사셨어요♥

다락방 2018-08-07 20:35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에 아주 행복해졌습니다!! :)

비연 2018-08-0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주변에 산타가... 부럽부럽...
근데 생일이 다가오고 있군요! 책 선물받기 이벤트 하세요~^^

다락방 2018-08-07 20:35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그런 이벤트는 좀 .. 에 그러니까.. 예 좀 뻘쭘해서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넘어가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08-07 2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8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8 2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9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9 09: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09 0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육체노동자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구판) 7
클레르 갈루아 지음, 오명숙 옮김 / 열림원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몇 해전에 사랑을 잃고 절망하고 있을 때 한 영화를 봤다. 영화속에서 중년의 여자는 이혼하고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그러다 우연히 만난 중년의 남자와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을 하게 된다. 이 사랑이 그녀를 들뜨게 하고 설레이게 했고, 다른 지역으로 가야만 했던 남자는 '나랑 같이 가지 않겠느냐' 물었지만, 여자는 자신의 아이들도 있고하니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녀는 다시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을 살면서 멀리 있는 그와 편지로 안부를 전하고 사랑을 속삭인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을 보내고난 후, 그는 '당신을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여자는 예쁜 옷을 입고 메뉴를 정해 상을 차리고 그렇게 그를 기다린다. 그러나 아침이 오후가 되고 오후가 또 밤으로 바뀌어도 그는 오지 않았다.


대신 그의 아들이 왔다. 그의 짐 몇 가지를 가지고. 그리고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그녀에게 오지 못한 이유가 그의 죽음이라니, 그녀는 삶에 의욕을 잃는다. 돌보아야 할 아이들에게도 신경을 쓸 수가 없다. 평소 엄마와 사이가 안좋은 사춘기 딸이, 이 때만큼은 동생을 돌보고 엄마 역시 돌본다. 엄마, 나에게 그 사람에 대해 얘기해줄래?



이 영화를 보고 펑펑 울고 여동생에게 전화해 얘기했는데, 그 때 동생이 내게 그런 말을 했다.


"언니, 사랑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지. 살아있으니까 언젠가는 만날 수도 있잖아. 만남에 대한 희망."


정말 그랬다. 살아 있기 때문에 어쩌면, 언젠가는, 우연히라도 그를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죽음이 주지 못할 것이었다. 그래. 그는 저기 어딘가에 살아있다. 어떻게든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가 그곳에서 어떻게든 잘 살아내고만 있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그의 살아있음 만으로도 나는 감사한다, 라는 생각을 나는 오래 했다.




이 책, 《육체노동자》는 그 제목 만으로 선택된 책이다. 제목 너무나 내 타입이야! 나는 아마도 이 책을 펼치면 잘만 킹 감독의 영화같은 장면들이 나올 걸 기대했던 것 같다. 그의 영화 《레드 슈 다이어리》에서는 상체를 탈의한 몸 좋은 남자가 힘차게 운동하는 장면이 있었으니까. 육체노동자, 라는 것은 내게 잘만 킹 감독의 영화 이미지를 줬고, 그래서 선택한 거였는데, 책의 줄거리와 또 책을 읽으면서 보니, 전혀 내가 상상한 그림대로 그려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10년을 한결같이 사랑한 남자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는 것이다.


오, 맙소사.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라니. 그렇다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난 후에도 역시 그런 생각을 하게 되겠구나.


'그래, 그가 저기 어딘가에 살아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좋아. 그렇다면 우리가 언젠가는 만날 수 있잖아. 내가 손을 내밀든 그가 내밀든, 혹은 그것이 우연에 의한 것이라도. 그가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좋아.'



그러나 책은 읽을수록 메롱인 것이었던 것이었다.. 10년을 한결같이 사랑했던 남자는 동성애자이고, 그래서 그녀에게 뭐 딱히 이렇다할 사랑을 준 것도 아니었고...그녀에게 '그 부자늙은남자랑 결혼해' 같은 거 강요하고, 그녀는 늙은 부자 남자랑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연애하고 값비싼 선물 받고 게다가 그의 남자애인은 가끔 젊은 중국남자를 꼬셔서 자고..뭐 이런.... 재미없으면서 심지어 쓸모없기까지 한... 아시아인이 잠깐 서빙하는 엑스트라로 등장하고 여자 주인공은 뭐랄까 세상 한심한 캐릭터같고..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심지어 기분까지 나빠지는 책인 것이다. 특히 '젊은 중국 남자'를 꼬셔서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간다는 건 너무 싫었어.



이 얇은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그만둘까'를 생각했다. 집어던질까..그렇지만 벌써 절반이나 읽었는걸, 벌써 삼분의 이나 읽었는걸, 몇 장 안읽으면 다 읽는건데... 어쩌면 끝까지 읽고나면 묵직해지는 뭐 그런 게 있을 수도 있어..라고 했지만 뭐 딱히 묵직해지는 그딴 건 없었다고 한다.



재미없는 책을 집어들면 독서 속도가 확 느려진다. 이 책 읽으면서, 이 책 포기한다면 내가 빨리 다른 재미있는 책 1,2,3을 읽을 수도 있을텐데! 세상에 읽을 책이 천지인데 시간이 아깝구먼!! 하고 탄식하다가, 드디어, 다 읽었다.



이제 다른 책을 읽을 수 있다!!



"지금의 넌 빅토르는 물론이고 좋아해보겠다고 작정하고 만나는 다른 가엾은 청년들과도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 그건 빅토르를 즐겁게 할 뿐이야. 유감스럽지만, 사랑이란 단 한 사람하고만 가능한 거란다. 설사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p.111)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 흔히 겪었던 남자들의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시선을 난 참 잘도 참아냈던 것 같다. 은밀하고도 저속한 유혹의 시선들이 화를 돋우긴 했지만, 이를 통해 난 빅토르가 정말 점잖은 사람이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까지 항상 겸허하게 행동했던, 지상에서 정말 유일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p.39-40)

빅토르는 도저히 봐줄 수 없는 모습으로 웅크린 채 잠들기 일쑤였고, 면도도 하지 않고 제대로 세수도 안 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곤 했는데, 빅토르의 그런 너저분한 행동거지를 세베로가 그냥 방관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고 말이다. 눈썹 사이에 깊은 주름이 하나 있고, 살짞 벌어진 입술이 상심에 잠긴 그 작은 주름살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는 모습으로 그는 누워 있다. (p.120)

그녀에겐 편지 한 통 보내지 않고 연락을 끊은 자신을 롤스로이스 차에 태우기 위해서라면, 평원 한가운데서 기차를 세울 수도 있을 만큼 영향력을 지닌 행정관과의 연애 경험이 있다. 그녀가 세월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미끌미끌한 초록색 옷을 고집하게 된 것도 그의 영향 때문이다. 샴페인도 모자도 다 그 남자의 영향이다. 그는 유부남이었고, 그녀는 결혼하자고 울면서 그에게 매달렸다. 10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그녀는 그의 허락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성당 제단 앞에서 그 사람이 갑자기 쓰러졌어요. 정말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p.126)

내 머릿속은 내가 저지른 천박한 죄들로 가득했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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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07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수록 메롱인 것이었다....햐 표현이 대박입니다!!!

다락방 2018-08-07 11:38   좋아요 1 | URL
아니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까지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알벨루치 2018-08-07 11:4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도 대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8-08-07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제목 단호한것 좀봐. 그런데 심지어 다 읽었어 대단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8-07 20:34   좋아요 0 | URL
제가 한단호 하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

비연 2018-08-07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바로 제외. ㅎㅎ

다락방 2018-08-07 20:34   좋아요 0 | URL
네네 다른 책 읽으세요 ㅎㅎ
 
무인도의 이상적 도서관
프랑수아 아르마네 지음, 김희진 옮김 / 문학수첩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여행 전날, 부랴부랴 바로드림으로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구입했다. 당장 다음날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바로 전날 이 책이 사고 싶어졌으니 어쩔 수 없었다. 퇴근 후에 서점으로 달려가면서, 아아, 나는 왜 하필 이 때 이걸 읽고 싶어서 몸고생을 하는가...스스로를 원망했지만, 아니, 무인도에 가져갈 책 세 권을 묻는 책인데, 여행할 때 가져가는 게 아니라면 언제 읽는단 말인가! 나는 다른 책들과 함께 이 책을 여행에 가져갔고, 얇은 책이니만큼 하노이의 한 까페에 앉아서 다 읽어내려갔다.



이 책은 '당신이 무인도에 가져갈 책 세 권은 무엇?' 이라는 질문을 세계 곳곳의 작가들에게 던지고 그 답을 기록해놓은 것인데, 애초에 《성경》과《셰익스피어 전집》은 책 목록에서 제외하라고 나와있다. 아마도 이 두 권이 가장 많이 선택되어질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인데, 사람들 참 웃기다. 분명 전제에 '이 두 권을 제외하고' 라고 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빼라고 했지만' 이러면서 성경과 셰익스피어 전집을 잘만 넣어둔다. '빼라는 거 알지만' 이라는 전제를 붙인 작가도 있고, 그런 거 아예 쓰지도 않고 그냥 '난 성경!'막 이래 ㅋㅋㅋ 아아, 작가들 고집이 대단합니다.



성경은, 어쩌면 나도 가져가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성경을 읽고나면 세계 문학을 이해하는 데 더 폭넓은 길이 열릴 것 같아서, 이해의 폭이 더 넓어질 것 같아서. 그렇지만 셰익스피어 전집은, 나로 말하자면, 좀 여러권 읽기도 했을 뿐더러 무인도에 가져갈 책도 아니야. 그런데 아주 많은 작가들이 이 두권을 제외하라고 했음에도 껴넣는다. 성경과 셰익스피어 전집, 뭐지요?



내가 도표로 만들어서 수치화 하려고 작가이름, 가져갈 책 목록 엑셀로 만들다가 포기했다. 다만, 기억나는대로 말하자면, 아주 많은 작가들이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얘기하더라. 그 책이 분량이 길기 때문이라 답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시 읽어도 좋을 작품이란 얘기가 많았다. 내가 아직 읽지 못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그렇다면 나는 무인도에 갈 때 아직 읽지 않은 이 책을 가져가도 좋으리라.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책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그리고 《돈키호테》. 아주 많은 사람들이 돈키호테를 언급하더라.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서구권 남자작가들에게 성경과 같은 취급을 받는 것 같았다.


《모비딕》도 여러차례 언급되었는데, 내게는 이 책이 이북으로 있지..아직 읽지 않았지만... '카뮈'의 《이방인》도 몇차례 보았고, 발자크, 도스트옙스키, 스탕달, 체호프, 폴로베르도 여러차례 언급된 작가이다. 



여기에 실린 작가들이 고른 책들의 리스트는 대부분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이었다. 가져갈 책으로 꼽히는 책이 고전이라는 건, 어떤 의미가 있는걸까? 

그리고 이 책에 실린 작가들 중의 다수가 남자이고, 또 그들이 가져갈 책의 상당부분이 남자 작가의 책이다.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 '보부아르'는 《제2의성》에서 발자크의 여성혐오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발자크를 가져가겠다고 한 작가들은 (내 기억이 맞다면)모두 남자 작가들이었다. 새삼 여자 작가들의 작품이 가시화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질문은 몇 해전에 작가들에게 뿌려졌고, 그 대답을 책으로 묶자는 기획은 2014년에 세워졌다 했다. 그렇다면 그로부터 시간은 상당히흘렀으니, 지금 다시 작가들에게 묻는다면, 그리고 여성작가들의 수를 더 늘린다면, 가져갈 책의 목록은 좀 달라지지 않을까? 발자크나 존 스타인벡은 덜 언급되지 않을까? 그러면서도 여러차례 언급된 '발자크'의 《사촌 베트》는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작가들중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시집을 가져가겠다고 했다. 무인도에 간다면 시를 읽기에 너무 좋을 거라는 거다. 시집에 대해서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다가, '정말 무인도에서는 시를 읽기에 좋을까?' 하고 계속 생각해보고 있지만, 좀처럼.. '그렇다'는 답을 내가 내릴 수가 없네?



작가들의 좋은 혹은 재미있는 대답들이 기억에 남는다.


미국작가 '로버트 올렌 버틀러'는 가져갈 책 목록에 아직 미발표된 자신의 아내 '엘리자베스 듀베리'의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를 포함시켰다. 이건 아직 미발표작인 책인만큼 자신이 이제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하고 또한 세상에 좀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던 게 아닐까. 움베르토 에코였나, 전화번호부를 가져가겠다고 했고, '안토니오 카발레로'는 아무거나 백과사전으로 세 권 가져가겠다고도 했다. 누군가는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가져가고 싶으니 추천 해달라고 했고, '오늘은 이 책들을 얘기하지만 내일 물어보면 다를거야' 라고 답하기도 했다. 아, 누군가는 자신이 쓴 책을 가져간다고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책 대신 펜과 종이를 가져간다고도 했다.


아, 그리고 미셸 우엘벡!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설문조사에는 절대 답하지 않는다. -p.108, 미셸 우엘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는 분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내가 읽은 《헛된 기다림》의 작가 '나딤 이슬람'은 안나 카레니나만 세 번 외친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전쟁과 평화를 선택하고 싶다고 말한다. 성경과 미워시의 시집들을 가져갈 거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위기 상황을 지나야 할 때, 감정적인 상처를 극복해야 할 때나 실수를 저질렀음을 인정해야 할 때, 일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갈 때 나는 언제나 문학에 기대곤 했다. 그럴 때 미워시의 작품은 언제나 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달래주었다. -p. 31, 나딤 이슬람


아, 너무 좋지 않은가! 나는 이 대답이 진짜 너무 좋은 거다!


문학에 기대는 것, 그것은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내 경우에도 뚜렷이 기억나는데, 아주 오래전, 무슨 일 때문인지 지치고 힘들어서 갑자기 정미경의 책이 읽고 싶어졌던 거다. 그 때 집에 가는 길, 걸으면서도 그녀의 단편집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를 읽었었는데, 읽으면서, 아아, 역시 소설이 짱이야, 지치고 힘들 땐 책을 읽으면 돼, 라는 생각을 했던 거다.


여러분 이런 경험 있지 않아요?



'로디 도일'이란 작가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으로 '크나우스고르'의 《나의 투쟁》을 선택하는데, 이 선택에 이렇게 덧붙인다.



이 책 앞에서 나는 사춘기 때 그랬듯 게걸스레 빠져들어, 내가 냉장고도 술집도 없는 곳에 난파되어 세상에 홀로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게 틀림없다. -p.71, 로디 도일.



아아, 이것도 너무 좋지 않은가. 내가 어디 있는지 아예 까맣게 잊게 만들 책. 나를 쏙 빠져들게 만드는 책. 도대체 그런 걸 잊게 하는 책이라니, 나의 투쟁이 어떻길래 그런걸까.



당연히 여러 책이 나오고 그래서 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번 하게 되지만, '존 어빙'만큼 그 생각을 강하게 들게한 작가도 없다. 그는 모디빅을 선택하는데, 이렇게 답하는 거다.



나는 《모비딕》이 없으면 안 된다. (p.111, 존 어빙)



아아, 저기에 모비딕 말고 무얼 넣어도 성립되고, 그렇지만 신중하게 넣고 싶어지지 않는가. 도대체 그게 없으면 안된다니, 모비딕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저 문장을 한참이나 들여다보면서, 나는 저기에 모비딕 말고 무엇을 넣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넣어봤지만, 아니, 그게 없다고 해서 '안되는' 지경까지는 아닌 것이야. '없으면 안되는 거' 그건 대체 내게 어떤 것일까?


설마..



술과 고기?



그리고 이런 충동은 또 어떤가!



내 세 번째 선택은 월트 휘트먼의 《풀잎》이 되겠다. 나는 내 섬에 세상을 가져오고 싶다. -p.147, 알베르토 망구엘




어떤 책을 가져가면 나는 섬에 세상을 가져가는 기분이 될까?




하나만 더.


'퍼 페터슨'은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안나 카레니나》는 내 비밀의 책이 되었다. 나는 이 책을 노르웨이어 번역, 덴마크어 번역, 두 가지 영어 번역으로 갖고 있다. 어떻게 한 작품이 그토록 생으로 충만하고, 열정과 '사유'와 '기교'로 가득할 수 있을까!

나는 도저히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을 여러 번 다시 읽었지만, 그것도 꽤 오래전 일이며 다시 빠져들 준비가 되어있다. 두껍기까지 하니 무인도에서 적어도 일주일은 버티게 해줄 것이다. -p.187, 퍼 페터슨



나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생각이 났다. 나는 그 책을 독일어 원서로도 가지고 있고, 영어 번역본으로도 가지고 있다. 물론...둘 다 읽지는 않았고 또 읽지 못하겠지만, 퍼 페터슨이 안나 카레니나를 얼만큼 사랑하는지 확 다가오는 거다. 내가 새벽 세시를 사랑하는 바로 그 마음이 아니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가져갈 세 권'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해보게 됐다. 제일 처음,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꼽았다. 그리고 나자 나머지 두 권에 대해서는 선택하기가 너무 어려워지는 거다. 줌파 라히리를 좋아하는 만큼 그녀의 책을 가져가야 할 것도 같고, 율리시스 같은 긴 책을 가져가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싶기도 했다. 읽어봐야지 했지만 섣불리 펼쳐보지 못했던 성경은 어떨까 싶기도 했고, 아니야 그보다는 내가 사랑하는 소설이 낫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듬뿍 담긴,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를 가져가면, 그 책에 얽힌 기억이나 마음까지 쏟아져내려, 무인도에서 버티는 데 문제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나는 새벽 세시 말고는 다른 두 책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고, 그러면서 새벽 세시 시리즈로 《일곱번째 파도》까지가 한 권이라고 우겨야지! 다짐도 했다. 내심, 영어번역본과 독일어 원서 까지도 한 권이라고 우길까.... 하기도 했고.



책 제목이 무인도의 이상적 도서관 이라고 했으니, 나는 무인도에 표류할 다른 사람들과 미리 어떤 책을 가져갈지 얘기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야 책이 서로 겹치지 않고 다양하게 흘러올 수 있지 않나. 그러면 서로 다른 책을 가지고서 교환해볼 수도 있잖아. 아아, 그러나 더 많은 책들을 다양하게 읽기 위해서라면, 사실 거기는 무인도가..무인도가 아닌 게 되지 않나. 그러니까 말이 안되는 것인가... 그렇지만..성경은 안가져가도 될 것 같은데, 그거슨 아마도 무인도에 이미 성경은 누가 갖다놓았을 것 같기 때문이야.. 다들 이렇게 고전들을 가져오려고 하니 내가 가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구출될 당시에 무인도에 기증하고 와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놓고간 숱한 고전들 속에서 현대 소설 읽는 깨알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겠나. 아아, 인류를 사랑하는 나는 휴머니스트...



나 역시 세 권을 다 추려내지 못해, 다른 작가들도 이 질문에 답하기 너무나 어려웠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나 역시 설문조사엔 답하지 않겠다고 하는 편이 속 편할듯... 그러면서도 계속 생각해본다.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지만,



'내가 무인도에 가져갈 책 세 권은 무엇일까?'







적어도 25권은 필요할 텐데! 나에게 문학은 마약이다. 아내는 내게 아주 짧은 여행에도 왜 세 상자나 되는 책을 철저하게 챙겨 가냐고 묻는다. 하지만 나는 독서에 제약받는 것을 견딜 수가 없다. (p.103, 짐 해리슨)

《모비딕》과 셰익스피어 없는 삶을 나는 상상하기 어렵다. (p.111-112, 존 어빙)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안나 카레니나》, 《신곡》. 순전히 실제적인 이유에서다. 거기서 몇 년을 보내야 한다면, 묵직한 책을 가져가야 한다! 나는 프루스트르 숭배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이 대목 저 대목을 나는 끝없이 다시 읽는다. (p.128, 하니프 쿠레이시)

‘도데‘의 《사포》는 내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책이다. 줄곧 저속함의 경계선에 있으면서도 결코 그리로 떨어지지 않는 그의 글쓰기는 아주 근사하다. (p.138, 안토니우 로부 안투네스)

내 세 번째 선택은 월트 휘트먼의 《풀잎》이 되겠다. 나는 내 섬에 세상을 가져오고 싶다. 세상을 바라보는 휘트먼의 시각, 격독적이고 세심하고 애정어린 시각은 먼 과거까지 거슬러 올라가 앞날을 향해 펼쳐진다. (p.147, 알베트로 망구엘)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 제국 쇠망사》를 가져가겠다. 무엇보다도 그 언어의 아름다움 때문에 계속 다시 읽는 책이다. 그리고 나머지 두 권을 쓰기 위해 노트를 잔뜩 가져가겠다! (p.166, 토니 모리슨)

그리고 선집 한 권, 선집이라기보다 나만의 명작 시집(로버트 크릴리, 데릭 월컷, 존 클레어, 타밀어 사랑 시들, 토머스 와이엇, 데니스 존슨, 잭 길버트의 글 몇 편, 에이드리언 리치, 토머스 하디, 그 외에도 다수)에 기억할 만한 단편소설 몇 편, 특히 이사크 바벨과 메이비스 갤런트의 단편을 곁들여 가져가겠다. 이 명작 선집은 나만을 위해 몇 년동안 공들여 만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여기저기서 뜯어낸 낱장들과 손으로 베껴 쓴 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것은 물에도 불에도 상하지 않는 내 구급상자다. (p.180-181, 마이클 온다체)

발견되기까지 내겐 내가 쓴 책 세 권이면 충분하다. 《낙원》, 《여자들》, 《취향 전쟁》.
난파선에서 건진 술 몇 병만 있으면, 만사가 순조롭게 굴러갈 것이다. (p.214, 필리프 솔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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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0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화번호부와 백과사전이 맘에 드네요. 원래 소설파인데 어쩐지 지루한 무인도에서는 백과사전이 너무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전화번호부도요.

다락방 2018-08-06 11:46   좋아요 0 | URL
백과사전은 읽을만한것 같은데 전화번호부는 숫자만 가득할텐데..재미있을까요? ㅎㅎ
저는 성경을 가져가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생각하면서도 어쩐지 성경 읽기는 아까울 것 같아요. 하루종일 하는 거라곤 독서뿐일텐데, 그 온전한 집중력을 성경에 쏟아붓기 싫은 마음 같은게 생겨서... ㅋㅋㅋㅋㅋ

psyche 2018-08-06 12:31   좋아요 1 | URL
그게 전화번호부에서 이름 보는 것도 재미있구요. 숫자에서 나 혼자만의 패턴을 발견해보는것도 재미있고 중간에 있는 광고도 재미있답니다. 너무너무 읽을게 없어 전화번호부책 읽어본적이 있는 저...

다락방 2018-08-06 13:15   좋아요 0 | URL
혹시 탐 크루즈 주연의 영화 [레인맨] 아세요? 거기 보면 더스틴 호프만이 탐 크루즈의 형으로 나오는데요, 자폐증상이 있는 걸로 나오거든요. 전화번호부 책을 한 번 읽고는 거기에 있는 전화번호를 다 외워버리는 거예요. 갑자기 그 생각나네요. 음..전화번호는 누군가에게 분명 읽을 거리가 되겠어요!

psyche 2018-08-06 13:30   좋아요 0 | URL
그 영화 당연히 봤죠. 주연을 더스틴 호프만이 아니라 탐 크루즈라 하시니 저와는 세대차이가... 확ㅎㅎ
저는 전화번호를 외우는 그런 사람은 아닙니다. 얼마나 읽을게 없었으면 전화번호부 책을 다! 인거죠. ㅎㅎ

다락방 2018-08-06 13:41   좋아요 0 | URL
저 중학교 1학년 때 본 영화거든요. 스크린 가득 탐크루즈 얼굴이 나오는데, 와- 저는 그렇게 잘생긴 남자를 그 때 처음 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린 마음에 정말 얼마나 떨렸던지... 그 뒤로 탐크루즈 책받침 사고 그랬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18-08-0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쟁과 평화‘요! (한국판 4권 중 앞 2권은) 두 번씩 읽었는데 어쩜 새롭고 멋지고 재미있는지요!!
발자크는 개나 줘 버리라고 할거구요. ㅎㅎ 프루스트 ...하아, 문장 유려하고 (번역문이지만) 상황이 섬세해서 읽는 맛은 있지만 캐릭터들이 다 이상해요. 그래도 계속 읽으려고요. 2권부턴 민음사 판으로 갈아탈까, 고민중이에요. 펭귄판 읽기 너무 힘들어요. 그리고 나머지 한 권은 무인도 생존기, DIY 이런 책?을 골라야 할 것 같죠? 아, 그런데 전 무인도에선 하루도 못 버틸 것 같아요. 나한테 말 안걸고 안 쳐다봐도 사람들이 좀 있어야 좋아요. 그런데 이런 상상 이렇게 공들여 하는 나는 .... 네, 더워서 정신줄 놨어요. ㅜ ㅜ

다락방 2018-08-06 11:48   좋아요 0 | URL
안나 카레니나만큼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여러차례 언급됐어요! 전쟁과 평화 왜지...해서 저도 곧 읽어야겠다 생각했답니다. 늘 그렇듯 생각만...
프루스트도 읽어봐야겠는데, 아아, 세상엔 왜이렇게 읽을 책이 많은가요? ㅠㅠ 회사 그만두고 책만 읽고 싶지만, 회사 그만둔다고 책만 읽을 것 같진 않아요 ㅠㅠ

많은 사람들이 생존에 관한 책을 끼워넣기도 했어요. 생선 요리법이라든가 숲에 관련된 책들이요.

저 역시 유부만두님처럼, 저한테 말 안걸어도 좋으니 사람들이 좀 있으면 좋겠어요! 하루하루 버티기는 가능하겠지만, 아무리 책을 읽어도 즐거울 것 같지 않아요. 저는 책 읽는 것 만큼이나 책을 읽은 후에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아해서요 ㅠㅠ

syo 2018-08-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인도라면 아무래도 <식용식물도감>이랑 <도구와 기계의 원리>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월든>입니다.

다락방 2018-08-06 11:49   좋아요 0 | URL
위에 유부만두님께도 단 댓글이지만, 어떤 작가들은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한 책을 선택하기도 했어요. 생선 요리법 책이라든가, 숲에 관련된 책이요. 또 어떤 실용서가 있었더라? ㅎㅎ

식용식물도감도 아주 유용하겠네요. 그렇다면 저는 제가 고른 책 세 권을 가지고 무인도에서 쇼님을 찾아다닐래요. 쇼님 옆에 딱 붙어있으면 먹고 살 순 있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8-06 11:51   좋아요 1 | URL
이렇게 알라디너들 한명씩 다 모이면 그게 무슨 무인도예요 제주도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8-06 11:56   좋아요 0 | URL
뭐 어때요. 이 편이 더 재밌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을대로 상상하기)

syo 2018-08-06 11:57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알라딘은 무인도를 빌려 ˝알라디너의 밤˝을 개최하라~ 개최하라!

다락방 2018-08-06 11:58   좋아요 0 | URL
재밌겠다. 그리고 알라디너의 밤에는 자기가 무인도에 가져갈 책 세 권을 들고오기!!

syo 2018-08-06 12:00   좋아요 0 | URL
그런 다음 집계해서 가장 다중으로 가져온 책들부터 시작해서 알라딘에서 특별기획전으로 파는 것이다. ˝알라디너의 선택 in 무인도˝

순 우리 좋자는 정책이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18-08-06 12:04   좋아요 1 | URL
뭐 다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상상해보니까 씐나고 재밌네요. 술과 고기가 끊이지 않는 알라디너의 밤이었으면 좋겠어요. ^_____^

비연 2018-08-06 21:11   좋아요 0 | URL
이 댓글 릴레이에 완전 공감백표를 던지는 바입니다!!!!!

다락방 2018-08-07 08:04   좋아요 1 | URL
비연님, 책 세 권 가지고 참석하세요!! ㅋㅋㅋㅋㅋ

hellas 2018-08-06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세권을 고르는 일은 어려운데 작가 셋이라면 고를수 있겠어요.ㅎㅎ 이창래. 마거릿 애트우드. 필립로스를 일단!!! 말씀대로 그 외의 고전은 누구든 무인도에 기증했길 바라며 ㅋㅋㅋㅋ

다락방 2018-08-06 11:50   좋아요 0 | URL
아! 저는 작가로 고르라고 해도 못 고르겠어요. 일단 줌파 라히리는 넣고 싶은데... 다른 작가를 대체 어떻게 골라야 할지 ㅠㅠ 못고르겠어요. 단호히 고르시는 헬님, 멋져요! 저도 고민없이 뽝- 단호하게 고를 수 있어야 할텐데, 작가로 물어보니 줌파 라히리 빼고는 두 명 더를 선택할 수가 없네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8-08-0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권 뿐이라면 엄청 두꺼운걸로 세권을 하겠어요 ㅋㅋㅋㅋㅋ 해리포터시리즈를 한권으로 한다던가 조선왕조실록을 한권으로 해준다던가 이런건 안되는건가요.

다락방 2018-08-06 12:13   좋아요 0 | URL
오! 저 조선왕조실록 아직 안읽었으니까 그걸 한 권으로 친다면 그걸 가져가도 좋겠네요!... 라고 생각하다가, 으음, 그래도 좀 더 재미있는 걸 가지고 가고 싶다...이런 욕심 ㅋㅋ 그래서 결국 고르지 못하고 있다능 ㅋㅋㅋ
해리포터 시리즈도 제가 안읽은 책이라서, 그걸 한 권으로 친다면 제가 고려해볼만도 하겠어요.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8-08-06 13:17   좋아요 0 | URL
아무리 두꺼워도 율리시스는 안할거예욧 단호.

다락방 2018-08-06 13:21   좋아요 0 | URL
음... 저는 율리시스도 고려대상에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영화 [툼레이더]를 봤다. 라라가 액션을 신나게 보여주는데, 중간에 엄청난 폭포를 밑에 두고 다 낡아빠진 헬리콥터의 일부분에 이렇게 매달린 장면이 있었다.



다 낡아빠진 헬리콥터라 금세 부러지려고 했고, 만약 그대로 밑으로 떨어진다면 저 어마어마한 폭포에 휩쓸려갈 상황인 것인데, 그래서 라라는 저 상태에서 힘을 주어 상체를 끌어올리고 다리를 들어 올려 몸을 들어올릴 수 있게 된다. 와- 저기에 매달리는 것만으로는 당연히 팔의 힘이 좋아야 되는 것이지만, 저 상태에서 팔에 힘을 주어 저 밑의 다리를 위로 끌어올리고, 그 힘으로 몸통을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은 코어의 힘!!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코어에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했다. 

코어의 힘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죽을 상황에서도 살기 위해서는 코어의 힘이 필요한 것이야. 코어에 힘을 기르자! 그래, 매일 플랭크 하는 삶을 살겠어!! 막 이런 결심을 했는데,



아아, 이번 휴가의 키워드는 코어인 것인가... 나는 코어에 대해 또 생각하게 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그러니까 며칠 전에 알라딘 페이퍼에서 샤갈전에 다녀온 ㅇㅂㅁㄷ 님의 글을 보고는, 아아 샤갈전이 열리는구나, 이건 가야해! 하고 부랴부랴 길을 나선 것. 사실 나는 그림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딱히 좋아하는 화가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부지런히 그림을 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참에 샤걀은 내게 퍽 특별한 화가였는데,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영화 [노팅힐]에 샤갈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샤갈에 대해 헤어진 애인과도 얘기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샤갈의 그림체라고 해야 하나, 그런것이 어떤 것인지는 대충 알지만, 사실 샤갈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는 상태로 샤갈전에 갔는데, 와, 역시 전시는 가고 볼 일이다. 


샤갈은 벨라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했고 그래서 벨라랑 결혼을 했고, 그런 벨라와의 사랑을 영감으로 연인에 대한 그림을 많이도 그린 것. 우리가 알고 있는 샤갈의 연인에 대한 그림은 다 벨라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부터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그걸 그림으로 표현한 게 너무 좋은 거다. 


또한 샤갈은 고골의 책에 실릴 삽화를 그리기도 했고, 성서에 대한 그림, 유대교에 대한 그림도 여러차례 그렸더랬다. 이런것도 나는 미처 몰랐네. 이런 건 다 전시에서 알게된 것. 그림을 다 보고 저쪽에 있는 커텐을 열면, 샤갈의 러브와 라이프를 주제로 짧은 영상을 보여준다. 그 영상 속에서는 샤갈이 그린 연인 그림을 몇 점 보여주고 섦명을 하는데, 그 영상을 보고 나는 <the birthday> 란 그림이 진짜 너무 좋아졌다.





그냥 평범한, 아무것도 아닌 생일에 벨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는데, 그로 인해 생일이 특별해진 것. 벨라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더니 자신이 공중에 뜨는 느낌이었다고 이렇게 그림을 그려놓은 거다. 아...나는 샤갈이 그린 연인 그림 몇 점을 연달아 천천히 보면서 눈물이 막 ㅠㅠ 


아아, 그림을 모르는 다락방은 자라서 이렇게 그림 보고 우는 다락방이 되었습니다 ㅠㅠ


그러니까 예술은 사랑을 아는 자의 몫이 아닌가 싶었다. 사랑은 뭐니뭐니해도 예술에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 한 여자를 계속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기쁨과 행복을 느끼고, 그 감정으로 그림을 그리다니. 너무 좋지 않은가! 아아 샤갈 ㅠㅠ 너무 좋고 ㅠㅠㅠ 노팅힐에 샤갈의 그림이 나온 건 정말이지, 너무나 당연한 거구나 싶었다. 내가 전시회에 가서 그림을 보고 울다니 ㅠㅠ 나 뭐지 ㅠㅠ 샤갈이 그렇게 만들었다. 아아 ㅠㅠ 너무 좋아 ㅠㅠ



아무튼 그러다가 이 그림을 보게된 것.





앗!! 이것은!! 코어의 힘!! 코어에 힘이 있어야 된다!!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한것이다!! 아아 코어의 힘이여!. 저 한 손으로 들어올리기 위해서, 그리고 저 위에서 한 손으로 지탱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팔의 힘만으로는 안돼! 코어, 코어에 힘이 필요하다!! 플랭크를 하자꾸나!! 코어여, 플랭크여!!





그리고 넷플릭스에서 [피트니스 스캔들]이라는 영화를 봤다.




이거...뭐랄까....그냥...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는 영화... 다른 사람들이 보면 '뭐지..'이럴 것 같은 영화이고, 나 역시도 '으음, 만든 의도는 몰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서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트레버'는 피트니스 센터를 운영하면서 영혼과 정신과 육체..또 뭐라더라 아무튼 네 가지가 가장 중요하고 그렇게 피트니스 센터를 늘리고 싶고 열심히 운동하고 운영하는데, 그 센터에 고용된 트레어너중 한 명이 '캣'이다. 피트니스 센터가 나오는만큼 운동하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되게 자극되고 좋은데, 캣이 계속 조깅하는 거 보는 거 너무 의욕 뿜뿜되고 좋다. 게다가 트레버 역시 계속 운동하고 둘 다 막 치커리였나 뭔가 갈아서 마시고 그러는데, 계속 운동하는 거 나오는 거 보는 걸 내가 이렇게나 즐거워하네. ㅎㅎ 운동하는 여자, 남자 보는 거 진짜 너무 좋은 것 같다. 


그 와중에 이혼한 지 얼마 안되고 돈만 많은 남자가 비루한 몸으로 운동시작하겠다고 나와서 식단 사진 찍어 보내는 거 보는 것도 뭔가.. ㅋㅋ 아무튼 그런데, 아니,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인줄로만 알았던 트레버와 캣이 그러니까, 과거에 짧게 연인 관계였던거다? 


니네 애인이야? 묻는 질문에,

"엑스보이프렌드"라고 얘기하는 거다. 


그러면서 둘이 투닥투닥 싸우는 장면이 나온다. 그 싸움에서 알 수 있는 건, 트레버가 여전히 캣을 사랑하고 있고 캣 역시 트레버를 사랑한다는 것. 그런데 둘은 서로에게 사귀자거나 결혼하자거나 하지도 않고, '나는 꿈을 이뤄야해, 이룰 것이다' 이렇게 살려고 하고 다른 사람하고 데이트를 하고 섹스를 하고 그런다. 그러니까 꿈을 이뤄야해서 부지런히 살고 다른 사람하고 데이트하고 섹스도 하고 그래서 나는 둘이 사귄 걸 전혀 몰랐잖아. 어쩜 그렇게 감쪽같은지..


그렇게 투닥대다가 캣이 트레버에게 그러는거다.


"사람에게 최선이란 게 있고 차선이란 게 있잖아. 나는 너에게 차선이었어."

"나도 너에게 차선이었잖아."


이렇게 싸우는거다. 딱히 싸웠다기 보다는, 투닥투닥. 그렇게 투닥대는 걸 보던 다른 사람들은 


"뭐야, 쟤네 부부같은데?" 이러는 거다.



이 장면에서는 캣이 트레버에게 한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당신의 감정이 어떤지 몰라."


나는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들여다보지 못하고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이 사랑을 잃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그들은 오랜만에 다시 섹스를 하는데, 아침에 눈을 뜨고 나서 트레버는 침대에서 떨어져 앉아 자꾸만 눈을 감았다 뜬다. 캣이 저기에 저렇게 자고 있는 지금, 저 모습이 사라질 환영은 아닌지. 그런데 눈을 감았다 떠도 있고 눈을 감았다 떠도 있고 눈을 감았다 떴더니 눈 뜬 캣과 마주쳤다. 



뭐랄까, 딱히 누군가에게 뭐라고 얘기해줄 사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음, 줄거리가 크게 있는 것도 아닌데 계속 기억에 남네. 특히나 차선과 최선에 대해서는, 베트남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자꾸만 생각했다. 


최선

차선

최선

차선



내가 최선이길 원했던걸까.

그런데 차선이었던걸까.

내가 차선인걸 나는 견디지 못했던건가.

그는 나에게 차선이었나.

그는 나에게 최선이 아니었나.

결국 우리가 서로에게 최선이지 못했던건가.

어느 한쪽만 최선이어서는 유지가 될 수 없는 거 아닌가.

나는 내 감정을 정확히 안다.

그는 모른다. 트레버처럼.

나는 안다. 캣처럼.

내가 졸 똑똑하구먼.

트레버도 캣도 서로에게 차선이 아니었는데 왜 서로에게 차선이라고 느끼게 만들었을까.

트레버는 캣을 사랑하면서 왜 다른 여자랑 데이트하고 섹스하고 다녔는가.

그러니까 자꾸 헤어지잖아 밥통아.

니 감정을 똑바로 봐야지.

그리고 최선을 선택해야지 이 멍충아.

이상한 영화였는데 계속 생각난다.

운동이 짱이구먼.






위의 사진 너무 웃기다. 케틀벨 올려놓고 밥먹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깅하는 캣 여러차례 나오는데, 아 내가 이 여자를 어디서 봤더라 어디서 봤더라..분명 어디서 봤는데.....하고 좀전에 필모 검색했더니 [잭 리처:네버 고백]에 나왔더랬다.


캐릭터로 치면 잭 리처에서 소령으로 나온것보다 이 영화에서 트레이너로 나온 게 훨씬 근사했다. 아무튼 근육 멋져!!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된 줄 몰랐다. 자러 가야지. 엑스 보이프렌드도 잘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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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05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민적책읽기에서 님 이야기 나오대요 억씨 반가웠다는 ㅎㅎ

다락방 2018-08-06 05:17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그 책 읽었어요. 반가우셨다니 다행입니다!! :)

단발머리 2018-08-06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전, 검색해 봤더니 전시회 이름이 <샤갈 러브 앤 라이프>네요. 저도 함 가봐야겠어요.
제게도 샤갈의 그림과 사랑이 새롭게 펼쳐질지는 모르겠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코어의 힘이 중요하다는 다락방님 말이 옳아요. 그러나, 플랭크는 나에게 너무나 ㅠㅠ

참, 웰컴투코리아 다락방님!! 한국과 베트남 중 어디가 더 덥나요?

다락방 2018-08-06 09:21   좋아요 1 | URL
샤갈전 그림 다 보고나면 마지막에 영상 보여주는 곳이 있거든요. 그곳에서 영상 꼭 보세요. 영상 두 군데서 상영해주는데 왼쪽이 <러브 앤 라이프>의 영상이거든요. 짧은데 연인에 대한 그림이 흐르면서 설명 나오는데 진짜 너무 좋아요! 이 영상보고 연인 그림 다시 보러 가고 싶었는데, 다음 일정이 있어서 아쉽게 나와야 했어요. 저는 시간되면 한 번 더 가볼까 생각중이에요. 덕분에 나오면서 샤갈 엽서 잔뜩 사왔어요. 전재산 탕진.. ㅎㅎ

플랭크는 앱이 있더라고요. 한달 부지런히 하는 앱인데, 처음에 15초로 시작해요. 저는 이걸 한 번 해볼까 해요... 그렇지만 일전에도 시도하다 포기한 적이 있어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0-


단발머리님, 한국이 훨씬, 훠어어어어어어어어어얼씬 덥습니다!!!!!!!!!

유부만두 2018-08-06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어의 힘!!!! 공감하고 있습니다!

샤갈이 벨라를 대하는 섬세한 마음이 느껴지는 그림들, 너무 마음에 들어요!

다락방 2018-08-06 09:22   좋아요 1 | URL
코어에 힘을 키우기 위해서 플랭크를 부지런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실천에 옮기지를 못해서 그렇지 ㅋㅋㅋㅋㅋ

네, 저도 샤갈과 벨라의 사랑을 이번 기회에 알게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덕분에 좋은 전시 잘 봤어요, 유부만두님!!

비연 2018-08-0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샤갈의 그림에서 코어를 발견하는 다락방님! 넘 멋지십니다!
(전 요즘 요가 하느라 거의 파김치..ㅜ 제 몸이 제 몸이 아니었던 거죠)

다락방 2018-08-06 17:57   좋아요 0 | URL
코어에 힘만 있어도 웬만한 것들을 다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제가 요가하면서 안되는 동작 대부분이 코어의 힘이 부족해서인것 같았어요. 그래서 코어의 힘을 키우는 게 요즘 저의 목표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요가를 빠질 예정... 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하하하
 














우울할 때는 역시 잭리처가 짱이다. 아아 너무나 우울하네, 우짜지...하다가, '잭 리처를 읽자' 하게 되었고, 그런데 세상 무거운 책 가지고 다니기 싫어서 오랜만에 이북을 결제해 다운받아 보았다. 잭 리처는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이, 재미있어서 크레마 들고 다니면서 잘도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 소개를 보다가 이런 걸 똭-





뉴욕 맨해튼의 아파트와 프랑스 남부의 시골 저택...을 가지고 있는 리 차일드라니.... 네? 이거슨..그러니까 잭 리처 시리즈가 너무나 잘 팔려서 돈을 많이 벌어서..가능한 일이었나요? 어떻게 하면 맨해튼에도 아파트가 있고 프랑스에도 저택이 있나요? 저택이라니, 혹시 그 앞에는 아름다운 풀밭이 펼쳐지나요? 아니면... 설마....과...과....과일나무?? 대박... (혼자 상상하고 결론내림)


아아, 나도 여기에 아파트 있고 저기 어딘가에 저택있는 삶, 정말 잘 살 수 있는데 말이지요. 그런데..그렇게 살고 싶지만, 《독서공감, 사람을 읽다》도 안팔리고 《잘 지내나요?》도 안팔려서.... 아빠엄마랑 함께 살고 있습니다...(눈물..) 나도 가능하다면 베트남에도 저택 하나 사두고 서울에도 아파트 있고 맨해튼에도 아파트 있고 이탈리아에도 저택 하나 있고..뭐 그렇게 살고 싶고..그래.....아아, 맨해튼 좀 지겹네, 이탈리아 다녀오자...아, 서울 요즘 너무 덥네 맨해튼 가자, 아 이탈리아 좀 지루한데? 베트남 가자...이렇게 살고 싶어..인생.........Orz



그런데.. 이 책, 《어페어》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하얗다는 단어가 나와야 할 때마다 한자 오타가...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말중에 하나가 그거다. '내 조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예뻐', '내 자식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예뻐', '내가 진짜 안예쁜건 안예쁘다고 말하는 객관적인 사람인데 그 여자 예뻐' 라는말. 객관적인 걸 자신의 타이틀로 내걸면서 전제하면 다른 사람들이 '웅웅 너 객관적 너 짱' 이럴 줄 아는걸까. 게다가 이미 '예쁘다'는 것은 자신의 미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는건데, 그것이 어떻게 객관적이란 단어와 어울릴까? 객관 모르나? 객관이 뭔지 몰라요?

어떻게 누군가를 '예쁘다'고 말하면서 그것을 '객관적'이라고 할 수가 있지? 너무 어이가 없는데, 그러니까 잭 리처를 읽다가 나는 이런 문장을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너무..메롱인 문장 아닌가? 내가 예쁘다는 사람을 너도 예쁘다고 했으면, 그것은 나의 주관적인 판단을 누군가의 객관적인 평가로도 인정받은 게 아니라, 나의 주관적 판단과 당신의 주관적 판단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이 대부분 일치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이 세상의 미의 기준이 너무 획일적이 되어버린 것이야...그걸 가지고 나의 주관적 판단에 객관적 평가를 통해 입증받다니 너무 기분이가 좋구먼...할 일이 아니잖아? 잭 리처 세상 똑똑한줄 알았는데 그냥 흔한 남자1 이었어... 게다가 잭 리처가 이 책에서 사랑에 빠지는(이라고 나는 쓰지만 그들은 감정이 없다고 말한다..말이야 방구야 진짜) 데버로 역시도 객관과 주관이 뭔지 모르는구먼... 누군가를 '아름답다'고 말하는 게, 객관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자, 객관과 주관에 대해 문유석 판사는 뭐라 했는지 보자.





결국 이런 모든 나의 편향이 내 글에 배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객관적인 척 논리를 펴도 결국 인간이란 자신의 선호, 자기가 살아온 방법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책속에서










정희진 쌤은 뭐라 하시는지 한 번 보자.




여성주의는 남성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사유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제까지 "여성주의는 편파적이고 나는 객관적"이라고 믿고 있다가, 자신의 사고 역시 편파적이며 더구나 각자의 경험을 보편과 객관으로 믿어 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책속에서










뭘 그렇게 주관적이란 것에 쫄아가지고 객관 가지고 오는건지 모르겠다. 잭 리처도 그렇고 데버로도 그렇고. 니네 어차피 다 주관적인 사람들이야..니네가 객관적인 거 1도 없어...니넨 모두 각자가 주관적인 사람들이라고! 객관은 무슨....게다가 그들은 우라지게 근사한 섹스를 나눠놓고는 감정이 생길지도 모르니 조심하자고 말한다.



..감정이 생길까봐 조심하자고 하는 거...난 뭔지 알아. 나 역시 슬픔이 찾아올까봐 두려워서 시작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이니까. 그렇지만 거기다대고 세상 쿨하게 '감정, 그게 뭐냐?' 묻는 잭 리처라니..너모..쿨싴해 보이려는 허세덩어리..내가 잭 리처를 좋아하긴 하지만.... 야, 그래도 너무 허세가 넘쳐서 오글거린다. 잭 리처야, 감정이 뭔지 모르겠으면 벨 훅스를 읽어봐.





선천적으로 남성이 우월하다고 믿는 여성 혐오자들이 계속해서 감성을 열등한 것으로 치부하는 담론을 맹렬히 만들어낼 줄은 아마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정서적으로 여성에게 의존하며 얻는 기쁨과 별개로 남성들은 정서적 영역을 평가절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물론 사랑의 가치절하를 의미했다. -책속에서











경계를 만났을 때, 가장 정확한 표지는 감정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을 억압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데, 이건 너무도 당연하다. 감정은 정치의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사유도 사랑도 없다는 것, 따라서 삶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정(e/motion)의 라틴어 어원은 자기로부터 떠나는 것, 나가는 것(moving out of oneself)즉, 여행이다. 근대의 발명품인 이성(理性)이 정적이고 따라서 위계적인 것이라면, 감정은 움직이는 것이고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다. -책속에서








아무튼 저런 허세 때문에 나는 잭 리처가 이 책에서 좀 '에이~' 하게 됐는데 ㅋㅋㅋㅋㅋ 가장 싫은 점은 엉뚱한 데서 튀어나왔다. 잭 리처 시리즈를 통틀어서 그는 여기 저기 떠도는 사람이고 그러다보니 짐도 없이 가뿐하게 다니는 사람인데, 치약..도 안가지고 다녀..양치를 할 때 치약을 안쓰는 거다...그냥 칫솔로만 하고...껌을 씹는대.... 아 너무 더러워서 미치겠어. 양치하면 상큼한 치약 냄새가 나야되는데...




ㅠㅠ 이러고서 데버로 만나가지고 아주 딥키스를 나누시는데 ㅠㅠ 나는 싫으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좀 깨끗이 하고 와. 어디 껌씹고 와서 키스를 하고 지랄이야 ㅠㅠ 미쳤어? ㅠㅠㅠ 그나마 비누와 샴푸를 듬뿍 써서 샤워를 했으니 봐줘야 하나. 나는 자꾸만 치약을 쓰지 않고 양치하고 나를 만나러 온 게 너무나....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양치도 안하고 섹스를 하려고 하다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물론 양치 안하고는 데이트 하는거고 섹스는 밥 먹은 뒤에 하는 거니까... 뭐 양치와 상관없이 입에서는 밥냄새가 났겠지만... -0-



나는 좀... 그래.... 나를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싶으면 옷도 예쁘게 입고 오고 좋은 향기도 풍기고 와. 아직도 기억나는 남자는 스물두살에 데이트했던 남자인데, 나보다 몇 살 많았던 상대는 이십대 후반이었다. 아무튼 저녁에 만나서 술 한잔 하자, 하고 따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는데, 그렇게 저녁 시간이 되어 약속장소에 가니 그는 낮에 본 것과 다르게 아주 깔끔하게 차려입고 있었고 되게 좋은 향기가 나는 거다. 그 때 기분이 너무 좋았던 게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 만나자마자 '나 만나려고 씻고 옷갈아입고 향기까지 내고 나왔구나' 하고 즉각적으로 느낀 게 그 때 처음이었어서. 여전히 날 만나기 위해 차려입고 향기 내고 나온 남자, 라고 하면 나는 그 남자가 생각난다. 그 때의 건대와 그 때의 깔끔함과 그 때의 향기와 그 때의 내 기분이 딱 떠올라. 그 날 우리는 처음으로 손을 잡았지....


음..무슨 얘기하다 여기로 왔지?

아. 양치...양치하고 다녀라, 잭리처야...




아무튼, 잭 리처는 두번째 섹스 예찬론자다. 일전에 《네버 고 백》에서도 두번째 섹스를 찬양하더니, 이번 책에서도 그래서 너무 귀여웠어. ㅋㅋㅋㅋㅋㅋ 두번째 섹스 엄청 좋아하네요, 잭 리처씨? 물론, 두 번째 섹스에 대해 당신이 하는 말에 모두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ㅎㅎㅎ 두번째 섹스가 첫번째 보다 확실히 낫지. 그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야. 첫번째는 뭐랄까, 설레임과 긴장감 그리고 상대에게 잘보이고 싶고 내가 잘 맞는 사람인 거 보여주고 싶어서 뭔가... 아무튼 좀 그렇잖아? 두번째는 확실히 첫번째보다 낫고, 그러니 잭 리처의 말은 다 맞다. 그리고 반복되면 연인들만의 패턴이 생기지. 이 책 속에서 잭 리처도 데버로와 기차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격렬한 움직임을 하게되는 자기들만의 고유한 패턴을 갖게 되는것처럼, 반복해 섹스를 하게되는 커플이 되면 고유한 스타일이 생겨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는 나누지 않는 그 무엇. 그것은 별스런 체위일 수도 있고, 세상 저질스런 속삭임일 수도 있고, 유쾌한 농담일 수도 있지.




실내는 따뜻했다. 리처는 기적의 안감 코트를 벗었고 터너는 새로 산 재킷을 벗었다.

그녀가 말했다. "룸서비스로 뭘 좀 시켜먹을까요?"

"좋지."

"하기 전에? 아니면 하고 난 뒤에?"

"뭘?"

"알면서."

리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의 경험상, 두 번째 섹스는 항상 더 근사했다.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여전히 낯설면서도 약간은 친숙한 두 번째 섹스. 그래서 첫 번째 섹스보다 언제나 더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섹스 때 터너는 정말 대단했다.

"하고 난 뒤에." 그가 말했다. (p.252-253)



출처: http://ssabine.tistory.com/category/사랑의 미래 [ssabine의 마당]

실내는 따뜻했다. 리처는 기적의 안감 코트를 벗었고 터너는 새로 산 재킷을 벗었다.

그녀가 말했다. "룸서비스로 뭘 좀 시켜먹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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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전에? 아니면 하고 난 뒤에?"

"뭘?"

"알면서."

리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의 경험상, 두 번째 섹스는 항상 더 근사했다.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여전히 낯설면서도 약간은 친숙한 두 번째 섹스. 그래서 첫 번째 섹스보다 언제나 더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섹스 때 터너는 정말 대단했다.

"하고 난 뒤에." 그가 말했다. (p.252-253)



출처: http://ssabine.tistory.com/category/사랑의 미래 [ssabine의 마당]

실내는 따뜻했다. 리처는 기적의 안감 코트를 벗었고 터너는 새로 산 재킷을 벗었다.

그녀가 말했다. "룸서비스로 뭘 좀 시켜먹을까요?"

"좋지."

"하기 전에? 아니면 하고 난 뒤에?"

"뭘?"

"알면서."

리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의 경험상, 두 번째 섹스는 항상 더 근사했다.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여전히 낯설면서도 약간은 친숙한 두 번째 섹스. 그래서 첫 번째 섹스보다 언제나 더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섹스 때 터너는 정말 대단했다.

"하고 난 뒤에." 그가 말했다. (p.252-253)



출처: http://ssabine.tistory.com/category/사랑의 미래 [ssabine의 마당]



그의 경험상, 두 번째 섹스는 항상 더 근사했다. 여전히 새로우면서도 약간은 익숙한, 여전히 낯설면서도 약간은 친숙한 두 번째 섹스. 그래서 첫 번째 섹스보다 언제나 더 만족스러웠다. 첫 번째 섹스때 터너는 정말 대단했다. -책속에서









아니 그런데 잭 리처 세상 부러운 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섯번째 섹스도 하고 좋다고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놈아 좋겠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




좋겠다 이놈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생에 나라를 구했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뭘 할 때마다 완벽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겠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뭣이냐...

음...



오늘은 아침에 밥맛이 없어서 밥 대신 샌드위치를 먹기 위해(응?) 집에서 일찍 나섰다. 아마도 어제 먹고잔 족발이 그렇게 만든게 아닐까... 그런데 스벅 앞에 도착한 게 일곱시 전이었는데 스벅은 일곱시에 오픈하고..그래서 사이렌 오더도 안되는 것이야...나는 일곱시까지 기다리기 위해 스벅 근처의 작은 공원에 앉아서 잭 리처를 크레마로 만나며 스벅이 오픈하기를 기다렸다.




일곱시가 되기 전이지만 밝았고 더웠지...그렇지만 기분이가 좋았어..이른 아침에 커피를 마시기 전 잠깐 독서를 한다는 것..그리고 크레마 또 넘나 좋고...내일 당장 나는 하노이를 갈것인데 전자책 몇 권 더 사서 크레마에 넣고 가야겠다...라고 생각하고 크레마를 봤더니 이미 크레마 안에도 사두고 안읽은 전자책이 수두룩해 ㅋㅋㅋㅋㅋㅋㅋㅋ 굳이 사지 않아도 몇 년간 읽을 수 있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기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지간에 잠시후 스벅문이 열렸고 나는 샌드위치를 먹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크레마 너무 좋지요?

그래도 두번째 섹스가 더 좋아..

크레마 선택할래 두번째 섹스 선택할래, 라고 물어보면...나는........................무엇을 선택해야 할까...(동공지진)




내일부터 휴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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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8-07-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크레마 살까요? (진지하게 고민중) 이북 읽으려고 아이패드 질렀는데 너무 무거워요.. 책보다 더 무거워서 차라리 책을 들고 다니네요 ㅋㅋ 우울하고 슬픈 나날들이지만, 우리 함께 잘 견뎌내기로 해요. 휴가 잘 다녀오셔요~~

다락방 2018-07-27 15:10   좋아요 0 | URL
아이패드 너무 무겁죠 ㅠㅠ 그래서 저도 안들고 다녀요. 그치만 크레마는 정말 가볍답니다! 사이즈도 작고 말이지요. 책 들고 다니는 것보다 너무 편해요! 이참에 크레마 한 대 들여놓으시죠.

네, 우리 잘 버텨요.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면서 잘 버텨요. 저는 자꾸 우울해져서 그걸 극복하기 위해 이 방법 저 방법 혼자 해보고 있어요. 잘 버티고 잘 지냅시다.

붕붕툐툐 2018-07-27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하노이 가시면, 집도 알아보고 오세요~ 저는 크레마가 없는 관계로 밍설임 없이 두번째 섹스를 선택하겠습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18-07-27 15:11   좋아요 1 | URL
네. 이번에 하노이 가면 집도 알아보고 올게요. 정착해버릴 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크레마가 없기 때문에 선택에서 오히려 자유롭네요? 음... 그게 더 나을지도....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