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곁에 있는 어른의 영향력이라는 것은 그 아이들로 하여금 더 넓은 세상을 보게 하고 지식을 습득하게도 하지만 편견을 키워줄 수도 있다. 좋은 교육자는 아이들의 길에 어떤 빛을 비춰줄까, 그리고 나쁜 교육자는? 열 살 어린이들에게 스스로를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진 브로디 선생이지만 '지금이 내 인생의 전성기' 라며 자신의 고집과 신념으로 아이들을 자기 삶의 도구로 쓰고자 하는 욕망이 여지없이 읽힌다. 진 브로디 선생은 아이들의 인생에 관여하고 그 미래를 자신이 설계해주고자 한다. 다행스러운것은, 아이들은 어릴 때 어른들의 한마디 말에 휘둘릴 수 있지만 자라면서 스스로에게 좋은 것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
읽으면서 소녀들의 곁에서 소녀들을 지휘하고자 하는 진 브로디 선생님에게 나름대로 캐스팅을 해보았는데, 단번에 '에바 그린'이 떠올랐다. 그건 아마도 이미 여학생들의 기숙학교 선생님으로 나왔던 영화 <크랙>을 내가 오래전에 보았기 때문일것이다.
오래되어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진 브로디 선생의 전성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 아닌가 싶어진다. 이 책에서처럼 이 영화에서도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당연히, 줄리아 로버츠가 선생님으로 나왔던 영화 <모나리자 스마일>도 생각난다.
모나리자 스마일도 여학교가 배경인데 시대적 배경이 현재가 아닌지라 현모양처가 되는게 꿈인 그런 학생도 나온다. 똑똑해서 대학원에 진학해 더 쭉쭉 뻗어나가기를 바랐던 '쥴리아 스타일즈'가 그냥 그 작은 마을에서 남자친구랑 결혼해 살겠다고 하자, 우리의 선생님 줄리아 로버츠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 너 공부를 더 해보면 어때, 라고 권유했더랬다. 그러자 줄리아 스타일즈는, 너는 그것이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은 달라.. 라면서 자기 뜻을 고집했다. 그런 한편, 여자가 더 공부를 해서 뭐해, 남자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게 최고야! 라고 진작에 결혼했던 커스틴 던스트는 정작 결혼했지만 불행했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대학원에 가는 거라는 걸 깨닫고 진학을 선택한다.
이 영화를 오랜만에 다시 봐야겠다. 아마 다시 보게 된다면 그 때와는 다른 것들이 보이고 또 그 때와는 다른 생각들을 하겠지.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인 공쟝쟝 님이 유튜브로 이틀간의 독서 챌린지를 촬영해 올리셨다. 많관부...
나는 워낙에 스맛폰을 쓰는 것도 스마트하지 않고 유튜브가 흥하다는 건 알지만 보지 않는 사람인데, 공쟝쟝님 덕분에 유튜브에 들어가 이 영상을 보게되었고, 공쟝쟝 님이 김겨울이 했던 챌린지를 따라한것이라고 한 말이 생각나 생애 처음 김겨울의 유튜브도 들어가 보게 되었다. 그 분이 북튜버로 유명하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나란 인간이 유튜브를 보는 사람이 아니어서...
아무튼 그 분 걸 괜히 봤다. 열두시간 챌린지 보다가 중간에 끊고 그 분이 소개한 책을 사버렸고(나여...), 그분이 책장 정리하는 영상 보고서는 책장 정리하고 싶어서 기절할 뻔 했다.
책도 많이 읽고 영상 분위기도 좋고 발음이나 목소리도 너무 좋아서 나는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뭐하는 사람인가 검색창에 넣어 검색을 해보았다. 뭔가 되게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노래도 만들었고 디제이도 했고 책도 썼고 유튜브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이 분이 영어공부하는 걸 알려주는 영상도 보게 되었는데, 영상속 김겨울은 초등학교 시절 영어 지문을 외우고, 사전을 외우고, 동화책을 외웠다고 한다. 2년반간 쉼없이 영어 공부에 매진했고 잠들기 전까지 영어 듣기를 했으며 문법 공부도 했다. 김겨울은 초등학교 때 이미 중학교 영어를 마스터 했다고 했다.
나의 경우 중학교 입학 당시 알파벳도 모르고 들어갔다. 나 때만 해도(아아, 꼰대 발언..) 학교에 글을 배우러 가는 곳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대문자 소문자의 개념도 몰랐고, 알파벳은 A,B,C 밖에 몰랐다. 알파벳을 외우고 소문자까지 습득하는 것 모두, 내게는 중학교 1학년, 학교에서 가능했다. 김겨울은 나와 완전 차원이 다른 세계에서 차원이 다른 공부를 한셈이다. 김겨울은 유학이나 어학연수의 경험은 없이 초등학교 때의 그 공부가 자신의 영어 실력의 바탕이 되었다고 했는데, 와 얘기만 들었을 뿐이지만 '나는 못한다!' 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공부했으니 영어 천재 되는건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하는 한편, 아니 그런데 어떻게 초등학생에게 그런 일이 가능하지? 하는 의문이 생겼다. 어떻게 초등학생이 영어 지문을 외우고, 사전을 외우고, 동화책을 외우고, 자기 전까지 영어 듣기를 하고, 문법을 공부하지? 나로서는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의 영역으로 보이고, 또한 내가 그렇게 한다고 하면 '이렇게 하면 네 나이 스물때 영어 마스터한다'라는 걸 들었다 해도 할 수 없을 것 같은거다.
그러다가 김겨울의 인터뷰를 읽게 됐다.
김겨울은 '대치동 키드'였다. 인터뷰에서 김겨울은 '세상을 다 줘도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다. 본인처럼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런데 '잘된 케이스'라고 사람들이 생각을 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아, 대치동 키드란 무엇인가.
영화 <위플래시> 생각도 났다. 나는 위플래시가 싫었는데, 결과만으로 봤을 때 대치동 키드도 위플래시도 '그렇게 해야 네가 잘된다, 네 능력이 향상된다'라고 한다면, 다 괜찮은걸까.
아무튼 뒤늦게 김겨울 영상을 보고 있다.
공쟝쟝 님이 김겨울 언급해서 김겨울 봤다가 아아, 나도 저거 독서챌린지 영상 찍어볼까.. 편집 같은 거 1도 모르는데.. 했다가, 요즘 다들 투잡이 대세인데 나도 북튜버? 라고 생각도 해봤다가, 김겨울 영상보고 다 포기했다. 이미 저기에 저 사람이 저렇게 똭 지존인데. 나따위, 나같은 쪼렙이 뭘... 하는 마음이 되어서, 만약, 혹여라도, 혹시라도, 내가 영상을 찍게 된다면 나는 그냥 사두고 안읽는 책 읽는 챌린지나 하는 걸로.. 북튜버는 김겨울 님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나는 소박하게, 소박하게... 소박. 샤라라라랑~ ♡
책장 정리 영상 보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겁나 힘들겠다 생각했다. 내 경우에도 몇해전 괜히 책장 정리한다고 하다가 중간에 너무 힘들고 화가 나서(내가 자초한 일..) 뛰쳐나가 와인을 사와 벌컥벌컥 마셨더랬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서 지금은 엄두가 안나는데 김겨울 하는 거 보고 나니까 어디, 그럼 한 번 나도? 했다가 내 책들의 상태 보고 자제하기로..
이것이 오늘 아침... 책장을 더 들이지 않는한 정리는 없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상태 어쩌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뒤메질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덤벼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른쪽 하단에 그레이엄 그린의 신간이 보이는데, 그렇다 책이 또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지난주에 온 책들인데, 그레이엄 그린의 신간은 다정한 알라디너 분이 선물해주셨다. 다락방의 존재는 기쁨이다! 라면서 선물해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참, 나는 왜 존재가 기쁨이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선물받고 그런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나는 존재가 기쁨인 걸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집에 가면 책 또 와있어요.. 나 어떡하지.............
얼마전에는 공부하는 다른 친구로부터 '스터디 위드 미' 라는 영상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한 번 보니 걍 계속 공부하는 영상인데, 많은 사람들이 그 영상을 틀어두고 자기 공부를 하는가보았다. 스터디 위드 미도 고정 시청자들이 있고 김겨울의 독서 위드 미도 구독자가 어마어마한데, 만약 내가 영상을 한다고 하면 어떤 컨텐츠를 해야 할까. 이미 많은 영상들이 있으니 나의 영상은 차별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스터디도, 독서도 내가 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나에게 남은 컨텐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바로!! 두구두구둥~ 회사 일이다! 그래, 나는 회사에 출근하면 옆에 핸드폰 틀어두고 내가 일하는 영상을 스트리밍 하면 어떨까. 내가 찍은 영상은 <근무 위드 미>가 되겠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핳. 유튜브 구독자 많고 흥하면 막 차도 사고 집도 사고 그러는 모양인데, 나도 근무 위드 미 찍어서 40평대 아파트 사볼까....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제 점심에 혼자 순댓국 먹으러 갔다가 한 명 자리 없다고 쫓겨나서 좀 상처 받았다. 네 명 자리는 있었지만 거기에 나를 앉힐 수 없다고... 울면서 양재동 거리를 뛰고 싶었지만 그러진 않았다. 다 큰 어른은 울지 않긔!
일요일 아침 교회에 다녀온 뒤, 브로디 선생은 크래먼드로 가서 점심을 먹고 로더 선생과 오후 시간을 보냈다. 일요일 저녁 역시 그와 함께 보냈고, 꽤 자주 밤늦게까지 머물곤 했으며, 순교자의 고난까지는 아니더라도 뚜렷한 의무감을 가지고 그 방문을 계속했다. 진정한 사랑인 미술 선생을 포기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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