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엔 도무지 손님이 없어

그윽한 흥취 홀로 여유 있어라

매양 용담의 물에 목욕하고

항상 너럭바위에서 바람 쐰다

소나무 우니 산비 내리고

골짜기 향긋하니 목련 피었다

돌길로 돌아오는 일 버릇이 되어

짚신엔 반나마 푸른 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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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7-05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짚신엔 반나마 푸른 이끼...캬~~~
'나마'라는 뜻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요?^^

달팽이 2005-07-05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러게 말입니다. 그런데 로드무비님 세대 드러나는 것 아닌가요? ㅎㅎㅎ

파란여우 2005-07-0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나마'몰라요. 그러니 이 중에서 제가 가장 어린거 맞죠?^^

달팽이 2005-07-06 0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소리도 없이 비내리는 밤

소리도 없이 나는 울었다

소리도 없는 이 밤은 깊어가고

소리도 없는 이 마음은 깊어가는데

빗소리에 씻겨내리는

풀잎은 막 잠자리를 고르고 있는데

산허리에 걸려 있는

운무도 둥지를 틀었는데

소리도 없이 내가 우는 밤

소리도 없이 달도 우는데

소리도 없는 이 어둠의 슬픔

천둥을 타고 그대 가슴을 내리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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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7-06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리없이 비가 내리고
소리없이 달이 우는 밤
소리없이 그대 우는 밤
차마 울지 못하는 늙은 고얌나무 한 그루
그림자가 휘어져 있네

달팽이 2005-07-06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림자가 휘어져 있네...!
 



 

우연히 인터넷을 하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한폭의 수채화같은 사진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상쾌해짐을 느꼈다.

 

하늘 위의 떠있는 구름은 너무도 투명해보이고

잔잔하게 흐르는듯한 강물은 너무도 평온해보인다.

노랗듯 푸른 들판은 당장이라도 눕고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저 들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저 들판에 누워 강물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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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안개거리하얗게

차도사람도묻혀서

몰운대구름바다속

물고기처럼유유히

꿈의경계를헤맨다

 

                  - 연성 -

 

안개비맞으며걷는

달맞이길구름다리

세상모두사라지고

눈앞소나무도묻혀

이곳이어드메인가

 

                 - 용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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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7-04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대 잠깐 발을 멈추고, 그대 잠깐
사전을 찾아보라 보수주의란
현상을 그대로 보전하여 지키려는 주의
그대 잠깐 발을 멈추고, 그대 잠깐
사전을 찾아보라 아침의 무덤이 무슨 말 속에 누워 있는지
-오규원 <우리 시대의 순수시>부분



파란여우 2005-07-06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시시히 깔리는 머언 산 그리매
홑이불처럼 말아서 덮고
엣비슥히 비기어 누어
나도 인제는 잠이나 들까
-서정주, 저무는 황혼-
 

장대비 만들어내는 온세상의 노랫소리

비멎은뒤 둘러보니 티끌없는 적막강산

대지도 숨죽이고 나뭇잎도 미동없는데

그 아래 이름모를 꽃 영롱이슬 머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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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이 2005-07-02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내리는 세상을 보면서
불현듯 우리가 그냥 사는 것 아닐까
그냥 사는 것 외는 따로 별다른 방법도 없지만
이런 물음이 그냥 사는 인생을
자꾸 되돌아 보게 한다
의심도 없이 빗물은 아래로 흐른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철지난 철쭉이
빗물에 짓이겨 꽃잎이 떨어져 있다
아직은 아무런 의심도 없이 아이들은 시험을 치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빗속에 참새가
뒷마당의 먹이를 쪼으려 내려 앉는다
의심이 없으니 적막강산인가
의심이 없으니 숨죽이고 아무런 음직임이 없는가
아무런 의심이 없으니 사리꽃에도 이슬이 맺히는가
의심없이 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세상
빗물이 나의 의심을 씻기고 또 쓸고하여
어디론가 가고 있다 그 사이
나도 의심없이 나이를 먹었는데
이 나이되고 보니 혹 의심없이 살아왔던 것
이때까지 그냥 산 것 같아
왠지 한쪽 가슴이 빗물에 시든다
어디에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
빗물이 개울 가득 흘러가고 있다

파란여우 2005-07-0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에 군만두 먹었더니 소화가 안되요.
너무 진지하신것 같아 초치는 한 마디 하고 가요.
그렇다고 미워하시면 안돼요^^

달팽이 2005-07-03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물안개에 흠뻑 젖는 날이었어요..
바닷가에 살면서도 몇 년에 한 번 볼 수 있는 그런 날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