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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 - 제10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다즐링 / 2023년 7월
평점 :
보통 청소년 소설을 생각하면 영어덜트, 판타지물을 떠오른다.
아몬드는 그런 편견을 깬 소설이다. 일단 청소년 소설에 묻지마 살인이 등장하고, 감정표현 불능증 (Alexithymia)라는 희귀한 병명을 소개했는데 그걸 아몬드로 시각화했다. 아몬드처럼 생긴 편도체의 이상. 아몬드는 성장소설이다. 생리학적으로 발달이 더딘 아이가 어떻게 감정을 배우게 되는지 보여준다.
흔히들 사람들은 감정은 저절로 생기는 건줄 알지만, 요즘 다수의 육아프로그램 (오은영 등)을 보면 감정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윗세대들은 불쌍하다. 제대로 감정을 배울 기회들이 없었으니. 그나마 지금 세대는 다른 경험을 할 테니, 후손들은 훨씬 감정이 풍부하고 행복하게 자라겠지?
줄거리
1부: 주인공 윤재의 가족 이야기. 어렸을 때 감정표현 불능증으로 겪은 어려움 등을 보여준다. 다행히 어머니와 할머니의 교육으로 어느 정도 사회화되었다. 크리스마스 이브, 주인공의 생일에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다. 할머니 외 5명이 사망하고 엄마는 코마 상태에 빠진다.
2부: 혼자 남게 된 윤재는 수유동에 위치한 엄마의 헌책방을 이어서 운영한다. 2층에 사는 전 의사이자 현 빵집 운영자인 심 박사를 알게 된다. 갑자기 윤 교수라고 심재에게 자신의 아들인 척 해달라고 부탁한다. 어렸을 때 아들이 유괴되었고, 와이프가 이후 몸져누웠다. 마지막 소원이 아들을 다시 만나는 건데, 윤재의 생김새가 잃어버린 아들과 닮았다는 것. 진짜 윤 교수의 아들 윤이수(곤이)가 장례식장에 나타난다. 이수야 말로 나쁜 짓을 많이 한다. 환경의 영향이 크다. 유괴되고 보육원을 전전했다. 윤재에게 괜히 시비건다.
3부: 육상하는 이도라의 등장. 윤재는 도라를 좋아하게 된다. 나비 날개를 찢는다. 나는 책방을 정리한다. 학교 도난 사건의 범인으로 곤이가 의심받는다.
4부: 곤이는 윤 교수와의 사이가 나빠지자 불량배 철사 형을 찾아간다. 나는 친구인 곤이를 찾으러 나선다. 곤이 대신 철사 형에게 죽을 만큼 맞는다. 병원에 입원한다. 엄마가 의식을 회복한다.
한 아이의 성장에는 여러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인공 윤재는 가족의 사랑, 심 박사의 관심, 곤이와 도라의 우정 때문에 자신의 약점인 감정표현 불능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모든 아이들에게 이런 관심을 보여주는 어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11월 초, 비가 한차례 오고 계절은 완전히 늦가을로 들어섰다. 책방 정리가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있었다. 팔 만한 책은 모두 팔았고 남은 건 폐기하면 된다. 머잖아 이곳을 떠난다. 새로 지낼 고시원도 알아봤고, 이사 전까지 얼마간은 심 박사와 함께 지내기로 했다. 텅빈 서가를 바라보니 무언가가 일단락되는 것 같았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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