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이야기 만나

또 하나의 이야기

빗방울 강물 위에 하나되듯

각각의 삶은 만나 사랑으로

그대들 인생 걸음 마주친 곳

그 곳에서 알록달록 가꾸어갈

사랑이라는 나무 한 그루 

바람불고 비가오고 눈내려도

뿌리내린 그 곳에서 피워나갈

꽃의 이야기

피고 지는 세월 속에 자라갈

가지 이야기

줄기타고 뿌리찾아 거슬러갈

생명 이야기

구름타고 하늘의끝 날아오를

풍선 이야기

그곳에서 다시보는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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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07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계곡의 물이만나
한내울로 흘러가니
몸은흘러 낮아지고
맘은올라 높아지니
한몸되어 하루살면
내사는가 죽는건가

달팽이 2005-06-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은높고 강은깊어
높은마음 산을타고
낮은마음 강을따라
산과강이 서로안고
뒹군다는 그소식을
누구에게 물어볼꼬

어둔이 2005-06-08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상의 모든
피는 꽃들과
지상의 모든
지는 꽃들과
지상의 모든
보이는 길과
지상의 모든
보이지 않는
길들에게

말해다오
나, 아직 별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강은교 - <꽃> 전문
 

외로움을둘둘말아

이불처럼감고잘때

잠보다먼저찾아온

맑디맑은이그리움

이밤길고참질기다

 

                   - 연성 -

 

 

글속난길따라걷다

밤깊은줄몰랐구나

긴터널속어둔길에

밝은등불기다리는

그대깊은홀로의길

 

                  - 용욱 -

 

책장속의빈곳하나

멍하니날쳐다보고

창을넘어가로지른

긴까마귀울음소리

이밤을잡아늘이네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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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 진경문고 3
고형렬 지음, 이혜주 그림 / 보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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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점점 무감각해진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사실일 뿐입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반드시 감정이 무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인생길을 거쳐가며 사람들이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감정이란 것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인연따라 생했다가 인연따라 멸하는 것임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즉 감정의 생멸의 과정을 통해 그것이 나에게 남겨주는 것이 무엇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따라서 그 감정을 좀 더 여유있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인 것이지 그 감정을 회피하거나 부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대학생활 때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자면 특정한 감정에 대한 열정이야 젊을 때만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것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자연과 생명을 느끼는 나의 감정은 확실이 보다 풍부해지고 다양한 색조를 띠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은 특정 감정에 빠져 전체적인 여러 가지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감각을 가질 수 없었던 젊은 날에 비해 좀 더 세밀하고 좀 더 전체적으로 풍경과 사람이 주는 느낌을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경에서 간추린 21편의 이 이야기들도 인간의 사랑과 그 때문에 갖게 되는 슬픔과 기다림과 애절함의 사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삶의 애환과 정서의 이야기가 시적 형식을 빌어 2500여년이 지난 오늘에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때나 지금이나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정서는 별 변함이 없을까요? 그 때의 이야기들이 지금의 우리들에게 여전히 같은 감동과 정서를 전달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그것을 어떤 형식을 빌어 후세에 전달하였기에 시공간을 넘어서 시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아주 매력적인 부분이죠.

  그런 의미에서 옛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적인 감정의 생멸과정이지만 그것을 온전히 마음에서 느낄 수 있었고 또한 그것을 시적 형식을 빌어 주위의 지인들과 나눌 수 있었고, 또 이렇게 먼 후세에 까지 그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었으니, 세월이 변한다고 해서 꼭 사람살이 멋과 재미가 더 좋아진다고만은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을 한 번 돌아봅시다. 과연 우리는 우리들의 감정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때가 과연 일생 중 얼마나 될까요? 늘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 우리들은 감정도 없이 우리 일생을 컨베이어 벨트에 실어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사람과 만나든, 마음으로 만나든, 풍경을 아름답게 바라보든, 마음 속의 영원성과 진리를 찾든 우리는 우리 삶에서 깨어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동물적인 것을 벗어나 인간으로서만이 가질 수 있는 정신적인 고양을 위해 깨어 있는 그 순간만이 우리들의 삶의 존재 이유인 것입니다.

  처음에는 우리를 가슴떨리게 하는 그 무엇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경험들을 자꾸만 만들어내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순간 순간 우리가 깨어 있다면 순간 순간 우리는 세상의 것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 마음이 깨어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내 인생의 의미지워짐을 말합니다.  마음 속에서 그것을 보는 눈이 만들어질 때 우리는 이제 이 시를 지은 이와 마음으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고형렬 시인은 시경을 읽는 자신의 독법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시는 그것을 읽고 해석하는 자에게 의미를 갖는 대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으로 시를 읽으며 그것이 자신의 마음에 일으키는 떨림의 색깔을 포착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런 면에서 시경의 구절들을 자신의 살아온 과거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는 저자의 개성적인 면과 20년이 넘는 시단생활의 경력으로 풀어낸 맛깔스럽고 시원한 해석이 우리들의 마음을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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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0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님의 글을 읽으면 자꾸 제 인생 선배되시는분처럼 여겨집니다.

달팽이 2005-06-06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분한 말씀입니다. 파란 여우님. 늘 저는 종착역이 없는 인생길을 가는 아이일 뿐입니다.

어둔이 2005-06-07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자께서는 시삼백편이 사무사라고 했습니다. 사랑노래라고해도 아무런 삿됨이 없다는 말입니다. 성경의 애가서가 솔로몬의 사랑노래라서 청교도적인 기독교인들에게 적잖은 당황을 느끼게 한것에 비하면 시경은 아예 옛선비들이 통채로 외우고 다녔지요. 두문화의 이질성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이름모를 뭇사람들의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노래라면 그게 사랑이든 고통의 신음이든 모두 하늘의 뜻이 담겨 있다고 본 것이지요. 중용에서도 감정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중이라고 하고 드러나도 모두 제갈길을 찾아서 딱 맞아 떨어진 상태를 화라고 했습니다. 시삼백편은 그래서 사무사라 했겠지요 우리의 희비애락의 감정생활도 모두 그리되었어면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된 시를 새로난 나의 사랑노래로 읽기를 원합니다. 나는 금방 이책을 들었습니다. 이 서평이 주는 마음으로 깊이 잘 읽겠습니다.

비로그인 2005-07-04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습니다. 스크랩해갑니다. ^-^

달팽이 2005-07-0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변치 못한 글을...감사합니다..

ppyoongu 2007-01-26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와 닿습니다....글 속에서 제 삶을 고요히 내려다 보게 되었습니다.

달팽이 2007-01-2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1

은빛바다외항포라

발길머뭇옛기억해

길마다풀꽃과채소

정겹구나지는해도

바람에잠시누웠다

 

2

가득도의꿈을가득

그끝에서하루끝을

까마귀가날아울어

분주히기다리는때

한잔더한뒤왔으면

 

3

대항의흰빛속으로

배가들어가더라도

우리하나의심없이

몸을던져사라지리

외마디외침하나로

 

4

가덕선창바라보는

거제도의흰신기루

배를타고흰포말에

이단꿈을언뜩깬다

물별너머무엇인가

 

5

이물결에뛰어들까

저햇살에녹아들까

물과빛이어우러져

녹아드는이곳에서

내가슴을어찌할까

 

6

날아드는갈매기야

너의높은마음으로

파란여우아픈울음

실어날려보내주련

푸른바다품어주렴

 

7

바다란게산과달라

맘시원함담아주니

산좋다고달려가는

맘을고쳐배를타세

저녁놀지는쪽으로

 

                  - 연성 -

 

 

1

팍팍하던땅을떠나

외항포라외딴이곳

인생살이다를텐가

적산의땅홀로사는

늙은이의근심거리

 

2

가덕도의육십평생

한가롭고적적하네

실을감는두손위에

여느때와같은햇살

그허무를달래는데

 

3

감는실을한쪽에서

풀어주는손고맙네

지나온삶들어주며

적적함도달래주니

저평상을사용하게

 

4

평상위에누인몸위

살풋한잠청해볼까

산을넘은바닷바람

너무세니살떨리네

그래도즐거운이꿈

 

5

햇살떨어져누운곳

물별온바다채우고

내삶이시작되기전

떠나온고향생각이

내발길붙든외항포

 

6

앵두한알입에넣고

줄기따라뿌리까지

뿌리너머무엇있나

흙과빗물구름하늘

나또한다르지않네

 

7

돌아보는가덕도의

물별풀빛잊지못해

파란여우함께하여

그녀근심달랬으면

이오늘이더좋을걸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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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0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슈베르트 현악4중
붉은장미 춤추는밤
너울너울 꽃잎날개
어디쯤에 가닿는가
푸른바다 배를타러
달려가다 넘어지면
장미꽃잎 흐드러져
뉘가있어 거들텐가
파란여우 멍든가슴
붉은장미 빨간열정
사바세계 한획차이
달팽이의 따듯한손
흐드러진 꽃잎주워
푸른바다 뱃전위에
화룡점정 절대치로
남겨주고 돌아올제
슈베르트 여래미소
다시한번 만나지는
인간세상 유정한맘
버릴것은 버리지만
거둘것은 감싸주고
두손모아 기도하는
뜨거운밤 고마운밤

어둔이 2005-06-0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탕무극 한점태극
음양으로 밀고당긴
오행세상 꽃피울제
사바세계 한확그어
허공에다 세상걸고
화룡점정 어디찍어
헛발걸음 우리인생
푸른바다 꽃잎띄워
아쉽기가 한이없다
유월장미 허드러져
가슴위로 뚝뚝질때
마음찡한 그리운이
영혼위에 한점찍어
빈탕으로 돌아가니
멍든가슴 한점이라
유정세상 무어라고
눈물로써 씻어내네
 

소를쫓다소에쫓긴

어디로쫓아간건가

쫓겨어디로간건가

소는풀을좋아하니

풀밭에매어둬야해

                  - 연성 -

 

 

소함께놀지못하고

쫓겨다닌일무언가

한마음돌이켜보면

그자리가노는자리

풀밭에서함께뒹굴

 

                  - 용욱 -

 

 

소를타고놀던아해

풀피리를부를적에

저창공에흐른구름

바람되어풀을쓸고

언덕너머한가롭다

 

                 - 연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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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6-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읽다 소를잃고
노름하다 소를잃어
하는일은 다르지만
소잃기는 매한가지
소를잃지 안하려든
밤새지켜 날을새어
달마스님 부릅뜬눈
지켜보지 않고서야
확연무성 공덕유무
그런답을 어찌알랴
소쫓을때 놀아야고
소쫓길때 몰아야지
소꿈깨고 소꿈인줄
그누군들 모를소냐
풀밭에다 매어둬도
풀안먹는 그런소가
언덕너머 타고가는
누른빛난 진짜솔세
한가로운 마을에서
소울음을 퍼득듣고
책도덮고 판도접고
소찾으러 함께가세

달팽이 2005-06-06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자속에 빠졌다가
술동이에 빠졌다가
내젊은날 다가는가
나이들어 기력쇠면
소를어찌 쫓을건가
인생살이 길다하나
물찬제비 날아가듯
세월또한 깜짝일세
이곳저곳 기웃거려
허망하게 보낼텐가
장부품은 크나큰뜻
세상천지 날려버릴
곤붕웃음 웃어보세
석가모니 걸어가고
달마스님 걸어간곳
혜가스님 한팔바쳐
간절한맘 모아진곳
덕산스님 방망이질
구지스님 손가락질
조주스님 평상지심
성철스님 이것뭐꼬
숭산스님 모를뿐임
부처간곳 많고많네
모든부처 돌아간곳
그곳정녕 어디인가
그곳에서 소한마리
태고부터 기다리네
그소만나 어울려서
피리불고 놀아보세
우주천지 깜짝놀랠
장부일갈 하여보세

파란여우 2005-06-05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속에서 소꿈꾸면
조상님이 도우셔서
괴로운삶 기펴지게
하신다는 소문듣나
쫓기는소 달리는소
집안으로 들어오는
흰소황소 니르바나
언덕너머 먼길가는
달마스님 기찬소든
소꿈꾸고 복권되면
거액노름 비할쏜가
책글자에 견줄쏜가
성철스님 제아무리
노름판에 귀재라는
유언비어 무성해도
조주스님 점잖은척
눈감아도 복권당첨
봄날의꿈 어리석은
여우에겐 극락천지
만고의도 피리불긴
누가불어 황소흰소
부처께서 서품줘도
피리소리 한번불면
앞뒤없이 달려갈터
오늘밤에 피리말고
조상님이 현몽하여
소꿈꾸어 부자되면
달팽이도 어둔이도
우주천지 놀랠일은
파란여우 부자됐단
꿈속의꿈 일갈일뿐
밤은늦고 어둠속을
한줌등불 밝혀주니
무명의밤 연꽃같은
달콤함에 정좌하고
꿈을꾸세 나도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