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재 투데이가 평소와는 다르게 비교적 높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알고보니 5월 넷째 주 '이 주의 마이리뷰'에 내 리뷰가 뽑혔던 것이다.

알라딘에서 서재질을 시작한 이후 알라딘 서재를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 시상제도에 뽑혀보긴 처음이었다. 다분히 경사가 아닐 수 없는 것인데,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왜일까?
<이 주의 마이리뷰> 선정 도서 : http://www.aladin.co.kr/blog/aladdintown/wmyreview_best_weekly.aspx

다만, 요즘 알라딘에서 중복리뷰논란 이후 최대의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서재의 달인 시상제도가 아닌, 비교적 덜 문제적인 마이리뷰에 뽑힌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고 보니 알라딘 마을 메인화면에 <추천 마이리뷰>란에도 나의 마이리뷰가 딱하니 자리를 잡아 버렸다. 이건 기분이 좋은 일이다.
<알라딘 마을> 메인 화면 : http://www.aladin.co.kr/blog/aladdintown/waladdintown.aspx

"왜 하필 어제 나는 이 책을 읽었고, 또한 왜 하필 오늘은 '성년의 날'이어서, 붉게 활짝핀 장미꽃 한 송이 받아보지 못하고 굶어 죽어간 저 절반의 사람들을 생각하며 울적해지는가?"라는 답답스런 문장으로 리뷰를 써내려간 것이 아직 마음에 묵묵히 자리하고 있던 차에, 왜 하필 나의 다른 좋은 리뷰(?)도 많은데 이 리뷰가 뽑혀서 오늘 그리 유쾌하지 못하게 하는가? 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뽑혀서 좋고, 덤으로 5만원의 적립금을 준다하니, 이도 좋은 일이지만, 세계의 절반이 굶주린다는데, 그보다도 이 순간 죄없는 어린 영혼이 죽어가고 있다는데, 그 죄악에 소극적 동조자 혹은 방조자일지도 모를 나에게, 그 책으로 인해 5만원의 사례금이 지급된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는 자못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을 지경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사상 첫 리뷰당선의 기쁜 맘에도 불구하고, 50000원으로 어떤 책들을 사볼까 행복한 고민에 맘놓고 빠져들 수 없는 그런 막막한 상황에 처해버렸다. 그렇다고 이 50000원을 아프리카 오지의 굶어죽는 어린 영혼들에게 보내는 것도 그리 현실적이진 못한 것 같고, 참으로 딱한 처지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을 며칠 해보았다. 이 적립금으로 아직 이 책을 읽지 못한 사람들에게 이 책을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해서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이 읽고, 더 많은 사람이 이 참혹한 현실을 개탄하고, 그러한 현실을 뒤집어 엎어버리려 노력한다면, 이 돈을 아프리카로 보내는 것보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아닐까하고.

그러나 이것도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을 거라는 조심한 마음이 든다. 하여간에 내가 꿀떡하고 이 적립금을 먹어버릴 수는, 차마 못하겠다. 이렇게라도 써놓아야 이 적립금을 내뱉을 것만 같기 때문에.

참고로 아직 알라딘 이벤트 당첨 상품이 오질 않고 있고, 이 적립금도 아직 안 들어오고 있다. 지난번 네이버 이벤트 상품과 알라딘 이벤트 당첨 상품과, 이 적립금을 합해서 조촐하나마 이벤트를 마련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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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6-01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냥 박수친 제가 머쓱해집니다. 멜기세덱님의 마음밭이 따뜻합니다.

마늘빵 2007-06-01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음 돈 들어오자마자 질러버렸을겝니다. -_-

프레이야 2007-06-01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 어쩌겠어요?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시니 고개 숙여집니다.


멜기세덱 2007-06-01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너무들 박수 안쳐 주셔서 속상했었는걸요...ㅋㅋ
아프락사스님> 아직 안 들어왔다니깐요...ㅋㅋ
배혜경님> 고개 숙이시지 마세요. 고개 당당히 들고 다니셔도 충분할 만큼 아름다우십니다.

Mephistopheles 2007-06-01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세덱님의 페이퍼를 읽으면서 그 책을 사서 뿌리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뒷부분에 등장했어요...생각은 많이 해도 행동으로 옮기기 힘든
일인데..^^ 멜기세덱님이 존경스럽습니다..^^

조선인 2007-06-02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히 제가 으쓱해지고 자랑스러워지네요. 멜기세덱님을 안다는 사실만으로요, 같은 당원이라는 것만으로요. *^^*

2007-06-03 2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