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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불 ㅣ Korean Art Book 1
곽동석 지음 / 예경 / 2000년 4월
평점 :
삼국시대부터 전해져오는 불상이 많다. 특히 나는 반가사유상에 관심이 있어 모조품인지 진품인지 모르지만 두 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청동불은 총 다섯 점 정도를 갖고 있는데 그 조형과 양식이 아직은 초보자라 잘 모른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청동불상에 대한 이해를 갖게 해 주었다. 비록 아직은 감이 없지만 적어도 불상의 시대구분과 삼국 중 고구려, 백제, 신라의 어느쪽인지에 대해 가늠할 수 있기만 해도 이 책이 가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본 청동반가사유상은 정말 매혹적이었다. 부드러운 신체의 선과 얼굴의 편안한 표정과 무엇보다 내면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눈의 표현이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어찌 저렇게 멋진 예술품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하고 우리 조상의 공예기술과 불심을 느낄 수 있었다. 때로는 순박하고 때로는 정밀하고 때로는 화려하면서도 불교의 진리를 벗어나지 않는 그 표정과 눈빛이 그려내는 깊은 진리는 보는 나의 마음을 차분하고 깊은 곳으로 데려갔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사찰이 아니더라도 불교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작은 불상을 모시고 바치고자 하는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생이지지하지 않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이야 불상이라도 모셔야 경건한 마음을 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하기에 작은 불상이라도 부처님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하도록 섬세하고 치밀하게 내면묘사에 신경을 썼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불심가득한 정성이 만들어낸 마음의 형상이 청동의 주물로서 현현하게 되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선정인, 항마촉지인, 시무외인 등의 수인에 대한 이해와 연화부처님, 미륵존부처님, 비로자나부처님 등의 다양한 부처님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 그리고 보현보살과 문수보살 등 부처님을 수호하는 보살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이렇게 청동불은 불교와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한다. 석불과 철불도 있지만 가장 보편적이고 주물상태를 좋게 하고 잘 만들 수 있는 재료가 청동이었을 것이다. 구리와 주석, 금과 아연, 납 등의 재료를 합금하여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냈던 그들은 단순한 기능인을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실천하고 또 부처님을 향하며 의미있는 삶을 살았던 종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