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떡쏘떡 만든다고 했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이 무슨 발가락처럼 굵어서 잘라 만들었다. 맛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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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8-25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떡쏘떡이 뭔가 했더니 소세지와 떡 꼬치를 말하나보군요. 맛있겠어요. 시원한 맥주한잔까지!

다락방 2018-08-25 12:12   좋아요 0 | URL
네 ㅋㅋ 보통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데 이영자가 최근에 먹으면서 인기 끌게 됐어요. 저는 지금 막 만들어서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으하하하

transient-guest 2018-08-25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맛있어 보입니다.ㅎㅎ 맥주 한잔은 좋은데 그 이상이 들어가면 책읽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늘 술과 책은 시작을 함께 하지만 결국 술로 끝납니다.ㅎ

다락방 2018-08-26 19:48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책이든 술이든 뭐든 하나는 포기해야 합니다. 둘을 계속 함께하긴 너무 힘들죠. 저는 오전이라 맥주 한 캔만 마시고 책을 읽었어요. 술은 본격적으로 저녁부터 마셨습니다..... 네........ ㅋㅋㅋㅋㅋ

읽자나 2018-08-25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부지런쟁이에 요리장인이군요~~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다락방 2018-08-26 19:49   좋아요 0 | URL
간단한 술안주에만 도전해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주말이 다 끝나가고 있어요 ㅠㅠ

단발머리 2018-08-25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름지기 약속은 꼭꼭 지키는 다락방님~~
넘넘 맛있겠어요!!

다락방 2018-08-26 19:49   좋아요 1 | URL
맛있게 잘 먹었어요! 엄마와 아빠도 맛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제 요리를 다 마스터 한 것 같아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비연 2018-08-26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이거 한번 만들어봐야겠어요~ 그냥 소세지랑 떡이랑 꼬치에 꽂아서 구우면 되나요? 고추장?

다락방 2018-08-27 10:57   좋아요 1 | URL
비연님, 그냥 고추장으로는 안되고요 저는 레시피 찾아서 했어요. 제가 참고한 레시피 링크 올려둘게요.

https://peace8012.blog.me/221337758106

여기보면 소세지 한 번 삶으라고 되어있던데, 저는 불량한 맛을 불량한대로 즐겨야 한다는 주의라 삶지 않고 그냥 했답니다. 으하하핫.

비연 2018-08-27 11:01   좋아요 0 | URL
감사요!^^

다락방 2018-08-27 11:09   좋아요 1 | URL
하시면 인증샷 올려주세요! ㅎㅎ

비연 2018-08-27 11:13   좋아요 0 | URL
넵넵~^^
 















책을 몇 장 읽지도 않았을 때부터 나는 '이 작가에겐 있고 나에겐 없는 것이 대체 뭘까'를 생각해야 했다. 왜 이 작가는 글을 잘 쓰고 나는 그렇지 않은가, 그것은 어떤것에서 오는 무슨 차이인가. 이 작가에게 있고 나에게 없는 것은 무엇인가, 자꾸 문장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읽었다. 몇 장 읽지 않았을 때 느낀건, 이 작가가 나보다 훨씬 어휘력이 풍부하다는 거였다. 가지고 놀 수 있는 단어가 많다. 게다가 그것들을 어떻게 써내야 하는지도 알고. 그래서 문장들이 화려하다.


작가는 자신의 문체가 건조하다고 말하는데, 나는 몇 번이나 '이게 건조하다고? 건조해?' 되물어야 했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김 살로메 작가의 문체는 건조하지 '않다'는 거였다. 건조한 문체가 나쁘다거나 혹은 좋아서가 아니라,- 건조한 문체는 나도 참 좋아하고요-, 그러니까 나쁘고 좋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 한 권의 책으로 느낀 김 살로메 작가의 문체는 건조하지가 않다는 거다.



프로이트 역시 자신을 아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인간 과제 중의 하나라고 보았다. 언제나 나보다 타인이 나를 잘 알며, 이웃보다 내가 이웃을 잘 아는 수가 있다고 했다.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는 제 마음을 타인이 더 잘 읽는다는 것. 대체로 인간은 자신보다 타인을 분석하는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p.175)



타인인 나는 이 작가의 문체가 건조하지 않아. 게다가 작가는 지나치게 겸손하다.



평범한 우리말 단어 하나도 제대로 부리지 못하는 건 내 안의 정서가 외국어 낱말처럼 서툴기 때문은 아닐지. 두껍게 언 마음 호수에다 도기로 바람구멍 한 점 내고 싶다. (p.126)





네???????????

나는 몇 장 읽지도 않고 이 작가가 어휘력이 풍부하구나, 생각했고 그래서 '사전을 따로 읽고 들여다보는 건 아닐까' 했는데, 작가는 자신이 '우리말 단어 하나도 제대로 부리지 못'한다고 한다. 음...



에세이라는 장르는 작가에 대해 너무 잘 드러내기 때문에 장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이 그대로 에세이의 단점이 되기도 한다. 내가 이 책 한 권을 읽고 이 작가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는 건 말도 안되지만, 이 책 한 권을 읽고 나는 이 작가가 굉장히 욕심이 많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 욕심과 노력은 좋은 글을 쓰는데에 집중되어 있어서 일상의 하나하나 사람들과의 대화들까지 고스란히 글의 소재가 되고 생각의 거리가 되는거다. 매일 일천자의 글쓰기를 했다는 것은 당연히 성실하다 말할 수 있지만 단순히 '성실하다'는 것만이 이 작가의 특징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잘쓰고 싶다는 욕심. 그게 이 작가에겐 굉장히 크고, 그것이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나는 작가를 알지 못하면서 작가의 욕심이 느껴졌는데, 그게 내가 '이 작가는 굉장히 노력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그런데 뭔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책이 만족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하려고 했는데, 그것은 좋은 책을 만들고 싶었던 욕심이 한 게 아닐까 싶었던 거다.


사전을 따로 보는걸까 싶을 정도로 단어도 많이 알고, 책 한 권을 읽어도 꼼꼼하게 읽는가보구나 싶을 정도로 문장도 잘 써내는데, 그런데 단어가 모여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단락을 이루고 단락이 모여 한꼭지를 이룰 때, 그 모든 것들이 과한 느낌을 주는거다. 많은 것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느낌이랄까. 작가는 자신의 문체가 건조하다 했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건조하게 느끼지 못한건 아마도 그 과함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금팔찌, 은팔찌, 진주 팔찌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팔찌를 팔에 껴버린 느낌이랄까. 책장을 넘기면서 사진은 대체 왜 넣은걸까, 없는 편이 더 나앗을텐데, 라는 생각도 했다. 사진이 글의 맥락과 딱히 어울리질 않아 사진을 보면서 어떤 의미로 넣은걸까를 자꾸 멈추어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그래서 책을 읽다가 흐름이 끊겨버리는 것. 중간중간 사진을 삽입한 것 역시 좋은 책, 원하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한 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었는데, 오늘 다시 생각나 이렇게 페이퍼를 쓰게된 건, 오늘 점심시간에 본 한 편의 다큐 때문이었다. 밥을 먹으면서 무얼 볼까, 하다가 고른 프로그램이었는데, 아무런 정보도 없어서 다큐인줄도 모르고 그냥 무작정 재생시켰다. 음식구경이나 실컷하자, 하고. 내가 본 프로의 주인공은 '크리스티나 토시'라는 쿠키와 파이의 장인이었다.





크리스티나 토시는 학창시절 공부를 엄청 잘해서 늘 A 만 받는 학생이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 평범한 회사원이 되는 건 너무 싫었다고 했다. 뭘해야 할까, 뭘 해야 내가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행복할까, 를 고민하다가 그 길로 요리를 배우게 되고 뉴욕으로 가 식당에도 취직하게 됐다는 거다. 요리를 하는 게 너무 좋고 또 뉴욕에서도 요리로 성공하고 싶어서, 취직한 직장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면서 디저트도 만들어보고 직원들의 식사도 챙겼다고 했다. 그런 자신에게는 다른 것들을 볼 여유도 없었다고. 가족도 친구도 보이지 않아 외로웠는데, 그 외로움마저 일로써 이겨내자고 생각했다는 거다. 여기까지가 내가 본 30분 정도의 시간동안 나온건데, 나야 '크리스티나 토시'라는 이름을 이 프로를 보며 처음 알게된 거지만, 그녀는 엄청 유명한 파티쉐인것 같았다.



최근에 '노력'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멋진가, 하고.


아무것도 모르는데 기초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일기까지 일본어로 쓸 수 있게된 친구 생각을 오래 했고, 이 다큐를 보면서 '이렇게 하고자 하는 것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은 정말이지 얼마나 근사한가 생각했다. 그러다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

》까지 생각하게 된것. 최근에 읽으면서 '작가가 진짜 노력하는구나', '머릿속에 좋은 글을 쓰고 싶다,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나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터다. 게다가 엄청 열심히 살고 있어!!


크리스티나 토시는 턱까지 다크가 내려와도 쿠키를 굽고 파이를 만드는 게 너무 좋았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성공하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렇게나 노력을 하는데 성공은 당연한 보상이 아닌가. 그래서 이렇게 노력하는 파티쉐, 친구, 작가를 보고나니 자연스레 내가 나를 돌아보게 되는 거다.



나는 무슨 노력을 했지?



아무리 물어도 내가 노력한 게 없는 거다. 크리스티나 토시처럼 오래, 계속, 끊임없이 하는 게 도대체 나는 뭐가 있지? 천재도 아닌데 노력도 안하면 어떡하지? 글 쓰는 게 삶의 낙이라고 하지만, 그러나 내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는 건 뭐가 있지? 한 권의 책을 정성스럽고 꼼꼼하게 읽지도 않고 사전을 펼쳐놓고 단어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하는 게 뭐지? 요가도 고작 일주일에 두 세번밖에 안가는데 실력이 늘 수가 있나? 머리서기 마흔다섯에 하겠다고 했지만, 쉰에는 될까? 모르겠다. 매번 다이어트 하겠다고 설레발 치는 건 뭐지? 그건 매번 실패하기 때문이 아닌가? 난 대체 어디에, 무엇을 노력하지? 나는 너무 막 사는게 아닌가? 내가 오래, 끊임없이, 계속 하고 있는 것, 쉬고 싶은데고 계속 하는 게 뭐지?



앗!


나는 그렇게 묻고 또 물었는데 답할 수 있는 게 '회사 다니기' 밖에 없는 거다. 맙소사...그렇다면 내가 이 일이 좋아서, 기뻐서,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우앙 - 오늘도 회사 가네~ 넘나 신나는 것. 울라울라 울라울라~'


이래서 하는건가? 노노. 아침에 눈뜰 때마다,


'도대체 이 지겨운 짓을 언제 그만둘 수 있나' 만 생각하는 거다.



그런 내가 직장생활을 20년 가까이 하고 있는 건..나는 내가 먹고 살아야 할 돈을 내가 마련해야 하기 때문인 것이다. 나 먹여살려달라고 누구에게 의지하기도 싫고 부탁하기도 싫어. 그렇지만 먹고싶고 마시고 싶다. 그러면 어째야 하나. 돈이 있어야 한다. 돈은 어떻게 만들 수 있나.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가진 게 없으니까... 애초에 돈이 없으니까 누군가의 밑에서 누군가가 출근하라는 시간에 출근하면서 꾸역꾸역 일을 해야해. 이것은 노력이 아니다. 나의 살고자하는 의지가 넘나 강해서 이어져온 것....


살아야 한다.

어떻게?

가급적이면 즐겁게!

뭘 해야 즐거워?

먹고 마셔야 즐겁다!!



이래서 끈질기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 내가 내 의지로, 내 행복을 위해 꾸준히 하는 건 뭐가 있나... 물론 책 읽고 글 쓰기가 있지만, 그걸로 무슨 성공을 한다거나 할 수도 없어. 나는 미스 마플이 울던 새벽을 읽으면서 '나는 소설가는 안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씁슬하게 계속 해야 했다. 이렇게 노력하지 않는 내가 무슨 소설가람... 이렇게 된 것.


성공은 뭐지?

성공하기 위해 그럼 나는 무슨 노력을 해야하지?

음..

딱히 성공을 안하면 되지 않나?

그러면 노력하지 않아도 되잖아?




막 이렇게 의식의 흐름이 제멋대로 왔다갔다 하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티나 토시.. 도대체 어디에서 어떤 에너지를 받고 그렇게 미친듯이 쿠키 만들기에 도전할 수 있었나요... 나도 쿠키 만들어 볼까요? (네?)



일단 주말에 집에서 소떡소떡이나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어떤 사안 앞에서 그것이 잘못되어 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것이 진실하다면 제대로 흘러가게 되어 있다. 겉 물결이 역류한다고 물길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본질의 물은 언제나 위에서 아래로 묵묵히 흐른다. 그 깊은 속은 결코 역류를 허락하지 않는다. (p.68)

쓰는 말의 틀에 따라 품격이 달라진다. 맘은 그렇지 않은데 자꾸 상대가 오해하거나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해싿면 그것은 말을 잘못 부린 탓이다. 돌팔매질이 들어간 말보다는 봄바람 같은 상쾌함이 깃든 말을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가. 그런 이의 말은 나이테가 늘어나도 말의 심지가 훼손되지 않으룬더러 부드럽고 따뜻하기만 하다. (p.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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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8-24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무슨 개똥소리냐 싶으시겠으나, 포기하면 편하더라구요. 하지만 다락방님은 포기하지 마세요. 뭐든지. 뭐든지 나 혼자 편할테다....

다락방 2018-08-24 15:12   좋아요 0 | URL
이게 무슨 개똥소리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웃겨 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포기할거지롱. 같이 편하자~~~~~~~~~~~~~~~~~~

syo 2018-08-24 15:28   좋아요 0 | URL
훠이~~ 훠어어이~~
포기는 나의 것. 나만의 포기.

다락방 2018-08-24 16:08   좋아요 0 | URL
날 두고 혼자 가지 말란 말예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같이가요 포기의 길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18-08-24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이 문장 말이예요.

아무리 물어도 내가 노력한 게 없는 거다.

너무 맘에 와 닿아요. 제가 무엇을 얼마나 못 하는지를 따질것도 없이 그냥... 전 게을러서 ㅠㅠ
같이 가요, 포기의 길로.... 저도 데려가세요~~~

다락방 2018-08-24 22:16   좋아요 0 | URL
ㅎㅎ 포기하면 편해질텐데, 그 길이 분명 편한길일텐데, 저는 가만 생각해보니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몇 가지가 있어요. 그것들을 포기하지 말자고, 단발머리님의 포기하자는 댓글을 읽고 오히려 다짐하게 됐어요. 이상하게 의욕적이 되는 밤이에요. 아마 하루키를 다 읽어서, 마지막에 큰맘 먹고 헤어진 아내(유즈)에게 묻고 싶은 걸 묻는 걸 읽어서 그런가봐요, 단발머리님. 헤헷.

카알벨루치 2018-08-24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론은 소떡소떡 ㅋㅋㅋㅋㅋ우아 정말 락방락방 다락방님입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8-08-24 22:17   좋아요 1 | URL
소스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좋다고 해서 제가 지금 막 소스를 만들었는데 맛이 어떨지 모르겠어요? 두근두근... 소떡소떡한 토요일 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8-10-28 2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8 22: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8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10-29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1권의 마지막에 13세 소녀가 30대 아저씨한테 '내 가슴 너무 작죠?' 이런거 물어보더니 2권에서도 계속 가슴얘기한다. 왜이렇게 가슴 얘기를 해. 가슴얘기 그만좀 해 진짜. 꼴도 보기 싫으네 ㅠㅠ 짜증나 ㅠㅠ

정나미가 떨어지네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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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08-21 08: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다락방 2018-08-21 13:13   좋아요 0 | URL
가슴 얘기 그만좀 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8-08-21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르웨이의 숲에도 가슴얘기 많이 나오지 않아요? 작가 취향인가봐요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8-08-21 13:14   좋아요 0 | URL
열세살 소녀랑 가슴 얘기하는 거 너무 보기 불편해요 ㅠㅠ

카스피 2018-08-21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볼적에 작가 취향이라가 보다는 일본인들의 특징이 아닌가 싶어요.만화만 보더라도 여주인공 대부분이 청소년(중고생)이 대부분이더군요.내용을 보면 우리 시각에선 과연 청소년들이 볼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물론 우리 청소년의 시각에선 별게 아닐수도 있지만요)
 















하루키를 오래 좋아해왔다. 고등학생일 때 처음 읽었고 대학생일 때부터 좋아했다. 그의 단편 <일곱 번째 남자>가 그를 좋아하게 만들었다. 그 뒤로 계속 좋아했고 생일 때도 거침없이 '하루키 책 사줘!'를 말하곤 했다. 길을 걸으면서 하루키를 읽다가 전봇대 앞에서야 비로소 멈추기도 했고 계단을 오르며 하루키를 읽다가 앞 사람과 부딪힐 뻔하기도 했다. 하루키의 많은 책들을 두 번이상 읽었고 책장 한 칸은 통째로 하루키에게 주었는데, 한 칸으로는 모자라서 눕히고 쌓고 난리도 아니었다. 많은 이들이 하루키는 소설보다 에세이라고 했지만, 나는 하루키의 소설도 너무나 사랑했다. 그가 툭 던져내는 심드렁한 유머는 나를 늘 웃게했고, 또 나는 그게 좋아서 계속 그의 소설을 읽고 다시 읽고 그랬다.



그래서 이 책 읽기를 미뤄왔다. 이 책의 인용된 문장을 보았는데 기분이 나빠진거다. 소녀와의 대화에였는데, 소녀의 가슴에 대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사실 그 전 작품은 《1Q84》에서 이미 한차례 '왜 그랬어'를 수십번 물었던 장면이 있다. 한 종교의 교주와 십대 소녀의 성관계를 그려냈기 때문이었다. 그 교주는 성폭행을 일삼는 자로 나오지만, 그 장면이 거기에 필요했을까, 대체 왜그랬을까를 수십번 물으면서 넘겼더랬다. 그러다 이 책에 소녀의 가슴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장면이 있다 생각하니, 갑자기 확- 밀려왔다. 일큐팔사의 그 싫었던 장면이, 해변의 카프카의 그 장면이, 그리고 그간 그가 소설에서 그려낸, '악의는 없는', '순수한', '아저씨와 소녀'와의 친근감이. 그러고보니 그는 항상 아저씨와 소녀의 친밀한 관계를 그려냈다. 성적인 것은 아니더라도 그들은 친밀했다.


하루키를 오래 좋아했고, 하루키를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 읽기를 미뤄왔다. 읽고나서 내가 그를 버릴까 두려웠고 그에게 온갖 정이 떨어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자꾸만 뒤로 미뤘다. 안돼. 신간이 나왔지만 예전이라면 서둘러 샀을 그의 신간을 부러 사지 않았다. 기사단장 죽이기 읽어보고, 그 때 결정하자...


얼마전에 친구들과 여럿이서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났다. 오래 좋아하던 남자 작가를 최근에 버리게 되면서, 그 씁쓸함을 얘기했더랬다. 나는 친구가 좋아하는 작가를 좋아한 적이 없어 버리기가 쉬웠는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버려야 한다면, 나 역시 친구처럼 씁쓸하고 쓸쓸하겠지. 이미 필립 로스 때도 마음이 아팠는데... 그런데 하루키까지..... 하루키를 내가 좋아한 시간이 도대체 얼마야... 어쨌든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너무 잘 읽히고 재미있어서. 도대체 이 사람 머릿속엔 뭐가 들었길래 이렇게 이야기를 흥미롭게 잘 만들어낼까.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은, 밤에 자기 전에 읽지 말라는 거다. 지금 현재 1권의 끝부분을 읽고 있는데, 여러분, 자기 전에 읽지 마요. 특히 혼자 자는 사람들은... 읽지마요 ㅠㅠ 무섭다 ㅠㅠㅠ 새벽에 바깥에서 들리는 방울소리, 그래서 그 땅을 파니 거기에 방울이 들어있고...누가 울린걸까 그 방울을 작업실에 가져다 뒀는데, 새벽에 또 작업실에서 선명하게 들리는 방울소리...으아악 너무 무서워 ㅠㅠ 나 어제 자기 전에 읽고서는 아아 괜히 읽었다, 낮에 읽을걸, 으아아아, 너무나 무섭네, 하고 내 침실로 가 잠을 청하는데 으아악 ㅠㅠ 한 시간에 한 번씩 깬 것 같다. 너무 무섭다. 여러분 이 책 읽을 거면 자기 전에 읽지 마요. 잠 못자요 ㅠㅠ



소설을 쓰는 작가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아도 주인공에 자신을 가장 많이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주인공의 직업은 '화가'이지만, 늘 일정하게 작업에 몰두하는 시간이 있고, 음식을 많이 먹지 않고, 음악을 많이 듣는다. 요리를 비롯한 가사노동에 들이는 시간이 많은 남자가 나오는데, 이건 그간 하루키의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어왔다면 비슷한 성향임을 알 수 있을 거다. 이 사람은 그냥 자기 삶이 그런 사람이구나.


그리고 어떻게 새벽에 울리는 방울소리.. 같은 걸 책에 쓸 생각을 했을까? 머릿속에 이야기로 가득차있나..그리고 진짜 재미있어 ㅠㅠ 나는 하루키 소설이 재미있다 ㅠㅠ 그래서 슬프다 ㅠㅠ 왜냐하면 걸리적 거리는 부분들이 많이 나왔거든.



만약 열두 살에 죽지 않았다면 동생은 어떤 인생을 보냈을지 곧잘 상상하곤 했다. 물론 내가 그런 걸 알 수는 없다. 나 자신이 어떤 인생을 보낼지도 가믄할 수 없는데 하물며 동생의 앞날을 알 수 있으랴. 그래도 심장판막 기능에 선천적인 이사잉 없었더라면 그애는 틀림없이 유능하고 매력적인 어른으로 성장했을 것이다. 많은 남자의 사랑을 받고 그들의 다정한 손길을 느꼈으리라. 하지만 구체적인 광경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나에게 그애는 어디까지나 세 살 아래의, 나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어린 동생이었다. (1권, p.186)



물이 흐르듯 곧고 매끄러운 검은 머리에, 이목구비가 인형처럼 또렷했다. 다만 너무 또렷한 탓에 전체적으로 보면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객관적으로는 미인형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저 간단히 '아름답다'고 단언하기에는 왠지 망설여지는 얼굴이다. 무언가가-짐작건대 일부 소녀들이 성장기에 발산하는 독특한 생경함 같은 것이- 본래 있어야 할 아름다운 흐름을 가로막는 것이리라. 언젠가 어떤 계기로 그 걸림돌이 제거된다면 실로 아름다운 아가씨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더 걸릴 것 같다. (1권, p.461-462)



주인공이 열다섯살 때 여동생이 죽었는데 주인공은 여동생의 가슴이 막 나오기 시작한다고 쓰고 있었다. 그리고 여동생이 죽지 않았다면 남자들한테 사랑받는 여자가되었을텐데..같은 생각을 하는데, 여자가 자라면서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가장 자랑스레 성취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남자한테 사랑받는'것 뿐일까? 또한 어른이 된 주인공이 사춘기 소녀에 대해 묘사하면서도 '어른이 되면 더 예뻐질 거'라고 한다. 여자의 가장 큰 성취는 '예뻐지고 사랑받는' 게 전부인가? 그게 남자 작가의 머릿속 한계, 사고의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저 생각을 했던 시기의 주인공이 십대였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걸까. 달에 갈지도 모르고 수학 박사가 될지도 모르고 노벨상을 탈지도 모르고 피아니스트가 될지도 모르고 공대 교수가 될지도 모르는데, 판사가 되고 경찰이 되고 FBI 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런 식으로는 사고가 확장되지 않고, '어른되면 예뻐질거다', 라든가 '남자한테 사랑 많이 받았을텐데' 라는게 생각의 전부라니.. 이런 식으로밖에 사고하지 않는 남자들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너무 답답했다. 하루키처럼 세계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라면 그 영향력이 더 클텐데 이런 사람이 똭- 페미니즘 장착해서 가슴사이즈로 먼저 말하여지는 여자를 그려내지 않아야 되는게 아닌가.



하루키도 이 소설에서 여자 가슴 얘기를 몇 번이고 언급하는데, 남자 작가들은 유독 여자를 묘사할 때 가슴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왜 처음 여자를 볼 때 가슴을 볼까? 그러보고면 여자 작가들이 남자를 그려낼 때는 한 번도 '처음 볼 때부터 유독 큰 고추 사이즈가 눈에 들어왔다' 던가, '벗겨보니 고추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이 작았다' 라든가, '시커먼 고추가 축 늘어져 있어서 김이 샜다' 라든가, '그가 방안에 들어서는 순간 고추로 눈길이 갔다' 라든가 하지 않는데... 왜 여자의 가슴 사이즈는 여자를 말할 때 어떤 특징으로 말하여지는 걸까. 왜 가슴이 여자의 대표성을 가질까? 소설에서마다 고추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면, 남자 독자들은 읽으면서 어떤 기분을 느낄까?




그러나 일큐팔사의 마지막 권에서도 좋았던 것처럼, 이 책 부분부분이 분명 마음에 든다. 어쩌면 놓기 너무 아쉬워서 그러는 것일까. 이혼한 아내에 대한 부분들은 다 너무 좋았어. 물론 처음 만남은... 아니 그런데 말입니다. 도대체 왜 어째서, 애인이 있는데 다른 사람에게 한 눈에 반하는 걸까? 이 책에서 주인공도 그랬다. 애인이 있는데 우연히 만난 애인의 동창에게 한 눈에 반해버리는 거야. 그래서 결국 그녀에게 연락을 하고 결혼까지 하게된다.



처음 아내를 만난 건 서른 살을 앞둔 무렵이었다. 그녀는 나보다 세 살 아래였다. 요쓰야 산초메에 있는 작은 건축사무소에 다녔는데, 2급 건축사 자격증이 있고, 당시 내 여자친구의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긴 생머리에 연한 화장, 굳이 말하자면 온화해 보이는 얼굴이었다(성격은 얼굴만큼 온화하지 않다는 사실이 머지않아 판명되지만, 그건 나중 이야기다).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던 중 어느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주쳐 소개받은 그녀에게 나는 거의 한눈에 반했다. (1권, p.46-47)



왜 한눈에 반한거야, 왜? 여자친구가 있는데 왜그랬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왜 다른 사람한테 반했어? 왜? 왜그랬어?


위의 인용문의 페이지수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거의 초반에 나오는데, 어휴, 그래서 초반부터 너무 힘들었다. 내 경우엔 나의 애인이 다른 여자에게 반한 적은 없지만,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가 내게 첫만남에서 반한 적이 있었다. 나는 머릿속으로 '이건 안된다, 이건 안된다' 수도없이 말했지만 나도 너무 홀딱 반해버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릴라고 이를 악물었더니 눈물만 나왔지. 그때 그가 내게 그러지 않았으면,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나를 보지 않았으면, 그랬으면 내 인생은 평온하게 흘러갔을텐데... 지극히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흘러갔을 텐데...그 날 이후로 나는 고통스런 천국에 살고 있지........왜그랬어, 왜... 왜그렇게 나한테 쑝갔어.... 나는 긴 생머리에 연한 화장, 온화한 얼굴도 아닌데...... 왜 그 때 나한테 그렇게 들어왔어.....왜 이렇게 내 마음과 정신이 널뛰듯 살아야 하는거니, 왜.... 여자친구만 봤으면 됐잖아........



'하루키를 버릴 것인가 말것인가'로 시작하며 책장을 열었다가 나의 온전한 슬픔에 침잠해버려, 읽는 내내 분노와 짜증과 무서움이 찾아왔지만 전반적으로 슬픈 마음으로 이 책을 나는 읽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혼한 아내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있고, 그리고 그렇게 아내를 그리워해. 이혼 후에 다른 여자들을 만나 섹스하지만, 그런데 온전히 상대에게 올인하는 섹스가 아니다. 섹스를 위한 섹스일 뿐, 머릿속에 계속 헤어진 아내가 있다. 난처한 일이라고 친구가 그에게 말하는데, 나는 또 이 난처한 일이 정말 난처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넌 아직 유즈를 좋아하는구나."

"잊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마음이 딱 붙어서 떨어지질 않아. 이유는 몰라도 그렇게 되어버려."

"다른 여자하고 자진 않아?"

"다른 여자와 자더라도 그 여자와 나 사이에 항상 유즈가 있어."

"난처한 일이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손끝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진심으로 난처한 것처럼 보였다. (p.377)




나는 모든 사람들이 혹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런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런 난처한 일을 겪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고, 나 역시 그중 하나이다. 나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나는 그 날 이후로 나를 쪼개서 살아'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를 쪼개서 한 쪽에선 그 사람을 계속 사랑하고 한 쪽에선 다른 사람을 만나 데이트도 하고 연애를 해, 라고. 나를 쪼개서 사는 일, 나와 다른 사람 사이에 항상 그 사람이 있는 그 난처한 삶을 내가 살았다. 그런데 하루키가 이런 것에 대해 말하고 있어..나는 정말이지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것이야...



아직 1권의 100페이지가 남아있고 나는 당연히 2권도 읽을 것이다. 갑자기 조 올로클린 시리즈도 읽고 싶지만, 나 그 책 샀나 안샀나, 아직 신간 안샀나? 헤어진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읽노라니 조 올로클린도 넘나 생각나는 것...


우리가 부부관계를 정식으로 끝낸 뒤에도 친구로 지낸다는 것은 나로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부로 지낸 육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아주 많은 것을 공유했다. 많은 시간, 많은 감정, 많은 말과 많은 침묵, 많은 고민과 많은 판단, 많은 약속과 많은 포기, 많은 열락과 많은 권태. 물론 서로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속에만 품고 있던 비밀도 없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숨기는 것이 있다는 감각까지도 제법 현명하게 공유해왔다. 거기에는 시간만이 배양할 수 있는 '자리의 무게'가 존재했다. 우리는 그런 중력에 요령 있게 몸을 맞추고, 미묘한 균형을 잡으며 살아왔다. 또한 우리의 독자적일 '로컬 룰'같은 것도 몇 가지 있었다. 그것을 모조리 없던 셈 치고, 그곳에 존재하던 중력의 균형이나 로컬 룰을 배제하고서, 그저 단순한 '좋은 친구'따위가 될 수 있을 리 없다. (p.305-306)


이런 부분을 읽으면 정말 너무 좋잖아 ㅠㅠ



이혼을 겪고난 후의 남자가 두 달간 혼자 여행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은데, 페이퍼가 너무 길어지니 이만 쓰도록 하겠다.


이만 총총.





아홉 달 남짓-이 시간이 이별의 기간으로 길었는지 짧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영원에 가까웠던 것 같기도 하고, 의외로 순식간에 흘러간 것 같기도 하다. (p.15)

"저기, 나도 부탁이 하나 있는데." 그녀가 말했다. "혹시 이대로 헤어지더라도 친구로 지내줄 수 있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신발을 신고, 가방을 어깨에 메고, 한 손을 현관 손잡이에 올린 채로 나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친구로 지내자고?"
그녀가 말했다. "그럴 수 있다면, 가끔 만나 이야기를 하면 좋겠어."
여전히 말뜻을 알 수 없었다. 친구로 지내자? 가끔 만나 이야기를 한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수수께끼라도 푸는 것 같다. 대체 나한테 전하려는 말이 뭘까. 내게 특별히 나쁜 감정은 없다, 그런 걸까?
"글쎄." 내가 말했다. 더는 할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자리에 서서 일주일을 생각해봐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래서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p.37)

결혼한 여자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아마 나는 정신적인 돌파구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빠진 정체에서 어떻게든 헤어나고 싶었고, 그러려면 스스로를 자극하고(그게 어떤 자극이건) 정신을 뒤흔드는 것이 필요했다. 늘 혼자라는 사실에도 지치기 시작했다. 게다가 상당히 오랫동안 여자와 자지 않은 상태였다. (p.79)

뭐, 상관없지. 나는 그렇게 생각을 맺었다. 눈앞에 어떤 흐름이 생겼다면 일단 흘러가보면 된다. 상대에게 숨은 의도가 있다면 그 의도에 걸려들면 될 일이다. 이 산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이 묶여 있는 것보다야 그편이 훨신 근사하지 않은가. 사실 호기심도 있었다. 내가 앞으로 상대할 인물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내게 거액의 보수를 내놓는 대신 무얼 요구할 셈일까? 그 무언가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졌다. (p.128)

"어제 일 말인데요." 멘시키가 말을 이었다. "그렇게 지하의 석실을 열어버림으로써 우리는 무언가를 잃어버리고 무언가를 얻었을 겁니다. 과연 무엇을 잃어버리고 무엇을 얻었을까요? 저는 그 점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닙니다." (p.297)

한편 유즈에게서도 전혀 연락이 오지 않았다. 전화 한 통 없고 편지 한 통 오지 않았다.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말을 꺼낸 건 그녀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생각 이상으로, 예상을 훨씬 넘는 정도로 내게 상처를 주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내게 상처를 준 것은 사실 나 자신이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그 침묵 속에서 내 감정은 날붙이로 만든 무거운 추처럼 한끝에서 다른 한끝으로 커다란 호를 그리며 왕복했다. 그 감정의 호는 내 피부에 생생한 상처를 몇 군데나 남겼다. 그리고 내가 그 아픔을 잊을 방법은 실질적으로 하나뿐이었다. 당연히,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p.306)

"그렇습니다. 저는 흔들림 없는 진실보다는 오히려 흔들릴 여지가 있는 가능성을 선택하겠습니다. 그 흔들림에 제 몸을 맡기는 쪽을 선택할 겁니다. 그게 부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468)

우리는 어찌 보면 닮은꼴인지도 모른다-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손에 쥐고 있는 것, 혹은 장차 손에 넣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잃어버린 것, 지금은 손에 없는 것을 동력 삼아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그의 행위를 내가 납득할 수 있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명백히 내 이해력의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 동기를 이해할 수는 있었다. (p.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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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8-08-20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전히 열심히 읽고 쓰고 계시네요 ㅎ 하루키 ㅠ 저에게도 애증의 작가입니다 마치 카프카처럼 읽을 때는 빨려드는데 다 읽고나서는 이게 뭔 소리야 하고 책을 던져 버리는 ㅠ 근데도 수리부엉이 황혼을 날아오르다를
샀네요 ㅠ
글구 하루키의 여성에 대한 생각이 남자에 의해 소비되는 대상으로만 묘사된다는건 지금 글을 읽으며 깨달았네요 @.@
이거 더 정 떨어지는걸요…

다락방 2018-08-20 09:27   좋아요 0 | URL
십대의 소녀를 볼 때도 사랑받는, 사랑받아야 할 ‘여성‘으로만 보는게 찝찝해요. 당연히 성인 여성과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면서 상대의 성적 매력에 이끌릴 수 있는데, 십대 소녀가 자라서 그런 여성이 될거라고 생각하는 게 전제에 깔린 것 같아서 불쾌했어요. 오랜 시간 좋아했는데 이런 게 눈에 들어와버려서 참 저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ㅠㅠ

단발머리 2018-08-20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를 다 읽지는 않았구요. 그러니까 소설 3개, 에세이 2-3개 읽은 것 같은데, 저도 하루키가 좋거든요.
이 책도.... 사실 좋았구요.
그림의 모델이 되었던 십대 소녀,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십대 소녀가 ˝아저씨, 제 가슴 어때요?˝ 하고 묻는 장면 빼고요.
남자 작가들이 왜 이렇게 여성의 가슴에 대해 집착할까 라는 질문에, 전에 정희진샘 대답이 생각나요.
남자에게 가슴이 없어서라고. 없어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ㅠㅠ

오래 시간 좋아한 사람에게서, 참을 수 없는 이런 점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한 마음으로 슬퍼집니다.
그것보다 더 슬픈 건 다락방님의 마지막 단어들.
이만 총총.
나는 세상에서 ‘이만 총총‘이 제일 싫어요. 얼른 읽어주세요~~ 얼른 읽고 또 써주세요~~

지금까지 58815번째 방문자였습니다. 이만 총총.

다락방 2018-08-20 09:48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책이 좋아요. 재미있어요, 단발머리님. 그래서 속이 터져요. 아직 말씀하신 부분을 읽진 않았지만, 그 부분 읽다가 또 화가나겠죠... 아 빡쳐 ㅠㅠ 그런데 하루키 재미있어요. 속상해요. 하아-

남자가 가슴이 ‘없어서‘ 여자의 가슴에 집착하는 거라면, 여자는 고추가 없는데 왜 남자의 고추에 집착하지 않을까요? 사춘기 소녀를 보면서도 성숙한 여성에 대해 떠올리는 게 너무 징그럽고 싫어요. 하루키는 일전에 에세이에서 ‘무조건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약자의 편에 선다는 건 .. 뭘까요? 하아-
그렇지만 이 책 재미있어서 일단 끝까지 다 읽긴 할겁니다. 휴..

다 읽고 또 페이퍼 쓸게요. 우리 부지런히 읽고 써요, 단발머리님. 좋은 건 좋다고 남기고 싫은 건 싫다고 남기면서 계속 그렇게 읽고 쓰도록 해요!1

단발머리 2018-08-20 09:55   좋아요 0 | URL
제가 <여성성의 신화> 읽고 있잖아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거기에서 이런 문장이...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여성의 성격 형성의 동기가 되는 힘은 남근에 대한 여성의 선망이었다. (228쪽)

거세 폼플렉스와 남근 선망, 그의 모든 사고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이 두 개념은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가정한다. (229쪽)

프로이트는 당시 여성들의 신경증이 남근 선망 때문이었다고 했대네요. 가지고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 열망.
저도 현재 읽는 중이라.... 모르는게 너무 많아요 @@
이만 총총.

다락방 2018-08-20 09:5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일전에 페미니즘 강의 들으러 갔을 때 쌤들이 프로이트 얘기 많이 하시더라고요. 프로이트는 남성을 ‘고추가 있는 존재‘라고 봤고 여성을 ‘고추가 ‘없는‘ 존재‘라고 봤다고요. 그러니까 여성은 여성의 성기를 ‘가진‘ 자가 아니라, 남성의 성기를 ‘가지지 못한‘ 자요. 그래서 여성은 열등하고, 열등하다고 생각해서 남근을 선망하고...

네네, 또 얘기해주세요, 단발머리님!!

비연 2018-08-2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미뤄두고 안 사고 있었는데 말이죠 말이죠 ㅠㅠㅠ 락방님 미오요 ㅠㅠㅠ

다락방 2018-08-20 19:37   좋아요 0 | URL
저도 오늘 장바구니에 책을 또 쓸어담았습니다 ㅜㅜ

비연 2018-08-20 20:11   좋아요 0 | URL
헉!

clavis 2018-08-2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넘나 재미나게 읽다가 이만 총총.하시니 무지 서운해지네요. 정말 맛깔나게 잘 읽었습니다.

다락방 2018-08-22 22:02   좋아요 1 | URL
히히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의 기쁨입니다!!

즐건독서 2021-01-02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은 그냥 성. 전세계위 일반적인 성적 사고와 판타지를 우리의 사고에 맞출려니 힘들어지는듯. 그애들을 인정해주는것이 우리도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더 인간적인 사고라 생각하는 순간 오류가 벌어지기 시작해 불편할듯 합니다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다 기억나지 않지만 그래도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었기에 영화도 궁금했다. 그렇게 보기시작햇는데, 시작한 지 10분도 안돼서 벌써 아, 역시 좋구나, 하고 잠깐 멈췄더랬다.


'줄리엣'은 작가인데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한 책이 전세계적으로 고작 28부 팔린 '앤 브론테' 평전이었다. 지금은 '이지'라는 필명으로 잘 나가는 작가가 되어 돈도 많이 벌고 서점마다 작가의 낭독인가, 뭐 그런거 돌아다닐 정도로 스케쥴도 바쁘다. 그녀에게는 '마크' 라는 돈 많은 군인 남친이 있는데, 일전에 책에서 왜 돈 많은 남친 말고 섬의 가난한 남자를 택하는가..하고 한 알라디너가 탄식햇을 정도로, 이 돈 많은 남자친구의 존재는 정말이지 무시할 수가 없다. <타임>지에서 '독서'에 대한 글을 의뢰받고 그녀는 '감자껍질파이클럽'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서클럽을 방문하고자 건지섬에 가기로 하는데, 배를 타기에 앞서 '마크'가 청혼을 한다. 앞서 그는 청혼할 기미를 보였는데, 그게 바로 이런 거였다.


"센트럴파크가 보이는 전망 좋은 집을 구했거든요. 호수가 보이고 연못에서 모형 배를 타는 꼬마들까지 보이죠. 제가 사는 도시를 보여주고 싶어요. 고민해 봐요."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좋은데? 사실 책을 읽는 나는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도시' 파이긴 하지만, 도시랑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긴 하지만, 아니, 책에서도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이 있다고 얘기했었나? 그랬으면 나도 마크 파가 됐을 것 같은데?! 센트럴 파크라니, 와, 이것은 내가 꿈에 그리던 바로 그거잖아? 뭐 어쨌든.



줄리엣은 독서에 대한 원고청탁을 받고 어떤 글을 써야하나 고민하던 차에 건지섬에 사는 농장주 '도시'의 편지를 받게된다. 책방에서 구한 찰스램 선집의 책 안쪽에 원래 소유주였던 줄리엣의 이름과 주소가 있었던 것. '찰스 램'이란 공통 분모로 묶인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 찰스 램의 셰익스피어 선집을 사고 싶은데 그걸 살 수 있는 런던의 서점 주소(전화번호였나) 를 알려달라고 하는 거다. 이에 줄리엣은 기쁜 마음으로 그 책을 구해 도시에게 보내게 되고, 도시가 건지섬에서 속해있다던 감자껌질파이 클럽에 대해 듣게 되는 거다. 그 클럽에 직접 가보고 싶었던 그녀는 그 섬에 방문하고, 거기에서 클럽에 참석해 함께 책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약혼자인 마크와 언제 돌아올거냐는 통화도 하게 되는데, 어느날 문학클럽에서 친해진 친구가 '네 약혼자가 좋아하는 책은 어떤 책이야?' 라고 물었을 때 답할 수가 없어 머뭇거린다. 좋은 걸 먹고 좋은 반지를 받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있지만 그들은 공통된 대화가 없었던 것. 


그러다 도시의 침실을 살짝 엿보게 되고, 거기에서 자신들을 아는 사이가 되게 만들어준 찰스 램의 책을 발견한다. 그 책을 들고 가만 바라보는 그녀를 도시가 보게되는데, 그 때 줄리엣은 그런 얘길 한다.


" 책 한권이 저를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네요."



이 인연은 매우 특별하다. 그러니까 이런 계기로 알게된 거. 물론 모든 만남에 저마다의 처음이 있고 그것은 각자의 이유로 특별함을 안겨주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유독, '유독' 특별한 만남은 있기 마련. 그 처음에 물론 너무 많은 의미를 둬서 그것이 마치 운명인줄 알고 질질 끌려다니면 안되겠지만, 그렇지만 그 특별한 만남을, '뭐 특별할 수도 있지 거기에 연연해하지 말자' 하고 무시할 수만도 없다. 나는 사실 이런 특별한 첫 만남에 매우 끌리는 편이고, 그런 것들이 내 인생에 찾아들었다면, 그건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이것은 내게 지금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이런 일이 내게 괜히, 그냥 일어났을 리 없어.'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다. 그러니 내 서명이 적힌 책 한 권이 건지섬의 누군가에게 날아들어 그 섬에서 그 책을 읽은 사람이 편지를 보내오다니, 정말이지 얼마나 특별한가. 우리가 책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니!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특별한데! 


북클럽이 나오는 이야기이다 보니 중간에 책 읽는 장면도 나오는데, 사람들이 책 읽는 장면을 보는 건 난 또 왜그렇게 좋은지! 게다가 이 영화속에서 좋은 장면은 '쓰는' 장면도 나온다는 거다. 줄리엣이 작가이다 보니, 자료조사를 하고 거기에 대해 열심히 막 수첩에 메모를 하고, 나중에 타자기로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글을 쓰는데, 그게 진짜 너무 좋은 거다!


게다가 마지막에 약혼자랑 파혼하고 지금은 싱글이며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글을 일절 쓰지 않은 편지를 읽으면서도, 도시는 그녀가 그렇게 됐다는 것, 그래서 자신이 그녀를 찾으러 가야 한다고 확신을 갖는다. 클럽의 다른 회원이 그 편지를 자신이 읽어보며 '도대체 그런 문장이 어디 써있어?' 하지만, 도시는 안다. 그래서 도시는 슈웅- 줄리엣을 찾으러 간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뉴욕의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도시에게 있는가? 나는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이지 너무 소중하거든.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거. 진짜 너무 소중하잖아! 물론 우리가 언제나 같은 책을 읽을 수만은 없다. 게다가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생각이 존재할 수 있고. 그럴 때도 우리가 책을 읽는 사람이고 상대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상대의 말에 귀기울이며 내 얘기도 역시 전할 수 있는 거잖아. 


그 작가는 어떤 작품을 썼는데?

그 작품은 어떤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저런 질문들조차 가능해지는 게 아닌가. 그러나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책에 대해 관심이 1도 없는 사람이라면, 내가 무슨 책을 읽든 혹은 그 책이 어느 재미를 가지고 있든 거기에 대해 묻지도 않을 것이도 들을 생각도 없을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책을 읽는 '나와' 대화를 하고 싶다면,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고 또한 나에 대한 애정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와 좋은 대화상대가 될 수 있어. 그런 사이라면 '책 한권으로도' 특별한 인연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라고 썼지만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에 대한 미련이 너무 남네?)



아, 너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다. 아닐 때 아니오라고 말하는 여등들이 나오는 게 너무 좋고, 책 읽는 사람들의 책 읽는 풍경이 나오는 것도 좋다. 도시도 그리고 줄리엣도 힘든 시간에 책이 있어 위로를 받았던 사람들이고, 책 속으로 빠지는 시간을 좋아한다. 그리고 책이 다른 사람과 연결시켜준다는 데도 동의하고. 이런 것들을 말하는 영화는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지. 아하하하. 그래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은데, 몇 년전에 누군가에게 빌려준 뒤로 그 책이 내게 다시 돌아오질 않고 있다... 하아- 뭐 그런 책이 한두권이냐만은... 그래서 다시 사서 읽어야겠다. 마침 개정판도 나왔던데!!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 한 알라디너가 리뷰에 그렇게 썼었다. 이 책으로 청혼을 할 거라고. 그런데 지금 그 리뷰를 다시 읽고 싶어 찾아보니 눈에 띄지 않는다. 당시에 그 리뷰를 읽으면서 '근사하다!'고 생각햇는데, 애인이 있는데 청혼을 하겠다는 거였는지, 애인이 생긴다면 청혼하겠다는 거였는지 모르겠다. 음...



아무튼 또 사야지, 이 책!

















그나저나 센트럴 파크가 보이는 집이라니....내 평생 그런 집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그런 집에서 사는 게 책 읽는 남자 만나는 것보다 더 힘들듯.....내 월급으론 택도 없지, 여기서도 한강 보이는 집도 못사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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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8-20 0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보라고 보라고 하는 리뷰에는 !!! 봐야겠네요~~ ㅎㅎㅎㅎ 굿밤되세요~^^

다락방 2018-08-20 07:55   좋아요 1 | URL
책 읽는 모습이 나오는 거 너무 좋아요. 그리고 글 쓰는 모습도요. 저는 영화에서 그런 장면들이 좀 더 많이 보여졌으면 좋겠어요!! >.<

비연 2018-08-20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넷플릭스에 이 영화(?) 떴던데 봐야겠군요 ㅎㅎ

다락방 2018-08-20 19:49   좋아요 2 | URL
저도 넷플릭스로 봤어요!!

비연 2018-08-20 20:12   좋아요 2 | URL
넷플릭스는 완전 요물이더이다.. 아주 신나게 보게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