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선녀님
허태연 지음 / 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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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라 생각했는데 재벌집 여사가 중고거래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선여휘 여사는 아들과 딸이 있다. 10년 전 아들은 교통 사고로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다. 딸은 일성 전자 상무이사다. 선여휘 여사는 2조 원대의 주식과 6조 원대의 국내외 부동산, 4조 원대의 현금이 있었찌만 한 번씩 사는 게 부질없었다. 그런데 중고 마켓을 알고부터, 세상은 드넓고 인생은 소중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웃지 않아도 웃음이 났고, 아들 용재의 일을 떠올릴지라도 우울하지만은 않았다. 아들이 없을지 모르는 미래보다 아들이 이뤄낸 하루하루의 기적에 집중하는 것. 그것은 중고 마켓에서 배운 삶의 한 태도였다. 새 명품 가방을 사지 못해 우울해하기 보다는 소유 가능한 중고 가방을 구입해 즐기는 것. 그것은 중고 시장 사람들이 보여준 행복의 한 방식이었다. (216쪽)

꼬치꼬치 캐묻는다는 이유로 비매너 신고를 3회 당해 선여휘 여사는 한 달간 거래 정지가 떨어졌다. 한의사의 소개로 중고 마켓 어플의 마을 생활 게시판을 알게 된다.

중고 마켓은 선여휘 집에서 일하는 요리사 양 과장한테 알게 되고 당근마켓에서 만난 화가 지망생 백휘황에게 자신의 운전 기사 자리를 맡겼다. 가장 힘들 때 중고 마켓을 찾고, 아들이 죽었을 때 중고 마켓으로 맺은 인연들과 관계를 계속 이어나간다.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중고거래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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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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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를 읽지 않았지만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읽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마음 세탁소의 주인 지은이 떠나면서 세탁소 한 켠에 해인이 사진관을 오픈한다. 마음 사진관에서는 증명사진, 가족사진, 취업사진, 영정사진, 마음사진, 행복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별 손님에게는 미래 사진도 가능하다.

행복사진은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을 10초 동안 생각하며 찍는 사진이다. 사진을 찍고 나서 2층으로 올라가 필름을 상영해 주는 영사기에서 볼 수 있다.

마음 사진관을 찾는 모든 손님에게 해인은 차를 대접하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야 한다. 그 편지는 일 년 뒤에 배달된다.

메리골드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도와주는 꽃내음 가득한 착한 마을이다. 우리가 사는 곳이 모두 메리골드 같았으면 좋겠다.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마을 사진관이나 세탁소 같은 곳이 한두 군데는 꼭 있으면 좋겠다.


<불편한 편의점>과 느낌이 비슷하다. 여러 사람의 사연을 통해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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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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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청소년 소설을 생각하면 영어덜트, 판타지물을 떠오른다. 

아몬드는 그런 편견을 깬 소설이다. 일단 청소년 소설에 묻지마 살인이 등장하고, 감정표현 불능증 (Alexithymia)라는 희귀한 병명을 소개했는데 그걸 아몬드로 시각화했다.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의 이상. 아몬드는 성장소설이다. 생리학적으로 발달이 더딘 아이가 어떻게 감정을 배우게 되는지 보여준다. 

흔히들 사람들은 감정은 저절로 생기는 건줄 알지만, 요즘 다수의 육아프로그램 (오은영 등)을 보면 감정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윗세대들은 불쌍하다. 제대로 감정을 배울 기회들이 없었으니. 그나마 지금 세대는 다른 경험을 할 테니, 후손들은 훨씬 감정이 풍부하고 행복하게 자라겠지?


줄거리

1부: 주인공 윤재의 가족 이야기. 어렸을 때 감정표현 불능증으로 겪은 어려움 등을 보여준다. 다행히 어머니와 할머니의 교육으로 어느 정도 사회화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주인공의 생일에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다. 할머니 외 5명이 사망하고 엄마는 코마 상태에 빠진다.

2부: 혼자 남게 된 윤재는 수유동에 위치한 엄마의 헌책방을 이어서 운영한다. 2층에 사는 전 의사이자 현 빵집 운영자인 심 박사를 알게 된다. 갑자기 윤 교수라고 심재에게 자신의 아들인 척 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렸을 때 아들이 유괴되었고, 와이프가 이후 몸져누웠다. 마지막 소원이 아들을 다시 만나는 건데, 윤재의 생김새가 잃어버린 아들과 닮았다는 것. 진짜 윤 교수의 아들 윤이수(곤이)가 장례식장에 나타난다. 이수야 말로 나쁜 짓을 많이 한다. 환경의 영향이 크다. 유괴되고 보육원을 전전했다. 윤재에게 괜히 시비건다.

3부: 육상하는 이도라의 등장. 윤재는 도라를 좋아하게 된다. 나비 날개를 찢는다. 나는 책방을 정리한다. 학교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곤이가 의심받는다.

4부: 곤이는 윤 교수와의 사이가 나빠지자 불량배 철사 형을 찾아간다. 나는 친구인 곤이를 찾으러 나선다. 곤이 대신 철사 형에게 죽을 만큼 맞는다. 병원에 입원한다. 엄마가 의식을 회복한다.


한 아이의 성장에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인공 윤재는 가족의 사랑, 심 박사의 관심, 곤이와 도라의 우정 때문에 자신의 약점인 감정표현 불능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모든 아이들에게 이런 관심을 보여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11월 초, 비가 한차례 오고 계절은 완전히 늦가을로 들어섰다. 책방 정리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팔 만한 책은 모두 팔았고 남은 건 폐기하면 된다. 머잖아 이곳을 떠난다. 새로 지낼 고시원도 알아봤고, 이사 전까지 얼마간은 심 박사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텅빈 서가를 바라보니 무언가가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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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오늘의 젊은 문학 5
문지혁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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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혁 작가가 원래 SF 썼었나? 흥미롭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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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아이 (한정판 썸머 에디션)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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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강력한 책이다. 매 장은 서술자가 다르다. 주연일 때도 있고 변호사 일 때도 있고 인터뷰하는 아이들일 때도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재단질한다. 


줄거리

기: 주연과 서은은 중학교 때부터 친구다. 서은은 왕따였고 주연이 유일한 친구다. 주연의 집안은 부유하지만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늘 외로웠다. 제멋대로고 살짝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가 주연이다. 유일하게 주연이 믿는 친구가 서은이다. 서은의 집은 가난하다. 서은은 주연이 시키는 일을 다 한다. 주연은 서은이에게 물질적으로 보답한다. 서은이 학교 소각장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승 : 서은은 벽돌에 맞아 죽었고, 벽돌에는 주연의 지문이 묻어 있다. 주연이 유력한 용의자다. 최고 변호사를 선임하지만, 여론은 주연에게 좋지 않다. 완전히 악마화한다.

전: 주연과 변호사 관계가 틀어지자, 변호사는 사임하고 주연은 국선 변호사를 만난다. 국선 변호사는 처음에는 주연을 믿지 않지만, 주연의 눈빛을 보고 마음이 바뀐다. 

결: 공판장에서 목격자가 등장한다. 목격자는 주연이 벽돌을 창문에서 던진 걸 봤다고 증언한다. 그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연에게 불리한 증언이다. 


재판 결과를 보여주지 않지만, 주연은 아마 유죄 선고 받지 않았을까?

저자는 마지막에 진짜 범인을 독자에게만 보여준다. 바로 목격자. 실수로 벽돌을 치게 되고 서은이 죽는다.

주연은 그 날 서은과 싸운 기억을 의도적으로 지운다. 자신의 믿었던 유일한 친구가 사실은 한 번도 자신을 친구로 여기지 않았다는 말에 충격을 받아서. 주연이 참 불쌍하다. 가족도 친구도 없다. 한 사람이라도 주연의 편이 있었다면 그렇게 망가지지 않았을 텐데.


여운이 길게 남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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