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부터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부터 같이 해준 멤버도 있고 중간에 읽기를 그만둔 멤버들도 있다. 어느순간부터는 나름 고정멤버들이 생겼고 그렇게 고정멤버들이 쭈욱 이어져 오다가 거기에 한명씩 두명씩 천천히 다른분들도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시간은 흐르고 나로 말하자면 언제까지 이거 읽자, 라고 말하면 그걸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람이므로 압박감도 없지 않았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한 건 반드시 지키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또 기대하지도 않지만 내가 지키지 못하는 걸 스스로 되게 견딜 수 없어하기 때문에 누가 뭐라 하지 않는데도 어느정도 압박감을 가지고 지키려고 하고 있는 거다. 그러다보니 2018년 11월부터 지금까지, 해당하는 달에 해당하는 책을 반드시 완독하는 일을 어겨본 적이 없다. 그런 마음으로 읽으면 책의 내용이 머리에 남지 않기도 하지만(사실 그런 마음 아니어도 머리에 뭔가 남는지를 잘 모르겠음 -,-), 나는 이렇게 하자, 라고 내가 말했으면서 그걸 지키지 않는걸 스스로 용납할 수가 없다. 오래전 내가 좋아했던 친구가 내게 '너는 남들 눈은 신경 안쓰는데 너 자신에게 쪽팔린 걸 못견뎌 해' 라고 했었는데, 나는 이것이 나의 신념이자 동시에 똥고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9/29에 요즘 회사에서 영혼 털렸고 그런데 아직 페투 300 넘겼을 뿐이라서 이번 달에 못읽을까봐, 처음으로 완독하지 못하는 도서 생길까봐 너무 똥줄이가 타버리고 있다.. 아아, 싫어... 말일이라 연차도 못내, 업무가 많다.. 아아, 나여 어찌하냔 말이다. 어찌합니까 어떻게 하나요... 흐아-
아, 이 얘기 하려고 한거 아닌데 쓰다보니까 나의 똥고집 반성 되었네. 아무튼 그래가지고 나는 언젠가부터 이제 이 같이읽기를 그만둬야 하는건 아닐까, 언제까지고 계속할 순 없지 않나, 2021년 그러니까 올해까지만 해보자.. 라고 내심 생각하고 2022년의 도서는 선정하지 않은 채였다. 아니, 그런데,
10월 도서가 《제2의 성》이라는 어마어마한 책이기 때문인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같이 하겠다 의견 표현을 해주셨고, 심지어는 처음 뵙는 분들도 안녕하세요, 라고 시작하시면서 같이 하겠다 댓글을 달아주시는 거다. 아니 여러분.. 나의 마음 둠칫 두둠칫 감동이가 찾아온다. 흑흑. 자, 그래서, 2022년 2월의 도서까지 선정했다. 자, 여러분, 같이 갑시다!!
10월, '시몬 드 보부아르', 《제2의 성》
11월, '뤼스 이리가라이', 《하나이지 않은 성》
12월, '필리스 체슬러', 《여성과 광기》
1월, '웬디 브라운', 《남성됨과 정치》
2월, '나오미 울프',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이상 2월까지의 도서 선정을 공유하며,
새로 시작하시는 분들을 위해 참여방법을 설명드릴게요.
해당하는 달에 해당도서를 읽으면서 글을 써주시면 됩니다. 밑줄긋기나 구매자평, 리뷰나 페이퍼 모두 좋고요, 읽기와 쓰기 모두 강제적이지 않지만, 그러나 읽거나 쓰는 걸 하면 스스로에게 더 도움이 될겁니다. 읽는걸 완성시켜주는 건 그 후의 쓰기인 것 같아요. 읽고 쓰는 걸 완성하는 게 누구냐?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다 읽고 또 쓰면, 다 읽고 쓴 자기 자신이 남습니다. 특히나 어렵고 두꺼운 책일수록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역시 강제적인건 아니지만 저의 경우에는 같이 읽기 도서임을 알리기 위해,
[책 제목] 글 제목
이런 식으로 써주고 있습니다. 아마 아 이게 해당도서 관련 글이구나, 눈치채기 더 쉬울거에요.
예시)
자, 9월 도서 읽는 분들 최선을 다해 달리시고요, 다음달부터 참여하시는 분들은 책 준비 미리미리 해두시고요.
함께 갑시다!!
빠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